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본주의는 고쳐 쓸 수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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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김운회는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한국정치연구회 지도간사, 서울대학교 기독교문화연구회 사회과학 지도간사 등을 하면서 한국문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론적 편향이 심한 한국 사회에서 마르크스 경제학과 근대 자본주의 개방 경제를 함께 연구하면서 한국 문제에 접근해 왔다. 그 연구를 기반으로 서울대학교 상대 졸업논문 최우수상(1988)을 수상하였다. 그 후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디지털 재화에 대한 연구>로 경제학 박사학위(2003)를 받았다. 교육인적자원부 지방대학 육성위원을 역임하고 한국싸이버대학(38개 대학 컨소시엄) 창립멤버였으며, 국민 경제자문회의 '지역균형 발전기획단'에 전문가로 참여하였다. 문화관광부 정책자문위원, 문화관광부 민족문화원형 발굴사업단 자문위원 등을 지냈다. 주요 저서인 <인터넷비즈니스 원론(2002)>는 정진기 언론문화 출판상 후보작,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가을추천도서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지난 10여 년간은 주로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서는 고대사 연구에 매진하였다. 현재 동양대학교 교수(국제통상학과)로 재직 중이다. 이번 책은 세계사적인 체제(System) 위기를 맞아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이해와 추적을 제기하고 그 해법을 모색하는 한편, 한국 사회의 극심한 좌우대립을 해소하기 위해서 인터넷 신문에 반년 이상 연재된 글이다.
목차
- 프롤로그 약탈 본능의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인들을 위한 자본주의 사용 설명서
1부 마르크스, 절반의 성공 vs 철학의 빈곤으로 번성하는 자본주의
제1장 역사의 종언
제2장 마르크스, 절반의 성공
제3장 철학의 빈곤으로 번성하는 자본주의
제4장 죽은 표현양식이 산 존재양식을 구속하다
제5장 골프의 경제학
제6장 돈으로 일어난 자 돈으로 망하나니
제7장 주정뱅이와 카사노바
2부 카멜레온의 노래: 끝없이 변화하는 자본주의
제1장 공중분해되는 자본주의
제2장 슘페터와 그람시의 봄, 서울
제3장 히틀러의 우상, 레닌의 영웅: 포디즘의 그늘
제4장 카오스의 여명: 포스트 포디즘과 케인즈의 그늘
제5장 한국에 몰아친 신자유주의 광풍:
신자유주의는 왜 민주당 정부 10년에 만개했나?
제6장 시대도착의 이론가, 다니엘 벨
제7장 예언자 이니스, 디지털 성 앞에서 외치다
3부 디지털 제국의 성문이 열리다
제1장 인터넷과 지식 그리고 춤추는 돈
제2장 디지털 국가의 패러독스
제3장 델타 8988의 걸음마
제4장 사티로스와 프랑켄슈타인, 그리고 디지털 상품
제5장 자본주의 시장 이론의 붕괴가 시작되다
제6장 공용지의 비극과 디지털 공공재
제7장 열 살의 아이, 천하를 넘보다
4부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서
글을 마치며
주석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머리 없는 자본주의, 몸통 없는 사회주의를 해체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경제학 새판 짜기!
경제학자이자 비제도권 사학자 김운회 교수, 2010년대 한국인들에게 새로운 “전환 시대의 논리”를 말하다.
좌우를 넘어 디지털로 이어지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아서
■ 책 소개
경제학자이자 비제도권(재야) 사학자인 김운회 교수(동양대)가 <왜 자본주의는 고쳐 쓸 수 없는가>라는 묵직한 주제를 던졌다. 이 물음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자본주의를 고쳐 쓰려는 노력은 헛되며,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며, ‘그런 자본주의라도 계속 고쳐 쓰다 보면, 패러다임의 전환에 이를 것이다’는 것이다.
이 책은, 김운회 교수가 세계사적인 체제(System) 위기를 맞아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이해와 추적을 제기하고 그 해법을 모색하는 한편, 한국 사회의 극심한 좌우 대립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자본주의’에 관한 대안을 제시한 책이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이 없는 상황에서, 현상의 일면이나 어느 한 시각으로만 문제 해결을 도모하지 않고, 방대한 이론들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검토하여 현재의 이데올로기적 교착 상태를 해명하고 극복하려 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약탈 본능의 시대, 경제학 새판 짜기
경세제민의 정신, 동양의 경제 패러다임에 주목하라!
