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 보물선에 숨겨진 놀라운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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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보물섬》에 등장하는 해적 캡틴 키드가 감춘 보물선 퀘다 머천트호가 그저 상상 속에 머물지 않고 실제로 2007년 도미니카 공화국 인근에서 키드의 보물선을 찾기 위한 수중 조사가 이루어졌다는 놀라운 사실을 전한다.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유명한 해저의 보물선들을 살피면서 대항해 시대를 중심으로 한 유럽사, 중국, 한국, 일본, 베트남 중심의 역사를 다룬 아시아사를 소개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랜달 사사키
저자 랜달 사사키는 일본의 수중고고학자로 1976년 가나가와 현에서 태어났다. 일본에서 고등학교까지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갔다. 사우스웨스트 미주리주립대학교(현재의 미주리주립대학교)를 졸업하고 중근동에서 육상 발굴 작업에 참여했다. 2002년에 텍사스A&M대학교에 입학해 ‘수중고고학의 아버지’로 불리며 2001년 미국 국가과학상을 수상한 조지 배스 박사의 수제자로 수중고고학을 공부했다. 현재 동(同) 대학원 박사과정 중이다. 조지 배스가 세계 최초로 수중고고학 전문 프로그램을 설립한 텍사스A&M대학교는 현재도 수중고고학의 명문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조지 배스가 설립한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나가사키 현 다카시마 보물선을 비롯한 아시아의 해저 보물선 조사에 참가하는 등 왕성한 연구와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역자 홍성민은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교토국제외국어센터 일본어과를 수료했다. 옮긴 책으로 《세계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행복한 나라 부탄의 지혜》《무서운 심리학》《잠자기 전 30분》《지두력》《물은 답을 알고 있다》《나이를 거꾸로 먹는 100가지 비결》《뇌력 사전》《마음을 움직이는 최면 커뮤니케이션》《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등이 있다.
감수 문환석
감수자 문환석은 중앙대학교 과학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2년 이후 수중발굴 책임자로서 군산 비안도 수중발굴을 시작으로 16곳이 넘는 수중발굴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수중발굴과 책임자로 있다.
목차
- 한국어판 서문 _ 수중고고학자에게 참 부러운 나라, 한국
감수의 글 _ 해저 보물선이 숨겨둔 역사의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며 | 프롤로그 _ 해면 채취 잠수부들의 위대한 발견
1장_대항해 시대와 카리브의 해적
1. 포르투갈의 영광과 쇠퇴
일본인 미겔의 수난 |대항해 시대의 선봉대 포르투갈|마법의 조미료를 찾아서|바르톨로뮤 디아스와 바스코 다 가마, 미지의 바다로| 200m 앞에서 침몰하다|이슬람으로부터 요새를 지켜라
2.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스페인
서쪽 항로로 인도 상륙을 노리는 콜럼버스의 야망|우리는 마침내 찾고 있던 것을 발견했다|마젤란의 세계일주|태평양을 누빈 마닐라 갈레온 무역|아메리카 서해안에 침몰된 스페인선|마닐라 만에 남아 있는 해전의 흔적|문헌에 기록되지 않은 유물 |북미대륙으로의 이주가 좌절된 스페인
3. 네덜란드와 영국의 급부상 그리고 카리브 해전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참극으로 인해 알려진 배의 유물|영국 왕이 건조한 세계 최초의 군함 |수면 위로 떠오른 메리 로즈호|메리 로즈호에서 발굴된 1만 8천 점의 유물|정말 국가가 해적 행위를 장려했을까 |스페인 함대의 패배|발굴로 드러난 무적함대의 초라한 실상|해적의 도시 포트 로얄|대지진으로 가라앉은 도시의 해저 유적|해적 캡틴 키드의 항로를 쫓아라|바닷속에 가라앉은 것은 키드의 해적선일까|해적 ‘블랙 비어드’는 실제로 존재했다 |많은 술과 식량을 실은 해적선
