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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소개 차유진
미술대학을 졸업해 공연, 음반기획을 하다가 영국으로 요리 유학을 다녀왔다. 2004년 첫 요리책인 『푸드러버를 위한 차유진의 테스트키친』을 발간했고, 2005년부터 홍대에 쿠킹 스튜디오 ‘손녀딸의 테스트키친’을 오픈해 요리 강습, 카페 메뉴 컨설팅과 파티 케이터링, 잡지와 일간지에 푸드 칼럼을 연재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미술관에 가고, 악기를 연주하는 것보다 음악을 듣고, 레스토랑에서 요리를 하는 것보다 여행하며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느끼고 배운 것들을 글로 쓰는 것을 더 좋아한다. 2007년 겨울, 스튜디오를 정리하고 가본 적 없는 곳의 문화와 먹을거리를 살펴보기 위해 훌쩍 남미로 떠났다. 여행에서 돌아와 2009년 여행 에세이 『청춘남미』를 펴냈다. 지금은 푸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음식문화에 관한 다양한 주제의 책들을 준비 중이다.
홈페이지 www.testkitchen.co.kr
블로그 http://blog.naver.com/cplanner
목차
- Prologue 책과 쌓은 요리의 추억
Part 01 책꽂이에서 부엌으로
손녀딸의 샌드위치
-무라카미 하루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모던 보이의 아침식사
-이광수, 『흙』
부드럽게 반들거리는, 촉촉한 기름기의 섹시함
-무라카미 류, 『달콤한 악마가 내 안으로 들어왔다』
-기 드 모파상, 『비곗덩어리 | 오에 겐자부로, 『성적 인간』
마지막 만찬
-김연수, 『꾿빠이, 이상』
난쟁이, 벤야민 그리고 달걀
-빌헬름 하우프, 「매부리코 난쟁이」 | 발터 벤야민, 『발터 벤야민의 문예이론』
아주 아주 까마득한 시절의 식탁
-토마스 불빈치, 『그리스 로마 신화』
권태라는 이름의 부드러움
-미시마 유키오, 『사랑의 갈증』
결혼, 한순간의 꿈일지라도
-윌리엄 스타이론, 『어둠 속에 누워』 | 서머싯 몸, 『달과 6펜스』
인력거꾼 아내의 비극 형벌을 부른 식탐
-현진건, 「운수 좋은 날」 | 라오서, 『루어투어 시앙쯔』
Part 02 음식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
위로받고 싶은 모든 이를 위한 그곳
-아베 야로, 『심야식당』
파티는 계속되어야 한다
-찰스 디킨스, 『크리스마스 캐럴』
점점 무덤덤해지는 날, 생일
-무라카미 하루키, 『그러나 즐겁게 살고 싶다』
한잔 술로 모두 잊어버려요
-에리히 레마르크, 『개선문』
사랑이란 전쟁을 앞둔 이들을 위한 달콤한 각성제
-진 웹스터, 『키다리 아저씨』 | 폴 빌리어드, 『위그든 씨의 사탕가게』
-알렉산드르 뒤마 피스, 『춘희』
나눔은 기적
-오브리 데이비스, 『단추수프』 | 이자크 디네센, 『바베트의 만찬』
화요일엔 모두 팬케이크를
-헬런 배너만, 『꼬마 검둥이 삼보』
가난했던 그 시절
-하시다 스가코, 『오싱』 | 권정생, 『몽실 언니』
먹고 나면 다 좋아질 거야
-레이몬드 카버, 「사사롭지만 도움이 되는 일」 | 요시모토 바나나, 『키친』
Part 03 부엌, 소통과 모험이 시작되는 곳
변하지 않는 사랑과 레시피
-라우라 에스키벨,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요리로 나를 보여주고 싶을 때
-아만다 헤서, 『미스터 라떼』
프로방스 내 고향
-피터 메일, 『나의 프로방스』 | 피터 게더스, 『프로방스에 간 고양이』
나의 요리와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고민하는 날
-타샤 투더, 『타샤의 식탁』 | 헬렌 니어링,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
부드럽게 섞여서 하나가 되고 싶어
-무라카미 하루키, 「창」 | 장정일, 「햄버거에 대한 명상」
-츠쯔이 토모미, 『먹는 여자』
마법의 풀 이야기
-호메로스, 『오딧세이아』 | 조반니 보카치오, 『데카메론』
여행자의 책갈피
-무라카미 하루키, 『먼 북소리』
나만의 부엌에서 글쓰기
-버지니아 울프, 『자기만의 방』
인용문헌
책 속으로
음식이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 중 하나는 위로다.(194쪽)
