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인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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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년 그리스 인문의 지혜를 만나다
“날마다 대화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에게 최고선이며,
캐묻지 않는 삶은 인간에게는 살 가치가 없다”
-소크라테스,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론》중에서-
3천년 그리스 인문의 지혜를 만나다
“날마다 대화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에게 최고선이며,
캐묻지 않는 삶은 인간에게는 살 가치가 없다”
-소크라테스,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론》중에서-
‘2016년 우수출판콘텐츠’에 선정된 《그리스, 인문의 향연》의 저자 고전평론가 박경귀 박사가 선사하는 주옥같은 인문학 칼럼집입니다.
우리는 자유인인가?
공동체의 자유를 위해 국가와 리더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나는 자유로운가.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는 여전히 소크라테스의 질문을 반복해야 한다.
고전평론가 박경귀는 그리스·로마 고전을 섭렵하면서 그리스·로마인들이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분투한 고결한 사고와 행동들, 자유인이 갖추어야 할 덕목과 올바른 삶을 살아가도록 촉구하며 스스로 나침판 역할을 한 현인들의 가르침을 《자유인의 선택》에 담았다. 주옥같은 칼럼에서 만나는 숱한 역사적 일화들은 오늘날 우리가 목도하는 현실의 맥락으로 되살아난다.
과거를 진단하고 오늘을 반추하는 박경귀의 날카로운 안목과 비판적 통찰을 곁들여 독자 스스로 그리스·로마인의 성공과 실패에서 행간을 음미하고 교훈을 발굴하는 일이야말로 살아있는 인문학이다. 《자유인의 선택》은 고대 그리스인이 창안하고 현대에 계승된 자유, 평등, 법치, 민주주의 등 고귀한 가치들의 태동과 실험의 궤적들에 지적 호기심을 갖고 있는 교육자, 언론인, 정치인, 법조인, 학생, 교양인들에게 풍성한 인문학적 상상력과 예지를 제공할 것이다.
《자유인의 선택》을 관통하는 주제는 그리스 문명을 일군 자유정신이다. 오늘날 현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리더들이 바로 세우고 실천해야 할 덕목이기도 하다. 이 책은 〈서울신문〉에 인기리에 매주 독점 연재된 ‘고전으로 여는 아침’에 실린 고전 칼럼이 중심이 되고, 일부 여러 언론매체에 실린 고전 칼럼을 덧붙여 묶은 책이다. 박경귀는 그리스·로마 고전에 실린 위대한 인물들의 도전과 성취, 사고와 행태를 발굴·조명하면서 현대적 상황에 비추어 반면교사의 교훈을 찾아냈다.
따라서 그리스·로마 문명에 관심을 갖고 있는 대중에게 그리스·로마인들의 성공과 실패의 일화를 한 권으로 개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대중에게 현대와 고대를 오가며 역사의 나이테 속에 담긴 지혜와 통찰을 찾아내는 안목을 길러줄 것이다. 특히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모든 자유인들에게 인문학적 교양을 더욱 깊이 있고 풍성하게 만들어 주고 삶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자극이 될 것이다.
작가정보
청소년기부터 고전에 푹 빠졌다. 70년대 초 자유교양대회는 고전의 매력을 맛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습관적으로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지금 자신의 8할은 고전이 만들었다고 믿고 있다. 고전읽기 운동을 평생의 소임으로 삼은 이유다. 2010년부터 우리 사회 각 분야의 지식인들과 ‘고전 200권 읽기’ 모임을 시작했다. 2012년부터는 ‘사단법인 행복한 고전읽기’ 이사장으로 고전 읽는 품격 사회를 만드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동서양 고전을 특강하고 토론하는 ‘Happy Classic 고전 아카데미’를 매월 또는 격월로 그동안 37회 개최했다. 《미디어펜》과 《미래한국》에 고전평론을 4년간 연재했고, 2016년부터 1년 반 동안 《서울신문》에 매주 ‘고전으로 여는 아침’ 고전칼럼을 독점 연재했다. 또 2013년부터 고대 그리스 문명의 흔적을 찾아 그리스, 이탈리아, 터키, 유럽 여러 나라, 이집트, 이란 등을 16차례 답사했다. 이를 토대로 그리스 문명의 성취와 유산들을 정리한 그리스 문명 답사기 ‘ad Greece’를 《데일리안》에 1년 6개월 동안 연재했다.
