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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윤인철은 충남 홍성 광천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직접 손으로 전통 교자상을 짜시는 장인이었습니다. 매일 저녁, 나무에서 나온 대패밥을 한 포대 가득 채워 작은 어깨에 이고 오는 아버지를 쪽다리 둑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며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저 멀리 노을을 등에 지고 ‘철거덕 철거덕’ 거리며 지나가던 적막의 기차소리. 그리고 혼자 된 시간, 외로움과 잡다한 사색과의 동행! 그때부터 줄곧 그에게 혼자됨은 그의 부재와 함께함이었습니다. ‘넌 왜 사냐?’라는 질문에 대답이 없는 그에게 ‘사랑의 폭행(?)’을 가했던 철학도 사촌형의 영향으로 철학과를 지망하려다, 온 가족과 집안의 결사반대에 부딪혀 사범대학에 입학, 교사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교단에 서서 아이들을 가르친 지 어느덧 10년! 지금은 대전에 있는 유성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윤리와 철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동안 인권, 문화에 대한 조그마한 관심으로 국가인권위원회 <대한민국인권상>을 수상하였고, 지금은 또 다른 삶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대학원에서 한문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목차
- 프롤로그 | 꿈을 꿔라, 열정을 지펴라, 삶을 사랑하라
감사의 글
Ⅰ. 別
1. 아~ 히말라야! 떠남과 만남
개구리, 뜨거우면 뜨겁다고 해라
2. 권태, '왜'라는 질문을 하다
알베르 카뮈, 삶을 눈물겹게 사랑하고 저항하리라
3. 짝퉁의 거리, 카트만두 타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4. 까무잡잡한 것이 참 예쁘네요?
인권! 화(和)의 세상인가? 동(同)의 세상인가?
Ⅱ. 步
5. 쿰부 히말라야로 GO! GO!
문명과 야만을 나누는 이성에 침을 뱉고 싶다
6. 저 달을 보라는데, 왜 손가락을 보느냐
불교의 방편의 종교이다.
7. 영웅이 악당을 소탕하면 세상은 해피엔딩?
아테네를 깨우는 등에, 소크라테스
8.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못 참는다?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을 이야기하는 아리스토텔레스
9. 생명체가 모두 사라진 해발 4,000m에 서서
가면을 벗고 생얼을 보자! 후설과 데카르트, 그리고 산과 물
10. 롯지 주인 딸과의 어색한 침묵과 대화
진짜 장애인은 누굴까?
11. Slow Food! Slow Walk! Slow Life!
육체가 정신을 지배하는가? 정신이 육체를 지배하는가?
12. 고쿄리, 자연은 내려가라 하건만 인간은 대답이 없다
자유?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
13. 독일 커플의 밀월여행
노자, 침묵해야 하는가? 표현해야 하는가?
14. 히말라야의 양 세 마리! 외로워도 두렵지 않아야 한다
에리히 프롬, 자유로부터 도피할 것인가?
15. 너희가 대붕의 뜻을 아느냐?
장자, 이봐 붕(朋)! 우리 붕(鵬)이 되자!
16. 최초와 최고를 좇는 문명의 이기주의자들
First가 아니라 Good을 가르쳐 주는 세상
17. 자연은 죽어 있는 기계일까? 살아 있는 생명체일까?
자연이 선물한 십승지(十勝地)! 인간이 파괴하다
18. 5,550m 칼라파타르에 오르다. 오금이 저린다. '덜덜'
니체와 키르케고르, 몰락이냐? 비약이냐?
19.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 본 사람은 알게 되지
배움과 관계, 주체를 이야기하는 인간의 종교, 유교
20. 별이 빛나는 하늘과 내 마음속의 도덕 법칙
칸트, 만약을 생각하지 말고 무조건 양심의 명령에 따르라
21. 사람이다, 사랑해야 한다
예수, 내가 너희를 사랑했듯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22. 세 가지 여행의 의미
Rest? Repeat? Pride? Come back!
Ⅲ. 歸
23. 굿바이 히말
히말라야를 추억하는 마지막 여행
24. 신을 마주하는 삶, 대천(對天)
스와얌부나트(몽키 템플)와 보드나트 사원
25. 죽음에서 삶이 꽃핀다
힌두 사원, 파슈파티나트! 죽음을 통해 죽음을 극복해야 한다
26. 안녕, 나란!
삶은 그저 삶일 뿐이다
27. 복(復)! 복(復)! 복(復)!.
