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없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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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매일경제 > 2010년 3월 4주 선정
작가정보
저자(글) Robert Musil
1880년에 오스트리아의 클라겐푸르트에서 태어나 1908년 독일 베를린 대학에서 에른스트 마하에 대한 논문으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조용한 베로니카의 유혹」등 여섯 편의 단편소설, '열광하는 디오니소스인들' 등 두 편의 희곡작품을 발표하였다. 1906년에 출판된 '생도 퇴얼래스의 혼란'이 그의 처녀작이었으며 '특성 없는 남자'가 그의 유작이 되었다. 1942년에 스위스에서 망명 작가로 사망하였다.
1951년 전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문리대와 대학원에서 독문학을 공부했다. 독일 자르브뤼켄 대학의 〈로베르트 무질 연구소〉에서 국제무질학회의 회장인 로트 교수의 지도를 받아 무질의 「조용한 베로니카의 유혹」에 대한 논문으로 1991년에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출판된 책으로 '제3의 텍스트 -영화와 소설 또는 정신분석학적 글쓰기', 시집으로는 '한글나라', '미음 ㅁ 속의 사랑', '미음 ㅁ 속의 ㅇ 이응', '나는 ㄷㅜㄹ이다' 등 네 권의 구체시작품집이 있다. 서울대 인문대 교수이고, 전위적 문화예술전문지 '제3의 텍스트' 편집인이다.
목차
- 제1부 - 일종의 입문
1. 어떤 주목할 만한 방식으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가
2. 특성 없는 남자의 집과 건물
3. 특성 없는 남자의 특성 있는 아버지
4. 현실성감각이 있다면 가능성감각 또한 있어야 한다
5. 울리히
6. 레오나 또는 원근법적 자리이동
7. 약자의 상황에서 울리히가 새 애인을 끌어오다
8. 카카니엔
9. 위대한 남자가 되려는 세 가지 시도 가운데 그 첫 번 째 시도
10. 그 두 번째 시도. 특성 없는 남자의 윤리적 계기
11. 가장 중요한 시도
12. 운동과 신비주의에 대한 대화를 나눈 뒤에 그녀의 사랑을 울리히가 쟁취했던 숙녀
13. 한 마리의 천재경마가 특성 없는 남자라는 인식을 성숙시키다
14. 젊은 시절의 친구들
15. 정신적 붕괴
16. 시대의 비밀스러운 질병
17. 특성 있는 남자에게 미친 특성 없는 남자의 영향
18. 모스브루거
19. 편지로 받은 아버지의 경고 그리고 특성을 연마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황제 즉위기념식을 둘러싼 각축전
제2부 - 그렇고 그런 일이 또 일어나고 있다
20. 현실과의 접촉. 특성의 결여에도 불구하고 울리히가 불과 같은 행동력을 과시하다
21. 라인스도르프 백작이 진심으로 창안한 평행선운동
22. 영향력이 크고, 말할 수 없이 정신적 우아함으로 가득 찬 귀부인의 형상 속에서 평행선운동이 울리히를 집어삼킬 준비를 갖추고 있다
23. 어느 위대한 남자의 첫 개입
24. 소유와 교양. 디오티마와 라인스도르프 백작, 두 사람의 우정 그리고 살롱의 유명한 손님들을 영혼과 하나가 되도록 만드는 직책
25. 어느 결혼한 영혼의 고통
26. 영혼과 경제의 합일. 그 일을 해낼 수 있는 남자가 옛 오스트리아 문화의 바로크 예술을 즐기고자 하다. 평행선운동에 한 가지 이념이 그 힘으로써 태어나다
27. 위대한 이념의 존재와 내용
28. 생각의 몰입에 대해 특별한 의견이 없는 사람은 누구든지 읽지 않고 건너 뛸 수 있는장
29. 정상적 의식상태의 설명과 중단
30. 울리히가 목소리를 듣다
31. 당신은 누구 말이 옳다고 생각하는가?