지금 세계 경제 체제의 위기는 현대에 과도할 정도로 발달한 경제?경영학이 문제를 올바로 풀어내기는커녕 금융공학이나 과도한 마케팅 이론에만 매몰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구 중심의 편향된 시각에서 나온 이론들이 저개발 국가에게 아무런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저개발의 개발”(가난을 확산시킨다는 내용으로 중남미 중심의 종속 이론의 기본 내용)이라는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김운회 교수는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숄즈 교수(옵션 가격 결정 모형을 개발하여 노벨상 수상)를 예로 들어, 그는 결국 미시경제학과 금융공학에 골몰한 나머지 경제 위기를 초래한 주 원인인 금융자본주의의 과도한 발달에 복무하는 이론가였다고 비판한다. 김 교수에 따르면 숄즈(M. Scholes) 교수는 고슴도치형 경제학자라는 것이다.(경제학자에는 여우형과 고슴도치형이 있다고 한다. 고슴도치형 이론가는 경제 문제의 올바른 해결은 시장 자유화 또는 정부 주도의 정책뿐이라고 믿는 사람들이고, 여우형 이론가들은 시장의 기능을 일부 존중하지만 갖가지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교과서적인 해답이 불확실하다고 보는 사람들이다. 재미있는 것은 고슴도치형의 이론가들 중에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누구를 위한 경제학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현재의 우파(자본주의) 경제학은 미국이나 서유럽에 편향된 시각에 바탕을 둔 이론들이며, ‘세계화’란 이 체제 내로 흡수 및 편입되는 것을 뜻한다. 그렇지만, 일본, 한국, 중국, 타이완 등은 철저히 미국과 서유럽식의 발달과는 다른 길을 취해서 선진 경제에 도달한 나라들이다. 가령 일본은 일본식의 독특한 자본주의 운영 방식을 통해서, 중국은 한국형 모델을 기반으로 급속 성장을 이룩하였다. 주요 아시아 경제 성장국들은 WTO의 근본 정신과 위배되는 ‘중상주의적 모델’을 통해서 경제 기적을 일으켰다. 중동 지역도 세계 경제로부터 철저히 자국의 자원과 산업을 보호하면서 자신의 경제를 지키고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따라서 선진국들은 자기에게만 유리한 패러다임을 일방적으로 강요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파 경제학은 ‘역사의 종언’이나 ‘이데올로기의 종언’이니 하며, 자본주의의 승리에 도취되어 금융공학이나 미시경제학에만 열을 올리다 결국 금융 위기를 초래하고 세계 경제를 도탄에 빠뜨렸다.
김운회 교수는, 이 책에서 “위기의 자본주의 어디로 가야 하나?”라고 질문을 던진 후, 경제(학)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관점과 사고를 전환하여야 할 시기라며, 새로운 경제학적 패러다임을 제기하고 모색해 본다. 좌우를 아우르고, 동양(아시아)적 경제 관념(경세제민의 정신)을 바탕으로 디지털 경제 시대에 변화된 화폐, 공급, 수요 이론 등을 적극적으로 포괄하여야 한다고 본다.
단일 패러다임이란 없다! 한국형 개발 모델의 가능성
김운회 교수는 말한다. 현재 세계 체제의 문제를 해결하는 단일 패러다임을 가지는 자체가 환상이라는 것이다. 이 점에서 김 교수는 이원론(二元論, dualism)적 또는 다원론(多元論, pluralism)적 패러다임을 지향해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 교수는 특히 한국식 자본주의의 성공 요인을 ① 토지개혁, ② 미국의 대규모 지원, ③ 수출 드라이브 정책, ④ 정부 주도의 체계적인 자원 관리 및 경제 개발 정책 시행, ⑤ 국제적인 저금리, ⑥ 계급 전쟁으로 인한 봉건 세력의 사실상 소멸, ⑦ 사회주의 산업 국가들이 세계 시장에서 배제됨으로써 경쟁국이 적은 환경, ⑧ 정부의 강제적인 자본 축적 등 매우 복합적이고 다양한 요인으로 파악한다.