2장_유럽의 역사를 만든 배들
유럽사의 타임캡슐이 된 해저 보물선들
쿠푸 왕과 잠자는 거대한 배(BC 3000)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보물선 울루 부룬(BC 1300)|지중해의 교역선 키레니아호(BC 300)|군함·갤리선(BC 480) |고대 최강의 갤리선, 트라이림|로마 시대에 꽃 피는 지중해 무역 |로마 시대의 고급 포도주(BC 70~60)|게르만족의 대이동|유리 재활용선(11세기)|각지에 출몰하는 바이킹(8세기) |독특한 구조를 가진 바이킹선(11세기)|한자동맹을 약진시킨 강력한 코그선(14세기)|대항해 시대 전야의 유럽|카라벨선과 캐럭선의 등장(15세기)|르네상스 시대의 군함들
3장_ 보물선으로 새롭게 드러나는 아시아의 역사
1. 중국의 보물선 역사
배가 있어도 나라 밖으로 나가지 못한 당나라 시대|무역을 둘러싸고 요동친 10~14세기|배의 형태로 알 수 있는 중국과 한국의 깊은 관계|거짓말쟁이로 몰린 마르코 폴로와 취안저우 보물선|중국 화폐 유통의 비밀-신안 앞바다 보물선
2-원나라 몽골군의 종언지, 다카시마 해저 유적
원의 신병기에 고전하는 일본군|태풍에 전멸한 몽골 대함대|발견된 원나라 도장 |4개의 닻이 말해주는 가미카제|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화약무기의 발견|눈을 뗄 수 없는 다카시마
3- 베트남, 몽골 함대를 쫓아라
몽골군을 격파한 바익당 강 전투|말뚝이 보여주는 대발견의 가능성|성과와 새로운 희망
4장_해저 보물선 발굴 매뉴얼
수중고고학의 3단계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사전 조사 1 ― 정보 수집|사전 조사 2 ― 해저 탐색|발굴 작업 1 ― 현상에 대한 정확한 기록|발굴 작업 2 ― 어둠 속에서|발굴 작업 3 ― 유적을 파다|발굴 작업 4 ― 일부러 인양하지 않는 선택 |보존 처리 1 ― 환경을 바꾸지 않는다|보존 처리 2 ― 목재의 보존|보존 처리 3 ― 쇠의 보존은 어렵다|보존 처리 4 ― 1척을 통째로 ‘샤워’
5장_새로운 진실을 찾아서
인류 역사의 수수께끼를 푸는 해저 보물선
한 순간이 유적으로 남은 폼페이|역사의 수수께끼는 바닷속에 잠들어 있다|보물 사냥꾼, 상업적 보물선 인양회사, 그리고 도굴범|수중문화유산을 어떻게 지킬까
에필로그 | 바다를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책 속으로
해적 ‘블랙 비어드’의 존재는 특히 잘 알려져 있다. 에드워드 티치(Edward Teach), 혹은 에드워드 태치(Edward Thatch)로 불리기도 하는데 둘 다 가명일 것으로 추측된다. 일설에 의하면 그는 영국인으로, 앤 여왕 전쟁에 영국군의 사략선 선원으로 참전했다. 칼과 총을 여러 개 갖고 다녔고, 자랑스러워하는 검은 수염에는 도화선 등을 땋아 넣고 다녔다고 한다. 1717년, 블랙 비어드는 서인도 제도의 마르티니크 섬 인근에서 프랑스 노예선인 라 콩코드(La Concorde)호를 나포했다. 이 배의 배수량은 약 200t으로, 500명 가까운 수의 노예가 타고 있었다. 그 당시는 노예무역이 활발히 이루어져 유럽에서 서아프리카로 무기와 잡화를 가져다 팔고 거기서 노예를 사서 서인도 제도로 끌고 가 팔았다. 그러고는 그 돈으로 설탕을 사서 유럽으로 돌아갔다. 일명 삼각무역이다. 흑인 노예는 서인도 제도 사탕수수 농장과 금광에서 중요한 노동력으로 사용되었다. 한편 노예선을 나포한 블랙 비어드는 노예들을 인근의 작은 섬에 버려두고 출발했다. 라 콩코드호의 선원은 블랙 비어드의 부하가 되었고, 그는 배 이름을 ‘앤 여왕의 복수(Queen Anne’s Revenge)호’로 바꿔 짓는다. 이후 이 배가 블랙 비어드의 기선이 되었다.
그는 이후에도 해적 행위를 하면서 여러 척의 배를 나포해 선단을 형성했다. 1718년 블랙 비어드의 해적 군단은 영국의 식민지였던 찰스톤 항(지금의 노스캐롤라이나 주)을 포위하고 항구를 출입하는 상선을 나포했다. 이렇게 방약무인한 그들의 행위를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영국은 즉시 해군을 파견한다. 이것이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고비라고 생각한 블랙 비어드는 ‘앤 여왕의 복수호’를 좌초시키고 많은 부하를 그대로 남겨둔 채, 충성을 맹세한 극소수의 부하와 값나가는 보물만 챙겨 달아났다. 하지만 결국 그는 해군의 추격으로 붙잡혀 참수형에 처해졌고 해군은 그의 목을 영국 군함의 뱃머리에 매달아두었다고 한다.
