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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경향신문 > 2012년 3월 4주 선정
작가정보
저자(글) 김정준
저자 김정준은 1992년 연세대를 졸업하고 LG에 입단했다. 이듬해 허리부상 때문에 은퇴한 뒤 본격적으로 전력분석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03년 SK 전력분석원으로 입단했고 같은 해 삿포로에서 열린 아테네올림픽 예선과 2006년 WBC 국가대표팀에 참가했다. 그에게는 늘 두 가지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야신 김성근 감독의 아들, ‘전력분석’ 분야 대한민국 일인자라는 타이틀이 그것이다. 김성근 감독과 함께한 4년 반 동안 아버지 못지않은 열정과 전력분석이라는 전문 분야에 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 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하며 강팀의 시스템을 견고하게 구축했다. 팀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상대의 장점을 무력화시키는 치밀한 전력분석 데이터를 적용해 지지 않는 야구, 승수보다는 패수를 관리하는 야구, 싸우기 전에 이미 팀이 승리를 확신하도록 만드는 ‘지지 않는 팀’을 만들었다. 야구를 통해 얻은 것을 야구를 통해 베풀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갖고 있다. 야구를 보는 것을 넘어 널리 알리고 싶어 한다. 2012년 SBS ESPN 해설위원으로 야구팬들과 만난다. 공저로 <야구멘터리 위대한 승부>가 있다.
저자(글) 최희진
저자 최희진은 2003년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해 경향신문에 입사했다. 사회부와 국제부, 체육부, 여론미디어부 등을 거쳤다. 시즌 개막과 함께 새해가 밝아오고 시즌이 끝나는 날 한 해가 저문다고 생각하는, 지극히 평범한 야구팬이다. 체육부 시절 기자로서 야구장을 드나들었던 것은 아직도 가슴 뛰는 소중한 기억이다. 현재 국제부에서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을 기원하며 국제 정세에 관한 기사를 쓰고 있다.
목차
- Intro 힘드니까 하는 거다. 그게 김성근이다
Prologue SK에 남은 인생을 바치겠다
scene 1. 두산전, 무장해제
‘철의 장막’이 걷힌 SK
느슨해진 ‘김현수 시프트’
김동주에게 던진 몸쪽 직구
scene 2. 투수는 팀의 기본
에이스가 없어도 ‘벌떼’로 막는다
투수를 키운 건 8할이 정성
미래를 준비해야 근심이 없다
투수를 모르면 이길 수 없다
잘 던질 때 교체한다
scene 3. 지도자는 아버지다
평범한 SK를 최고의 팀으로
올림픽에서도 통한 한국 야구
리그의 경계 대상 1호
이길 때까지 편히 앉아본 적 없었다
4년간의 우승 후유증, 위기의 SK
scene 4. 구단과의 대립
감독과 사장, 미묘한 갑을 관계
SK는 왜 야구팬들에게 미움을 받나
우승을 해도 즐겁지 않다
요즘은 왜 특타를 안 하나
scene 5. 지옥훈련
안 되면 되게 하라
훈련한 게 억울해서 질 수 없다
후보 선수를 승리의 영웅으로
SK 타선의 현주소
scene 6. 공 한 개가 곧 시즌이고 인생이다
롯데엔 지고 싶지 않다
1球2無 vs No fear
SK 벤치의 로이스터 야구
롯데에는 있어도 SK에는 없는 것
scene 7. 미래 전략, 리빌딩
전력이 강할 때도 전력을 보강한다
SK를 구한 이적생들
승리와 함께 가는 리빌딩
박현준은 SK의 미래였나
scene 8. SK 전력의 절반, 포수 박경완
박경완은 1루로 뛰지 마라
추종을 불허하는 경험과 지략
사람의 마음을 읽는 포수
정상호의 7연패
scene 9. 타순과 대타
대타, SK 공격의 묘미
감독을 원망했던 김재현
야구 몰라요
scene 10. 재미있는 야구는 이기는 야구다
야구 감독이 준수해야 할 윤리강령
SK 야구, 아는 만큼 보인다
1회 말, 3번 타자의 희생번트
scene 11. 찬란한 유산
김광현의 투구 폼에 손대지 마라