32. 소령부인과의 잊혀진, 아주 중요한 사건
33. 보나데아와의 단절
34. 뜨거운 한 줄기 빛 그리고 냉각된 사면의 벽
35. 레오 피셸 행장 그리고 충족되지 않은 이유의 원리
36. 위에서 언급된 원리 덕택에 그것이 무엇인지 사람들이 미처 알기도 전에 평행선운동이 뚜렷하게 존재하다
37. 어느 출판인이 ‘오스트리아의 해’라는 용어를 창안하자 라인스도르프 백작의 심기가 아주 불편해지다. 각하가 울리히를 애타게 찾다
38. 클라리스와 그녀의 악마들
39. 특성 없는 남자는 남자 없는 특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40. 모든 특성을 갖춘 남자, 그러나 그는 그것에 무관심하다. 정신의 영주가 체포되고 평행선운동이 명예 사무총장을 얻다
41. 라헬과 디오티마
42. 대규모 회의
43. 위대한 남자와 울리히의 첫 대면. 세계사에서 불합리한 것은 일어나지 않지만, 디오티마는 참된 오스트리아가 전 세계라는 주장을 제기하다
44. 대규모 회의의 과정과 끝. 울리히가 라헬에게 호감을 느끼다. 라헬이 졸리만에게. 평행선운동이 확실한 조직을 갖추다
45. 산의 두 정상의 침묵하는 만남
46. 영혼이라고 불리는 커다란 구멍을 채우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이상과 도덕이다
47. 분리되어 있는 모든 것이 아른하임 한 사람 속에 있다
48. 아른하임이 유명하게 된 세 가지 원인 그리고 전체의 비밀
49. 낡은 외교와 새로운 외교 사이의 첫 대립
50. 그 이후의 전개. 아른하임이라는 인물에 대해 투치 실장이 확실한 사실을 알아내고자 결심하다
51. 피셸 가문
52. 외무성의 업무에 결함이 있음을 투치 실장이 확인하다
53. 새로운 감옥으로 옮겨진 모스브루거
54. 발터와 클라리스와의 대화에서 울리히가 반동적으로 보이다
55. 졸리만과 아른하임
56. 평행선운동의 위원회에서 벌어지는 활발한 작업. 각하에게 편지를 보내 클라리스가 ‘니체의 해’를 제안하다
57. 대약진. 디오티마가 위대한 이념들의 존재와 특이한 체험을 하다
58. 평행선운동이 의구심을 자아내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에서 자발적 퇴보란 없다
59. 모스부르거가 한번 더 생각하다
60. 논리적-도덕적 왕국으로의 소요
61. 논문 세 편의 이상 또는 정곡을 찌른 삶의 유토피아
62. 지구도, 그러나 특히 울리히가 에세이즘의 유토피아를 경배하다
63. 보나데아가 하나의 비전을 갖다
64. 슈툼 폰 보르트베어 장군이 디오티마를 방문하다
65. 아른하임과 디오티마의 대화에서
66. 울리히와 아른하임 사이에 몇 가지는 순조롭지 않다
67. 디오티마와 울리히
68. 딴소리 하나: 인간은 그들의 육체와 일치되어야 하는가?
69. 디오티마와 울리히.계속
70. 클라리스가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울리히를 찾아가다
71. 황제폐하의 통치 70주년 기념행사와 관련하여 대표적인 결정을 내리고자 위원회가 열리기 시작하다
72. 턱수염 속으로 짓는 학문의 미소 또는 악과의 상세한 첫 대면
73. 레오 피셸의 딸 게르다
74. 기원전 4세기와 1797년의 맞대결. 울리히가 한 번 더 아버지의 편지를 받다
책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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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범죄자들”의 “천년왕국으로”
모두 3권으로 구상된 한국어 번역본 『특성 없는 남자Der Mann ohne Eigenschaften』의 제1권이 출판되었다. 그 동안 제목으로만 회자되며 구름 뒤에 숨어있던 20세기의 대표적 미완성 소설, 유럽문화의 기념비적 대작이 한국의 소설독자에게도 드디어 선을 보이게 된 것이다. 이제 그들이 바야흐로 “범죄자들”의 “천년왕국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의 이름은 울리히, 나이는 서른 두 살이다. 그 이름의 뜻은 ‘가문의 재산을 물려받은 주인’. 르네상스 이후 산업혁명을 거쳐 세계역사의 주역으로 등장한 유럽인의 문화를 한 몸에 구현한 작가, 계관시인 반열의 ‘포에타 독투스poeta doctus’의 작가인 무질이 창조한 실험적 인문인으로서 울리히는 고전적이며 동시에 현대적인 주인공이다.
