꿈을 파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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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햐쿠타 나오키는 1956년 일본 오사카에서 출생했다. 1988년에 『탐정! 나이트 스쿠프』의 구성작가로 활동한 저자는 2006년 『영원의 제로』로 문단에 전격 데뷔했다. 제 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 전투기 제로의 조종사로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할아버지의 발자취를 추적하는 남자의 이야기로 진한 가족애를 전하는 작품으로 일본 문고본 판매순위 1위에 올랐으며 판매부수 400만부를 돌파했고『영원의 제로』는 2013년 전격 영화화되어 8주 연속 일본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고교 권투부를 무대로 소년들의 성장기를 그린 『복스!』로 제 7회 브런치북 대상 신인상을 수상했고 2009년 일본 서점 대상 5위에 올랐다. 2013년 석유화사를 이끌어가며 패권을 다툰 인물의 일대기를 그린 『해적이라 불리운 사나이』를 통해서 2013년 일본 서점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8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리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현재 NHK 경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대표작으로는 『빛나는 밤』 『바람 속의 마리아』 『몬스터』 『링』 『닻을 올려라』가 있다.
역자 김난주는 1958년 부산에서 태여났다. 경희대학교 국문과와 동 대학원을 수료한 후, 쇼와 여자대학교에서 일본 근대문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오오츠마 여자대학교와 도쿄 대학교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연구하였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창가의 토토』『막다른 골목의 추억』『냉정과 열정 사이』『신참자』『하느님의 보트』『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나는 고양이로소이다』『수박향기』『GO』『부드러운 양상추』『오 해피데이』『바나나 키친』『레볼루션 NO 3』『소란한 보통날』『아르헨티나 할머니』『영화처럼』『데이지의 인생』『반짝반짝 빛나는』『서비스의 신』 등 다수가 있다.
목차
- 천재 작가의 재림
기회를 잡는 남자
현명한 엄마
트러블 버스터
소설가의 세계
경쟁사 출현
전쟁
분노하는 남자
각광
장사 밑천
책 속으로
아라카는 의자에서 일어나 우시가와라가 던진 봉투를 받아들었다. 그리고 선 채로 원고를 꺼내 몇 매를 휘리릭 훑었다. 그리고 감동했다는 듯이 말했다.
“이거 정말 굉장한데요!”
“그렇지.”
“그야말로 천재적이군요.” 아라키가 웃으면서 원고를 봉투에 집어넣으려는데, 몇 장이 그만 속에서 빠져나와 바닥으로 떨어졌다.
“어이, 조심해야지, 그 원고, 2백만 엔짜리란 말이야.”
“죄송합니다.” 아라키는 조심조심 원고지를 집어 책상에 올려놓았다.
“그런데 이 쓰레기 같은 원고로 2백만 엔이나 받으니 꽤 쏠쏠한 장사입니다. p.22
“그래서 당사는 그런 작품에 대해 조인트 프레스라는 시스템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조인트 프레스?”
“이는 출판사와 필자가 함께 책을 출판한다는 취지하에 고안된 마루에사 특유의 출판 형태입니다. 간단히 말씀드려서 , 출판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마루에사와 필자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것이죠. 그렇게 하면 훌륭한 작품인데 각가지 사정으로 출판이 어려운 원고도 세상에 선보일 수 있습니다. p.30
“그런데 세상 사람들은 책 천부쯤 몇 십만 엔이면 만들 수 있다는 걸 왜 모를까요."
“그런 게 알려지면 큰일이지.” p.34
“늘 그렇지만 부장님의 수완에는 그저 고개가 숙여질 따름입니다.” 아라키가 풋콩을 까먹으면서 말했다. 둘은 평소에 잘 가는 선술집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소설을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프리터에게 책을 내게 만드니 놀랍죠.”
“그런 근거 없는 자신감에 차 있는 젊은이를 그렇게 만드는 거야 손쉽지.” p.98
“게다간 한동안은 베스트셀러가 될지도 모른다는 꿈도 펼칠 수 있잖아. 평생을 두고 쉬이 맛볼 수 없는 행복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고.”