당시의 문헌과 자료가 남아 있었기 때문에 ‘앤 여왕의 복수호’의 침몰 지점은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막상 탐색을 시작하면 모든 과정이 생각만큼 쉽지 않게 진행된다. 1988년부터 ‘앤 여왕의 복수호’에 대한 수중고고학 조사가 시작되었다. 매년 수주일 동안 배에 전기탐사기를 장착하고 정해진 해역을 오갔다. 전기탐사기는 쉽게 말하면 금속탐지기라 할 수 있는데, 미량의 전기에도 반응한다. 4장에서 소개하겠지만 ‘앤 여왕의 복수호’를 발견한 것은 1996년이다. 조사 기간만 무려 8년이 걸렸다. 발견 당시에는 닻의 끝 부분만 육안으로 확인되었는데, 전기탐사기에는 큰 반응을 보였다. 보물선일 가능성이 높아 조사해보니 실트(Silt, 모래보다 잘고 진흙보다 거친 침적토)가 두껍게 쌓여 있었다. 1.2m 가량 파냈을 때 겨우 유물과 선체가 보였다. 무턱대고 파면 시간과 힘만 들기 때문에 전기탐사기를 부분적으로 사용해 금속 반응이 강한 지점만 발굴하는 방법을 썼다.
유적 전체는 45×16m 정도의 범위에 유물이 흩어져 있는 상태로, 선체로 추정되는 부분은 7.6×4.5m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발견된 21문의 대포는 대부분 6파운드 포였다. 여러 가지 유물이 발굴되었지만 가치가 있는 유물은 선미 부근에서만 발견되었다. 이것으로 해적들 간에 신분 차이가 존재했음을 추측할 수 있다. 또, 통에 사용하는 둥근 쇠고리가 많이 발견된 걸로 보아 대량의 식량과 술을 실었던 사실도 알 수 있다. 일반 상선에 비해 싸우는 인원이 많은 해적선에는 먹을 것을 비롯한 물자를 많이 비축해둘 필요가 있었고, 그것들을 보급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을 것이다. 이 유적은 지금도 조사가 계속되고 있어 매년 조금씩 발굴이 진행되고 있다. 유물의 보존 처리 방법이 순조롭게 발전하면 앞으로 많은 사실이 밝혀질 것이다. 해적선과 상선의 장비 차이 등 앞으로 더 연구해야 할 주제는 많다. 해적의 실태가 해저 보물선을 통해 우리 앞에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1장 대항해 시대와 카리브의 해적> 중
출판사 서평
해저 보물선과 보물 사냥꾼, 도굴범 그리고
수중고고학
― 캡틴 키드, 블랙 비어드의 해적선은 바닷속 어디에 잠들어 있을까? 무적함대는 정말로 천하무적이었나? 펜사콜라 만에 스페인 배가 침몰하지 않았다면 미국은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있었을 것이다? 보물 사냥꾼 멜 피셔가 건져올린 보물의 가치는?
어린 소년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보물섬>은 악명 높은 해적, 캡틴 키드가 감춰둔 보물선 퀘다 머천트(Quedah Merchant)호에 대한 상상력으로 탄생되었다. 그런데, 그 상상력이 현실화되어 실제로 2007년 카타리나 섬(도미니카 공화국) 인근에서 키드의 보물선을 찾기 위한 수중조사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퀘다 머천트(Quedah Merchant)호에서 발굴된 각종 유물은 곧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검은 수염에 도화선을 땋아 넣고 다닌 또 한 명의 악명 높은 해적, ‘블랙 비어드’가 좌초시키고 보물만 챙겨 달아난 그의 기선 ‘앤 여왕의 복수(Queen Anne’s Revenge)호’는 어떻게 되었을까? 1988년부터 이 배를 찾고자 하는 수중고고학 조사가 시작되었고 그로부터 8년 후, ‘앤 여왕의 복수호’는 발견되었다. 그리고 해적과 해적선의 실태를 밝혀내고자 하는 연구는 오늘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 배들이 만약 유명한 보물사냥꾼 멜 피셔의 손에 들어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우리는 해적과 해적선의 역사적 진실에 대한 호기심을 접고, 멜 피셔 박물관이나 둘러보는 걸로 만족해야 했을 것이다.
