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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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김주호
목차
- 목차
● Works
08 .... 사람사이
42 ..... 생생생각
64 ..... Steel Drawing
76 ..... 열받는다
96 ..... 따라 웃어본다
110 ....사랑 만들기
128 ....벤치가
142 ....생생풍경
156 ....책
168 ... 돋보인다
● Text
58 ..... 김주호의 통筒과 통通의 세계 ...............김진하
94 ..... 작가노트 : 지금 여기 .............................김주호
154 .... 작가노트 : 우연한 발견 ........................김주호
180 .... Kim Joo-Ho’s World of Cylinders Triggering Communication
........... by Kim Jin-Ha
186 ...... 프로필
책 속으로
김주호의 작업은 이런 절연이나 폐쇄성을 넘어 열림과 소통을 지향하며 진행되어왔다. 닫힌 삶의 조건이나 현상, 현대미술의 일방적 독주에 대한 일종의 역설paradox이기도 하다. 젊은 시절 김주호가 맞닥뜨린 현대미술의 관객을 소외시키던 절대적 진행방식과 달리, 그는 늘 사람과 사람사이 사람과 미술사이 교통할 수 있는 방식과 문맥에 집중해 왔다. 소재는 주변의 이웃이었고, 형식은 극도로 단순한 조형이었다. ….. 과거 나는 그에 대한 글을 쓰면서 그의 작업형식과 어법을 '수직의 해학, 여유의 미학'이란 구절로 비유한 적이 있다. 그만큼 그가 제시한 인체는 직립의 앞뒤가 납작한 둥근 원통圓筒으로 간단하다. 그 원통은 그러나 작품의 내외곽을 연결하는 입을 통해 안팎의 공간이 상호 교차하는 구조를 가진다. 그러니까 인체(원통)의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구강구조는 여러 가지 조각 재료 중에서 흙을 손으로 말아 올리며, 그 자체가 직접적 작품이 되는 질구이테라코타방식이 유일하다. 이 筒으로부터 손과 팔처럼 외부공간으로 확산되거나, 구강구조를 통해 원통의 내부로 진입하는 공간구조는 그 형태의 단순성을 극복하며 김주호의 조각이 재미있고 아기자기한 형상과 캐릭터를 구축하게끔 한다. 아마도 김주호 질구이 작업의 최대 매력이 이것일 터인데, 최근 작업에서는 더욱 입모양의 변화를 통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거기에 정면성正面性과 사람의 움직임을 최소한으로 줄인 무동성無動性이 있다. 이점은 지금도 여전하다. 주제를 강화하기 위한 팔이나 입의 움직임이 더 강조되기는 해도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 수직의 직립성이 그 기본형을 이루고 있다. 소박한 사람들의 모습을 소박한 재료인 황토로, 소박한 형태로 일일이 말아 올린 질구이 기법과 붉은 테라코타의 자연색은 그야말로 원초적이다. 복잡한 기법이나 도구, 특이한 어법語法조차 필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런 간단한 형식의 이면에 작가 김주호만의 독자적인 조형에 대한 사유가 숨어있다. 대학시절과 젊은 시절 서양현대조각에 대한 교육을 받고 습작기를 보냈지만 궁극적으로 그가 찾으려 한 조형의 뿌리는 우리 안에 내재된 전통과 정서에서였다. 그의 작업노트에 나타난 대로 로뎅과 브랑쿠지 할아버지보다는 운주사의 민중들에 의해 만들어진 석불과 같은 민중적 형식, 그들의 기원祈願과 해원解寃의 진실한 마음을 그의 작품을 구성하는 조형의 근본과 작업동기로 상정한 것이었다. 당연히 작가의 눈은 그의 곁에서 함께 살고 있는 이웃을 향했고 자신의 삶과 똑같은 그들의 웃음과 눈물과 기쁨과 슬픔을 조각에 구현해 낸 것이었다. 이 때 작업의 대상인 이웃들과의 소통에 대한 적극적인 입장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고, 그 소통을 위해서 김주호는 좀 더 쉬운 언어, 좀 더 쉬운 기법, 좀 더 쉬운 조형을 구축하고 표출해 온 것이다. … … …
각 작품의 명제들은 대화체와 의태어, 의성어처럼 쉽고 일상적이며 명료한 어휘들이다. 제목을 통한 접근이 쉽다는 건 이런 작품과 명제가 지향하는 것이 바로 우리들 모두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 소통에서의 오차나 편차가 작아서다. 작가라는 특수한 입장과 평범한 관객이 삶에서 느끼는 보편성이 공통분모가 되기 때문에 거기에서의 소통은 아포리아처럼 어긋나지 않고 정확한 편이다.