“그런 말을 듣고 보니, 1백 47만 엔이 싸게 느껴지는데요.”
“그럼 싸고말고.” p.102
“그래, [준, 천국에서 기다려] 였지. 지난주에 출간되었지, 아마. 그 책이 왜? 무슨 문제가 있었나. 저자가 뭐라고 했어?” 이이지마가 고개를 옆으로 저었다.
“그 반대예요. 조금 전에 그 어머니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는데, 멋지게 만들어 주어서 정말 고맙다고 인사를 하시는 거예요.”
“잘 된 일이잖아.”
“어머니, 통화 중에 우시더라고요, 전, 어머니가 우시는 소리를 들으니까, 견딜 수가 없어서, 그렇게 착한 어머니를 속여서 책을 내게 했다는 생각에.” 이이지마가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
“양심의 가책을 느낀 건가.” 이이지마는 말없이 고개만 끄떡였다.
“자네는 엉뚱한 착각을 하고 있군!” 우시가와라는 강한 어조로 말했다. p.148
“자기 책을 낸다는 게 그렇게 기쁜 일인가요?”
“어떤 끗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책을 낸다는 게 엄청나게 매력적인 일이야. 자존심과 우월감을 충족시키는데 이만한 일은 없지. 특히 우리나라는 책이 지닌 가치가 높아. 독서가 취미라고만 해도 경의를 표하는 나라니까 말이지. 그렇게 책까지 낸 저자라고 하면 더욱이 존경받는 존재가 되지.”
“그럼 책을 내고 좋아하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뿐인가요?”
“아니지, 우리나라 사람이 특히 좋아하지만, 실은 어느 나라나 비슷해. 미국은 그런 식으로 책을 내는 것을 ‘베니티 프레스’라고 한다더군.”
“허영출판이라, 말이 딱 떨어지네요.” p.168
“얘기가 빗나갔군. 영상과 게임을 이길 수 있는 소설이 현대에는 별로 없어. 이건 어느 분야에나 적용되는 말인데, 재능은 돈이 있는 세계에 모이는 법이야. 현대에 창조적인 재능은 만화나 텔레비전, 음악과 영상, 게임에 모이지. 소설 세계에는 가장 재능이 없는 놈들이 모여 들어. 돈을 벌 수 없는 세계에 재능 있는 놈들이 모여들 리가 없지 않을까.” p.179
“팔리는 작가란, 재능이 있는 작가야. 아이디어가 넘쳐나니까 얼마든지 쓸 수 있는 거라고. 그러니 마감 전에 완성시키는 거지. 재능이 없는 놈들은 아무리 끙끙거려도 글이 안 나오니 매달 마감 날이 다 되어서야 고생하고, 그러다 때로는 원고를 보내지도 못하고.” p.193
“팔리지 않는 작가일수록 팔리는 작가를 바보 취급하지. 팔기 위해서 그렇게 허접한 글을 썼다느니, 그건 소설을 쓰느니, 차라리 안 쓰는 게 낫다느니 말이야. 평소에는 대놓고 말하지 않지만, 술이 들어가면 그런 속내를 토해내는 바보가 얼마나 많은지. 그러나 그 바보들이 책을 출판할 수 있는 것도 일부 인기 자가가 있기 때문이라는 걸, 그 놈들은 모른다니까. 베스트셀러가 있어야 출판사는 팔리지 않는 책도 낼 수 있는 거라고. 팔리지 않는 작가가 팔리는 작가를 바보 취급하는 거나 다름없어. 사실은 날마다 감사해야 하는데 말이야. 만화 잡지가 팔려서 자기 책도 낼 수 있는 건데, 만화를 우습게 여기는 작가도 있지.” p.197
“같은 출판사 입장에서 노로시사의 행위를 어떻게 보십니까?”