또한, 저개발 국가는 신자유주의니 신현실주의니 하는 식의 논리보다는 오히려 한국형 개발 모델을 각 지역별로 개량하여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신자유주의니 신현실주의니 하는 말 자체가 후진국들에게는 감언요설(甘言妖說)이요 허구(虛構)다. 후진국은 막연히 세계적인 추세나 선진국형 패러다임을 따라가서는 안 되고 자국의 경제 현실과 자원 부존도나 생산요소 부존도 및 기술 수준에 합당한 패러다임을 찾아가야 한다.”고 전제한 후, 후진국 또는 저개발 국가들에게는 그들에게 유리한 경제 모델과 패러다임을 연구해야 하는데 “예를 들면, 토지개혁(봉건 유제 타파)-신중상주의적 모델(국내 산업 보호와 자본 축적)-유치 산업의 보호(경쟁 가능 산업 육성)-제한적 세계 시장 진입-수출 지향(노동 집약에서 시작하여 자본 집약적으로 확장)-철저한 금융 산업 보호 등을 적절히 배합하여 경제 개발 모델을 만들고 대외적으로 선진국들의 자본 침탈이나 경제 침략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 책 내용
마르크스, 절반의 성공 vs 철학이 없어 번성하는 자본주의
김 교수는 우파 경제 패러다임은 머리가 없이 몸통만 있는 형태이고 좌파 경제 패러다임은 머리만 있고 몸통은 없다고 보고 있다. 자본주의가 번성하는 이유는 철학이 없기 때문이고, 대안으로 제시된 마르크스 경제학도 폐쇄 경제하에서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자본주의 경제학의 이론 체계는 ‘가치’ 개념이 도외시된 매우 위험한 이론 체계로, 특히 세계 경제를 전체적으로 조망하여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구조적인 분석이 없고 오로지 중심부 자본주의 경제의 발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때문에 더 이상 세계 경제를 지탱하는 패러다임으로서의 이론적 가치가 없는 이데올로기 체계라고 한다. 이 이론 체계는 현상에 대한 분석 능력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가지기 때문에, 발전적 해체를 해야 하지만, 그 방법론은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사회주의 경제학은 마르크스의 『자본론』과 『공산당 선언』을 바탕으로 성립한 것이고, 인간 소외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 개념의 튼튼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마르크스주의의 핵심은 가치 법칙, 변증법적 유물론, 사적 유물론, 계급투쟁 이론 등이다. 그래서 세계 경제를 세계 체제라는 큰 범주에서 분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빈곤과 저개발 등의 문제들에 비교적 손쉽게 접근하고 있다. 그렇지만, 경제 현상을 “있는 그대로(as it is)” 제대로 분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머리(가치)만 있고 몸통(현상분석)이 없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이들 우파나 좌파 경제학 이론들의 특징은 제로섬 게임에 기반하고 있고, 서유럽 중심의 경제사적 관점이나 경제 체제에 경도되어 있다. 두 이론 모두 통합적인 시각이 부족하고 그 어느 쪽도 세계 경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김 교수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형태의 패러다임으로 다음과 같은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미시 이론으로 시작된 근대 경제학 vs 거시 이론만 있는 동양 경제학
김 교수가 새로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이슬람 경제 패러다임과 동양 경제 패러다임이다. 이슬람 지역은 서유럽 제국주의의 극심한 침탈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된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서양의 근대 경제학은 미시경제학으로부터 시작된 것이고 거시경제학은 케인즈에서부터 비롯되었다. 즉 케인즈의 『고용·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이 출판되기 전까지의 경제 이론은 현재의 미시경제학으로 불리는 것이 전부였다. 반면에 동양의 경제 패러다임에는 미시경제학 이론이 없다고 한다. 김 교수는 미시경제학적 과도한 편향이 현대 경제의 위기를 초래했다고 본다. 즉 현재의 경제 위기는 외형적으로는 국제 금융이 초래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 내용은 결국 개인의 자유로운 경제 활동이 시장 이론에 의지하여 과도하게 확장된 것이 전체 경제 활동을 어지럽힌 결과라는 것이다.
동양에서는 경제(經濟)라는 말은 사용된 적이 없고, 근대 일본에서 영어의 Economy를 번역한 말이지만, 그 이전에는 주로 경세제민(經世濟民)이라는 말이 사용되었고 이것이 경제로 번역되었다고 본다. 즉 단순히 재화와 부(富)만 추구하는 미시경제학적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고, 경제가 단순히 재화의 생산과 유통을 통해서 이익을 챙기려 하는 것은 그 자체로는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국부(國富)의 증진과 민생(民生)의 안정을 이룰 수 있는가” 하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었다는 것이다. 현대적으로 말하면, 모든 경제 활동의 목적은 사회 체제와 질서가 유지되는 범위 하에서 복지국가를 이루어 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바로 이 정신으로 돌아가야 현대의 경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김 교수는 보고 있다.