한편 특성 없는 남자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되는 여자 주인공은 소설의 1권 123장이 끝난 뒤 소설 제2권의 3부 “천년왕국으로”에서 비로소 처음으로 등장한다. “범죄자들”이라는 부제가 달린 제2권은 38장까지만 완성되고 나머지는 미완성의 방대한 유고로 남아있다. 여자 주인공은 ‘범죄자’로서 소설의 후반 38장에서만 살아있는 것이다. 한국어 번역본 제1권은 74장으로 끝나고 있으며, 이 제74장에서 주인공은 아버지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1권 제1부 “일종의 입문”의 마지막 19장에서도 이미 주인공은 아버지의 편지 한 통을 받아놓았다.
나폴레옹과 같은 위대한 장군이 될 것을 꿈꾸었던 주인공은 장교, 엔지니어와 수학자의 경력을 거쳤으며 지금은 일정한 직업이 없는 사람이다. 소설의 시간적 배경은 일차세계대전이 발발하기 1년 전인 1913년 8월이며, 공간적 배경은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이다. 그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전통적인 귀족사회에서 가족, 직업, 계급, 사랑, 민족, 우정과 종교 등 어떤 사회적 관계에서도 속박 받지 않고 자유롭게 단독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젊은 남자이다.
작품 1권 제2부의 허구적 줄거리는 울리히가 오스트리아의 ‘평행선운동’을 준비하는 위원회의 사무총장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이 일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황제 프란츠 요젭 1세가 즉위 70주년을 맞이하게 되는 행사를 거국적으로 준비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베를린에서 독일제국의 황제 빌헬름 2세의 즉위 30주년 기념행사를 거행하는 것에 맞서 프로이센을 의식하며 경쟁적으로 벌이는 오스트리아의 정치적 운동이며, 그런 관계에서 ‘평행선운동’인 것이다. 경쟁관계에 있는 두 나라의 거국적 행사는 1918년에 동시에 거행될 예정이었으나 패전과 함께 두 경쟁국의 황실은 공교롭게도 이 행사를 열지도 못하고 멸망한다. 이것이 소설 1권 제2부 “그렇고 그런 일이 또 일어나고 있다”의 가장 풍자적이며 양가적인 허구의 뼈대를 이루고 있다.
풍족한 삶과 정신적 자유에도 불구하고 울리히는 ‘삶으로부터의 휴가’, 문맥 밖의 유혹을 선택한다. 주어진 시간은 365일! 사회적으로 미리 정해진 도덕의 삶이 아닌 ‘올바른 삶’을 위한 성찰과 모색, 실험과 좌절의 시간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울리히의 진지한 ‘수업시대’는 끝나고 그의 회의적인 ‘편력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그 편력시대의 한 쪽에서는 절대적 왕권, 자본과 권력의 알레고리인 ‘평행선운동’이 바야흐로 그의 자유정신과 사랑 그리고 불확실한 욕망을 제압할 듯, 이제 팽창하고 있다.