김주호의 작업은 상당부분 테라코타가 중심이다. 종이나 캔버스에 가볍게 드로잉도 있고, 목조, 석조, 일상에서 쓰이던 나무 등 다양한 재료들로 구성된다. 거기에 근래엔 플라즈마 절단기로 오리고 휘어서 만든 철판조각도 새롭게 선보였다. 철판에 플라즈마로 드로잉한 것과 캔버스에 아크릴로 드로잉한 점만이 다를 뿐 같은 시각과 개념으로 이루어진 작품들이다. 테라코타와는 다르게 평면적으로 인지한 소재들의 특성을 빠르게 시각화 시킨 작품들이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그것처럼 직접성을 띤 원시적Primitive표현법은 테라코타의 원통과는 외관상 차이가 있지만 공간의 '빔空'과 '공명共鳴'이라는 조형적 모티프는 마찬가지다. 그리고 모두 김주호 특유의 천진난만한 표현법과 해학으로 익살스런 골계미滑稽美를 보여준다.
거기에 우리들의 삶을 여유와 아이러니로 바라보는 김주호만의 시선이 있다. 그리고 이런 내용과 형식의 근원적인 지점에 입체든 평면이든 사물의 속을 비워버리며 울림의 구조를 갖는 '筒'과, 작가, 미술, 관객을 넘나들며 소통하려는 '通'이 있다. 김주호에게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한 인간으로서 세계를 보는 맑은 시선과, 그에 걸 맞는 조형어법의 구축, 그리고 이를 지속적으로 밀어붙이는 뚝심. 나는 거기에서 작은 이익 때문에 자신의 이념을 버리며 닳고 약아가는 요즘의 화단 사람들과는 다른 한 작가의 인간적 진실성과 정직한 표현성을 만나고 있다. 자신의 인생을 담는 미술.
출판사 서평
출판회사 헥사곤의 한국현대미술선 <김주호>편. 경기도 강화에 자리잡은 작가의 입체 조각 세계를 조감한다. 질구이, 철판, 돌, 나무 등 질료에 구애받지 않고 표현되는 세상의 모든 것이 투영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출판회사 헥사곤의 <한국현대미술선>은 한국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조감하기 위해 마련된 작품집이다. 이미 발행된 <이건희>, <정정엽>, <박형진>에 이어서 <김주호> 편이 발행되고 이어서 <송영규>, <방명주>, <박소영>, <김진관>, <김선두>, <정영한> 편이 편집 작업 중으로 곧 독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김주호 작가의 작업실을 찾아 강화도를 처음 찾은 날 그의 작품들과의 만남은 우선 즐거움이었다. 낯설지 않음으로 다가와서 옆에 털석 앉는 작품들의 이미지. 내가 다가가기 전에 이미 작품들이 옆으로 다가와 우리들이 나누는 이야기에 끼어드는 느낌이었다. 예술은 늘 삶의 경계보다 조금 앞서가야 한다는 강박증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가까이에서 지금 우리들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대상이라는 것이 처음엔 신기했다. 근엄하게 거리를 두고 앉아서 접근을 사양하는 듯한 작품들만 보아온 내 탓이긴 하겠지만… 좌우간 그의 작품들은 그 이후 책을 만들어가는 과정 내내 언제라도 가까이 와서 얘기하자는 듯한 유혹(?)을 그만두지 않았다. (조기수)
기본정보
ISBN | 9788996642954 | ||
---|---|---|---|
발행(출시)일자 | 2012년 05월 31일 | ||
쪽수 | 192쪽 | ||
크기 |
223 * 152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한국현대미술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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