자본주의 4.0은 언어 유희
김 교수는 기존의 자본주의 패러다임이 실패했던 단적인 예로 “산업혁명 초기에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과 가장 빈곤한 지역의 격차가 2배였는데 현재의 그 비율은 20배라고 한다. 나라별로 본다면, 부국(富國)과 빈국(貧國)의 격차는 80여 배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하고 신자유주의나 신현실주의 모두 이들 저개발 국가에게는 위험한 이론들이라고 지적한다.
현재 범람하고 있는 자본주의 4.0이라는 말도 언어적 유희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즉 커뮤니케이션 이론가인 이니스(Harold Innis, 1894∼1952)의 지적을 인용하여 자본주의 4.0이란 일종의 이론적 편향이며 일부의 매스미디어들이 임의로 즉흥적으로 나온 말들을 특정 세력들이 특정 세력을 비호하기 위해서 프로파간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즉 김 교수는 “사람들이 덩달아 영문도 모르고 ‘자본주의 4.0’이라고 떠들고 다닌다. 미국과 유럽에서 떠드니 한국의 언론들도 앞을 다투어 떠들어 댄다. 실제로 현대 문제의 본질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데도 말이다. 현대 세계의 문제가 무엇인지 진지한 성찰이나 근본적인 문제의식도 없이 단지 현실적인 경제 현상에 대한 임시방편을 위해 대충 채택한 아이디어를 마치 거대한 이데올로기인 듯이 떠들어대면서도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 이것이 소위 현대의 경제학”이라고 지적한다.
나아가 신자유주의나 신현실주의는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데 무슨 자본주의 3.0이니 자본주의 4.0이니 하고 패러다임의 변화인양 큰 소리로 떠들어 대면서 생사를 건 이론 투쟁을 하는 듯이 보이는 것도 허구라는 것이다.
북한 경제의 해법은 한국형 모델
북한 경제에 대해서도 매우 비판적이다. 즉 “북한 체제는 마르크스적인 관점에서 보면 가장 극렬한 보수반동이다. 왜냐하면 북한의 정치 체제는 강한 봉건적 요소와 극심한 관료주의로 인하여 마르크스가 말하는 생산력의 해방 과정이 전혀 나타나지 않으며 북한 경제는 오히려 심화된 저개발 상태에 불과할 뿐이기 때문이다. 종속 이론에서 말하는 ‘저개발의 개발(Development of Underdevelopment)’이 전형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경제 구조가 북한의 경제이다. 마치 조선 말기처럼 상부구조가 하부의 생산관계와 생산력의 발전을 철저히 왜곡시켰기 때문에 역사의 추가 거꾸로 가고 있는 상태다. 경제의 최악의 국면에서 원시적인 시장(market)이 등장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경제적 해법은 “민족 파멸의 핵 개발을 중단하여 군비 지출을 대폭 줄이고, 최소한의 자위적 군대를 남기고 군대를 감축하면서 제조업 육성에 필요한 생산적 노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비생산적인 개인 우상화의 비용 지출도 중단하고 토지를 유상 분배 또는 무상 분배를 실시하거나 개별 기업이나 협동조합의 형태로 전환하여 보다 효율적인 농업 생산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많은 경제 관료와 학자들의 지원을 받아 면밀히 생산요소 부존도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경제 개방 및 개발 계획을 확립하고 제도 정비에 착수해야 하는데 한국의 경제 관련 부처는 북한의 개방 및 경제개발 계획을 수립해 주어야 한다고 권고한다.
그 다음에는 국가 주도의 자본 축적(capital accumulation)을 강화하면서 노동 및 자원 집약적인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풍부한 지하자원이나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동북아의 ‘제조업 공장’으로 다시 탄생해야 한다고 한다. 나아가 임금(wage)이 상승하여 중국이 포기한 산업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한국의 기업들과 광범위한 협력을 모색하고 경쟁이 가능한 분야에 제한적으로 세계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입하여 세계 시장에 대한 적응력을 기르는 한편, 항만과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들을 확충해야 하고 지식집약적인 소프트웨어 산업이나 일부 정보통신(IT) 산업에 적극적으로 진입하여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강력한 사회 통제력을 바탕으로 신중상주의적(Neo-mercantilistic) 경제 전략을 총동원하여 경제를 운용하고 기업의 경영권을 보호하는 한편, 금융제도도 정비하여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교육효과(Learning effect)를 극대화하면서 미래 경제 인력을 육성하고 실질적인 경제개발에 필요한 지원을 한국에 요청하여야 한다.”라고 한다.