작가와 문학전문가의 발언 및 언론의 반응
“지고의 예술성과 최상의 흥미를 자아내는 대작!”(『더 뉴요커』)
“무질의 책은 소설의 가장 매혹적인 특성들을 지니고 있다. 가장 비감각적인 성찰 속에서도 생생한 직관성, 춤추는 '조르바'의 경지에 육박하는 명랑성, 시시한 농담과 말장난이 거의 어느 곳에서도 일어나지 않게 하는 근본적인 유머 그리고 무엇보다도, 독일문학에서 적어도 고트프리트 켈러 이래 그와 필적할만한 것이 없는 비유와 이미지의 풍성함과 위트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향수』의 쥐스킨트)
“『특성 없는 남자』는 그 세기를 통틀어 비할 데 없이 탁월한 실존의 백과사전이다. 이 책을 다시 읽고 싶을 때면 나는 앞 뒤 전개를 신경 쓰지 않고 손 가는 대로 아무 페이지나 열어 보곤 한다. ‘스토리’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은 전혀 주의를 끌지 않고 눈에 띄지 않게 천천히 진행된다. 각 장이 그 자체로 놀라움이며 발견이다. 곳곳에 사색이 깔려 있다고 해서 이 소설의 소설적 성격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것이 소설의 형식을 풍부하게 하고 ‘소설만이 발견하고 말할 수 있는’ 것의 영역을 엄청나게 확장했다.”(밀란 쿤데라, 『커튼』, 101쪽)
“다음 사실을 강조해 보자. 브로흐와 무질이 현대 소설 미학에 도입한 것과 같은 소설 속의 사색은 과학적 사색이나 철학적 사색과는 무관하다. 심지어 일부러 비철학적, 더 나아가 반철학적이기 까지 하다고 말할 수 있다. 즉 모든 선입관의 체계로부터 철저하게 독립적이라는 것이다. 소설의 사색은 판단을 내리지 않고 진리를 부르짖지 않는다. 그것은 스스로 질문하고 놀라고 탐색한다. 그 형태도 매우 다양하다. 은유적, 풍자적, 가설적, 과장적, 금언적, 해학적, 도전적, 환상적. 무엇보다도 그것은 등장인물들의 삶의 마술적 궤도를 결코 벗어나지 않는다. 등장인물들의 삶이야말로 그것을 살찌우고 정당화하는 것이니까.”(같은 책, 100쪽)
“지적으로 매우 까다로운 사색을 소설 속에 통합하는 것, 그리고 아름답고 음악적인 방법으로 그것을 작품의 필수 요소로 만드는 것이야말로 현대 예술의 시대에 소설가가 감행할 수 있는 가장 대담한 혁신 중 하나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빈의 이 두 작가의 사색은 더 이상 예외적인 요소, 방해물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생각하는 소설들 속에는, 심지어 소설가가 어떤 사건을 이야기하거나 얼굴 모습을 묘사할 때조차 끊임없는 사색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것을 ‘여담’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것이다.”(같은 책, 99쪽)
“자발성을 강요하기 때문에 문학은 아주 가혹한 것이 된다. 선의만 갖고는 존재할 수 없다. 문학적 감수성의 시험은 자발성과 연계되어 있다. 물론 언제나 문학을 사랑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한번은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야만 정신이 몽매한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 물론 모든 명작 장편소설을 읽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 권도 안 읽은 사람은 원시인이다. 그렇게 처음에는 어느 정도 의무감을 갖고 고전적인 장편소설을 읽어야만 한다. 그래야 나중에 스스로 읽고 싶은 충동이 생겨나거나, ‘다시는 안 읽는다’라는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아무튼 그는 장편소설을 알아야만 교양게임에서 교양인과 비교양인의 경계를 넘어설 수 있다. 예컨대 그가 읽은 소설이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라고 하자. 이것은 아주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 소설은 억지로 읽지 않으면 읽을 수 없는 소설이기 때문이다.”(디트리히 슈바니츠, 『교양』, 581쪽)