6년 동안 꾸준히 집필한 역작 그리스 문명 종합 입문서 『그리스, 인문의 향연』을 출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2016년 우수출판 콘텐츠’로 선정되는 보람도 얻었다.
고전에 심취하다보니 행정학박사 취득 이후 13년 동안 한국정책평가연구원 원장으로 봉직한 건 오히려 덤인 듯하다. 2005년부터 국무총리실, 국방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등 여러 정부 부처의 평가위원과 행정자치부 지방공기업혁신단장을 역임했다. 아울러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대통령 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1급)으로 일했다.
저서로 『그리스, 인문의 향연』, 『감추고 싶은 중국의 비밀 35가지』, 『11인 지성들의 대한민국 진단』이 있다. 『인문학의 원천, 행복한 고전읽기』도 곧 출간할 예정이다.
작가의 말
기원전 5세기 자유정신이 충만하던 아테네는 ‘그리스의 학교’였다.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번영을 바탕으로 철학, 문학, 예술, 건축 등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인류의 전범(典範)을 만들어냈다. ‘페리클레스의 황금기’는 그 절정의 꽃을 피웠다. 하지만 기원전 4세기부터 민주정은 중우(衆愚)의 무절제와 방종으로 폴리스를 급격히 약화시켰다. 결국 아테네는 민주정의 종언과 함께 연이어 마케도니아와 로마의 식민지로 전락했다.
고대 그리스인들이 추구하던 자유와 평등의 관념은 중세의 긴 동면을 거쳐 프랑스 대혁명(1789)으로 부활하고 현대 민주주의 사회로 계승되었다. 우리가 자유정신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2500여 년 전 그리스인들의 고민, 그들의 성취와 좌절을 살펴야 한다. 특히 자유민주주의를 채택한 지 70여년에 불과한 우리에게는 그리스 문명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과 숙고가 더욱 절실하다.
그들에게서 교훈을 얻지 못하면 우리는 그들의 실패를 반복하게 된다. 시대 상황은 다르지만 인간사회에서 빚어지는 제반 사건과 문제를 대하는 인간의 행태는 언제나 대동소이하다. 아무리 기술 문명이 발달해도 인간의 판단과 감성, 행태는 진화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동체의 자유를 위해 국가와 리더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나는 자유로운가.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는 여전히 소크라테스의 질문을 반복해야 한다. 필자는 그 해답을 3천년의 통찰과 지혜가 담긴 그리스·로마의 고전에서 찾으려 했다.
고전은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다. 고전을 통해 당대 위대한 인물들이 당면했던 문제들을 어떻게 극복해 나갔는지 살폈다. 고전의 서사에 나타난 그리스·로마시대 리더들의 다양한 덕목과 활약에서 현대의 리더들이 새겨야 할 함의와 교훈, 나아가 자유롭고 행복한 인생의 지침을 얻고자 했다.
오늘날 국가주의와 대중영합주의에 경도된 리더들로 인해 우리는 자유의 위기를 맞고 있다. 목소리 큰 집단이 누리는 풍요로운(?) 자유가 자칫 또 다른 존엄한 자유인들의 권익과 자유를 침해하거나, 나아가 자기 검열을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 성찰해 볼 일이다.
필자는 ‘사단법인 행복한 고전읽기’의 이사장으로 오랫동안 고전읽기 시민운동을 펼쳐 오면서 그리스 문명답사와 고전평론을 여러 매체를 통해 기고해왔다. 2016년에 펴낸 《그리스, 인문의 향연》이 그리스 문명 종합입문서라면, 이 책은 3년여 동안 서울신문 등 언론매체에 연재해온 글을 엮은 고전칼럼집이다.
