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역사가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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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목차
- 책머리에
1. 망나니는 출세해도 망나니짓을 합니다
고종의 인척 민영주 / 황희 아들 황수신 / 망원정의 월산대군 / 유자광과 홍경주/ 영조와 금암기적비 / 정조와 객래불기 / 김‘홍’집, 김‘굉’집 / 전환국장 최석조 / 오치서와 에비슨 / 김좌근의 기생첩 나합 / 이용익의 무식 / 쁘레상 형제 / 의사 분쉬와 음악인 에케르트 / 청상과부 백씨 / 일진회 회장 이용구 / 신채호의 영어 읽기 / 신채호의 영웅 / ‘시일야방성대곡’ 장지연 / 이완용의 처세 /노인단 단원 강우규 / 전주 이씨 이승만 / 양자 김성수 / 독립군 김원봉과 경찰청장 장택상 / 이완용의 묘 / 송진우의 ‘광차대’ / 신성모와 최인규 / 서로 싫어한 이승만과 박헌영 / 김구 암살범 안두희 / 월북한 천재 도상록 / 서울시장 김상돈 / 백윤수, 백낙승과 백남준 / 열혈청춘 김상진
2. 전쟁을 결정하는 권력자는 전쟁터에서 죽지 않습니다
전쟁 / 왕정과 공화정 / 자식보다 소중한 권력 / 내곡동 풍수 / 사극 즐기기 / 청계고가도로의 비밀 / 유언비어 / 흥청망청 / 가까이 더 가까이 순장 / 장돌뱅이 / 창씨개명과 신불출 / 높은 분, 모진 놈 /여귀 달래는 여제 / 코끼리와 상아 / 총독부 관리 / 향기로운 봄과 변 사또 / 국가 기밀 / 탐관오리 / 장례까지 치른 팽형 / 황궁 앞 시위 / 나리와 짭새 / ?방각하 / 돌팔이 / 부월 / 정치인의 역사의식 /동춘서커스 / 판사와 역사학자 / 강상의 죄 / 강력 범죄 / 예조는 춘관 / 형조는 추관 / 경을 치는 자자형 / 막걸리 보안법 / 매우틀과 제왕무치 / 왕의 반성 《일성록》/ 애국가 / 국기에 대한 경례 / 국민? 인민? / 애국의 실체 / 투표권 / 깜냥 / 만병통치 약장수 / 거짓말 / 이승만과 학력 / 제왕학과 국민 / 세조의 의약론 / 조선신궁과 이승만 동상 / 팔각정과 우남정 / 인사청문회 / 헌병대 시각과 시계포 시각 / 시장 민심, 공시인 순막 / 공약과 광고 카피 / 궁민 / 억울한 호소, 격쟁 / 통수와 과부 집 굴뚝 / 흉년의 감선령 / 무너진 와우아파트 / 대화 소재 축소 / 선교사의 똘레랑스 / 권력자와 스승의 말 / 선우후락 / 6·10만세운동 / 해불양수
3. 화폐 인물 중 세종대왕만 서울내기입니다
경화사족과 서울내기 / 사농공상의 직업관 / 서자와 얼자 / 괴력난신 / 공정사회 / 사대부와 돈 / 현고학생부군신위 / 소경과 봉사 / 이순신 형제의 이름 / 다산의 <애절양> / 조선의 학생운동 권당 / 을축대홍수 / 쌍팔년도 / 공갈과 거짓말 / 싸우는 법 / 삶과 죽음 / 좌측통행 우측통행 / 통일호, 새마을호 그리고 KTX / 룸펜과 정규직 / 철거민의 폭동, 광주대단지사건 /《오! 무정》 《아, 슬프다》/ 너나 가져라 여의도 / 첩과 전도부인 /‘한 번 더 생각하시오’/ 기차에 돌팔매질 /신에 가까운 수도 / 진재공황 / 흔적 없는 강남 개발 백서 / 너무 큰 한강 / 불안한 의료보험 /최초의 시민운동 / 국민 번호표 / 내신 / 울며 따른 역적질 / 삐라 /‘대한민국 김관식’과 명함 / 휴대전화 인맥 / DDT와 최류탄 / 백백교의 살인마 교주 / 타향살이 / 전언에 의한 ‘잡보’/‘동’과 ‘이’ / 노인의 장소 / 셋방살이 설움 / 신장(키) / 판자촌 화재 /의처증 / 서울특별시 