죽음이 있기에 삶은 아름답다
참고문헌
책 속으로
반복되는 일상의 삶에서 무의미함을 느꼈을 때 실존주의 철학자 알베르 카뮈를 만났고, 감시와 통제의 네팔 사회를 보며 잠든 아테네를 깨우는 등에였던 소크라테스를 만났고, 저 멀리에서 나를 이끌어 주는 설산 초오유를 보며 삶의 목적을 이야기하는 아리스토텔레스를 만났습니다. 네팔리에 대한 편견을 떼어내려 후설과 데카르트를 불렀고, 참된 진리와 자유를 얻기 위해 석가모니와 임제를 불렀습니다. 사랑을 속삭이는 독일 커플을 보며 노자의 침묵을 찾았고, 관계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하는 양 세 마리에게서 에리히 프롬을 찾았습니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확인하려 안간힘을 쓰는 한 여성 트레커를 안타까워하며 장자와 칸트를 마주하게 했으며, 칼라파타르 정상에서 인간으로 내려갈 것인지 신에게 올라갈 것인지 고민하는 니체와 키르케고르를 마주하게 했습니다. 사람을 만나 예수를 생각했고, 죽음을 대면해 에피쿠로스를 생각했습니다.
- <머리말> 중에서
비행기는 'No fixed time', 차들은 'No fixed way'. 이것도 히말라야의 힘인가? 문명과 자연이 만나고 그 경계선이 무너진다. 모든 것이 뒤엉킨 혼돈일 뿐이다. 질서에 익숙한 나에게 혼돈은 악(惡)이다. 하지만 이 혼돈에서 자유가 느껴진다. 무엇인가 풀어져 있는 느슨함이 좋고 꽉 채워지지 않는 백지장의 여백이 있어 좋다. 언제부터인가 질서는 선(善)이고, 무질서는 악(惡)이라고 불리는 세상이었고, 그렇게 나는 길들여졌다.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면 안 되었고, 일상을 벗어나는 행동은 무책임한 무모함이라고 조소받았다.
- <제2장. 권태, ‘왜’라는 질문을 하다> 중에서
이곳으로 떠나기 전 일상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어제와 똑같은 오늘을 생각하며 새벽녘 이불 속에서 뒤척일 때, 똑같은 옷에 똑같은 가방을 들고 똑같은 교실에 들어가 똑같은 수업을 할 때,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빨간색 신호등과 눈을 맞춘 채 멍하니 기다릴 때, 갑자기 둔탁한 몽둥이로 머리를 맞은 듯 정돈된 일상이 뒤죽박죽 꼬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왜’라는 질문을 던졌다.
‘왜 이렇게 살고 있지?’
‘지금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 거지?’
‘도대체 이유가 뭐야? 목적은 있는 거야?’
특별함 없이 하루하루 반복되는 삶에 짜증이 나고 이유 없는 무기력함을 느꼈다. 이것을 ‘권태’라고 이름할까? 권태가 찾아온 순간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보이고, 낯섦과 허무의 감정이 의식 전체를 지배했다. 권태의 벽에 홀로 선 나는 그동안 잊고 있었던 근원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나에 대해, 나의 삶에 대해, 내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질문을 시작하자 꽁꽁 얼어붙은 대지에서 싹이 돋아나듯 모든 것들의 의미가 새롭게 태어나기 시작했다.
실존주의 철학자 알베르 카뮈도 내가 그랬던 것처럼 쳇바퀴같이 돌아가는 일상에서 권태로움의 벽을 마주했던 것일까? 그는 ‘인생이 살만한 가치가 있는가 없는가를 판단하는 것, 이것이 철학의 근본적인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다.’라는 멋진 말로 시작되는《시지프의 신화》에서 권태의 발견을...
- <제2장. 권태, ‘왜’라는 질문을 하다> 중에서
나란에게 정말 궁금한 것이 있는데, 수치심을 주는 게 아닐까 두려워 말을 못하고 있다. 걷는 종종 배가 아프다며 산으로 올라가는 나란을 잠자코 기다린다. 그의 손에는 아무 것도 들려 있지 않고, 내가 짐작컨대 호주머니에도 종이 비슷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더 슬픈 것은 해발 4,000m이상이 되면서부터는 살아 있는 식물조차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나무 잎사귀나 풀로도 배설의 뒤처리가 불가능한 환경이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산을 오르는 나란에 대한 걱정과 초조함이 커졌다.
하지만 나란은 그렇게 자주 올라가고 내려온다. '무엇으로 해결할까? 혹 손으로 해결하고 흙으로 닦는 것은 아닐 테지?' 오늘 낮에도 산을 다녀왔는데, 그 손으로 라면을 끓이고 라면 국물에 손가락을 깊숙이 담근 상태로 냄비를 들고 왔다. 그래도 어떡하리?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지저분한 의혹을 다 날려버리고 맛있게 먹을 뿐이다.