신문연재의 한정된 분량으로 이루어진 짧은 글들이지만 대중들이 고전에서 쉽게 지혜를 얻을 수 있도록 시대 상황과 에피소드의 내용을 압축적으로 기술했다. 따라서 독자들은 축약된 글의 은유와 행간을 읽는 데 특별히 유의해 주시기 바란다. 말미에 각 칼럼에서 다룬 출처 고전을 소개한 만큼 당해 고전독서로 이어진다면 보다 풍부한 이해와 깊은 공감을 나눌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 작은 책이 대한민국의 성취와 자유를 만끽하고 싶은 지성인과 리더들에게 자유, 평등, 법치,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함께 환기시키는 아침의 풍경소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머리말 중에서
목차
- 머리말
1. 국가란 무엇인가
민주공화국에 대한 오해와 진실/ 소크라테스가 민주주의를 경멸한 이유
민주주의의 진정한 위기/ 민주주의의 치명적 오류/ 민중 독재를 경계하라
소크라테스와 국법/ 민주주의와 절차적 정의/ 훌륭한 정치가와 훌륭한 국민의 조건
법 안의 자유가 공화다/ 동참하지 않는 자 시민이 아니다/ 플라톤의 결혼장려 법안
크레온의 의무와 안티고네의 의무/ 도편 추방의 치명적 약점/ 동맹 파기와 분열의 대가
언제나 헌법이 우선이다/ 개헌, 승자 독식을 타파하라/ 개헌, 스파르타 헌법을 배워라
외교 실패가 뿌린 적대의 씨앗/ 300인 참주를 폐하라/ 자유와 번영은 공짜가 없다
지역주의 완화의 착시/ 굴욕적 외교 의전의 숨은 뜻은?/ 누가 국가의 최고 권력자인가
진정한 민주주의 수호자들/ 민주정을 유지시키는 교육/ 누가 민중을 선동하는가
품격사회를 위하여/ 아테네 전사의 선서와 사기관리/ 스파르타 용사의 전투복과 군인의 제복
아테네 전사의 비상식량과 한국군의 전투식량/ 스파르타 전사의 전우애와 GOP 위험병사
장병의 사기진작과 문화정책/ 아리스토텔레스의 풍수지리학
2. 리더란 무엇인가
‘진실한 사람’ 키케로/ 공직 출마자에게 소크라테스가 묻다/ 현혹의 유세와 로고스
국가 안위와 정파의 이익/ 균등한 보상과 공평한 보상
공동체를 구하는 리더십과 팔로우십/ 정치가는 처자식을 공유하라?
신이 보낸 등에 소크라테스/ 전사 소크라테스의 교훈/ 공직자 범죄 유형과 방지 대책
헌법 무시와 선동이 부른 참주/ 말에 속지 말고 행적을 보라
촛불광장에서 촛불경선하자?/ 혁명의 광풍 속 의인/ 과감한 혁신이 부른 승리
국회의원의 교양과 품격/ 복종을 얻는 법/ 사령관을 판 배신의 대가
통치자의 재산관리법/ 반역 모의한 아들을 죽인 집정관/ 공약의 유용성과 실현가능성
진짜 사나이’ 헨리 이병과 아테네 전사 소크라테스/ 악마 조교’ 천정명과 고대 아테네 군 조교
3. 나는 자유인인가
자유냐 굴종이냐/ ‘살라미스’ 승전비결은 자유의 갈망/ 자유를 누리기에 과분한 사람
용기란 무엇인가 / 알파고는 영혼이 없다/ 말은 행동의 그림자
도전하라, 도전하라, 또 도전하라/ 사생아 이온, 아테네의 왕이 되다
판단중지와 합리적 추론/ 이율배반적인 기억의 정치학/ 미움 받을 용기
무고는 비열한 범죄다/ 개인의 자유정신을 진작하라/ 낭독과 암송의 힘
음악 교육은 필수의 교양/ 몸 교육과 마음 교육의 균형
4. 어떻게 살 것인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소크라테스가 받은 최고의 선물/ 헤라클레스는 흙수저였다
올림픽 출전 선수들의 고충/ 잊어버려야 더 많이 기억한다/
자녀교육을 망친 아버지의 무관심
영혼의 사랑과 도착된 사랑 / 행복한 삶의 조건/ 어떻게 살 것인가
스파르타의 자녀 교육법/ 권력 앞에 부모형제도 없다/ 은혜 베풂과 배은의 심리학
배은망덕의 세 가지 원인/ 허위 결혼 신고의 심리학
책 속으로
# 민주공화국은 ‘민주'와 ‘공화'의 양 날개로 난다
민주공화국은 ‘민주'와 ‘공화'의 양 날개로 난다. 이 둘이 조화롭게 추구되어야만 존립할 수 있는 나라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대다수 식자와 대중은 민주공화국을 국민이 주인임을 강조하는 ‘민주'의 뜻으로만 오해하고 되뇐다. 이런 표피적 인식은 불법과 선동을 일삼으면서 민주공화국을 외치는 위선과 기만에 빠지는 사람들을 오도한다.