스페인의 무적함대는 말 그대로 천하무적 최강의 군함이었을까? 수중고고학이 해저에서 밝혀낸 대답은 “아니다!”이다.
펜사콜라 만에 스페인 배가 침몰하지 않았다면, 지금 미국은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저자의 말은 사실일까? 수중고고학의 답은 “그렇다!”이다. 북미대륙으로 이주할 계획을 품고 출발한 스페인 배 11척이 펜사콜라 만에서 침몰하는 바람에 그들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렇다면, 이것은 어떤가? 한국이 세계에서 손꼽는 수중고고학 강국이라면? 세계에서 몇 안 되는 수중탐사선을 가지고 가장 수준 높은 수중고고학 연구가 진행 중이라면? 이것은 명백히, 한국인이 모르고 있는 엄연한 사실이다. 이 모든 사실에 흥미를 느낀다면, 여러분은 이 책의 독자가 될 자격이 있다.
전 세계 바다에는 300만 척의 보물선이 잠자고 있다
― 수중고고학, 전설 속 증명되지 않은 진실과 역사적 오류를 밝혀내다
1545년 헨리 8세의 눈앞에서 침몰한 영국 해군 최초의 군함 ‘메리 로즈호’는 1836년 발견되었지만 그 후 곧바로 잊혀져, 1966년에 재발견되었다. 그리고 16년 후인 1982년 마침내 물 밖으로 인양되었다. 헨리 8세의 눈앞에서 침몰된 지 437년만이었다. 메리 로즈호의 인양 순간을 이번에는 찰스 황태자가 가까이서 지켜보았다. 메리 로즈호에서는 무려 1만 8천여 점의 값진 유물이 발굴되었다. 전설이 되어버린 메리 로즈호는 발굴된 순간 역사 속에서 튀어나와 수많은 역사 속 진실을 알려주고, 수정케 했다.
《해저 보물선에 숨겨진 놀라운 세계사》는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수중고고학을 통해 바라본 세계사’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주제로 인문학을 접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선보이는 공명 출판사의 ‘두근두근 인문학’ 첫 번째 책으로, ‘해저 보물선’이라는 흥미로운 테마를 통해 잘 알려지지 않은 수중고고학 분야에서 밝혀낸 또 다른 세계사를 접하는 즐겁고 새로운 경험을 독자에게 선사하고 있다. 역사상 유명한 해저 보물선들을 차례로 살펴보며 대항해 시대를 중심으로 한 유럽사, 중국과 한국, 일본, 베트남 중심의 역사를 다룬 아시아의 역사를 차례로 만나볼 수 있다. 대항해 시대 카리브 해적들의 활약상이 펼쳐지는 해적선, 향신료를 찾기 위한 포르투갈과 스페인, 영국의 무역선, 이로 인한 전쟁에 참여한 무적함대를 위시한 군함, 유럽사를 거슬러 올라가 바이킹선을 포함한 대항해 시대 이전의 이름 높은 해저 보물선들, 그리고 아시아 무역의 단면을 보여주는 신안 보물선, 일본의 가미카제로 대패한 여원 연합의 몽골 대함대, 몽골 대함대의 또 다른 패배를 보여주는 베트남의 바익당 강에서 침몰한 군함 등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역사의 한 토막을 툭 잘라내어 보여주는 바닷속 타임캡슐의 생생한 증언
해저 보물선은 바닷속 타임캡슐이자 그 자체로 진귀한 해저 유물이다. 침몰한 순간, 그 시대의 생생한 증언을 간직한 유물과 사람의 흔적이 그대로 정지된다. 육상유적에서는 볼 수 없는 흔적들이 진공 상태로 인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역사의 한 장면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사실을 알려준다. 그런 덕에 이를 연구하는 수중고고학은 이 책에서 볼 수 있듯이 전설이나 문헌으로만 남아 있을 뿐, 그 진위를 알 수 없던 사실들을 입증하여 밝혀내기도 하고(해적의 도시 포트 로얄 등의 해저 유적과 몽골 대함대의 두 가지 패배, 즉 일본의 가미카제와 베트남의 바익당 강 전투를 입증하는 해저 보물선과 말뚝의 존재 등) 역사적 오류를 바로잡는 역할(케이프 겔리도냐호로 인한 청동기 지중해 무역의 미케네 문명 중심 무역설 오류 정정, 무적함대의 재조명 등) , 무역 행태의 입증(유리 재활용선 세르체 리마나호, 청동제 용기 재활용선 케이프 겔리도냐호, 동전 재활용선 신안선 등) 문헌에 남지 않은 소소한 유물들의 발굴(후추 무역선의 후추, 산 에스테반호의 바퀴벌레, 메리 로즈호와 다카시마 해저 유적의 이 제거용 빗 등) 등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지구 면적의 70%가 바다로 되어 있고 세계의 바다에는 아직 300만 척의 보물선이 잠들어 있다. 그리고 발견하지 못한 해저 보물선은 아직도 많다. 지금 이 책을 읽는 여러분 가운데 새로운 발견의 주인공이 나올지 모른다. 세계의 보물선 대다수가 바다에 관심과 흥미를 가진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랜달 사사키의 이 말이, 우리가 이 책을 읽으며 가슴이 두근거리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고고학자가 수중고고학자가 되기 위해 잠수를 배우고, 해저를 누비고, 사욕을 채우기 위한 보물사냥꾼, 민간 샐비지 회사, 도굴꾼 등의 손에 인류의 자산이 넘어가지 않도록 경쟁을 하는 모든 과정이 재미있는 세계사와 함께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펼쳐지는 이 책을 보며, 소년의 두근거림이 또 하나의 꿈으로 자리매김하고 바다를 바라보며 해저에 잠든 보물선을 상상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세계를 가질 수 있다면 이 책이 갖는 의미는 충분하다.