중구 / 마이카시대와 맛집 / 어머니날과 어버이날 / 서울시장 관용차 번호 / 졸업식날 교복 테러 / 메리메리 쫑쫑 / 목욕과 물값 / 여성노동자 강주룡의 고공 농성 / 대도 조세형 / 희생이 된 군 복무 / 전향과 변절, 국민보도연맹 / 쓸쓸한 너의 아파트 / 황포군관학교와 누런 강물 / 가족 동반 자살 / 위자료 / 애사심 / 대부업체 / 전염병과 만능 백신 / 소박한 화생방 훈련 / 신마치 유곽 / 체전부 / 정상배 / 한겨울 철거 / 서양인 괴담 / 소가 된 게으름뱅이 / 포경수술 / 성금과 삥 뜯기 / 이병철의 한국비료 헌납 / 부자의 관심 / 육의전 상인의 몰락 / 전력난과 특수선 / 화폐 인물 / 공물과 진상 / 고학생 / 최선의 투자, 교육 / 앨러스칸 맬러뮤트 길들이기 / 용역 깡패 / 백동화 인플레이션 / 신흥무관학교와 경희대학교 / 고려대학교의 전신, 보성학교 / 부자의 길 / 국립서울대학교의 탄생 / 대학 교육비 / 징용 노동자의 보상금 / 저축은행들의 공통점 / 돈꿰미 / 고속도로의 속도감 / 인격자, 능력자 / 새 나라의 어린이 / 수우미양가와 양심 / 높낮이 없는 좌담 / 산미증식계획 / 몸 가꾸기 / 로또와 세금 / 무당이 미워한 종두의사
4. 이름 석 자는 가문, 항렬, 개인을 나타냅니다
이름 / 춘화와 음란물 / 덕수궁과 경운궁 / 장충단 / 메뚜기와 토끼소녀 / 불쌍한 동무, 플란다스의 개 / 68혁명과 통기타 세대 / 한남동 이슬람 사원 / 욕설 / 빈대떡 / 아방궁 / 사냥개와 식용개 / 금지곡 / 깍쟁이 / 양아치 / 사막의 라이온 / 황성옛터 / 보리 문디 / 조심하는 설 / 위인전 / 키스데이 / 술 귀신 / 보신탕 / 경무대, 청와대 / 전통주와 전통 축일 / 어린이날 / 아리고 쓰린 아리랑 / 도교 흔적의 운니동 / 아서원 / 한글과 반글 / 문화재에 대한 관점 / 청계천 판석 / 빨간책 / 세종로의 충무공 / 양반 족보 / 우리말 표준어 / 야합 / 성(性)의 수사법 / 어처군과 어처구니 / 서울 고종 어극 40년 칭경기념비전 / 청계천의 옛 이름, 개천 / 짜장면과 짬뽕 / 유명무실 도교 / 터무니 / 공신당, 장충단 그리고 국립 현충원 / 모닝커피 / 도깨비 / 낭만 / 전쟁 같은 축구 / 불길한 낙서 / 경복궁 조영 / 테니스장에 비켜난 종친부 / 침채와 김치 / 홍도야 우지 마라 / 원조 밀가루 부대 / 두려운 동상 / 수석합격과 우리말 / 명동성당 재개발 / 3S 정책 / 음울한 명시 / 털가죽 옷 / 치마와 바지 / 구동존이
5. 과거는 과묵합니다
과거와 현재의 대화 / 배신의 트라우마 / 인문학 / 계몽 지식인의 의병 비판 / 과거 예찬 / 세대 차이 / 민족성 / 단군신화 / 일선동조론 / 10월 3일 개천절 / 임진왜란과 역사 용어 /자료의 객관성 / 위정벽사와 위정척사 / 독립신문 / 항구 3곳과 완전 개방 / 유사시 출병 / 미국인 콜브란과 탑승거부운동 / 도망간 마이어 / 3·1운동과 냉철한 지식인 /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사료주의자의 주장 / 거액의 손해 배상, 방곡령 / 제국주의의 투자 순위 / 일본식 연대와 독도 문제 / 조선귀족 / 반민특위와 나치 부역자 / 친일파 후손의 재산 소송 / 안중근의 동양평화론과 일본의 아시아연대론 / 기미독립선언서의 철학 / 순국 선열의 명예 / 외국 상인과 경쟁하기 / 만보산사건 / 비단장수 왕서방 / 시베리아 횡단 열차 / 6·25전쟁 / 미군 범죄 / 쥬고엔 고짓센 / 도산과 하와이 / 일어 상용, 그리고 영어 상용 / 집단 광기 / 나, 우리 그리고 남
책 속으로