“하나의 완전한 문화의 우주를 목록화하는 프루스트와 조이스의 거대한 장편소설들이 제1차 세계대전 직전에 구상되었지만 전쟁과 그 이후에 쓰여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때 하나의 세계가 몰락했으며, 사람들은 기억을 통해서 그 세계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점은 독일의 세계소설인 로베르트 무질(Robert Musil, 1880-1942)의 『특성 없는 남자Der Mann ohne Eigenschaften』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같은 책, 356쪽)
“이 장편소설 역시 조이스나 프루스트처럼 현대와 함께 세계대전으로 침몰하는 19세기의 세계를 묘사한다. 또한 그는 그 세계를 파괴했던 힘들을 묘사한다. 그때 함께 폭파되었던 것은 19세기에 가장 사실적으로 체험되었던 역사 개념이다. 장편소설 역시 역사 개념이 문학적 형식으로 표현된 것이다. 따라서 19세기는 위대한 장편소설의 시대였다. 동시에 이 장편소설형식을 통해 가장 먼저 드러난 사실은 역사란 불연속적이라는 것이다. 조이스, 프루스트, 무질은 모두 위대한 합명제를 제시해주고 있는데, 모두 비슷한 해결책으로 나아갔다. 기억과 현현 및 신비주의를 통한 시간 개념의 탈피. 그들은 그때까지 볼 수 없었던 정확한 문체로 인간 의식을 묘사했는데, 매리온 블룸의 의식의 흐름, 프루스트의 마들렌 체험, 울리히의 근친상간적 여행은 모두 현대문학의 귀중한 부분이 되었다.”(같은 책, 357쪽)
“장편소설을 통한 이 같은 최후의 위대한 합명제 이후에 장편소설 형식의 파괴자들이 등장했는데, 이들은 장편소설이라는 의미형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가장 극단적으로는 불가해한 관료주의를 묘사하는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1883-1924, 『성Das Schloss』[1926], 『심판Der Prozess』[1916])와 한때 제임스 조이스의 비서로서 『율리시즈』를 받아쓰기도 한, 부조리극의 대가 사무엘 베케트(Samuel Beckett, 1906-83)의 『말론은 죽다Malone meurt』[1951], 『이름 붙이기 어려운 것L'Innommable』[1953] 등의 작품을 들 수 있다.”(같은 책, 357쪽)
“무질은 이 장편소설에서 묘사되는 세계를 황권-왕권의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왕국이라 불렀다. 주인공은 32세의 울리히다. 그는 그때까지 장교, 엔지니어, 수학자로 생활해봤지만 - 이제 어떤 생활을 해야 할지를 몰라 - 철저히 자기 자신과 만나기 위해 일상에서 벗어나 일년 동안 휴가를 떠나려는 인물이다. 이렇게 보면 고전적인 교양소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울리히는 특성 없는 사나이다. 그는 사물을 이해하는 열쇠로서의 특성을 믿지 않고 오히려 사물세계에 나타나는 비개성적인 논리를 믿는다. 이와 상응하게 소설에서 울리히는 그가 시도하여(가능성의 인간으로서) 받아들이는 이념적이고 학문적인 조건들의 교차점이 된다. 사람들은 이 소설을 통해 니체 신봉자, 자유로운 유대인, 영양실조의 사회주의자, 증오에 찬 민족주의자, 괴테 숭배자, 프로이트적인 성과학자, 정신적인 면에 관심을 가진 장군들, 재촉하는 교육자, 지적인 산업계의 대표자들, 도취적인 바그너 숭배자 등과 그 밖의 일련의 긴 목록에 걸친 이데올로기주의자, 광적숭배자, 기인들을 보게 된다.”(같은 책, 356쪽)
“앞으로 수년 동안 우리는 『아케이드 프로젝트』를 성찬으로 즐기게 될 것이다. 벤야민의 『아케이드 프로젝트』는 이를 둘러 싼 온갖 전설을 넘어선다. 이 책은 한 작가와 한 도시 간의 관계를 프루스트, 조이스, 무질의 위대한 대도시 소설들에서 펼쳐지고 있는 형태로 포착하고 있다.”(허버트 머스 캠프, 『뉴욕타임스』)