우리가 ‘민주'는 넘치지만 ‘공화'는 실종된 현실을 직면하게 된 이유다. 민주공화국은 국민들이 공동체의 유익 앞에 각자의 이기를 내려놓는 선공후사의 정신, 법에 만인이 복종하는 준법의 정신 위에만 지을 수 있는 전당이다. 이제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만들어가야 할 때다. (본문 21~22페이지)
# 민주정을 유지시키는 교육
기원전 5세기에서 4세기에 민주정이 만개했던 고대 아테네에서는 귀족과 민중에게 똑같이 추첨으로 공무담임권을 부여하여 정치적 평등을 보장했다. 그런데 평등의 원리를 경제적 평등으로까지 적용시켜야 한다는 맹신이 민주정을 위태롭게 만들었다. 특히 민중선동가들이 빈자와 부자들을 이분법적 대립으로 몰고 갈 때 그러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민중이 너무 가난해져 민주정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보살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빈자가 부자의 재산을 몰수하거나 적대시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다. 현실적으로 경제적 측면에서는 산술적 평등이 아니라 비례적 평등이 추구될 수밖에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본문 112~113페이지)
# 균등한 보상과 공평한 보상
키루스는 전투마다 공정한 심판관이 돼 장졸들에게 성과에 합당한 차등적인 보상을 집행했다. 특히 그는 먼저 정복한 나라의 군대와 함께 전쟁을 수행할 때는 획득한 전리품의 배분 권한을 페르시아 군대가 아닌 다른 나라의 지휘관들에게 맡겼다. 키루스는 균등한 보상 대신 공평한 보상으로 부하들이 서로 용맹을 다투게 했고, 자발적 복종을 얻어낼 수 있었다.
키루스는 합리적 차등 보상의 힘을 누구보다도 정확히 간파했다. 그는 자신의 소임을 소홀히 하면서 성과 배분에서는 무임승차하려는 나태한 병사는 용납하지 않았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경쟁력을 상실한 많은 기업이 구조조정의 몸살을 앓고 있다. 2500여 년 전 페르시아의 영웅 키루스가 시행했던 합리적 신상필벌의 지혜를 주목하자. (본문 162~163페이지)
# 법의 지배와 인간의 지배
아리스토텔레스는 “법의 지배를 요구하는 자는 다름 아닌 신(theos)과 이성(nous)이 지배하기를 요구하는 것이고, 인간의 지배를 요구하는 자는 거기에 야수적인 요소를 덧붙이는 것”이라고 준별했다. 인간의 본성 그 자체가 짐승과 다를 바 없다는 격하의 의미는 아니다. 그는 인간이 욕망과 분노에 휘둘릴 때 야수적 행태에 빠지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욕망(epithymia)은 야수와도 같은 것이고, 분노(thymos)는 통치자들과 가장 훌륭한 인간마저도 오도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은 욕구(orexis)에서 해방된 이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신적인 정의감과 분별력, 합리적 이성만이 다수의 민중 위에 군림하는 지배자가 될 자격이 있다고 보았다. 그것은 뒤틀린 욕구에서 해방된 이성, 즉 법이었다. (본문 190페이지)
# 자유냐 굴종이냐
페르시아는 가공할 군사력을 과시하며 그리스 전 도시국가들에 항복의 표시로 흙과 물을 바칠 것을 요구했다. …애당초 대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많은 도시국가들은 줄줄이 페르시아 대왕에게 항복했다. 그 대가로 평화를 얻었지만 군대와 전쟁 물자를 바치며 부역해야 했다.
…아테네인과 스파르타인들은 굴종 대신 자유를 선택했다. 그들은 페르시아 신민(臣民)의 노예적 삶보다 헬라스의 자유인이길 원했다. 절대적 열세 전력은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용기와 희생의 정신력으로 맞서 극복했다. 이는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그리스의 평화와 황금기를 일군 원동력이 됐다.