“역사란 과거와 현재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E.H. Carr의 정의는 현대 역사학의 본질을 간명하게 설파한 명언으로 잘 알려져 있으나 이 ‘과거와 현재 사이의 대화’도 부부 싸움과 비슷합니다. 먼저 말을 거는 쪽은 언제나 ‘현재’입니다. 과거는 너무 과묵해서 부인 속 터지게 만드는 남편과 비슷합니다. 현재가 여러 차례 말을 걸고 쿡쿡 찔러야 마지못해 대답하는 것이 과거입니다. (‘과거와 현재의 대화’ 중에서)
왕의 인척이 백성들에게 망나니 소리나 듣는 것은 왕실의 체면에도 누가 될 것이라 생각한 고종은 그럴 듯하게 여겨 그에게 벼슬을 주었습니다. 벼슬을 얻은 민영주는 무전취식하며 행패 부리는 짓은 그만두었으나 그 대신 수많은 백성의 고혈을 짜내어 잠깐 사이에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가 무전취식할 때에는 몇몇 장탕반醬湯飯(장국밥) 집만 피해를 입었지만, 그가 벼슬을 할 때에는 수많은 사람이 피눈물을 흘렸습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는 하지만 사람 나름입니다. 동네에서 노는 망나니는 재수 없게 걸린 몇 사람만 괴롭히지만, 높은 벼슬자리에 오른 개망나니는 나라 전체를 병들게 합니다. (‘고종의 인척 민영주’ 중에서)
지금의 통장을 조선시대에는 통수統首라고 했습니다. 조선시대 통수의 의무 중에는 혼자 사는 과부 집 굴뚝을 살피는 일이 있었습니다. 사흘 굶어 도둑질 안 하는 사람 없다지만, 홀로 된 과부 중에는 체면 때문에 차마 밥 빌러 다니지 못하고 버티다 굶어 죽는 사례가 간혹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들의 체면까지 배려해 가며 은정恩政을 베푸는 것이 인정仁政이었습니다. 복지가 뭔지모르던 시대에도 ‘찾아가는 복지’가 있었습니다. (‘통수와 과부 집 굴뚝’ 중에서)
인류가 일정 기간이나마 특정한 장소에 정착하게 된 것은 신석기시대 농경農耕이 시작된 이후의 일입니다. 그들은 밭을 일구고 집을 지었습니다. 지금도 간혹 신석기시대 집터나 농경지 터가 발견되곤 합니다. 이렇게 사람이 땅에 남긴 무늬를 ‘터무니’라고 합니다. 인류 문명은 터에 무늬를 새기는 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터무니‘ 중에서)
1955년에 명동에서는 깡패들이 권총과 수류탄으로 무장하고 싸움을 벌였습니다. 당시 한국 깡패는 1930년대 미국 마피아와 방불했지만, 경찰은 FBI보다 훨씬 무능했습니다. ‘쌍팔년도’는 이 무법천지의 1955년을 말합니다. 단기 4288년이었습니다. 이후로 “지금이 쌍팔년도냐? ”는 터무니없는 일을 겪을 때 쓰는 속어가 됐습니다. 낙하산 무능인사, 금융 비리와 주가조작, 근거 없는 이념 공세, 취업난, 용역 깡패 준동 등이 계속되는 한, ‘쌍팔년도’도 반복될 것입니다. (‘쌍팔년도’ 중에서)
조선왕조는 사농공상士農工商의 직업 차별 때문에 망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직업 차별 의식에는 동양적 우주관과 세계관이 담겨 있습니다. 하늘의 뜻을 탐구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서 ‘도리’를 알게 해 주는 직업이 사士, 땅을 갈고 파서 곡식을 길러 다른 사람들을 먹이는 직업이 농農, 자연물에 사람의 재주와 힘을 보태 새로운 물건을 만드는 직업이 공工, 세상에 보태는 것은 없으나 물건들과 사람들이 각자 제자리에서 본분을 지킬 수 있게 도와주는 직업이 상商이었습니다. (‘사농공상의 직업관’)