- <제11장. Slow Food! Slow Walk! Slow Life!> 중에서
출판사 서평
함께 걸으며 생각하며 공부하며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별보귀(別步歸) 히말라야 철학여행에세이
이 책은 고등학교에서 윤리와 철학을 가르치는 한 교사가 히말라야로 떠나, 길을 걷고, 제 자리로 돌아오는 이야기(別步歸)를 풀어놓은 여행기이다. 또한 소크라테스에서 장자까지 길 위에서 만난 철학자와 함께 인간, 삶, 생명, 사회에 대해 묻고 답하고 생각했던 내용을 기록한 철학에세이이다. 20일 동안 만났던 히말라야의 설산과 사람, 풍경을 날줄로 삼고 히말라야의 울퉁불퉁한 너덜길, 롯지의 고독한 의자, 고산병과 불면증의 고통 위에서 생각한 사유의 편린들을 씨줄로 삼아 작고 아름다운 오케스트라를 만들어냈다.
“고산을 오르는 히말라야 트레킹의 가장 무서운 적은 고산병입니다. 하루에 일정 고도 이상을 올라가면 어김없이 고산병이 찾아오는데, ‘조금 더 높이, 더 빨리’ 하며 욕심을 부렸다가는 트레킹 자체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고도가 높아질수록 하루에 산을 오르는 시간이 3~4시간 정도로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오전에는 오르고 오후에는 쉬는 산행이 되지요. 하지만 거꾸로 뒤집어 보면 이것이 진정한 히말라야 트레킹의 매력입니다. 히말라야에서 불어오는 자연의 텅 빈 바람과 그 등에 실려 미소 짓는 따사로운 햇살, 자식을 꼬옥 끌어안은 어미처럼 사방에서 나를 감싸 안고 있는 히말라야 산들을 배경으로 드디어 나는 ‘나의 시간’에 ‘나’를 대면할 수 있게 되니까요. 그리고 눈을 감은 채 또 다른 히말라야 여행을 떠났습니다. 눈을 떴을 때에는 만남과 채움의 여행이지만, 눈을 감았을 때에는 떠남과 비움이 여행이 되었습니다.”
저자는 카트만두에서 초모룽마(에베레스트), 힌두사원 파슈파티나트의 화장터까지 우리의 손을 끌며 단순히 눈으로만 보지 말고 당신의 가슴에 생명의 터질듯한 사랑을 담으라고 한다. 그와 함께 히말라야 지도를 따라 걷다보면 우린 불현듯 이곳이 히말라야가 아니라 내가 살고 있는 삶의 현장이요, 그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의 이야기임을 느끼게 된다. 또한 저자는 독자들이 철학의 낯설음을 만나 한숨지을까 두려워, 철학적 사유의 단편들이 있는 각 장의 끄트머리에 <히말라야 철학 롯지>라는 공간을 친절하게 마련해 놓고 철학자들의 사상을 쉽게 안내해 주고 있다.
잠시 일상을 접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픈 사람들, 걸으며 생각하며 삶을 음미하고 싶은 이들, 윤리와 철학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과 학생들에게 이 책은 ‘이곳’에서 ‘저곳’으로 넘어가는 작은 징검다리가 될 것이다.
꿈을 꾸고, 열정을 지피며, 삶을 사랑하기 위한 19박 20일의 희말라야 여행!
그 안에서 만난 자연과 사람들. 그리고 우리네 삶과 철학 이야기
모든 여행에는 저마다의 목적이 있다. 좋은 경치를 감상하기 위해 떠나는 사람도 있고, 역사와 전통이 담긴 다양한 문화유산을 만나기 위해 떠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꿈을 꾸고, 열정을 지피며, 삶을 사랑하기 위해 떠나고 걷고 돌아왔노라고 이야기한다.
그저 우리네처럼 평범한 한 가정의 아버지이며, 학교에서 윤리를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부지런히 살아가던 그에게 어느 날 던져진 '권태로움'이란 화두는 전문 산악인도, 여행가도 아닌 그를 낯선 네팔 땅의 히말라야로 이끈다. 독자들은 이 책의 구성에 따라 '별(別, 떠나고)-보(步, 걷고)-귀(歸, 돌아오는)' 여행을 함께하며 누구나 만나봄직한, 혹은 만나볼 '권태로움'이란 화두를 쥔 채 자신을 비우고, 다시 채워보는 의미 있는 여정에 오를 수 있다.