“벤야민의 작업을 보르헤스의 상상의 도서관처럼 무한대로 증식하고 번식하는 도서관에 비유해보면 어떨까. 우주 속에 숨어있는 수많은 저자들의 온갖 글에서 인용하고 차용한 문장들, 그리고 그에 대한 한 고독한 저자의 주해와 해석이 저자 본인의 육성과 끊임없이 몸을 뒤섞고, 각각의 목소리들이 몽타주되어 변주와 합주를 반복하며 새로운 성좌를 만드는 기이한 우주의 도서관. 또는 플로베르의 『부바르와 페퀴세』나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처럼 글쓰기가 곧 삶이고 삶이 곧 글쓰기로 이러한 삶=글쓰기가 시작도 끝도 없이 이어지며, 그리하여 어디서부터 읽어도 무방한 아포리즘적 사유의 정수?” (벤야민의『아케이드 프로젝트』옮긴이 서문, x쪽)
“무질은 조이스, 프루스트, 카프카 그리고 스베보와 함께 유럽 소설가들의 위대한 성좌를 이루고 있다.” (『뉴 리퍼블릭』)
“이제 유쾌한 교양 사교모임에서 대화가 우연히 카프카에 이르렀다고 하자. 그는 카프카의 작품은 읽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이 대화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예컨대 그는 ‘카프카? 하지만 그는 로베르트 무질은 아닙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로써 그는 좌중의 모든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될 것이다. 만일 누군가가 말싸움을 걸어오면서, ‘어떤 뜻으로 하신 말씀입니까?’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하면 된다. ‘그러니까 무질은 자신의 인생을 어렵게 만든다는 점에서 납득이 갑니다. 물론 카프카도 충격적이지요. 그러나 그것은 충격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지 않습니까?’ 이런 투의 말은 틀릴 수가 없다. 계속 질문이 들어오더라도 그는 『특성 없는 남자』와 관련해서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무질은 그의 강력한 성(城)이 된다. 그는 그곳을 거점 삼아서 다른 사람들을 공격할 수 있으며, 혹시 그가 모르는 작가들의 이름이 언급되더라도 이들에 대해 논평을 할 수가 있다. 그리고 무지가 탄로 날 위험이 있으면, 그 성으로 피신하면 된다.”(디트리히 슈바니츠, 『교양』, 581-582쪽)
“『특성 없는 남자』, 20세기 문학의 3위1체의 세 번째 주역, 『율리시즈』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완벽하게 보완하며 -마침내, 드디어- 이 땅에 상륙” (『월 스트리트 저널』)
“그가 장편소설을 몇 편 읽어두었다면 교양게임은 이제 야구경기와 같은 것이 된다. 무질 전문가인 그 사람이 조이스, 존 도스 파소스John Dos Passos 그리고 플로베르도 읽었다고 가정하자. 그는 타자의 역할을 하면서, 투수가 던질 공을 기다린다. 투수가 카프카라는 이름의 공을 던진다. 그러면 그는 그것을 가능한 한 멀리 쳐내고 그의 ‘홈베이스 무질’에서부터 달리기 시작해서 1루의 ‘조이스’로, 그리고 가능하다면 ‘도스 파소스’와 ‘플로베르’를 지나서 다시 홈베이스까지 돌아올 시간을 번다. 그래야만 상대방이 ‘카프카’라는 이름의 공을 다시 되던질 수 없다. 물론 이렇게 ‘홈인’하기 위해서 그는 공을 정확히 맞혀야 한다. 이런 식의 대화가 몇 번 오가다 보면, 그는 정말 문학에 대해 흥미가 생겨날 수 있다. 그러면 모든 것은 저절로 해결된다.”(디트리히 슈바니츠, 『교양』, 582쪽)
“『특성 없는 남자』는 의심할 여지없이 가장 위대한 작품이다. 우리 시대가 보여준 최상의 것이다.” (토마스 만)
풍족한 삶과 정신적 자유에도 불구하고 울리히는 ‘삶으로부터의 휴가’, 문맥 밖의 유혹을 선택한다. 주어진 시간은 365일! 사회적으로 미리 정해진 도덕의 삶이 아닌 ‘올바른 삶’을 위한 성찰과 모색, 실험과 좌절의 시간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울리히의 진지한 ‘수업시대’는 끝나고 그의 회의적인 ‘편력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그 편력시대의 한 쪽에서는 절대적 왕권, 자본과 권력의 알레고리인 ‘평행선운동’이 바야흐로 그의 자유정신과 사랑 그리고 불확실한 욕망을 제압할 듯, 이제 팽창하고 있다.