에이스를 위해 승리를 포기하다
뚝심으로 키운 ‘유격수’ 정근우
정우람, SK 불펜의 완성품
에이스를 활용하는 법
scene 12. 감독의 야구
감독의 야구, 선수의 야구
우승하려면 코치들의 힘이 필요하다
감독은 흐름을 조정하는 사람
실책으로 놓친 2위 기회
scene 13. 정규시즌 우승
하늘도 SK를 돕는다
어려울 때일수록 강해야 한다
SK 잔칫날이 된 양준혁 은퇴 경기
정규시즌 3위로 끝마친 2011년
scene 14. 한국시리즈
한국시리즈, 준비가 성패를 좌우한다
이기고자 하면 지지 않았다
팀에 자신감을 심어줄 슬로건이 필요하다
배터리 간의 전함과 통함한국시리즈 필승 전략
한국시리즈 필승 전략
Epilogue 그의 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책 속으로
scene 1. 두산전_ 무장해제
두산과의 이날 경기는 2012년 SK 야구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 보여주는 예고편이었다. 지난 5년간 SK를 지배했던 ‘모든 경기에서 기필코 승리해야 한다’는 불문율은 관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야구를 대하는 SK 벤치의 자세는 ‘이겨야 하는 야구’에서 ‘질 수도 있는 야구’로 변했다. 두산은 SK의 무장이 해제됐다는 것을 알아차린 첫 번째 팀이었을 뿐이다.
scene 2. 투수는 팀의 기본
마운드 위의 투수가 자기 기량의 최대치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면 감독은 교체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투수 한 명이 계산대로 제 몫을 하지 못할 때 워낙 여러 명을 동원하다보니 SK는 투수 교체가 잦았다. ‘투수를 그렇게 자주 바꾸면 선수가 자신감을 갖고 자기 공을 던질 수 있겠느냐’는 지적도 있었다. 벌떼야구는 김 감독이 구축한 투수 운영 시스템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빈번한 투수 교체를 비난하는 오명이기도 했다.
scene 3. 지도자는 아버지다
김성근 감독은 2006년 6위로 정규 리그를 마친 SK의 마지막 경기를 현장에서 관전했고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도 봐뒀다. SK 전력에 대한 진단은 이미 나와 있었다. “지금까지 맡았던 팀 중에서 최악이야. 이 선수들을 데리고 어떻게 야구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 기존의 팀을 해체하고 밑바닥부터 재건하려면 훈련 또 훈련 외엔 방법이 없었다.
scene 4. 구단과의 대립
김성근 감독과 SK 선수들은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성적을 기록해도 경질될 수 있는 게 야구 감독이다. 2010년 삼성에 준우승을 안겼던 선동열 감독이 그랬고, 그 삼성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던 김성근 감독이 그랬다. 야구단은 야구를 하는 곳이고 야구는 감독과 선수가 빚어내는 작품이지만, 감독은 구단과의 갑을 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scene 5. 지옥훈련
지옥훈련의 육체적 고비를 넘긴 선수들에겐 정신적으로 새로운 지평이 열린다. 수도자들이 몸을 고단하게 하는 수행을 통해 영성에 이르듯, 선수들도 혹독한 훈련을 통해 승부 앞에서 물러서지 않는 프로 정신을 체득하는 것이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흘린 땀방울은 완벽한 야구를 만든다. 완벽한 야구, 그것이 김성근 감독의 야구고 SK와이번스의 야구였다.
scene 6. 공 한 개가 곧 시즌이고 인생이다
화끈한 공격의 팀인 롯데는 세밀한 수비의 팀인 SK와 자주 비교됐다. 롯데는 10점을 뒤지고 있어도 언제든 역전할 수 있는 팀으로 보였고, SK는 1점을 먼저 뽑고 나면 상대에게 한 점도 허용하지 않는 팀이란 인상이 있었다. 야구팬들이 한쪽은 적은 훈련, 다른 쪽은 지옥 훈련을 하는 팀으로 여긴다는 점에서도 서로 색깔이 달랐다.
