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시장의 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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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한겨레신문 > 2017년 12월 5주 선정
작가정보
저자(글) 김원동
저자 김원동은 고려대학교 사회학과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모두 마쳤다. 1992년부터 강원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미국 오리건대학교, 포틀랜드주립대학교 방문교수, 한국사회학회 부회장, 지역사회학회장, 강원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 및 정보과학·행정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주요 저(역)서로 《정보사회와 지역정보화》, 《한국사회의 불평등과 정치변동》, 《한국의 경제사회 발전과 ICT 산업의 진화》(공저), 《한국사회 어디로 가나?》(공저), 《탈산업사회의 도래》(공저) 등 다수가 있다.
목차
-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관심과 미국 농민시장의 조우
제1부 미국 사회의 불평등과 농민시장
1장 미국의 사회적 불평등, 먹거리 그리고 농민시장
2장 미국의 농민시장 : 예비적 탐색
제2부 미국의 농민시장 : 사례 분석
3장 페리 플라자 농민시장
4장 도시의 심장 농민시장
5장 알레머니 농민시장
6장 레인 카운티 농민시장
7장 스프라우트 농민시장
8장 포틀랜드주립대학교 농민시장
9장 피플스 농민시장
제3부 농민시장의 사회학
10장 미국 농민시장의 현실과 사회학적 함의
제11장 미국의 농민시장: 향후 과제와 한국 사회에 주는 함의
주석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농민시장은 사회적 불평등을 어떻게 해결하는가
농산물은 운송과 (냉장)보관에 매우 큰 비용이 들어가는 상품이다. 그해의 자연에 따라 생산량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데다 장기 보관이 거의 불가능한 상품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가격에 개입할 여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생산자가 공급사슬의 그 누구보다도 불리한 위치에 있는 상품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들이 생산자농민이 받는 가격과 최종 소비자 가격 간에 큰 차이가 나도록 한다.
이런 한계를 벗어나, 생산자농민과 최종 소비자 간의 유통 단계를 줄여 직거래하는 방법이 여러모로 도모되었다. 소비자가 생산지인 농장으로 직접 찾아가 구입하는 농장 직판, 다수의 소비자가 선불을 내고 회원으로 가입하여 농장으로부터 정기적으로 꾸러미(해당 농장에서 그때그때 수확한 다양한 농작물 박스. 소비자는 작물을 선택할 수 없다.)를 받는 공동체후원농업(CSA), 그리고 지역의 농민이 도심에 정기적으로 열리는 장터에 가서 직접 자신이 생산한 농작물을 판매하는 농민시장(farmers market)이 그것이다.
사회학자 김원동은 그중에서도 농민시장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사회적 불평등 문제에 천착해온 저자가 미국의 농민시장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어느 국가보다 불평등이 심화된 속도가 빠르고, 그로 인한 문제가 공동체를 붕괴시킬 수준에 이른 사회가 바로 미국이다. 이런 미국에서, 먹거리사막(food desert)에 거주하는 도시 빈곤층에게는 경제적 부담을 덜면서 신선한 채소와 과일 등을 제공하고, 생산자농민은 중간유통상인에게 농작물을 넘기는 것 외에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또 다른 공간이 바로 농민시장이다.
도심 저소득층 소비자에게 농민시장이 갖는 의미
저자가 연구 대상으로 삼은 농민시장은 미국 서부 포틀랜드와 유진, 스프링필드, 샌프란시스코의 농민시장 7곳이다. 미국 농무부 자료와 각 주정부의 통계와 논문 등의 문헌자료뿐 아니라 농민판매인, 소비자, 농민시장 관리인 등과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저자가 생생하게 전하는 농민시장은 어떤 곳일까?
