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만도 못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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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조영권
저자 조영권
조영권은 월간 <자연과생태>의 발행인이며 편집인이다. 자연 속에 살아있는 모든 것에 관심 갖고 여행하며 사진 찍다가 우리 동식물의 신기한 생태 이야기를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어 생태전문지를 창간했다. 날아다니는 작은 생명체인 곤충에 유독 관심이 많아 그들을 관찰하고 사진 찍고 글로 기록하는 일을 꾸준히 해왔으며, 세상이 모든 사람들이 편견 없는 시선으로 주변의 생물들을 이해하기를 바란다. 저서로는 <곤충들아 고마워!> <주머니 속 곤충도감> 등이 있다.
목차
- 시선 곤충을 통해 세상 보기
선하게 바라보기_천사와 곤충의 닮은 점
탈바꿈하며 자라는 곤충_거듭나지 않으면 죽는다
또 하나의 언어, 표정_곤충에게는 없지만 우리에게 있는 것
얽히고설킨 대립과 공생_더불어 사는 아름다움
곤충의 처세술_살아남는 자가 곧 이기는 자?
새로 쓰는 경제 용어_효율 100퍼센트, 곤충의 경제적 생활
남과 여, 진정한 강자는 어느 쪽일까?_종족 번식을 위한 암수의 각기 다른 계산법
사람이 만물의 영장이 된 이유_사람과 곤충, 짝짓기의 차이점
‘사회’라는 수레바퀴를 돌리는 힘_지구를 가꾸는 작은 영웅들
그대로 보기 그들이 사는 법
지키려는 의지가 허물려는 의지보다 강하다_모든 암컷은 여왕개미를 꿈꾼다
소극적인 성격은 더욱 소극적으로 진화한다_뒷걸음치는 명주잠자리 애벌레
눈앞의 한 걸음보다 인생의 긴 걸음을 생각하라_판단보다 행동이 앞서는 길앞잡이
기대가 이어주는 삶의 연속성이 아름답다_남가뢰의 확률 낮은 생존게임
흉내 내며 살지만 비굴하진 않다_등에, 벌처럼 보여야 살아남는다
“힘을 내요. 상처는 치유하면 되잖아요.”_작은 것을 내어주고 목숨을 지키는 부전나비
조바심 내나 맘 편히 먹나 결과는 같더라_거위벌레와 바구미의 안달과 배짱
떼어 버릴 수 없으면 익숙해지기_바퀴 퇴치법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가을 연못_가을 하늘의 주인공 잠자리
뒤집어 보기 그들에 대한 오해
꿈꾸는 동안이 진정한 삶이다_하루살이의 꿈
오랜 기다림, 짧은 행복?_매미의 진정한 황금기
포식자의 위상 뒤에 가려진 진실_사마귀가 최고의 사냥꾼이 된 비결
작지만 용감한‘애벌레몬’들_애벌레의 자기 보호법
받기만 하는 사랑은 없다_말벌의 새끼 기르기
모시나비가 순결하다고?_곤충의 강요된 사랑
혼돈 속에서 가려낼 진실_인공 불빛에 길을 잃은 나방
존재의 가치, 개체의 저력_물여우나비 날도래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_“겨울에도 벌레가 있어요?”
에필로그
편리를 택하며 잃은 것
곤충과 함께 사라져 가는 가치
책 속으로
거듭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더 나은 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은 경제력과 지성, 인성,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되기를 원한다. 그런데도 쉽게 시도하고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거듭나고자 하는 노력과 뒤따르는 고통보다 실패했을 때 겪게 될 절망감이 더 두려워서일 것이다. 그러나 작고 연약한 곤충의 삶은 두려움 없는 거듭나기의 반복이다. 비록 그것이 실패로 끝날지라도 그들은 더 멋진 삶을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애쓰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언어, 표정이 있다. 하지만 태생적으로 또 형질적으로 부여된 소중한 표현 수단인 표정을 잊고 살 때가 많다. 환하게 웃어주거나 잔잔한 미소를 보내는 것은 타인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악수와도 같다. 의논, 절충, 개선 등 사회적 협의와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앞서 가장 먼저 할 일이 ‘미소 짓기’ 아닐까. 가식 없는 미소는 상대를 이해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지지한다는 의미를 전하며 마음의 빗장을 연다.
