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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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석암은 부산에서 태어나 연천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내성적인 개구쟁이로 상상하기를 좋아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세상의 부조화에 괴로워하며 무상함을 느껴 출가를 했다. 산중 암자에서 각고정진(刻苦精進)을 하다 관음염불 속에서 마음의 눈을 떴다. 세상으로 다시 내려와 성태(聖胎)를 기르고 가꾸다가 교화의 원력을 세워 관음선원을 창건한다. 그 후 수행의 체험에서 얻은 내용을 글로 써내려가고 있다. <꽃피니 열매맺네>, <독송용 관음경>, <그대가 보살입니다>, <빛과 소리>, <반야심경의 진실>등 에세이와 경전해설서 등이 그 성과물이다. 저자는 자성관음(自性觀音)을 발현하는 관음선(觀音禪)을 제창하며 중생교화, 인재양성, 성불창조의 원력으로 오늘도 수행정진에 매진하고 있다.
목차
- 프롤로그
1부. 사랑합니다
2부. 고맙습니다
3부. 미안합니다
4부. 자각합니다
에필로그
책 속으로
“산속에서 무엇을 하세요?”
할머니가 간드러지게 묻는다.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무슨 공부를 하세요?”
“마음을 닦는 공부를 합니다.”
할머니는 신기한 듯 관심을 가지고 물었다.
“마음을 닦아서 무엇을 하려고요?”
해월이 대답한다.
“목동은 소를 다루고, 목수는 나무를 다루지요.”
“지혜 있는 사람은 자신을 다룹니다. 자신을 다루는 일은 무슨 일보다 중요합니다. 자신을 다루고 이끌지 못하면 고통 속에서 나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할머니는 얼굴을 약하게 씰룩거리며 다시 강하게 물었다.
“행복을 위해서 공부하는 것인가요?”
해월은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싶어졌다.
“맞습니다. 행복을 위한 것이지요. 한때 일시적 행복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영원토록 행복하기 위해서… 거친 나의 마음을 잘 다루고 이끌어서 자아를 완성시키는 일입니다.”
다시 말을 이어 갔다.
“자아를 완성시킨 마음으로 이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켜 모두가 행복하고 평화스럽게 살기 위해서입니다.”(20p)
*_______________________
아버지는 간병인에게 전혀 도움을 주지도 않았다. 기저귀를 갈라치면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고 만다. 기저귀 차는 자체를 싫어하는지도 모른다.
한번은 똥 기저귀를 갈다가 심하게 몸을 요동치는 것이었다. 어쩌면 인생은 가기 싫어하고, 하기 싫어하는 상황으로 흘러가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을 해내고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참된 어른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침대시트와 환자 옷과 몸에 똥이 범벅이 된다. 해월의 손과 얼굴에도 똥으로 화장을 한 사람처럼 파편이 낭자하다. 역겨운 똥내가 코앞에서 질러댄다. 물티슈로 얼른 닦아내고 잘 움직이지 못하는 아버지를 억지로 목욕시키고 앉혀 드렸다.
정말 힘든 사람처럼 해월은 힘없이 축 늘어져 고개를 떨어뜨린다.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다가 하염없이 흘러내린다. 강원도 토굴에서와 마찬가지로 누구하나 도와주는 사람이 없었다.
‘이것이 내 인생의 수수께끼란 말인가?’
시간이 지나 갈수록 코앞에서 진동하는 병원의 약품냄새 때문에 현기증이 일어나고, 무릎이 아파왔다. 스트레스와 피로가 쌓여 눈을 잘 뜨지 못하고 침침해져 희뿌옇게 보였다.
점점 지쳐간다.
간병 일이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처럼 느껴졌다.
‘붓다는 이 세상에서 간병하는 일이 가장 큰 복을 짓는 일이라고 했다.’
복을 짓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막상 실천에 옮기는 일은 여러 번민에 휩싸일 때도 있었다.
어느 때는 바닥에서 자유롭게 기어 돌아다니는 개미가 부러웠다. 시골 똥통 속에 빠져 헤엄을 치는 개구리가 신선처럼 생각되었다. (32p)
*_______________________
여자 간병인을 그들은 여사님이라고 부른다. 여사님들과 한 병실에서 생활하는 것은 해월에게는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특히 세면대와 샤워장이 같이 붙어있는 화장실을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해월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총각이라 여자들과의 공동화장실 사용이 무척 쑥스러운 것이 사실이었다. 얼마 전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들이 아직까지 해월의 머리를 떠나지 않고 있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저녁일과를 마치고 화장실을 사용하려고 무심히 화장실 문을 열고는 그 안에서 벌어진 상황이 무척 당황스러워 깜짝 놀랐다. 마음속 깊이 잠재되어있던 원초적 본능이 고개를 들어 그를 괴롭혔기 때문이다.
그저 아무생각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가려고 하는 찰나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그의 눈에 선명하게 보이는 것은 하얗고 풍만한 여인의 전라가 펼쳐진 나체였다.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긴 지는 모르겠으나. 샤워하러 들어간 젊은 여사님이 실수로 문을 잠그지 않았고, 샤워에 열중하는 매끄럽고 부드러운 여인의 탐스런 육체를 본의 아니게 보게 된 것이다.
탄력이 넘치는 은빛 테두리의 터질 듯한 가슴과 짙은 분홍색의 젓꼭지는 난생 처음 보는 여인네의 육체였다.
순간적으로 거무스름한 사타구니의 모습들이 눈에 들어온 순간 해월은 심장이 미어터질 듯한 강한 압박감을 느꼈다.