돈으로 산 평화는 취약하다.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땐 ‘전쟁이냐 평화냐’라며 분열과 공포를 야기하는 감성의 구호보다 ‘자유냐 굴종이냐’라며 자유 시민의 자긍과 용기를 북돋우는 것이 책임 있는 지도자가 취해야 할 덕목이다. (본문 230페이지)
# 도전하라, 도전하라, 또 도전하라
영웅이 되는 길은 쉽지 않았다. 불확실한 미래에 목숨을 걸어야 했고,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험난한 모험과 시련을 이겨내야 했다. …그들은 고난 극복을 통해 비로소 자신의 탁월함을 입증하는 것을 영웅이 되기 위한 통과의례로 여겼다. 야수 같은 헤라클레스도 모든 면에서 자신보다 용렬했던 에우리스테우스의 종이 되어 10년이 넘도록 12고역을 과업으로 받아 수행했다. 인간이 성취하기 어려운 고역을 이겨내야만 신이 될 수 있다는 신탁이 그에게 영웅적 도전을 부추겼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청년들이 지나치게 안전한 직업에 몰리고, 가족과 주변, 사회와 국가의 도움에 의지하려는 풍조가 커지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인생을 열어가려는 진취적 도전 정신이 아쉬운 때다. (본문 250~252페이지)
# 개인의 자유정신을 진작하라
페리클레스가 이끌던 황금시대는 아테네인들의 자유정신이 충만했던 때다. 헤겔(1770~1831)이 《역사철학 강의》에서 그리스정신의 핵심 유산을 ‘자유정신이 충만한 아름다운 개인’으로 본 것도 의미심장하다. 통치자는 국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동원·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하는 것 못지않게 국민 개개인이 스스로의 인생을 개척하고 책임지는 도전정신을 진작할 수 있어야 한다. 일자리 만들기와 빈부격차 해소는 국가의 노력만으론 이루기 어렵다. 민간의 활력을 살려야 한다. 도전적으로 삶을 개척해 나가는 ‘아름다운 개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본문 271~272페이지)
# 영혼의 사랑과 도착된 사랑
소크라테스는 그리스 세계를 풍미했던 소년애(paiderastia) 관습의 건강한 양태도 모범적으로 보여 준다. 《향연》의 말미에서 알키비아데스(BC 450~404)는 소크라테스가 아테네 최고의 꽃미남인 자신의 육체적 구애를 단호히 뿌리쳤음을 폭로했다. 소크라테스는 아름다운 육체로 유혹하는 그를 꾸짖었다.
“자네가 나와 흥정을 해서 아름다움을 아름다움과 바꾸려 한다면 자네가 나보다 더 큰 이득을 보겠다는 심산일세. 자네는 가짜 아름다움을 주고 진짜 아름다움을 얻고자 하는데, 이는 ‘청동을 황금과 맞바꾸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소크라테스는 알키비아데스를 육체적 사랑이 아닌 영혼의 사랑으로 이끌고자 했던 것이다. (본문 318페이지)
# 행복한 삶의 조건
“어떤 사람이 운명의 힘을 누구에게나 닥칠 법한 인간 만사를 참아 낼 수 있는 것으로 여겨, 이로부터 아무런 두려움도 고민도 얻지 않으며, 어떤 것도 탐하지 않으며, 영혼의 헛된 욕망에 휘둘리지 않는다면 이 사람이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무엇입니까?” 키케로는 영혼의 모든 격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어야 언제나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이 속세의 온갖 달콤한 욕망으로부터 초연할 수 있는 덕을 갖추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물며 철학이 부재한 오늘날에 있어서랴. …그럼에도 우리는 소크라테스(BC 470~399)의 말에서 보다 쉽게 현실적인 행복한 삶의 조건을 찾을 수 있다.
“행복한 삶을 가져다주는 적합한 모든 것들이 자기 자신 안에 있고 다른 사람들의 행운과 불행에 기대지 않으며 타인의 사건들에 의해 흔들리지 않는다면, 이런 사람에게는 가장 행복하게 사는 이치가 마련된 것이다. 이런 사람이야말로 절제하는 사람이고 용감한 사람이고 지혜로운 사람이다. 그는 모든 희망을 늘 자신 안에서 찾기 때문이다.” (본문 323페이지)
# 어떻게 살 것인가
소크라테스는 늘 육체의 욕망에 휘둘리는 감각적 삶보다 이런 것들에 초연할 수 있는 이성적 삶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철학자의 혼은 이성을 따르고 언제나 이성과 함께함으로써, 그리고 의견의 대상이 아닌 참되고 신적인 것을 정관하고 양식으로 삼음으로써 (쾌락과 고통에 얽매이는) 감정들에 초연해야 한다고 믿네.”