권태에서 사랑까지, 롯지에서 우연히 만난 철학자들과의 대화
무엇보다 저자는 이 책을 단순히 히말라야 지역을 여행한 후 자신의 느낌을 전달하는 개인적 순례기가 아닌, '히말라야' 라는 경외(敬畏)로운 지역에서 만난 자연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와 세상을 철학의 눈으로 바라보려 노력하였다.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뒤처지지 않고 버림받지 않기 위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달리는 우리들. 하지만 정작 왜 달리는지 그 이유를 모르고, 어디로 달리는지 그 방향을 몰라 더욱 큰 허망함을 느끼는 우리에게 저자는 내 삶과 세상에 대한 철학적 성찰 여행을 권유하며 누구나 한번은 생각하고 느꼈을 삶의 고민과 세상 속 이야기들을 27개의 주제로 조심스레 풀어놓는다. 그리고 저자는 말한다. ‘당신은 진정 행복한가?’ ‘당신은 삶의 주인인가?’ ‘First가 아니라 Good의 삶을 살자꾸나!’ 독자들은 삶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들을 발판삼아 히말라야의 산봉우리들을 함께 오르며 다양한 철학 사상가들을 친구로 만나 함께 울고, 웃고, 떠들며 삶의 에너지를 재충전하고 내려올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저자는 셰르파(짐꾼)가 되어 독자들이 삶과 유리된 철학 사상이 아닌 나와 세상 속에 살아 숨 쉬는 철학 사상을 맛볼 수 있도록 독자들을 안전하게 이끌어 주고 있다. 혹시라도 히말라야 등반 중에 고산병에 지치고 힘들어 휴식이 필요한 독자들에게 주제 사이사이 마련된 히말라야 철학 롯지(lodge, 산장)는 충분한 쉼터가 되어 줄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관중들이 바라보는 좁은 삶의 무대에 올라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는 주연이 되고픈 그대여! 그대를 주연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자신인가, 타인인가? 영화가 아닌 삶의 무대에서 진정 중요한 것은 관중과 타인으로부터, 사회로부터 주연으로 인정받는 것보다 내 삶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 있는 나 자신이 아닐까? 가장 수치스러운 것은 나 자신에게 치열하지 않은 삶이리라! 우린 영화가 아니라 삶을 살고 있다. 내 삶보다 더 감동적이고 스펙터클한 영화는 결코 없을 것이다.
임제 선사는 '활발발지(活潑潑地)'라는 표현을 좋아한다. 이는 물고기가 뛰듯이 한 순간의 멈춤도 없이 살아 꿈틀거리는 생기 있고 힘찬 모습을 뜻한다. 바로 불교에서 물고기의 모양을 본떠 목탁을 만든 이유이다. 항상 눈뜨고 깨어 있는 물고기처럼 쉼 없이 깨어 수행하고 진리를 추구하라! 넓은 물을 자유자재로 헤엄쳐가는 물고기와 같이 온갖 집착과 아집에서 벗어나 대자유의 지평을 열어라. 우리의 삶은 어떤가? 물고기와 같이 '활발발지' 하고 있나? 물고기 머리를 몽둥이로 때리고 있나? 목탁을 두드리고 있나? 깨어라! 잠들지 마라! 쉼 없이 내 정신을 두드려라!
- <제12장. 고쿄리, 자연은 내려가라 하건만 인간은 대답이 없다> 중에서
여자는 나란과 자신의 포터에게 “순다르 개띠?” 하며 농을 던졌다. 그 말이 무슨 뜻이냐고 묻자, 네팔어로 '예쁜 여자'라 한다. 그녀는 네팔리의 입에서 '네'라는 말이 나올 때까지 계속 '나 예쁘지?' 하며 신이 났다. 나란의 표정이 썩 밝지 않다. 옆에서 지켜보는 나조차 바로 앞에서 펼쳐지는 우월의 건방과 희롱의 풍경에 불쾌감이 느껴졌다. 팔짱을 끼고 있는 남자는 네팔리들을 매우 권위적이며 거만한 태도로 대했으며, 치켜뜬 눈은 결코 아래를 향하는 법이 없었다.
칸트 : 그럼, 아름다움과 추함도 인간의 편견이 만들어 놓은 가치일 뿐이겠군요.
장자 : 그렇지. 이해를 잘 하는구만. 역시 교수는 달라. 중국 최고의 미녀였던 모장이나 여희는 사람들이 미인이라 불렀지만, 물고기는 그녀를 보면 물속 깊이 숨어 버리고, 새는 그를 보면 하늘 높이 날아오르고, 순록은 그를 보면 기운껏 달아나지. 이 넷 중 어느 쪽이 이 세상의 진짜 아름다움을 알고 있을까?
칸트 :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그들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누구 말이 옳다고 할 수 없겠는데요.
장자 : 나 또한 아름다움을 논하는 자체가 어리석다고 생각하네. 자신의 판단만이 옳다고 믿는 인간의 어리석음이 이와 똑같지.
- <제15장. 너희가 대붕의 뜻을 아느냐> 중에서
기본정보
ISBN | 9788996427421 |
---|---|
발행(출시)일자 | 2010년 04월 12일 |
쪽수 | 295쪽 |
크기 |
153 * 224
* 20
mm
/ 553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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