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빛 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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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심성희 수필가는…
․ 수필가(수필문학 등단)
․ 60년대 강원도에서 태어남
․ 고등학교까지 울산에서 생활
․ 80년대 대구교대 졸업 후 초등학교에서 5년 재직
․ 90년대 교직을 그만두고 그래픽 공부
․ 10년 동안 다른 직장생활을 하면서 사회경험을 넓힘
․ 2000년대에 다시 복직하여 재직 중이며 문학의 길 병행
․ 현, 경기도 양평초등학교에서 근무
․ 양평문인협회 회원이며, 양평 〈수필사랑〉회원으로 활동 중
․ 저서로, 산문집 「오늘 그리고 내일을 위하여(2006년)」
교단일기 「뒤죽박죽 찰떡궁합(2007)」
수필사랑 공동 저 「아리수 강가에서1, 2」 등이 있음
목차
- 펴내는 글-다시 일어날 수 있는 바람이었으면
1부- 커피를 타면서
1. 커피를 타면서
2. 위치에 따라서
3. 꺼진 자리
4. 사십오 년이 걸린 메시지
5. 높아지는 것에 대하여
6. 성장의 뒤안길
2부- 함께하는 독백
1. 물은 생명이다
2. 생의 마지막 순간에
3. 유학유감
4. 당신을 닮고 싶습니다
5. 만남에 대하여
6. 사계
7. 잘못된 것 인정합시다
8. 수필
3부- 뒤돌아보며
1. 태국여행기① - 여행의 시작, 구름위에서
2. 태국여행기② - 티파니쇼
3. 태국여행기③ 서울을 향하면서 - 사와디카 타일랜드
4.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5. 나비 따라갔다 눈꽃이 되어
6. 대게를 먹으며
7. 노을의 체육행사
8. 자전거
9. 아내의 반란은 무죄(?)
4부- 삶의 향기
1. 울고 싶어라
2. 포장마차
3. 두 여인
4. 붕어빵 하나
5. 수첩
6. 여인들
7. 야릇한 이끌림
8. 맥주예찬
9. 결혼이란
10. 작은 어항
11. 20년 만의 해후
5부- 그리운 것들
1. 다슬기와 꺽지
2. 코스모스길
3. 달고나의 추억
4. 메리와 함께 한 어린 시절
5. 우송(雨頌)
6. 아버지와 도넛
7. 젓갈 할머니
8. 마라톤
6부- 살아가는 진행형
1. 조왕의 위신
2. 세금치
3. 암전 오브 데이
4. 나의 18번
5. 삶 향기의 메타포 - 오일장
6. 지금은 내부수리 중
8. ‘조강지처클럽’을 보면서
9. 변신
7부- 가을빛 보봐리즘
1. 나무의 옹이처럼
2. 가을빛 보바리즘
3. 강가의 겨울나기
4. 가을, 인물기행
5. 사색의 뜰에서
6. 낮아진 눈높이
7. 퇴고작업
8. 스승의 날에 대한 소고
9. 돌아서 간다는 것
책 속으로
‘나비 따라갔다 눈꽃이 되어’중에서
그녀가 홀연히 이 세상 밖으로 사라져 버린 이후로 벌써 두 번의 시린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작은 손, 분명 어른이건만 이렇게 작은 손도 있구나!’
처음으로 시댁식구들에게 인사하던 날, 이제 곧 ‘아가씨’라 불리게 될 작은 체구의 그녀. 나보다 나이가 한두 살 많았지만 아직도 처녀의 순결을 곱게 간직한 그녀였습니다. 그녀는 손뿐 아니라 키도 작았으며 눈 ․ 코 ․ 입 모두가 작았습니다. 곱슬곱슬한 머리에 작은 얼굴은 내 어깨 아래서 올려다보며 겸손해 했고, 동그란 눈엔 수줍음 가득 순수가 흘러넘쳤습니다. 가슴은 은은한 향기로 가득하였고, 마치 꿈의 날개를 달고 정원의 나비들과 노니는 동화 속 엄지공주 같았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잠시 왔다 가버린 그 나비를 따라가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자꾸 듭니다.