출판사 서평
이 책은 단순히 아버지를 향한 존경과 애정을 고백하는 아들의 연서가 아니다. SK 전력분석코치의 눈으로 본 김성근 야구에 대한 해설서이자, 후배 야구인이 야구감독 김성근에게 바치는 헌사다. 그리고 2011년 8월 18일 이후 SK 야구에서 김성근 감독의 흔적이 지워지는 과정에 대한 증언이기도 하다.
김성근 감독은 2006년 10월 15일부터 2011년 8월 18일까지 SK 와이번스와 함께했다. 하지만 이 책의 첫 장은 김 감독이 해임된 후의 경기인 2011년 8월 23일 두산전에서 시작한다. 이 경기에서 김성근 감독은 부재不在로써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있었다. 그의 빈자리는 그가 SK 야구에서 차지했던 위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SK와이번스 전력분석팀의 핵, 김정준 코치가 말하는
나의 아버지 김성근과 SK와이번스
SK 와이번스가 김성근 감독을 전격 경질한 2011년 8월 18일, 코치 5명이 김 감독과 함께 SK를 떠나기로 했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모두 ‘김성근 사단’으로 꼽히던 사람들이다. 감독과의 불화가 절정에 달했던 그날, SK 구단은 단장의 입을 통해 김성근 감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그러나 사표를 쓴 코칭스태프 명단에 김성근 감독의 아들인 김정준 코치의 이름은 없었다.
김정준 전 SK 전력분석코치는 아들이자 후배 야구인, 또 SK 와이번스 팀의 일원으로 김성근 감독을 지근거리에서 보고 겪었다. 김성근 감독의 야구 이론과 철학을 정리하는 일에 그만한 적임자는 없다. SK에서 김정준 코치는 아들이라기보다 그를 가장 바르게 직시하는 사람이었고, 훌륭한 조력자이면서 보호자였다.
이 책은 김성근 감독이 재임하던 시기의 SK와 그가 해임된 후의 SK를 교차시켜 대조하는 방식으로 김 감독의 철학과 신념, 투수 로테이션 이론, 타순 작성법, 선수 육성과 관리론, 팀 리빌딩 원칙, 경기 전술 등에 대해 서술했다. 또 이해를 돕기 위해 때로는 두산, 롯데, LG 등 다른 팀의 야구와 비교했다.
SK 야구를 따라다니던 온갖 수식어의 진실을 밝히는 데도 지면을 할애했다. 김성근 감독이 ‘벌떼야구’를 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 에이스 김광현에게 147구를 던지게 했던 ‘혹사’의 진실, ‘재미없는 야구’라는 비난에도 희생 번트 사인을 낸 이유 등이 담겨 있다. 김성근 감독이 박경완에게 보낸 무한한 신뢰, 취임 첫해 김재현과의 갈등, 김광현에 대한 각별한 애정 등 선수들과의 일화도 적었다. SK가 2007, 2008, 2010년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비결에 관해서는 당시 전력분석팀이 사용했던 자료를 바탕으로 설명했다.
SK 와이번스와 함께한 1769일간의 치열한 기록
김성근 감독은 2006년 6위로 정규 리그를 마친 SK 와이번스의 마지막 경기를 현장에서 관전했고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도 지켜봤다. “지금까지 맡았던 팀 중에서 최악이야. 이 선수들을 데리고 어떻게 야구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 김 감독이 부임하던 당시 SK는 갖고 있는 것보다 앞으로 갖춰야 할 것이 더 많은 팀이었다.
그는 훈련에 앞서 선수의 영혼부터 휘어잡는다. 철저한 기본기 훈련과 동기부여로 투사를 만든다. 김성근 감독의 이러한 결기는 SK에서 드디어 우승으로 꽃을 피우게 된다.
그는 2006년 6위로 시즌을 마감했던 SK를 2007년 일약 우승팀에 올려놓으며 SK왕조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을 쐈다. 그리고 창단 뒤 우승이 없던 SK를 임기 4년 반 동안 세 차례나 한국시리즈 정상에 세웠다. 추종을 불허하는 경험과 지략으로 지난 5년간 5번의 한국시리즈 진출과 3번의 우승이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세웠고, 야구 불모지 인천에 100만 관중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그간 알게 모르게 쌓여온 구단과의 마찰은 감독의 일방적인 해임이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SK 구단은 ‘이기는 야구’의 치열함이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막걸리 냄새 나는 야구를 하고 싶다”고 했고 “우승을 해도 즐겁지 않다”고 했다.