“동업자이기 때문에 굳이 엄격하게 말씀드리죠. 노로시사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출판사라고도 할 수 없는 비열한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같은 출판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용서할 수가 없군요. 세간에서는 자비 출판 사업이라고 일괄해서 얘기하고 있으나, 노로시사와 마루에사는 사업 이념도 사업 방식도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이는 책을 문화로 인식하느냐, 장사로 인식하느냐에 따른 차이입니다.” p.290
출판사 서평
현대인의 부풀어 오른 자의식과 비뚤어진 욕망을
예리하게 도려낸 문제작
- 출판계를 무대로 펼쳐지는 블랙 코미디
2013년 일본 전국 서점직원들이 가장 팔고 싶은 책 '서점 대상’ 수상자 햐쿠타 나오키가
들려주는 서점직원들이 가장 팔고 싶지 않은 책을 만드는 아리송한 사람들의 이야기
『꿈을 파는 남자』
현대를 살면서 꿈을 꾸려면 돈이 필요해
"물론 우리 회사는 꿈을 파는 출판사야. 하지만 꿈은 거저가 아니라고. 현대를 살면서 꿈을 꾸려면 돈이 필요해.” p.306
일본 전국 서점직원들이 가장 팔고 싶은 책인 ‘서점 대상’을 수상한 햐쿠타 나오키가 들려주는 출판 비지니스의 냉혹한 현실 한복판으로 안내하는 장편소설 『꿈을 파는 남자』. 출판사 마루에사의 편집부장인 우시가와라의 일은 출판의 꿈을 가진 인간들을 찾아내 책을 만들게 하는 것이다. 우시가와라가 찾는 인간들은 자신들의 빛나는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어 세상으로부터 인정받고 스티브 잡스 같은 위대한 인물이 될 수 있다는 재능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책은 팔리지 않는다. 출판사는 책을 만들고 그것을 독자들에게 팔아서 수익을 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마루에서의 수익은 독자들이 책을 사서 볼 때가 아닌 저자들이 책을 만들 때 발생하는 기형적인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 일명 ‘조인트 프레스’로 불리는 이 수익구조는 저자와 출판사가 공동으로 자금을 부담하는 공동 출판 형식을 말한다.
마루에사의 직원들 가운데 특히 편집부장인 우시가와라는 책을 내고 싶은 예비 저자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오는 재주가 매우 탁월한 인물이다. 책을 한권 만들어 내는데 들어가는 인쇄비와 교정비, 디자인 비의 명목으로 몇 백만 엔에 가까운 돈을 받아낸다. 하지만 실제 책을 내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몇십만 엔에 불과하다. 하지만 저자들은 이런 출판의 진실을 전혀 모른다. 책을 낼 수 있다는 출판사의 황홀한 제의 그리고 현란한 밀고 당김의 기술에 저자들의 자신들의 ‘지적허영’을 완성하기 위해 몇백만 엔이라는 돈을 아낌없이 마루에사에 투자한다.
이 돈을 책을 팔리기 위한 비용으로 쓰이기보다는 저자들의 눈에 마루에사를 그럴싸한 꿈의 공장으로 보이도록 포장하기 위해 쓰인다. 회사의 빌딩과 사무실은 점점 의리의리해지고 직원들의 사기와 더 뛰어난 영업 수완을 위해 끊임없이 기획과 투자 그리고 월급이 지출된다. 하지만 만들어낸 책을 판매하기 위한 노력의 돈은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오로지 책을 내고 싶다는 꿈을 완성하기 위해 거침없이 질주하는 이들을 위해 마루에사는 출구 없는 고속도로를 오늘도 깔아주고 있는데....
“문학은 낭만은 더 이상 없다. 그저 비지니스만 있을 뿐이다!”
우리가 몰랐던 출판 비지니스의 냉혹한 먹이사슬의 세계를 만난다.