…소크라테스는 죽음 앞에 담담했다. 혼의 불멸을 믿은 그는 죽음은 삶의 종결이 아니라 지혜로 갈고닦은 맑은 영혼의 ‘고상한 모험’의 출발이라 여겼기 때문이 아닐까. (본문 326~327페이지)
출판사 서평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2016년 우수출판콘텐츠’로 선정한 《그리스, 인문의 향연》의 저자 고전평론가 박경귀 박사가 펴낸 주옥같은 인문학 칼럼집
오랫동안 그리스·로마 문명 탐구와 고전읽기에 천착해온 박경귀 박사가 두 번째 인문학 책을 출간했다. 고전 칼럼집 형태의 《자유인의 선택》을 통해 우리는 서양문명의 원천인 3천여 년 축적된 그리스 인문의 지혜를 다시 만날 수 있다.
‘우리는 자유인인가?’도발적이지만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는 박경귀는 오늘날 풍요로운 자유를 향유하면서 역설적으로 퇴화되어버린 자유정신의 근원을 일깨운다. 현실의 도처에서 목도하는 자유의 위축과 변질을 감지하는 그의 상황인식은 2500여 년 전 자유를 창안했던 그리스인의 열정과 회한의 재현이다. 공동체의 자유를 위해 국가와 리더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나는 자유로운가.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는 여전히 소크라테스의 질문을 반복해야 한다.
박경귀는 그리스·로마 고전을 섭렵하면서 그리스·로마인들이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분투한 고결한 사고와 행동들, 자유인이 갖추어야 할 덕목과 올바른 삶을 살아가도록 촉구하며 스스로 나침판 역할을 한 현인들의 가르침을 《자유인의 선택》에 담았다. 주옥같은 칼럼에서 만나는 숱한 역사적 일화들은 오늘날 우리가 목도하는 현실의 맥락으로 되살아난다.
과거를 진단하고 오늘을 반추하는 박경귀의 날카로운 안목과 비판적 통찰을 곁들여 독자 스스로 그리스·로마인의 성공과 실패에서 행간을 음미하고 교훈을 발굴하는 일이야말로 살아있는 인문학이다. 《자유인의 선택》은 고대 그리스인이 창안하고 현대에 계승된 자유, 평등, 법치, 민주주의 등 고귀한 가치들의 태동과 실험의 궤적들에 지적 호기심을 갖고 있는 교육자, 언론인, 정치인, 법조인, 학생, 교양인들에게 풍성한 인문학적 상상력과 예지를 제공할 것이다.
《자유인의 선택》을 관통하는 주제는 그리스 문명을 일군 자유정신이다. 오늘날 현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리더들이 바로 세우고 실천해야 할 덕목이기도 하다. 이 책은 〈서울신문〉에 인기리에 매주 독점 연재된 ‘고전으로 여는 아침’에 실린 고전 칼럼이 중심이 되고, 일부 여러 언론매체에 실린 고전 칼럼을 덧붙여 묶은 책이다. 박경귀는 그리스·로마 고전에 실린 위대한 인물들의 도전과 성취, 사고와 행태를 발굴·조명하면서 현대적 상황에 비추어 반면교사의 교훈을 찾아냈다.
독자들은 이 책의 곳곳에서 민주정을 창안하고 구가하던 고대 그리스의 영광과 뛰어난 지도자들의 활약을 만나고, 한편으로 민주정의 타락을 경계하던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의 따가운 질책과 탄식을 듣게 될 것이다. 때로 지략과 용맹으로 나라를 구한 영웅호걸들의 탁월한 리더십과 헌신, 설득적 수사를 목격하고, 가치 있는 삶을 권면하는 철학자들의 통찰과 예지도 만나게 될 것이다. 이 모두 온고지신(溫故知新)을 통해 우리의 현재를 돌아보며 새로운 미래를 여는 ‘자유인의 선택’에 소중한 지침이 될 것이다.
아울러 저자가 그리스 문명의 자취를 추적하여 그리스, 이탈리아, 터키, 유럽 여러 나라, 이집트, 이란, 미국 등을 17차례 답사하며 직접 촬영한 70여 장의 사진을 통해 고금의 현장감을 느끼는 것도 흥미로운 덤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97871377 |
---|---|
발행(출시)일자 | 2018년 12월 10일 |
쪽수 | 344쪽 |
크기 |
153 * 226
* 23
mm
/ 518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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