신하들이 “전하의 홍복이옵니다.”라 하는 건 ‘너 혼자 먹지 말고 좀 알아서 나눠줘 봐라.’라는 뜻입니다. 왕이 “과인에게 무슨 복이 있겠소. 모두 열성조께서 보살피신 덕이오.”라 대꾸하는 건 ‘헛꿈 꾸지 마라. 너희들에겐 국물도 없다.’는 뜻입니다. 왕이 “과인의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소.”라 하는 건 ‘방심하지 마라, 네놈들이 어쩌나 지켜볼 거다.’ 라는 뜻입니다. “부디 옥체 보존하시옵소서.”는 ‘이제 우리 일에는 신경 끄고 너 살 궁리나 해라.’라는 뜻입니다. (‘사극 즐기기’ 중에서)
“비단이 장사 왕서방 / 명월이한테 반해서 / 비단이 팔아 모은 돈 / 퉁퉁 털어서 다 줬소 / 띵호와 띵호와 돈이가 없어서도 띵호와 / 명월이 하고 살아서 왕서방 기분이 좋구나 / 우리가 반해서 하하하 비단이 팔아도 띵호와.” 작고한 ‘국민 가수’ 김정구가 중일전쟁 이듬해인 1938년에 발표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노래 〈왕서방 연서〉의 가사입니다. 그 무렵 일제 권력은 한국인들의 ‘반중국 의식’을 고취하여 침략전쟁을 정당화하고 전쟁에 한국인들을 동원하려 했습니다. 이런 ‘시의성’에 ‘적절히’ 편승한 노래가 바로 〈왕서방 연서〉입니다. (‘비단장수 왕서방’ 중에서)
“사람에게 본성이란 없다. 오직 역사가 있을 뿐이다.” 스페인 철학자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의 말입니다. 역사가 길면 기억하는 것도 많고 걱정하는 것도 많습니다. 미국인들은 한미 FTA에서 ‘을사늑약’을 연상하
출판사 서평
우리 일상과 사회의 관심거리가 되는 소재와 주제를 다룬 역사이야기 300편이다. 저자는 과거와 현재의 메신저이자 우편배달부를 자처하며 ‘바로 지금’화제가 되는 것들의 과거를 탐색하여 그 내용을 현재의 우리에게 전해준다. 과거가 전해주는 이야기는 세밀하며 흥미롭고, 역사의 메시지는 통렬하다.
주제는 총 300가지로, 인물, 정치, 사회경제, 문화, 학문과 민족 등의 여러 분야에 걸쳐 무심코 쓰는 생활 어휘부터 첨예한 독도 문제까지 일상과 세태의 거의 모든 것을 다룬다. 다루는 내용이 방대함에도 매 주제마다 지식과 통찰을 잘 조화해 짧은 글로 압축해 명쾌하게 표현한다. 책 전체에 담긴 풍부한 역사지식은 우리가 몰랐던 많은 것들을 일깨워 살아 있는 교양과 상식이 되게 하고, 놓친 것, 무심한 것들에 대해 세심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시대를 넘나드는 역사의 통찰은 현대인의 관성과 타성을 돌아보게 하는 정문일침이 된다.
역사학자 전우용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역사 통찰이다
이 책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풍부한 사실과 명쾌한 해석을 더해 역사의 통찰을 전해준다. 역사학자 전우용은 누군가 “우리 역사상 가장 중요했던 순간은 언제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 ‘바로 지금’이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E.H.Carr의 유명한 명언‘역사는 과거와 현재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정의에다 ‘먼저 말을 거는 쪽은 현재이다’라고 덧붙인다. 그리하여 중요하다고 한 ‘바로 지금’벌어지는 갖가지 일들에서 출발해 그것들의 과거를 찾아가 탐색하고 말을 붙이고, 그 과거가 전하는 이야기와 메시지를 품고 돌아와 현재의 우리 앞에 펼쳐낸다.