세포들이 순식간에 내면을 등진 채, 거대한 힘을 받으며 밖으로 튕겨져 나가빨가벗은 여인을 안고 싶어했다. 몸은 뜨거워져 갑자기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여인도 당황한 듯 얼떨결에 짧은 외마디 비명을 질러댔다.
얼른 문을 닫고 정신없이 커튼이 쳐진 간이 침상에 안아 불규칙한 호흡을 가다듬으며 염불을 힘차고 빠르게 외웠다.
“관세음보살…”
해월은 성인 여자의 전라의 몸매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흔치 않은 동정남이었다. (44p)
장좌불와에 들어간 지 한 달 만에 지독하고 무서웠던 수마와 싸워 잠을 항복받았다. 수행자 해월은 지극히 고요한 상태에 들어간다. 번뇌 망상을 만들어 마음 안으로 집어넣으려 해도 지극히 고요한 평화는 곧 번민을 흡수해 평화를 노
출판사 서평
마음과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구도(求道)소설
시골 고향집. 어린 시절 아이들이 모여 놀았던 그곳을 중년의 나이에 우연하게 서있었다.
저자 석암스님(양구 관음선원장)는 출가하여 수행자의 길에 들어서서 나름 얻은 수행의 증표에 따라 마음의 행복과 평화를 즐기고 있을 때였다.
아이들이 왁자지껄하게 떠들던 삼각 교차로 골목길에서 정말 뜻밖의 일을 만나게 되었다. 초등학교시절 삼총사라고 불리던 두 명의 친구들을 차례로 만나게 된 것이다.
삼총사는 다른 아이의 부러움을 사며 깊숙한 우정을 느끼고 친하게 잘 지냈었다. 그 개구쟁이 착하던 어린이들이 중년의 나이에 한참 뛰어놀았던 그 장소에서 잠깐의 사이를 두며 스쳐가듯 만난 것이다.
세속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사는 한 친구는 몸과 마음이 지쳐보였다. 한 친구는 군대에서 사고가 나서 불편한 몸을 이끌고 있었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세 사람은 다시 자신의 인생길로 들어서 걸어갔다.
그 삼거리 골목길에서 따스한 햇볕을 맞으며 잠시 회상한 저자는 수행자의 삶을 선택한 것이 잘한 일이라고 다시 한 번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자는 고지식하게 착한 아이였다. 그저 조용하고 착한 아이이기에 친구들과 놀기를 좋아하는 개구쟁이였다.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이 온실에서 키운 식물처럼 한계의 둘레를 치며 발전 없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획기적인 인생의 변환점이 찾아왔다. 그것은 출가였다. 인생에 확고한 스승도 없었고 삶의 올바른 지침이 없는 그에게 출가는 큰 용광로 같은 담금질의 길이었다. 찬란한 보석과 금이 용합되어 살아 꿈틀거리는 빼어나고 훌륭한 금속으로 다시 태어나기위해 지금도 용광로 속에서 담금질을 해댄다.
수행자의 길을 걷는 중. 어느 순간 저자에게 닥친 이 삶이 지금의 인생뿐만 아니라 까마득히 오랜 옛날부터 걸어온 자신의 길이라는 사실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동안 수행의 체험에서 오는 환희의 경험과 상상을 하나의 소설로 만들어 내놓고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소설 군야>는 픽션과 논픽션으로 구성되어있다. 한 수행자가 깨달음의 마지막 한 고개를 넘기 위해 지구에 내려와 고난과 고통을 받아들이며 수행해나가고, 마침내 자성관음(自性觀音)을 발현하여 깨달음을 이루고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려고 하는 대원력을 가진 수행자 해월을 그려나간 것이다. 그것은 바로 저자의 꿈이기도 하였다.
인생이란 굴곡이 많은 일대사에 마음을 수행하는 일은 예와 지금, 그리고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세상이 만들어진 이래 가장 획기적이고 창조적인 일이다. 격동이 넘실거리며 일렁거리는 세상이 무너진 이후에도 없어지지 않는 뜻깊은 일일 것이다.
소설을 써 내려가면 때론 원색적인 단어를 써야 할 때도 있다. 스님이란 신분으로 원색적인 단어를 쓰기엔 민망할 때도 있었고 과연 원색의 단어를 선택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도 들기도 하였다.
문학예술에 발을 들어놓은 시점에서 저자는 망설일 여유가 없었다. 문학예술의 엉뚱하고 심오한 단어가 부처님의 살아있는 활구(活句)설법으로 다가왔고 크나큰 허물이 없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수행문에는 어려운 관문과 조금은 쉬운 관문이 있다. 저자는 관세음보살의 일심칭명(一心稱名)을 통해 자성관음을 깨닫는, 조금은 쉬운 수행을 보살심을 가지고 있는 해월을 통해 그려나가고 싶었다.
일심칭명의 염불법문이 비록 쉽다고 하지만 그 궁극의 경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원효성사의 일심사상도 이 일심칭명의 법문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심칭명을 통해 격동하는 우주의 활동과 끝도 없이 이어질 대우주의 비밀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저자는 구도의 길을 해월스님을 통해 대리만족과 성취감을 느끼고 미래를 내다보려고 하였을지 모르겠다. 한 수행자가 열심히 정진하여 그 깨달음으로 세상을 교화하여 아름답게 장엄시키는 일은 당연한 일이며 나라와 부모님 그리고 부처님의 빚을 조금이나 갚는 길이라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97188574 |
---|---|
발행(출시)일자 | 2014년 06월 20일 |
쪽수 | 248쪽 |
크기 |
150 * 210
* 17
mm
/ 378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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