감독이 져야 할 가장 무거운 책임은 패배에 관한 것이다
‘재미없는 야구’는 김성근 감독 임기 동안 SK를 따라다녔던 꼬리표다. 기자들은 SK의 ‘스몰볼’을 비판하는 기사를 썼고 팬들은 인터넷 게시판에서 편을 갈라 SK 야구가 과연 재미있는지 논쟁했다. 2000년대 후반 한국 프로야구에서 팬들이 이토록 지속적이고 열정적으로 토론했던 주제도 드물 것이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은 번트 야구와 잦은 투수 교체에 대한 비난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으면서도 자신의 소신을 고수했다.
‘이기는 야구’와 ‘재미있는 야구’가 결코 양립할 수 없어 어느 한 편을 선택해야만 하는 가치라면, 김성근 감독의 결론은 전자다. 야구 감독이 준수해야 할 윤리강령이란 게 있다면 첫 번째 조항은 단연 팀의 승리다. 감독이 져야 할 가장 무거운 책임은 패배에 관한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위기가 찾아오기 전 위기를 방지하는 야구, 상대에게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주지 않고 항상 SK를 넘볼 수 없는 팀으로 여기게 만드는 야구, 경기를 하기 전과 하는 도중 상대가 꾸준히 패배의 공포를 느끼게 하는 야구를 하고 싶었다. 완벽한 야구, 지지 않는 야구, 끝끝내 최선을 다하는 야구, 그것이 김성근 감독의 야구고 SK와이번스의 야구였다.
그의 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독립리그팀 감독 김.성.근. 지난해 초대감독으로 취임한 고양 원더스는 이제껏 맡았던 팀들과 많이 다르다. 고액연봉이나 이름 있는 선수도 없다. 신인 지명에서 탈락하거나 8개 프로구단에서 방출된 선수로 이루어진 외인구단이다. 무엇보다 가고자 하는 목표가 다르다.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꿈을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을 프로에 진출시키는 것이 가장 큰 숙제다. 어쩌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과 각도로 접근해야 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야구가 재미있고 좋다.
김성근 감독은 6개 구단을 거치며 12번 경질됐다. 하지만 그에게 야구는 삶의 전부였다. 혈연, 지연, 학연 없이 그는 오직 야구로만 승부했다. 승수보다는 패수를 관리하는 야구,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는 스타플레이어 없이도 최고의 팀을 만들어내는 리더십, 싸우기 전에 이미 팀이 승리를 확신하도록 만드는 놀라운 지략으로 ‘지지 않는 팀’을 만들었다.
사람들은 그를 두고 야신, 냉철한 승부사, 약팀을 강팀으로 만드는 한국 야구의 살아 있는 신화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김성근 감독 자신은 ‘잠자리 눈깔’이라는 별명을 더 좋아한다. 감독은 전후좌우를 볼 수 있는 잠자리처럼 여러 선수들을 세세하게 살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표면적으로 보면 세 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통해 소위 ‘김성근 야구’는 완성됐다고 볼 수 있다. 『김성근 그리고 SK 와이번스』는 지난 5년간 SK에서 일궈낸 김성근 감독의 야구사를 정리한 유일한 책이다. 더불어 갑작스런 해임 사태를 통해 벌어졌던 일련의 과정들에 대해, 또 SK 야구에 대한 진실과 오해에 관해 가장 객관적이고 실체적으로 조명하는 책이 될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scene 7. 미래 전략, 리빌딩
특정 선수를 차기 4번 타자로 점찍고 줄기차게 4번 타순으로 출전시킨다고 해서 선수가 절로 4번 타자 감으로 성장하는 게 아니다. 선수를 키우려면 경기의 어느 시점에 넣고 뺄 것인지, 기술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은 어디인지, 선수가 좌절할 때 어떻게 위로하고 자신감을 심어줘야 하는지까지 관리해야 한다.
