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과 우울증은 병이 아니라 증상이다.

알다시피 현대인은 제대로 잘 수 없는 환경에 처해 있다. 밝을 때 일하고 어두울 때 잠을 자야 하는데 문명의 발달로 낮에도 밤에도 밝기 때문이다. 그리 인해 생기는 대표적인 병이 불면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불면증은 발열이나 구토증, 어깨 결림이나 요통처럼 ‘신체 증상’의 하나로 생각한다. 즉 어떤 원인에 의해 불면이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고, 그래서 불면의 요소를 제거하고 잠을 잘 잘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면 불면증은 사라진다고 한다.
저자는 우울증 또한 초기에 발견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다고 한다. 우울증은 아침의 흔한 피로감과 우울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왠지 우울하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회사에 가는 것도 귀찮아’, ‘난 게으름뱅이라 이미 틀렸어’ 등등. 이런 생각이 머릿속을 채우는 경험이 있는 사람은 우울증으로 갈 확률이 높으니 우울증에 대한 고민보다 숙면을 취하는 법에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나쁜 자세가 병을 가져온다.

저자는 정형외과 전문의이다. 특히 요통 환자를 많이 돌본다. 오래 운전을 하는 사람, 무거운 물건을 드는 사람 등등을 진찰하는 동안 그는 요통 치료를 위해 그만의 독특한 처방을 내놓는다. 팔을 8자로 흔들며 걸으라는 것이다. 그러면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고 걸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요통 환자 또한 자신의 몸에 맞는 적합한 베개를 사용하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실제로 한 목수는 의사가 처방해 준 베개와 복대로 통증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저자는 또한 두통의 원인도 잠을 잘 못 자서 온 것이고, 그걸 해결하기 위해 역시 자신의 몸에 맞는 베개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수면과 베개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잠 잘 자는 법, 잠을 적게 자면서도 공부 잘하고 성공할 수 있는 법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수면 관련 책 시장에 또 하나의 책이 보태졌다. 이 책에도 물론 기존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책에서 나오는 내용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하지만 한 가지 확 눈에 띄는 게 있다. 바로 자기 몸에 맞는 적합한 베개를 쓰라는 것이다.
일본 전통이 그렇듯이 저자도 정형외과의사이자 베개 연구자인 아버지의 뜻을 따라 똑같은 길을 걷고 있다. 다만 저자는 아버지와 달리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식을 책으로 펴냈다. 뭐 고만고만한 건강서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정말 잠을 못 자 괴로운 분, 올바른 수면법이 여러 병을 고칠 수 있다는 데 믿음이 없는 분, 그런 분이 꼭 일독하기를 바란다. 의사인 저자의 풍부한 임상 사례가 나와 있고, 무엇보다 베개로 처방을 내리는 그 방식이 독특하고도 이채롭기 때문이다.

자신의 몸에 맞는 베개의 3대 조건과 납작 방석 베개
①자신의 체격에 맞는 것을 골라라.
②탄성이 없는 단단하고 평평한 모양.
③베개도 오랜 기간 사용하면 반드시 재조정하라.

위와 같은 베개의 조건을 잘 숙지하고 나면 자신에게 맞는 납작 방석 베개를 만들어 보라고 저자는 말한다. 베개에 대한 저자의 노하우는 선대로부터 이어져 온 것이고, 또한 이 베개를 사용해 많은 환자들이 호전되었기에 믿을 만하다.

환자와 끊임없이 대화하는 의사의 숙면 취하기 해법

저자는 환자와 깊은 대화를 나누고 나서 치료에 임한다고 한다.
“처음 보는 환자가 찾아오면 나는 당연히 우선 몸을 관찰한다. 그 결과에 따라 몸의 어디가 어떻게 나쁜가 판단하고 나서 문진(問診)을 한다. 생활환경과 배경, 어떤 때에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 환자에 대한 모든 것을 천천히 묻고 답하면서 판단한다. 그렇게 나는 환자와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다.”
우리 병원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광경이다. 이렇든 환자와의 몸과 마음을 누구보다 세밀히 파악하다보니 자연스레 불면의 근본 치료를 위해 베개 연구에 몰입했고, 그 결과가 이 책에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
온갖 방법을 동원해도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면, 저자의 권유대로 자신에게 맞는 베개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이 부분이 이 책의 장점이다. 다른 수면 관련 책과 변별점이 분명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