곤충의 생활은 철저하게 경제적이다. 어느 것 하나 이유 없는 행동이 없고 쓸데없이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다. 그들의 일생은 생산과 소비의 반복이며 모든 행위는 효율성에 집중되어 있다. 그들의 경제적 생활과 비교하면 사람이 하는 일은 많은 부분 소모적이며 불필요하게 관념적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곤충들의 경제적 생활을 교조적으로 따라 배울 필요는 없지만 그들이 전하는 촌철살인의 교훈만큼은 귀 기울여 볼 가치가 있다.
‘지구의 청소부’ ‘숲의 간벌꾼’ ‘생태계의 조절자’ 등 곤충의 별명은 참 많다. 곤충학자 하워드 E. 에번스는 지구를 ‘곤충의 행성’이라고 칭하며 그 역할을 극찬했다. 지나치게 거창한 것 아닌가 싶을 테지만, 이 모든 표현들은 작은 곤충들의 작은 역할에 쏟아지는 진심 어린 찬사다. 사람 사는 세상도 비슷하다. 하루하루를 묵묵히 일하며 사는 개인들이 있기에 사회라는 거대한 수레바퀴가 멈추지 않고 돌아간다. 모두가 스스로를 응원하며 살아야 하는 이유다.
개미사회의 계급과 역할은 여왕개미가 구분하고 결정한다. 여왕개미가 주도하는 개미 사회는 무척 제왕적이다. 같은 암컷인 일개미들은 여왕개미가 될 잠재력을 지녔으면서도 여왕개미가 발산한 계급분화 페로몬에 중독되어 노예 같은 삶을 당연한 듯 여기고 산다. 여왕개미가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쓰는 방법은 바로 ‘기회의 박탈’이다. 기회의 균등과 공정한 경쟁이 없다면 인간 사회가 개미 사회보다 나을 게 없다.
많은 사람들이 진화는 곧 긍정적인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든 생물은 긍정적인 방향과 부정적인 방향 어느 쪽으로든 진화할 수 있다. 적극적인 생각은 더욱 적극적인 태도로, 소극적인 생각은 끝없는 소심함으로 진화해간다. 어떤 절대선(善)을 향해서 나아가는 게 아니라 생존에 유리한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 생물 세계의 진화다. 명주잠자리 애벌레가 살아남기 위해 택한 방법은 굶어죽더라도 작은 반경에 스스로를 가두어 안주하는 삶이다.
새로운 일을 계획하거나 중요한 일을 결정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신중하고 확고한 판단이다. 성급한 마음에 일을 저지르고 뒷수습을 힘겹게 해나가는 꼴을 많이 본다. 머리의 판단 속도보다 발이 더 빠를 만큼 성급한 길앞잡이는 1초에 무려 2.5미터를 이동한다. 그러나 중간에 생각하고 방향을 바꾸는 일이 잦아 길게 보면 결코 멀리 나아가지 못하는 셈이다. 역시 속도는 처음이 아니라 나중에 내는 것이 좋다.
5월. 참나무 여린 잎이 제법 넓적해지면 거위벌레들은 알집을 만드느라 부산하고, 바구미들은 풀줄기마다 매달려 짝짓기한다. 두 종류 모두 꼼짝 않고 버티거나 죽은 척하는 데는 한 가닥 하는 녀석들이다. 그런데 둘의 복지부동은 성격이 조금 다르다. 거위벌레가 ‘걱정이 태산’인 ‘안달 형’이라면, 바구미는 ‘배 째라’ 식의 ‘배짱 형’이다. 거위벌레 같은 성격을 타고난 나는 바구미처럼 살아보고 싶다.