저자는 역사학자가 과거와 하는 대화는 심심풀이 수다나 잡담이 아니라 더 나은 미래로 가는 길을 찾기 위한 것이고, 그것이 역사학의 본령이라고 말한다. 그러기에‘역사가 현실에 바로 개입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오래된 경고를 알지만 그 위험성보다는 현실에서 눈을 떼는 데에서 오는 위험성이 더 크다고 한다. 저자는 과거와 현재를 매개하는 메신저, 우편배달부를 자임하며 과거의 역사가 오늘에 건네고 싶은 이야기들을 전해준다.
그리하여 이 책은 역사를 죽은 것, 사라진 것,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이 아니라 지금도 우리 안에서, 우리 곁에서 생생하게 살아 있는 역사로 되살려낸다.
일상의 흥미로운 소소한 것부터 첨예한 독도 문제까지 망라하다
이 책은 총 300가지의 주제를 담고 있고, 인물, 문화, 사회, 경제, 정치, 역사, 민족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소재는 우리가 매일 보고 겪는 것들이어서 ‘터무니’ 같은 일상 어휘부터 ‘일본식 연대와 독도 문제’처럼 첨예한 국제관계까지를 망라한다. 매 주제마다 저자가 찾아낸 것들의 내용은 흥미롭고 풍부하며, 역사의 메시지는 통렬하다.
소재와 주제를 더 자세히 살펴보면, 가난 속에서도 놓지 않은 교육 열정의 ‘보리 문디’, 정치깡패들이 활약한 1955년의 무법천지 사회상의 ‘쌍팔년도’, 남자아이에겐 으레 시행하고 있는 ‘포경수술’, 음란물의 대중화와 성 범죄의 상관성을 다룬 ‘춘화와 음란물’, 자신을 감추고 선행을 베푼 ‘청상과부 백씨’, 군사 정권에 의해 자리를 옮긴 ‘테니스장에 비켜난 종친부’, 국립 현충원 격인 장충단 옆에 일제가 만든 공창 ‘신마치 유곽’, 국가 상징물의 내력 ‘애국가’, 내곡동에 얽힌 풍수 이야기 ‘내곡동 풍수’, 대한제국 시기 돈 떼먹고 달아난 외국 투자가 ‘도망간 마이어’, 서대문 독립공원 안에 위안부 박물관이 거부된 ‘순국선열의 명예’,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역사 인식 ‘일본식 연대와 독도 문제’ 등에서 알 수 있듯 소소한 일상생활부터 첨예한 국제 문제까지, 거의 전 분야를 다룬다.
책을 읽어가다 보면 매일 듣고 보고 겪는 모든 것들에 대해 미처 몰랐던 내력과 의미가 명쾌하게 밝혀지고, 나와 우리 안에 흐르는 역사성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된다.
지식과 통찰의 조화를 짧은 글로 압축해 표현하다
역사학자 전우용은 트위터의 인문학 분야 최다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데, 올리는 트윗글마다 화제가 집중되었다. 이 책은 트윗글의 내용을 토대로 했지만 그대로 묶은 것이 아니라 선별해서 간추리고 모두 다시 쓴 것이다. 저자는 트위터의 ‘140자 이내’라는 제약이 전보문을 치는 것과 같다고 하면서도 그 제한 속에서도 역사적 사실과 현재적 해석을 빼어나게 압축해 냈다. 이 책은 실시간 전보문을 여유를 두고 읽는 편지문으로 바꾸어 쓴 것이다. 하지만 지식과 통찰, 이야기와 메시지가 잘 어우러지는 압축적인 글의 특징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이 책은 지식의 즐거움, 인식의 즐거움, 글을 읽는 즐거움을 동시에 준다. 일상과 세태의 이면에 대한 세밀한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구체적 사실이 품고 있는 역사적 의미를 깨달을 수 있으며, 세상과 사회를 바라보는 사고의 틀을 바꾸거나 지평을 넓혀준다. 거기에다 사실과 해석, 지식과 통찰, 이야기와 메시지의 조화를 짧은 글로 압축해서 잘 표현하여 신선하고 좋은 글을 읽는 즐거움도 더해준다.
기본정보
ISBN | 9788998286002 |
---|---|
발행(출시)일자 | 2012년 10월 25일 |
쪽수 | 344쪽 |
크기 |
160 * 220
* 30
mm
/ 542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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