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현재 세계적인 재앙 속에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것을 부정하거나 간과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앞날을 미리 보는 구세주적인 선견지명이 있어야 한다.
때때로 이러한 문제들을 무시하는 편이 좋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해결하기가 어렵다고 해서 무시한다고 그 문제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으며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문제 해결의 의지가 강할수록 결국 해결할 것이다.
“하나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이 책은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하는가?’에 대한 답변을 다음과 같이 주고 있다.
우리의 영적 향상을 위해 노력하라. 건전한 상호 관계를 도모하라. 그리하여 타인 및 자기 모두를 빛나는 사랑으로 양육하라. 세대를통해 전해져 내려오는 만연된 죄, 질병, 또는 자아(ego)의 허구적 가면을 자각하라. 제도의 틀 속에서는 무력하지만 우리 인간이 극복하기 위해 창조한 사회의 정신 병리학적 특징의 현상들을 자각하라.
이 책은 최근 조명 받게 된 기독교적 비전(秘傳, esotericism),즉 극소수만이 알고 있는 난해성을 에니어그램의 “우주적인 지도(cosmic map)”의 관점에서 책을 써 보라는 스페인 토마스 디 호이(Temas de Hoy) 출판사의 권유로 쓴 것이다.
세상의 병의 중심이 영혼의 병에서 비롯된다고 부제목에서 제시하는 것 외에도, 나는 네 가지 주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 죄, 신경증,사랑의 변형, 그리고 사회의 병리학,
이 책은 네 부분으로 나뉘어있다.
a) 죄와 병리학 사이의 관계뿐만 아니라 죄, 병 혹은 개인 정신의 근원적인 열정의 지도로서 에니어그램을 제시하는 것.
b) 이들 각각에서 비롯되는 성격 장애 혹은 신경증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
c) 각각의 인간 성격에 수반되는 사랑의 동요에 대한 논의.
d) “사회의 에니어그램”에 대한 가능성 있는 숙고 - 개인 성격의 병리학적 관점에서 본 사회적 비판 에세이.
몇 년 동안 줄기차게 여러 대륙을 다녔지만, 버클리에 있을 때는 그런대로 시간을 가지면서 내 일에 몰두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두문불출하면서 나의 마음에 있는 생각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 이 책의 내용들은 깊은 묵상을 통해 저절로 쓰여 졌다. 남 아메리카로 교육-치료 여행을 떠나기 전에 집에서 머물기로 계획한 4개월 동안 이 책을 쓰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러한 기회는 나에게 대 만족이었다. 내가 전에도 언급했듯이 에니어그램 사회-세상을 치료하기 위해서 영혼을 치료하는 것은 나바조(Ymelda Navajo)가 에니어그램과 성격에 관한 무엇인가를 써 보라고 권유한 이후 11월에 세상에 나왔다. 내가 도우스토(Deusto) 대학에서 했던 “사랑의 병을 통해 본 세상의 병”을 주제로 강의한 내용을 확장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그녀는 내가 성격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영혼의 병을 죄(sin)라고 부르든 병리라(pathologies)고 부르든 간에, 그 병에 관하여 소개하는 성격의 논문을 책에 앞 부분에 두는 것이 적절해 보였다. 그래서 이렇게 책을 쓰는 것이다.
이 책은 몇 개의 소규모 프로젝트들과 마찬가지로 쓰기가 쉽기도 했지만 동시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재미있는 내용을 원하는 독자들은 흥미를 잃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대신 이 책은 미사여구를 늘어놓은 것이 아니고 매우 치밀하고 세세하게 쓰여 졌다. 그래서 “영혼 정화의 거주자들(inhabitants of purgatory)”에게 유용하기를 바란다. 이 거주자들이란 우리를 최고의 존재(Supreme)와 독특한 정화의 과정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의식적인 고통”을 내재적으로 깨닫는 사람들을 말한다.