많은 사람들은 우리 눈에 자주 띄는 곤충의 모습이 그들 일생의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오해다. 우리 눈에 주로 보이는 곤충들, 즉 다 자란 어른벌레들은 죽음을 앞둔 노인들과 같다. 오랜 시간 자신의 본분에 충실했던 곤충이 짝짓기를 위한 형태로 몸을 잠시 변화시킨 것뿐, 곤충의 진정한 황금기는 애벌레 모습으로 자연생태계에 기여할 때다. 반복되는 일상이 따분하다 말하는 당신도 지금 인생의 황금기에 서 있을지 모른다.
출판사 서평
머리말
나는 이 책에서 오랫동안 관찰해 온 곤충의 생태를 소개하며, 그러는 동안 내가 느꼈던 사람과 세상에 대한 생각까지 털어놓고 있습니다. 낯부끄러운 면이 적지 않지만 곤충과 나의 관계 맺음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부분이라 내 자신의 역사를 일단락 짓는 마음으로 겸허하게 내려놓습니다. 나는 눈앞에 엄연히 존재하고 인간보다 수억만 년이나 앞선 시대부터 지구를 지켜온 곤충들을 바라보며 늘 우리 삶의 영원한 가치는 무엇일까 알고 싶어 했습니다. 따라서 이 책에는 곤충의 생태에 관한 과학적인 사실과 함께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이 공존합니다. 곤충 생태를 다룬 부분은 관찰 결과와 자료에 충실했지만, 감상을 옮기면서 자칫 생태적 특성을 달리 해석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혹시 오류가 있다면 따끔한 지적을 부탁드립니다. 그런 다음, 무엇보다 ‘ 곤충을 바라봄’과 ‘ 곤충을 통해 세상을 바라봄’에 무게중심을 두고자 했던 글쓴이의 뜻을 넓은 아량으로 헤아려 주시길 바랍니다.
글쓴이의 말 중에서
1. 곤충의 사회학, 에세이로 승화 시킨 곤충이야기
생물을 이야기하는 책, 또는 사람을 이야기하는 에세이는 많습니다. 그런데 사람과 생물의 삶을 하나로 버무려 동질감을 이야기하는 책은 없었습니다. 생물을 관찰함이나 사회를 바라봄에 있어서 균형을 유지하는 사색가 또는 몽상가가 없었던 탓일까요?
생태 전문지 월간 <자연과생태>의 발행인이자 편집장인 저자는 출판인이기에 앞서 어린 시절부터 곤충을 사랑한 마니아였습니다. 그는 <곤충들아 고마워>라는 책을 통해 곤충에 대한 불쾌한 선입견을 버리고 친근한 마음을 갖도록 했으며, <주머니 속 곤충도감>으로 실용적 접근을 시도하더니, 이번에는 곤충의 생태를 빌어 사회의 속성과 인간의 갈등을 이야기합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곤충 책인지, 자기개발서인지, 처세서인지 모를 만큼, 곤충의 독특한 생태에 빠지게도 하고, 번득 머리를 스치는 깨우침도 주며, 자신과 사회를 돌아보는 사색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가 끄집어내는 화두 하나하나가 결코 가볍지 않으면서도 불편한 진실을 꼬집는 문체가 경쾌한 것도 매력입니다. <벌레만도 못하다고?>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이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벌레와 인간 사이의 유대가 형성됩니다.
2. 곤충 생태에 대한 재해석, 그리고 인간
말벌이 새끼를 정성 것 돌본다고? 하루살이의 일생이 허망하다고? 개미의 사회생활이 좋아 보여? 길앞잡이가 가장 빠른 곤충이라고? 물장군이 부성애가 뛰어나? …
이 책을 읽다보면 이전에 우리가 알고 있던 곤충에 대한 상식은 낡은 것이 됩니다. 글쓴이는 곤충의 생태를 한 꺼풀 더 들춰내면서 그 이면에 감춰진 곤충의 의도와 원리를 찾아내고 그것을 인간 사회의 구조적 원리와 결합시켜 재해석을 도출합니다.
이효석에 의해 곡식이었던 메밀이 꽃이 되었고, 김춘수에 의해 꽃의 의미가 되살아났듯 이 책을 통해 보잘것없어 보였던 작은 곤충들은 새로운 의미로 태어납니다. 곤충의 생태를 아는 재미, 그 이면을 들여다보는 재미, 사회의 원리와 빗대는 재미를 느끼다 보면 어느새 읽는 이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있게 됩니다.