그녀는 모 대학의 강사로 연만하신 어머님(제겐 시가 쪽의 작은 어머님)과 경기도 한 끝자락에서 오붓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풍족하진 못해도 주위는 늘 꽃들의 향연이요, 작지만 아름답고 소담스런 그녀만의 정원을 가꾸고 있었습니다. 비록 여린 그녀였지만 힘들게 투병 중인 어머님께는 건강한 웃음과 희망을 주는 동반자였고, 모든 이에겐 좋은 향기를 남기는 작은 어른이었습니다. 하지만 배움에 대한 학구열은 고추처럼 매웠지요. 그 작은 몸이 부서져라 노력하여 석사 ․ 박사학위까지 따내어 어르신들이 가문의 영광이라고 하셨지요. 참으로 작은 고추가 맵다 하는 말이 예쁘게 잘 아우러진 그녀였답니다. 그녀가 어느 날 그러더군요. 어릴 적에는 하도 귀엽고 예뻐서 유아 모델로 달력에 나왔다고. 한데 이유를 알 수 없는 아픔이 있은 후, 자신의 키는 초등학교에서 멈추었다고. 시난고난한 병을 끼고 그렇게 살다 보니 사십을 넘기고 말았다고. 친구들이 한 둘 제 짝을 찾아 떠나지만, 엄마와 서로 친구가 되어 나름대로 꿈을 키우며 살겠다고 말입니다.
큰 시아버님의 팔순 잔칫날. 그날따라 화장까지 뽀얗게 하고는 기대에 부풀어 집을 나서더랍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엄마와 찜질방에 들러 시원하게 땀 흘릴 거라며 속옷까지 챙기더랍니다. 그래서 안 하던 짓을 한다고 한소리 하셨답니다. 그렇지만 연방 밝게 웃기만 하던 그녀였다고 합니다. 화려한 생신 상을 마주하며 나눔이 넘치던 곳. 웃고 떠들며 준비한 것들로 축하하기에 여념이 없는 분위기에 느닷없이 날아든 검은 나비 한 마리. 나비는 잔치 상 위를 훨훨 마치 인사를 고하듯 날아다녔답니다. 겨울에 때아닌 나비였지만 아무도 내치지 않고 바라보았지요.
‘누구의 초대로 여기까지 찾아왔을까?’
나중에 생각해보니, 아마도 그녀를 따라온 나비였던 것 같습니다.
……
출판사 서평
수필은 저자의 삶의 무늬가 선명해서 읽을수록 저자에게 친근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 심성희씨의 수필집도 그렇다. 해당 출판사의 편집자는 ‘원고를 읽는 동안 저자와 마치 십년지기가 된 기분이었다. 술 이야기가 나오면 밤새 함께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듯했고, 여행 이야기가 나오면 저자의 로맨틱한 정서를 아주 가까이서 느끼는 듯했다.’라고 한다. 바로 이것이 수필집의 매력이다. 깊은 삶의 연륜에서 또는 사물의 치열한 관조에서 우려내 문학성이니 예술성이니 하며 묵직하게 접근하지 않더라도, 소소한 일상에서 터 잡아 아기자기하게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저자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친구가 되어가는 맛이 있는 것이다.
초등학교에서 매일 아이들과 함께하는 탓인지 저자의 ‘가을빛 무늬’에서는 동심처럼 해맑은 사유가 비끼거나, 불혹의 연륜이 겪어온 기쁨과 슬픔 그리고 성찰이 풍부한 감성을 통해 드러나며, 음악과 책과 영화 등의 소제에서 나타나는 저자의 지적 욕구 또한 갈수록 비문화적 일상이 확대되는 현실에서 읽는 이의 일상과 대비해서 눈여겨볼 만하다.
커피를 타면서/함께하는 독백/뒤돌아보며/삶의 향기/그리운 것들/살아가는 진행형/가을빛 보봐리즘 등 전체 7부로 구성된 ‘가을빛 무늬’는 수필집에 들어간 이미지 대부분이, 기존의 제작된 이미지나 일러스트레이터 사용을 배제하고 편집자가 직접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그 안에서 하나하나 형상화된 이미지를 만들어 꾸민 것이라 또 다른 막간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심성희 씨는 수필집을 내면서 ‘아무런 이유를 달지 않고 오로지 제 느낌 하나만을 쫓아간 못난 손이 어느새 책 한 권을 제 삶의 흔적이라며 내놓고야 말았습니다. 머리보다 눈이 먼저 앞서간 이야기들입니다. 제 안의 욕구를 풀어놓았더니 이렇게 스스로 무늬를 만들어 놓은 셈입니다. 더 할 것도 없고 덜어놓을 것도 없는 진실뿐으로, 제 마음 구석구석의 자양분을 머금었다 떨어진 낙엽처럼, 한 장의 갈피마다 차곡차곡 옮겨놓은 것들입니다. 무슨 말을 하든 편안한 시간에서 어떤 촉수도 세우지 않고 한갓 지나가는 가을빛 무늬처럼, 그렇게 봐주었으면 합니다. 하지만 이 글이 완성되기까지 긴 시간 동안 고뇌하였다는 것에는 한번쯤 뒤돌아봐 주는 너그러운 시선을 부탁드립니다.’라며 작품집 출간의 겸허한 자세와 바람을 나타냈다.
기본정보
ISBN | 9788995997192 |
---|---|
발행(출시)일자 | 2008년 08월 18일 |
쪽수 | 262쪽 |
크기 |
148 * 210
mm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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