- 클라우디오 나란조(Claudio Naranjo

<책속으로 추가>

배우자와의 사랑에서도 이러한 폐쇄성과 요구를 받는 대상이 되지 않으려는 자신의 욕구, 그리고 고립되고 거의 공감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이들에게 동거나 결혼은 사생활과 자신의 삶에 대한 절대적인 통제권을 잃게 되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결정이다. 성욕이 강하지 않으며, 성욕을 또 다른 요구로 인식하기도 한다.
인간애와 자신에 대한 사랑을 충분히 경험하지 못했다면 하나님에 대한 사랑도 약화된다. 하나님에 대한 사랑은 다른 인간에 대한 사랑에 비해서 요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인간애에 대한 대안이 된다. 이상적인 대상과 연관이 되는 것이 더 쉽고 마찰이 적다. 따라서 이 유형에서 경외적인 사랑(아버지나 어머니에 대한 아이들의 사랑)이 관용보다 더 발달된다.

<중략>

현상 유지라는 타성
사회의 병폐 중 두 가지를 독재주의와 상업주의라고 본다면, 에니어그램의 원리를 우리의 공동체 삶의 문제에 적용시켰을 때 세 번째 사회적 기능 장애는 무엇일까?
개인적 의견으로 삼각형의 위 꼭짓점은 자동화, 기계화, 즉 인간을 습관의 동물로 만드는 로봇 같은 세상을 향한 경향으로 본다. 삶은 창조적이지 않고, 삶은 삶이라는 말의 정확한 의미처럼 살아있지 않으며, 사람들은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고 내적 무감각에 굴복하고 만다.
누가 자신이 내면적으로 무감각을 하지 않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이런 무감각이 가장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세계의 병폐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여기에는 성격 분석적 질문이 제기된다. 그것은 너무 굼뜨고, 아첨하기 좋아하고, 편안하고, 무지한 이런 특성을 가졌다고 해서 어떤 의미에서 그렇게 불행하지는 않다고 하는 사람들도 많다.
사회적 측면에서 이는 현상 유지에 대응하는 개념이며, 개인적 측면에서 우리는 부동성을 마주한 스스로를 발견하게 되는데 마치 로봇같이 변하면서 인간이 진화적인 역량을 잃게 되는 것과 같다. 사회도 진화할 수 있는 능력을 잃게 된다. 우리는 지나치게 제도화 되어 있고, 화석화되어 가는 것은 모든 조직의 특징이 되었다. 조직이 신선하고 새로울 때 이 조직은 자기 기능을 하게 된다. 몇 년 후면 이 조직은 다음 세대에 의해서 처음의 목적과는 상관없이 자동적으로 일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단순한 조직이 되는 순간이 오게 된다. 누구도 뭔가를 바꾸려고 하지 않고, 모자라고 무능한 권력은 존재한다.
교육은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세계의 제도적인 교육은 좋은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많은 의견들이 모이고, 수 많은 모임이 열리고 어떻게 개혁을 실행 할 수 있는지 토론되고, 엄청난 돈이 투자 된다... 하지만 이 사업에 관련 된 거의 모든 사람들은 “기력이 소진”되었거나 의욕이 꺾여 버렸다. 제도적인 타성이 너무나 강하기 때문에 이들은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고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느낀다. 다른 병폐들과 비교했을 때 큰 문제가 아닌 것처럼 여겨 질 수 도 있지만, 이 문제는 발전을 책임지는 기초적인 조직, 발전의 기관이기 때문에 그렇게만 볼 수 없다. 교육을 하는 것은 개인의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다. 그리고 교육이 완전히 다른 내용으로 채워져서, 말하자면 인간성을 가르치지 않고 삶에 대해서 교육하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의 자신이 되도록 도와주지 않아 영혼이 발달되지 않는 등, 제대로 자기 기능을 실행되지 못한다면 교육은 완전히 실패한다. 하지만 누구도 이에 대해서 제기를 하지 않는다. 만일 이런 주제에 대해서 누가 이야기를 시작 한다면 어떻게 교육이 거대한 하얀 코끼리, 즉 변화하지 못하는 구조로 변해 왔는지 인정하게 된다. 왜? 교육은 너무나 광대하고 관료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