나는 음식에 서열이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다. 가난한 자가 누릴 수 있는 것과 부자가 누릴 수 있는 것으로 음식에 등급이 나뉜다니 가당키나 한 말인가. 분명 시장 좌판에서 파는 음식과 호텔의 최고급 요리는 다른 종류의 요리지만, 계급에 따라 요리가 정해진다는 말은 결코 용납하고 싶지 않다. 호화로운 미식과 그로 인한 귀족의 착취, 음식으로 계급이 구분되는 것은 아무래도 역시 돈 때문인 것 같다. 물론 예술적인 쉐프의 솜씨를 맛보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돈이 그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권리나 자격까지 정해주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소비하지 못할 뿐이지, 원래부터 특정한 소비자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나의 믿음이다.(105∼106쪽)
식탁에 앉아 음식을 먹을 때는 누구든지 평등해야 하고 즐거워야 한다. 음식에 계급을 매겨 격이 높고 천한 것을 구분하고, 사회가 정해놓은 틀에 갇혀 음식을 죄악시하면서 스스로를 벌주거나 식욕을 마치 악인 양 잔인하게 평가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밥은 공평하고 선한 것이다.(107쪽)
동네 한구석에 작고 조용한 가게를 열고 싶다. 메뉴는 제철 재료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지지만 손님이 원하는 것은 가능하면 다 만들어주는 그런 곳. 입을 굳게 다문 채 눈물 한줄기 툭 하고 흘리거나 아무 말 없이 한숨만 쉬어도 그가 필요한 요리가 무엇인지 알아채 만들어주는 그런 치료사가 되고 싶다.(113∼114쪽)
출판사 서평
책 속의 음식이 궁금한 요리사의 독서일기
어린 시절 책을 읽다보면, 그 속에 등장하는 음식이 무슨 맛일지 궁금한 적이 많았다. 『키다리 아저씨』의 주디가 기숙사 친구들과 만든 당밀사탕과 퍼지는 무슨 맛이었을까. 당밀이 뭔지도 몰랐기에, 그 맛을 짐작하기 어려웠다. 이광수의 『흙』에서 주인공들이 ‘잉글리시 브렉퍼스트’ 스타일로 아침을 먹는 장면은 그 당시 실제 모습이었을까. 우리나라에 잉글리시 브렉퍼스트가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해 전인데, 개화기에 이광수는 어떻게 그와 같은 서구식 식사 풍경을 묘사할 수 있었을까. 그리스 로마 신화는 또 어떤가. 신들의 나라 그리스에서는 까마득한 옛날에 무엇을 먹었을까. 책을 읽다보면 궁금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처럼 어릴 때부터 책 속에 등장하는 음식에 큰 궁금증을 가졌던 저자는 마침내 요리사가 되어 그 맛과 만드는 법을 배우고 익힌다. 이 책은 음식에 관한 그 오랜 호기심과 탐구의 결실이다. 저자는 동서양의 고전은 물론이고 다양한 현대 문학작품에 이르기까지, 작품의 사건 전개나 주인공의 삶에서 중요한 모티브가 된 갖가지 음식들을 우리의 세상 이야기와 함께 맛깔스럽게 버무려놓았다.
인터넷서점 예스24의 웹진 ‘채널예스’에 8개월여 동안 인기리에 연재한 18편을 꼼꼼히 손보고, 거기에 새로 8편을 추가하여 책이 완성되었다. 전문 요리사이자 푸드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문학작품에 등장하는 요리나 음식을 키워드로 삼아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간다. 요리가 무대배경처럼 등장해 웬만한 독자라면 무심히 스쳐 지나갈 법한 대목에서도 저자는 예리한 시각으로 그 요리가 주인공의 심리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파헤친다. 요리를 통해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를 추적하고, 작품이 씌어진 당시의 시대상을 면밀히 따져본다. 저자는 세계의 고전에서부터 한국 현대문학, 심지어 동화, 만화 등 다양한 장르의 책들 속에 숨겨진 흥미로운 요리의 세계를 오늘날의 시각으로 새롭게 조명한다.
각 장의 말미에는 책에 등장하는 요리의 레시피를 덧붙여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손녀딸’의 레시피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누구나 쉽게 시도할 만한 것들로 구성되었다. 홈메이드 마요네즈나 코티지 치즈, 피클, 간단한 야채 파스타, 초콜릿, 스콘 등. 여기에는 애인과 함께할 때 만들면 좋은 요리도 있다. 저자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는 글의 표정을 더해주고, 낯선 요리들을 알기 쉽게 보여준다. 이 책은 요리사의 독서일기이자 요리 노트이다.