다음 단계로 “한국과 북한은 가장 느슨한 형태의 경제통합(Economic Integration) 과정인 선별적 자유무역지대(FTA, Free Trade Area)를 형성하여 북한 상품의 관세를 철폐하여(북한에서는 한국의 공산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강하게 부과, 나머지 농산물 등 북한에 피해를 주지 않는 상품은 무관세) 생산물의 완전한 이동을 보장하여야 한다. 이것이 진전이 되면, 북한 경제에 피해를 주는 품목은 선별적으로 제외하고 한국과 관세동맹(CU, Custom Union)을 맺어 제3국에 대한 동일한 관세 정책을 시행하여 신중상주의 정책을 강화하여야 한다. 그 다음은 남북한이 공동시장(Common Market)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 공동시장은 생산요소(자본과 노동, 기술 등)의 이동이 자유로운 상태로 실질적인 경제 통합의 단계에 해당된다.”라고 권고한다.
김 교수는 지금 이대로 가다가는 북한은 최악의 경제 위기 상황에 최악의 인권 국가로 전락할 수밖에 없고 국가의 전면적 붕괴 상황이 올 것이고 그러면 2천만 이상의 비숙련 노동 인구가 중국으로 한국으로 유입되어 동북아시아는 큰 경제적 재앙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경영학 이대로는 안 된다
김 교수는 현대 자본주의의 위기는 경영학의 과도한 발전과도 깊은 관계가 있음도 지적하고 있다. 세계 체제의 위기는 금융자본주의의 위기이고 그 위기는 화폐 이론의 경영학적 발전인 금융공학의 과도한 편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MBA의 범람과 자본주의 체제 위기는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지적한다.
김 교수는 경영학은 전 분야에 걸쳐서 무분별하게 확대되어 사회 전체 나아가서는 세계 경제 전체에 큰 짐이 되고 있다고 본다. “금융공학도 결국은 경제학 거시 이론 가운데 화폐 이론이 경영학과 결합하여 생긴 부산물인데 이것이 결국 자본주의 패러다임의 위기를 초래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경영학은 다른 학문들과 같이 오랫동안 성숙되어 온 가치(value) 개념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때로는 수많은 사회적 문제들을 양산하기도 했다고 한다.
김 교수는 “오로지 효율성(efficiency)만 추구한 각종 경영 기법들과 인간 심리를 최대한 활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각종 마케팅 기법의 범람으로 인간 파괴와 노동의 소외, 쇼핑 중독이나 다단계 판매(multilevel marketing, 피라미드 판매) 사기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라고 한다. 특히 단군 이래 최대 다단계 사기 사건으로 꼽히던 JU 그룹 사건 피해액인 2조 1000억 원을 훨씬 웃도는 규모의 조희팔 사기극이 2004년부터 5년간 횡행하여 피해자는 3만여 명에 이르고 피해액도 4조 원대에 달했다. 김 교수는 “판매의 자유도 좋지만 이런 류의 마케팅 기법들은 경영학자들이 나서서 애당초 발을 들여놓지 못하도록 했어야 했다.”고 한다.
나아가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인 끝없는 유행을 만들고 소비를 부추기는 것도 경영학의 발달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한다. 김 교수는 “한국의 명품 국내 시장은 2010년을 기준으로 무려 5조 원대라고 하는데 이것도 단순히 젊은이들의 소비 성향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영학의 발전과 무관하지 않고 짝퉁 명품 시장은 무려 27조 원대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자동차와 가전제품을 팔아야 이것을 만회할 수 있겠는가?”라고 안타까워한다.
김 교수는 “이제 경영학은 무분별한 영역의 확대보다도 당분간은 지금까지 확산된 각종 이론들에 대한 성찰(省察)을 해야 할 시기이고 위대한 경영의 스승 테일러(Frederick Taylor, 1856~1915)의 정신으로 다시 돌아가 경영학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참되게 물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디지털 패러다임은 암울하다
나아가 김 교수는 현대 경제학은 디지털 재화의 등장으로 엄청난 파국을 맞고 있다고 주장한다.