문학은 그 이름만으로도 매우 낭만적이다. 소설은 수세기 동안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면서 독자들과 감정의 소통을 해왔다. 하지만 더 이상 문학이 더 이상 이런 낭만적인 교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최소한 햐쿠타 나오키의 소설 『꿈을 파는 남자』를 읽었다면 이 시대의 문학은 낭만이 아닌 비지니스라는 사업 영역에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한 것처럼 보인다. 점점 책을 읽지 않는 대중과 사회. 이런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출판 비지니스 모델을 개발한 출판사 마루에사에서 벌어지는 책을 만들어내는 기묘한 에피소드들은 저자의 흡입력 있는 문체와 입체적인 캐릭터들의 대사들과 어우러져 읽는 이들에게 우리들이 몰랐던 출판 비지니스라는 새로운 세계로 안내할 것이다.
마루에사의 출판에는 독자는 없다.
마루에사의 책은 만든 사람만 존재할뿐 읽는 사람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꿈을 파는 남자』의 주인공 우시가와라 편집장. 그는 마루에사의 편집부장이야 회사에서 No.3의 서열에 있는 인물이며, 회사의 실무의 전권을 쥐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매우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다. 바로 저자들의 원대한 꿈을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이상 소설을 읽지 않는 시대에서 이 꿈의 의미는 180도 바뀐 지 오래다. 대중들은 더 이상 소설을 읽지 않는다. 재미없는 소설은 사장되기 일 수며, 재능 있는 인재들은 영화, TV, 게임 같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몰리고 있다. 돈에 재능이 몰리는 것은 자본주의의 냉혹한 현실이다. 소설세계에 남아있는 재능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출판 업계 종사자들에게 이런 현상들은 큰 위기이며,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암흑만이 존재하는 시장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마루에사는 다르다. 오늘도 하루가 다르게 회사의 건물은 높아져가고 있으며, 으리으리한 응접실에 예비 출판 저자들은 그 규모에 입이 떡 벌이지기 일수다. 이런 마루에사의 중심에 있는 우시가와라는 현시대의 출판 시장의 180도 바뀐 꿈을 실현시켜주는 멋진 드림메이커들이다. 과연 우시가와라와 마루에사는 칠흑 같은 어둠만이 존재하고 있는 출판 시장에서 혼자 승승장구 하고 있을까? 아리송한 발상의 전환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독자가 아닌 저자에게 책을 판다는 판매의 발생을 전환을 기획한 것이다. 일명 ‘조인트 프레스’ 시스템으로 명명한 마루에사의 출판 시스템은 책을 내고 싶은 저자들을 모아 회사와 저자가 비용을 서로 부담해서 책을 만드는 공동 출판 형식이다. 과거의 문학이 누군가가 만든 책을 읽고 독자들이 꿈을 키웠다면, 마루에서의 꿈은 저자의 책을 내고 싶다는 1차원적인 꿈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한다. 그리고 이런 전략은 마루에사를 성공을 길로 이끈다. 아무도 사지 않는 책이 성공한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미래엔 누구나 15분 동안 유명해 질 수 있다”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
“누구나 유명해 질 수 있다. 하지만 한 순간일 뿐이다.“
허울뿐인 명성의 중독을 지적한다.
예술가 앤디 워홀은 향후 20~30년 후의 미래에는 누구나 15분 동안 유명해 질 수 있다. 고 말했다. 그리고 그것이 현실화되었다. 리얼리티 쇼를 통해서 하루아침에 날벼락 스타가 되는 인물도 있으며 SNS나 블로그 등의 인터넷 매체들을 통해서 자신들의 색깔을 거침없이 토해내면서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다. 그의 말처럼 정말로 누구나 유명해 질 수 있는 길이 쉬워진 것이다. 문제는 바로 ‘15분’이라는 시간이다. 앤디 워홀은 누구나 유명해 질 수 있지만, 대중의 관심이나 집중은 결국 한 순간이라는 허상을 이 말에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마루에사의 우시가와라는 이런 앤디 워홀이 예견했던 미래의 속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인물이다. 아무도 책을 읽지 않는 세상이지만 누구나 책을 내고 싶어 하는 기형적인 사회 즉, 보지는 않고 보여주기만을 원하는 사회 말이다. 자신만의 주장을 낼 수 있는 매체가 늘어나면서 개성 넘치고 감각적인 표현들을 통해서 세상과 소통하고 심지어 이런 매체를 통해 짧은 시간 동안 유명세를 치룬 인물들이 있다.