scene 8. SK 전력의 절반, 포수 박경완
야구에서 포수는 투수와 함께 수비의 핵심을 이룬다. 공을 던지는 건 투수지만 대부분의 구종과 코스를 결정하는 건 포수다. 특히 투수들 열에 아홉이 포수가 내는 사인대로 공을 던지는 한국 리그에선 포수의 역량이 팀의 승패를 좌우할 만큼 그 비중이 절대적이다. 그래서 우승팀은 리그 최고의 포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포수를 딛고 올라설 더 좋은 포수를 찾기 위해 트레이드 시장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scene 9. 타순과 대타
상황에 따라 선발과 대타를 나누고 라인업을 수시로 손질했기 때문에 SK의 타순은 날마다 새로웠다. 정근우 정도가 1번에서 고정적으로 쳤고 정해진 테이블 세터와 클린업 트리오가 따로 없었다. 전날 홈런을 쳤던 선수가 다음날 벤치 신세를 지는 일도 SK에선 대단한 사건이 아니었다.
scene 10. 재미있는 야구는 이기는 야구다
감독의 직무유기와 선수들의 실책이 많은 경기가 재미있다면 SK 야구는 재미없는 야구가 맞다. 김성근 감독의 야구는 상대에게 헛된 희망을 주지 않는, 무자비한 야구였다. 무사 1루 주자가 2루로 뛰지 못하면 번트로 득점권에 보냈고, 투수가 흔들리는 낌새를 보이면 즉시 교체해 분위기가 넘어가는 것을 차단했다. 수비 시프트로 타구가 지나가는 길목을 지켜 아웃카운트를 늘렸고, 실책을 저지른 야수는 경기 후 훈련을 시켜 실책이 반복되지 않도록 단속했다.
scene 11. 찬란한 유산
김성근 감독은 투수들의 투구 폼에 문제가 있을 경우 바로 수정해주는 편이지만 김광현은 예외였다. 그가 보기에 김광현은 장차 국가대표가 될 재목이었다. 좋은 자질을 타고난 선수를 함부로 건드리는 일은 삼가야 한다. 김 감독은 선수가 가진 장점을 샅샅이 살펴보기 위해 2007년 전반기가 끝나갈 때까지 투수코치들한테 “김광현에게 손대지 말라”고 지시했다.
scene 12. 감독의 야구
영어에서 감독을 뜻하는 단어는 ‘코치’지만 야구 감독은 ‘매니저’라고 부른다. 야구 감독은 엔트리 구성부터 선수 육성, 세부적인 작전 지시까지 선수단 운영 전반을 관리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감독은 야구단 사장과 단장이 침범할 수 없는 권한과 영역을 가지고 있다. 권한을 가진 자에겐 책임이 뒤따른다. 감독이 져야 할 가장 무거운 책임은 패배에 관한 것이다.
scene 13. 정규시즌 우승
시즌의 연패(連?)를 등산에 비유한다면 우승이란 한 번 할 때마다 배낭에 돌 하나씩을 더 얹고 정상을 향해 오르는 일과 같다. 1위 팀은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지만 현상 유지에 만족해서는 제자리를 지킬 수 없다. 안주하는 순간 금세 덜미를 잡힌다. 우승팀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 전진해야 한다. 새로운 등정로를 발견한 팀만이 연패할 수 있다.
scene 14. 한국시리즈
한국시리즈는 한 시즌 동안 해왔던 모든 것들이 집약되는 시기다. 한국시리즈 최고의 준비는 싸우기 전에 이미 팀이 승리를 확신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김성근 감독의 ‘SK 왕조’ 마지막 한국시리즈가 되어버린 2010년의 한국시리즈는, 이렇게 최고의 준비 속에서 최고의 결과를 얻어낸 것이다. 김 감독이 끊임없이 추구했던, 절대적인 힘을 가진 ‘지지 않는 팀’이 마침내 2010년 한국시리즈에서 완성됐다.
기본정보
ISBN | 9788996628729 |
---|---|
발행(출시)일자 | 2012년 03월 20일 |
쪽수 | 360쪽 |
크기 |
148 * 205
* 30
mm
/ 584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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