책과 요리로 만나는 따스한 세상 이야기
‘손녀딸’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 등장하는 “분홍 옷을 즐겨 입고 뚱뚱하지만 얼굴이 예쁘고 요리를 잘하며 남자에게 관심 많은 노박사의 손녀딸”에서 따온 저자의 닉네임이다. 샌드위치와 맥주, 파스타에 이르기까지 먹는 얘기가 심심찮게 등장하는 하루키 소설에 열광했던 시절, 하루키 동호회에서 얻은 이름이다. 어릴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하고, 무수히 종이인형을 그리면서 성장한 저자는 미대를 졸업하고도, 딸이 만들어준 식빵으로 아침식사를 하는 게 꿈이라던 아버지의 바람을 이루어주기 위해 영국에서 요리공부를 하고 돌아와 요리사가 된다. 요리 스튜디오 ‘테스트키친’을 열어 요리를 가르치고, 수없이 요리를 만들면서 요리와 음식이 인간관계에서 어떻게 화학작용을 하는지 경험했다. 마음에 상처를 입은 이에게, 누군가를 상실한 슬픔에 빠진 이에게 백 마디 말보다 정성이 담긴 따뜻한 한 그릇의 음식이 더 많은 위로가 된다는 것을, 그리고 누군가를 위한 음식을 만들면서 자기 스스로도 치유받는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가끔은 상처를 안고 내 부엌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들에게 위로의 접시를 내밀던 나 역시도 실은 요리를 하며 그들로부터 치유받았던 것이다. ?「먹고 나면 다 좋아질 거야」, 199~200쪽
저자는 요리사로서 결코 녹록치 않은 자신의 경험을 소설 속의 인물과 상황에 오버랩시키며 다양한 주제를 소화해간다. 애틋한 연애와 삶을 잠식하는 권태, 이상적인 결혼식과 무덤덤한 생일, 정신을 마취시키는 술과 정을 나누는 파티, 타샤 튜더와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라이프스타일과 먼 나라로 떠난 여행, 섹시한 음식과 가난한 시절의 음식 등 책과 요리가 얽히고설키면서 엮여가는 이야기들은 단순히 책에 대한 감상이나 신기한 요리 얘기로 끝나지 않는다. 그 속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저자의 따뜻한 시선이 있고, 요리사로서 각오를 다진 단단한 철학이 들어 있다.
마음이 답답하거나 외롭고 힘들 때 말없이 항상 옆에 있어준 친구는 다름 아닌 책이었다. 요리하는 여자로 살아가는 지금,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친구들과 나누는 풍요로움도 크지만, 조용한 부엌식탁에서 잘 끓인 차 한 주전자 옆에 두고 밤새 책을 읽으며 친구들에게 만들어주고 싶은 요리를 메모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 내가 그 둘로부터 치유받는 만큼, 언젠가는 내가 만든 요리와 글로 누군가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
- 작가의 말
추천사
알프스 소녀 하이디의 하얀 빵처럼,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소설 속의 음식이 있다. 이 책은 수많은 하얀 빵들에 대한 이야기다. 어떤 음식은 가난하고 부박하여 서럽고 슬프고, 어떤 음식은 깔끔하고 산뜻하여 기분을 들뜨게 하고, 또 어떤 음식은 따뜻한 온기로 마음을 어루만져준다. 요리작가 차유진의 소설 읽기의 기록이란, 요리를 주재료로 삼아 맛깔스러운 문장으로 채 썰고 다져내어 소설 읽는 재미를 더욱 감칠맛 나게 버무려내는 것이다.
- 박현욱(소설가, 『아내가 결혼했다』의 저자)
요리하며 글 쓰는 여자 차유진이 야무진 손맛으로 맛깔스럽게 버무린 요리 이야기를 읽으니, 음식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따뜻한 매개체라는 생각이 든다. 뜨겁고도 서늘한 감정과 복잡 미묘한 내면의 표정과 달콤 쌉싸름한 추억이 필수영양소처럼 골고루 담겨 갓 지은 밥을 먹은 것처럼 몸도 마음도 든든해진다. 그녀가 감동하며 읽은 책 속에 음식이 있고 그 음식 속에 그녀가 말하고픈 따스한 세상이 있다. 음식의 선함과 올바름을 아는 그녀라면 진정 손맛 나는 음식을 만들어낼 것이라 기대된다. 나는 그녀가 글을 쓰는(요리도 하는) 부엌이 궁금하다. 손녀딸이라는 필명처럼 삶의 결이 느껴지는 곳이 아닐까.
- 최예선(『홍차, 느리게 매혹되다』의 저자)
기본정보
ISBN | 9788996253716 |
---|---|
발행(출시)일자 | 2009년 07월 22일 |
쪽수 | 299쪽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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