[감수의 글]
이 책을 집필한 랜달 사사키 박사는 우리 연구소를 여러 번 방문하여, 신안선과 완도선의 보존 처리 후 전시 관리 상태와 관련 자료를 꼼꼼히 조사해갔다. 그때 연구소 안내를 해준 계기로 서로 알게 되어, 해외학회에서 같이 발표와 토론도 하면서 그를 참 열심히 수중고고학에 매진하는 친구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드디어 그가 전 세계의 수중발굴 자료를 정리하여《해저 보물선에 숨겨진 놀라운 세계사》라는 훌륭한 책으로 선보이게 되었다. 나는 ‘어떻게 이렇게 쉽게 수중고고학자의 관점에서 세계사를 정리할 수 있을까?’ 하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분명 저자도 우리나라의 수중고고학을 높이 평가하고 있지만, 수중조사 결과들을 정리하여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것에 부러움이 크게 다가온다. 이 책에서 저자는 보물선이나 수중유적을 통해 역사서에 기록되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들을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또한 그 어려운 수중발굴 과정과 발굴 유물의 안전한 보존 처리 과정도 보다 쉽게 정리하여 누구나 알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수중고고학을 접하는 독자들도 어느 정도의 지식을 쌓을 수 있을 것이며, 체계적으로 정리한 자료는 새로운 분야에 대한 꿈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할 것으로 생각한다.
문환석(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수중발굴과)
책속으로 추가
해외 진출에 끝없는 야심을 불태운 쿠빌라이 칸은 1288년 대월국(大越國, 지금의 베트남)을 복종시키기 위해 400척이 넘는 배로 구성된 몽골 함대를 파견했다. 원군의 2차 일본 침공에서 크게 대패한 지 7년 후의 일이다. 그 무렵 대월국은 쩐(陳) 왕조가 통치하고 있었다. 수도는 홍하(紅河, 지금의 홍 강江) 유역의 탕롱(昇龍, 지금의 하노이)이었다. 몽골군은 통킹(Tonking) 만에서 배로 홍하를 거슬러 올라와 탕롱에 도착해 쩐 왕조를 단번에 제압하는 작전을 세웠다. 몽골군 함대는 대월국에 도착, 작전을 결행하여 탕롱에 상륙했다. 그러나 이것은 쩐군의 작전이었다. 쩐군은 일부러 몽골군을 탕롱으로 유인해 그곳에서 장기적인 게릴라전을 펼 계획이었다.몽골군이 탕롱에 상륙해보니 인근 논밭은 모조리 불타버리고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이른바 ‘초토화작전’이다. 적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몽골군은 탕롱을 점령했지만 길고 힘든 싸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언제 정글에서 튀어나올지 모를 쩐군의 집요한 게릴라 공격이 이어졌다. 이렇게 점차 지구전(持久戰)이 되면서 식량 확보에 실패한 몽골군은 굶주림과 피로로 서서히 힘을 잃었다. 해외 원정에서는 수도만 함락하면 정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것은 큰 오산이었다. 이 상황에서는 몽골군이 자랑하는 기마부대, 남송의 막강 해군도 전혀 힘을 쓸 수 없다. 할 수 없이 몽골군은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몽골군의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쩐군의 총사령관 쩐흥다오(陳興道)가 이끄는 병사들이 홍하 하류의 바익당 강에서 퇴각하는 몽골군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바익당 강 하구는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곳이다. 쩐흥다오는 이곳에 수많은 말뚝을 박고 몽골군이 가까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 후의 바익당 강의 전투는 여러 문헌에 다음과 같이 소개되어있다. “몽골 함대가 홍하 하구에 접어들었을 때 갑자기 쩐군의 소형선이 나타나 공격하고 그대로 하류를 향해 도망쳤다. 몽골 함대는 전속력으로 적의 배를 뒤쫓았다. 그러나 소형선은 쩐군의 ‘미끼’였다. 때마침 강은 썰물이 되어 순식간에 수위가 줄기 시작했다. 이때, 강에서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수많은 말뚝들로 인해 배를 멈추지 못한 몽골군은 결국 말뚝과 충돌해 크게 부서지고 말았다. 몽골 함대는 그곳에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불타는 빈 배가 강 상류로부터 다가왔다. 몽골군은 큰 혼란에 빠졌다. 그때 해안에 숨어 있던 쩐군이 일제히 공격을 개시했다. 이렇게 해서 몽골군은 바익당 강에서 괴멸했다.”