3. 편견 없이 곤충 바라보기
시선 / 그대로 보기 / 뒤집어 보기
글쓴이는 편견 없는 선한 시선으로 곤충을 보아주자고 말합니다. 또한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인정하듯 곤충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아주자고도 말합니다. 거기에 곤충에 대한 괜한 오해까지 뒤집어 보고 나면 그들의 신비하고 다채로운 삶이 보이고, 공감대도 형성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글쓴이·만든이·펴낸이에 대해
◎ 글·사진 조영권
조영권은 월간 <자연과생태>의 발행인이며 편집인이다. 자연 속에 살아있는 모든 것에 관심 갖고 여행하며 사진 찍다가 우리 동식물의 신기한 생태 이야기를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어 생태전문지를 창간했다. 날아다니는 작은 생명체인 곤충에 유독 관심이 많아 그들을 관찰하고 사진 찍고 글로 기록하는 일을 꾸준히 해왔으며, 세상이 모든 사람들이 편견 없는 시선으로 주변의 생물들을 이해하기를 바란다. 저서로는 <곤충들아 고마워!> <주머니 속 곤충도감> 등이 있다.
◎ 필통 속 자연과생태
월간 <자연과생태>와 도서출판 필통이 함께 출간하는 도서의 브랜드다. 월간 <자연과생태>에서 기획·진행하고 도서출판 필통이 발행·판매하는 공동 작업 결과물들이 이 브랜드로 나오며, 생물 이야기, 생태 탐사여행, 생물을 만나는 다양한 방법을 안내하는 책을 꾸준히 출간할 예정이다.
◎ 월간 <자연과생태>
2006년 4월에 창간한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생태 전문지다.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곳에 발을 딛는 첫 시도였던 만큼 월간, 격월간, 다시 월간을 오가며 부침 많은 생을 이어오고 있는 잡지다. 우리 삶을 이롭게 할 ‘환경’으로서의 자연 이전에 이 당의 참 주인인 동식물과 그 생태 알기를 전파하고 있다. www.econature.co.kr
◎ 도서출판 필통
느낌(feel이 통(通)하는 곳이라는 중의를 담고 있는 출판 브랜드. 자연, 여행, 살림, 사람… 등 우리 삶을 더욱 살맛나게 하고 향기롭게 만드는 정겨운 주제를 찾아 손때 묻은 필통처럼 오래오래 옆에 둘 책을 만들고자 한다.
책속으로
어른벌레가 된 뒤 길어야 3일밖에 못 사는 하루살이에 빗대 흔히 짧고 허망한 인생을 이야기하지만, 하루살이 애벌레는 오랜 기간 물속에서 생활한다. 물속의 유기질을 먹어 물을 맑게 하는 이 시기가 하루살이에게도 진정한 삶의 황금기다. 물속에서 오랫동안 제 소임을 다하다가 어느 날 있는 힘껏 물을 차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찬란한 비행을 상상해 보라. 국어사전을 고쳐 ‘하루살이 : 맡은 바 역할과 소임을 다하며 살다가 힘차게 도약할 날을 꿈꾸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라고 쓰고 싶지 않은가.
처마 밑 불빛에 달려들어 제 몸을 사르는 나방들을 보고 “나방은 불빛을 좋아해.”라고 말한다면 조금 틀렸다. 오랜 세월 달빛을 기준 삼아 항로를 결정해 온 나방들은 사람이 만들어 놓은 불빛에 잠시 길을 잃었을 뿐이다. 수많은 불빛들 속에서 태초의 기억에 아로새겨진 유일한 빛 하나를 찾아야 하는 나방의 신세는 지금 우리의 모습과도 닮았다. 수많은 정보, 다양한 주장, 현란한 유혹이 난무하는 속에서 우리는 진실을 찾아야 한다.
기본정보
ISBN | 9788996311706 |
---|---|
발행(출시)일자 | 2009년 09월 30일 |
쪽수 | 302쪽 |
크기 |
128 * 188
mm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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