저자는 먼저, 농민시장이 도심 빈곤층 소비자의 신선한 먹거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데 어떻게 기여하는가를 살핀다. 저자가 주목한 것은 농무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 정책이다. 미국 정부가 빈곤층을 대상으로 펴는 먹거리 정책의 해김은 1960년대에 식품구매권법(Food Stamp Act)으로 시작했다가 2008년에 명칭을 변경한 영양보충 지원 프로그램(Supplemental Nutrition Assistance Program, SNAP)이다. 저소득층에게 식품 구매 지원금을 지급해 빈곤으로 인한 굶주림과 영양실조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정책이다. 그러나 문제는, 저소득층이 대부분 먹거리사막에 거주하기 때문에, 지원받은 보조금으로 신선하고 영양이 충분한 먹거리를 구입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수령한 보조금을 주로 정크푸드를 구입하는 데 사용한다.
농민시장은 도심에서 열린다. 지역에 따라 백인 중산층이나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도 있지만, 다양한 인종적 배경을 가진 저소득층 주거 지역 인근에서 열리는 경우도 많다. 농민시장은 도심 저소득층이 신선하고 질 좋은 먹거리를 구입할 수 있는 최상의 장소일 수 있는데, SNAP 수혜자가 더 많이 농민시장을 이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EBT 카드(식품보조금 전자전환 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했을 뿐 아니라 ‘시장 대응 프로그램’을 마련해 저소득층이 농민시장에서 더 많은 신선 식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시장 대응 프로그램’이란 농민시장 자체적으로 재원을 마련해(농민시장 예산, 기부금, 시나 주정부의 지원 등으로), SNAP 수혜자가 농민시장에서 구매할 때 그 액수만큼을 더 장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물론, 금액과 구매 상품의 제한이 있다) 제도다. 이를 통해 저소득층 소비자는 더 많은 신선 식품을 구입할 수 있고 농민시장의 농민판매인은 그만큼의 수입을 더 올릴 수 있다.
농민시장, 중요한 것은 신뢰
저자는, 이와 같은 연대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은 농민시장이 자연적 공간적 사회적 배태성(embeddedness)을 가진 공간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농민시장의 판매인이 될 수 있는 자격은 까다롭다. 그 지역에서 직접 농사를 짓거나 그 농산물로 직접 음식을 가공하는 이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농민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농산물이 그 어느 곳에서 사는 것보다 신선하다고 신뢰할 수 있다. 또한 농민시장에서 장을 보는 것이야말로 지역농업과 지역경제를 살리고, 푸드마일을 줄임으로써 환경적 지속가능성에도 기여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대형 슈퍼마켓이 외국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유기농보다 지역농민이 관행농으로 재배한 농작물의 품질이 더 좋다는 생각을 가진 소비자도 많다. 농민시장 관계자들 역시 그저 더 많은 농산물을 판매하려고 하기보다는 농민시장이 먹거리시민(food citizen)을 키워내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소비자를 대상으로 요리교실을 열거나 먹거리강좌를 개설하는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런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소비자는 먹거리를 사면서 농민인 판매인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들의 먹거리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충분히 들을 수 있다.
농민시장은 슈퍼마켓이나 유기농 전문 매장에 비하면 틈새시장에 불과하며, 어떤 저소득층 소비자에게는 먹거리의 가격이 결코 싸지 않은 시장이며, 어떤 중산층 소비자에게는 구입할 수 있는 농산물의 품종이 다양하지 않은 시장이다. 저자는, 이런 한계 속에서도 매주 농민시장을 찾는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들과, 자신들이 정성껏 키워낸 작물을 믿고 찾는 소비자에게 더욱 질 좋은 먹거리를 제공하려는 농민들 상호 간의 신뢰가 농민시장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본다.
한국에서도 농민과 소비자 간 다양한 형태의 직거래가 시도되고 있다. 저자는 한국의 대안농업 및 대안먹거리운동이 미국 농민시장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즉 신뢰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한다.
기본정보
ISBN | 9788998439392 |
---|---|
발행(출시)일자 | 2017년 12월 15일 |
쪽수 | 328쪽 |
크기 |
152 * 226
* 25
mm
/ 495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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