디지털 시대는 돈이 새롭게 변신하여 기존의 화폐 이론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마디로 돈이 춤추고 있다. 돈의 범용성이 사라지고 기술압박 요인이 커져 가늠하기도 힘든 상태에 접어들었다. 또 디지털 국가가 등장함에 따라 국가의 통제력은 증가하는데 그 통제의 명분이 지속적으로 약화되는 현상 즉 ‘디지털 국가의 패러독스(Paradox Of Digital State)’가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는 상품이 지적재산권과 밀접하게 연관되면서 ‘사실상 표준화’(메타 상품)되어 상품이 정치화되고 괴물화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것을 김 교수는 사티로스와 프랑켄슈타인에 비유하고 있다.(382-396쪽)
디지털 재화의 등장으로 자본주의 체계의 핵심을 이루는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이 사라지는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노동 개념도 지식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새로운 ‘노동가치론’이 등장해야 할 시점이다. 디지털 시대도 축복이 아니라고 한다. 세계 대부분을 차지하는 민중의 삶은 나아지기 어려운데, 그것은 많은 저개발 국가들이 산업자본주의의 낙오자인 상태에서 다시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이중적 부담을 안게 되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디지털 미래는 암울하다고 진단한다. 선진국들은 그들의 미래의 이익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저개발 국가들을 활용하여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저개발 국가들은 산업적 디버전스(Divergence)가 심한 상태에서 다시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evide)를 감당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디지털 경제에 대한 책들이 범람하였지만, 그 이론서들은 경영학이나 산업공학 또는 정보통신공학을 한 연구자들이 대부분으로, 경제학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디지털 경제에 대한 분석을 시도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이 점과 비교하여 김 교수는 정통 경제학의 입장에서 디지털 경제를 냉정히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한국의 지식인 사회
김 교수는, 한국은 선진국에 진입한 나라로 보고 있다. 그렇지만, 세계 문제의 본질과 한국 문제의 본질은 다르다고 본다. 한국은 주변의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그것도 고려해야 하고 세계 경제의 주요국으로 성장해 왔기 때문에 이것을 유지해 가는 것도 한국인으로서는 중요한 문제이다.
김 교수는 “현재 한국의 경제 상황을 보면, 세계 경제 상황을 이대로 두는 것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상의 환경일 수도 있으니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될 일’ 수도 있다. 즉 저개발 국가들이 일정 수준의 빈곤 상황이 유지되면 한국에는 유리할 것이 분명하다. 그만큼 장기적으로 경쟁국들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지식인의 입장으로 돌아가 보면, 한국의 입장에서만 생각해서는 세계 평화를 운운할 수가 없다. 그리고 불평등이 심화되면 결국 그것이 부메랑(boomerang)으로 돌아오게 된다. 또 그렇다고 해서 세계 열강(列强)으로 둘러싸인 한국에서 세계 민중의 입장에 서는 것도 크게 부담스러운 일이다. 한국에서 ‘지식인으로 산다는 것’ 그래서 골치 아픈 일”이라고 하여 세계 체제에 대한 고뇌의 일단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저는 세계인이기 이전에 한국인”이라고 누차 강조한다. 그래서 “우리가 경제민주화를 한답시고 재벌을 해체해 버리면 이들은 결국 외국의 재벌 기업들에 의해 먹히고 만다. 그러면 집안의 도둑을 잡으려고 더 큰 외부의 도둑을 끌어들이는 꼴이 된다. 이것이 세계 경제라는 것”이라고 토로한다.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패러다임 분석
김 교수의 저작은 이데올로기와 사회과학 패러다임 전체를 관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제대로 분석된 적이 없는 디지털 경제에 대해서도 경제학적으로 체계적 분석을 시도하고 있다. 이렇듯 방대한 이론적 기반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부분적으로는 정교한 이론서들이 많았지만 이처럼 광범위한 사회과학적 이데올로기와 패러다임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예는 없기 때문이다. 또 대부분의 저작들은 좌파 또는 우파에 경도되어 어느 한 시각으로만 문제 해결을 도모하는데 김 교수의 이번 저작은 이데올로기와 패러다임에 대한 방대한 이론들을 총동원하여 현재의 이데올로기적 교착 상태를 해명하고 극복하려 한다는 점에서 세계인들이 주목해 볼 만하다.
그리고 대상이 되는 독자들도 국내에만 국한하지 않고 전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한국의 사회과학적 지평을 한 단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책을 출판한 도서출판 알렙의 조영남 대표는, “1980년대에 『전환시대의 논리』(이영희)가 풍미하였다면, 2010년대에는 『왜 자본주의는 고쳐 쓸 수 없는가?』가 새로운 전환 시대의 논리가 될 것”이라고 출판 동기를 밝혔다.
기본정보
ISBN | 9788997779260 |
---|---|
발행(출시)일자 | 2013년 06월 25일 |
쪽수 | 568쪽 |
크기 |
153 * 226
* 35
mm
/ 844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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