누군가의 주목을 받는다는 것은 상당히 매력적인 일이다. 그리고 그 매력은 마약 같아서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다. 이런 일들이 과거에는 소수만이 가능했지만, 요즘 시대에는 “나도 혹시?”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끔 세상이 바뀌었다. 그리고 그것을 실현시켜줄 다리가 필요하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을 실현시켜줄 도구는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책이다.
‘키보드 워리어’라는 인터넷 속어가 있을 정도로 요즘 글을 통해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글로 표현하는 것이 너무 쉬운 사회가 되었다. 모국어를 알고 글을 쓸 줄 안다면 자신의 의견이나 이야기를 더욱 표출하기 쉽다는 이야기로도 해석된다. 음악처럼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야할 필요도 없고 뛰어난 운동 신경을 통해서 스포츠로 두각을 보이는 것보다 훨씬 쉽다. 모국어는 우리가 이미 어린아이 시절에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 아닌가. 결국 대중의 주목을 받기 위한 가장 빠른 수단은 글을 쓰는 것이고 그것을 정당화 할 수 있는 도구가 배로 책인 것이다.
“그런 말을 들으니 그럴 것도 같은데요. 소설은 힘들어도 다른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기분, 대체 뭘까요?”
“모국어를 쓸 줄 아니 그렇지.” p.40
대중의 삐뚤어진 지적허영, 현대 출판 시장의 문제
그리고 변화하지 않는 소설가의 작태를 통쾌하게 비판한다.
마루에사의 우시가와라는 이런 ‘지적허영’에 빠져있는 인물들을 발굴해서 탁월한 영업 수단으로 위기를 헤쳐 나가며 출판으로 이끌어 낸다. 우시가와라는 입으로는 공존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 출판사와 저자의 관계는 자본주의 사회의 먹이사슬처럼 보여 진다. 우시가와라 캐릭터가 보여주는 행동과 사고는 현시대의 출판 업계를 향한 작가의 날선 칼끝처럼 느껴진다. 더 이상 문학의 순기능을 잃어버리고 책이라는 매체가 가진 본연의 의미인 읽기가 거세 돼버린 현 출판 시장의 문제는 단순히 대중의 지적허영 충족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우시가와라의 입을 통해서 현대 출판 시장의 문제와 변화하지 않는 작가들의 작태들을 강렬한 어조로 비판한다.
“팔리지 않는 작가일수록 팔리는 작가를 바보 취급하지. 팔기 위해서 그렇게 허접한 글을 썼다느니, 그건 소설을 쓰느니, 차라리 안 쓰는 게 낫다느니 말이야. 평소에는 대놓고 말하지 않지만, 술이 들어가면 그런 속내를 토해내는 바보가 얼마나 많은지.” p.197
어떤 장르든 엔터테인먼트와 순수 예술의 공존이 잘된 분야는 대중들의 사랑을 받기 마련이다. 하지만 현재 일본 문학의 현주소는 고지식한 작가들의 순수예술에 대한 고집은 물론이고 대중조차 열망하는 지적허영을 좀 더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무장한 작가하여 대중과의 불통을 스스로 자초하고 있다.
자본주의 시대에서 결국 책도 산업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무조건 산업이라고 나쁘게 봐야하는 것이 아니다. 유통과 흐름이 올바르고 대중이 원하는 글과 마니아가 원하는 순문학이 시장 속에서 어울릴 수 있는 조화로움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우시가와라는 분명 속물이지만 그의 입을 통해서 집어보는 출판 시장과 문학의 현주소는 단순 소설만으로 볼 수 없는 뼈있는 충고같이 들리는 건 왜일까?
기본정보
ISBN | 9788998450106 | ||
---|---|---|---|
발행(출시)일자 | 2014년 03월 15일 | ||
쪽수 | 312쪽 | ||
크기 |
135 * 195
* 12
mm
/ 380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夢を賣る男/百田尙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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