(중략) 당초에는 열흘 간 닻을 조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조사 대상을 변경한 단계에서 모든 전개가 180도로 바뀌었다.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다음의 ‘바익당 강 조사 계획’을 세워야 할 만큼 시간적, 정신적으로 조급했다. 대학에 돌아와 조사 계획을 완성했는데, 최대 난관은 조사 자금을 보조해줄 단체와 대학 등의 스폰서를 찾는 일이었다. 다행히 새로운 연구에 의욕적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내셔널지오그래픽사에서 자금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특히 이번에는 베트남 외의 지역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쿠빌라이 칸의 대패배가 그들의 관심을 끈 것 같았다. 그리고 2009년, 우리는 다시 베트남으로 건너가 몽골 함대 탐색 사전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단은 레 교수, 롱 박사와 함께 확인된 말뚝이 남아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 말뚝들은 누가 일부러 알려주지 않으면 700년 전의 것으로 믿기 어려울 만큼 보존상태가 매우 좋았다. 실제로 최근까지 이 지역 사람들은 말뚝을 발견했어도 역사적 가치를 몰라 보고 방해가 된다며 불태우거나 돼지우리의 울타리로 썼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조사를 할 때는 현지 사람들도 역사적인 가치를 인식해 말뚝을 발견하면 즉시 관공서에 신고해주었다. 우리는 지역 박물관 직원과 학예원(學藝員)을 상대로 인터뷰 조사를 하고 주변 환경도 꼼꼼히 관찰했다. 나무 말뚝이 발견된 지역은 인구밀도가 낮고 논과 밭이 펼쳐진 한가로운 전원지대로 이 부근은 20세기에 들어서기 전까지 개발다운 개발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현재 보이는 강의 흐름은 최근 들어 새로 수로를 설계해 고정한 것 같았다. 그전까지 이 일대는 삼각주로 여기저기에 늪지와 강이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마을 여기저기에서 말뚝이 발견되는 이유도 이해가 간다. 700년 전 바익당 강 전투가 벌어졌을 때 이 일대는 배로 이동할 수 있는 물가가 많았던 것이다. 당시의 상태를 정확히 재현할 수 있다면 보물선이 잠들어 있을 장소를 어느 정도 좁힐 수 있다. 게다가 이곳은 거의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보물선의 보존 상태가 좋을 가능성이 높다고 확신했다. 이 조사는 아직 시작 단계에 있고 현재 내가 파악하고 있는 사실도 여기까지다. 앞으로는 지질조사를 통해 당시의 환경과 지형 복원, 그리고 금속탐지기와 자기탐지기를 사용한 조사도 계획되어 있다. 하노이에서 기쁜 소식이 들려올 날을 기대해 본다.
<3장 보물선으로 새롭게 드러나는 아시아의 역사> 중
기본정보
ISBN | 978899787005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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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출시)일자 | 2014년 02월 25일 | ||
쪽수 | 231쪽 | ||
크기 |
150 * 210
* 22
mm
/ 405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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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두근두근 인문학
|
||
원서명/저자명 | 沈沒船が敎える世界史/ランド-ル.ササキ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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