이응異應의 책
무질 전집 1권 『특성 없는 남자MoE』ㆍ1
무질 전집 2권 『열광하는 디오니소스인들』
(2010년 출간예정)
무질 전집 3권 『특성 없는 남자MoE』ㆍ2
(2011년 출간예정)
무질 전집 4권 『특성 없는 남자MoE』ㆍ3
(2012년 출간예정)
문화예술전문지 『제3의 텍스트』
(창간호 2003년 - 7호 2008년)
고원의 구체시 『나는 ㄷㅜㄹ이다』
박문맥의 소설 『이름이 다른 세 사람의 작가』
그것을 소유한 사람은 예를 들어 이런 식으로 말하지 않는다. “이곳에서 이것 또는 그것이 생겼다, 생길 것이다, 생겨야 한다.” 그는 이 문장을 다음과 같이 접속법으로 바꾼다. “이곳에 이것 또는 그것이 생길 수 있는 어떤 가능성, 당위성 또는 필연성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누가 무엇인가에 대해 “그것이 그렇기에 그렇습니다”라고 그에게 설명하면, 그는 “그렇다면 그것은 아마 다른 방식으로도 존재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가능성감각은 그것과 비슷하게 존재할 수 있는 다른 모든 것을 생각해내는 능력, 존재하는 것을 존재하지 않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바로 그 능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창조적인 소양의 결과가 주목할 만한 것이 될 수 있으며, 그것은 사람들이 경탄하는 것이 틀린 것임을 보여주고, 그들이 금지하는 것을 허락된 것으로 또는 금지와 허락, 이 둘을 무관심한 것으로 보여주는 일이 유감스럽게도아마 드물지 않다. 이런 가능성감각의 인간은 흔히 말하듯이 안개와 상상, 몽상과 접속법의 그물이라는 좀 더 섬세한 두뇌의 연결그물 속에서 살고 있다. 어른들은 이 경향을 보이는 아이들로부터 그 가능성을 애써 추방하며, 그들 앞에서 이런 사람들을 괴짜, 몽상가, 약골 그리고 꼴값 또는 까다로운 사람이라고 흉본다.
사람들이 그들을 칭찬해야겠다고 마음먹을 때면, 이 바보들은 이상주의자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면서 부각되는 것은 현실을 파악할 줄 모르거나 현실로부터 고통스럽게 회피하는 그들의 약점일 따름이다. 이런 경우 현실성감각의 결여는 정말 결격사유를 뜻한다. 가능성감각은 신경쇠약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 꾸는 불안한 꿈의 세계일뿐만 아니라, 아직 실현되지 않은 하느님의 의도이기도 하다. 가능한 체험 또는 가능한 진리는 실제적 체험과 실제적 진리 등 현실적 존재의 가치와 다르다. 가능성의 세계를 믿는 사람들의 견해에 따르면, 그것은 그 안에 정말 신과 같은 그 무엇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불, 상승, 창조의 의지 그리고 현실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것을 과제와 생산으로서 다루는 의식적 유토피아주의와 통한다. 따지고 보면 지구는 전혀 오래 된 것이 아니며, 겉보기에 한 번도 제대로 축복 받은 상황 속에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기본정보
ISBN | 97889955763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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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출시)일자 | 2010년 03월 10일 | ||
쪽수 | 559쪽 | ||
크기 |
148 * 210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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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Der) Mann Ohne Eigenschaften/Musil, Rober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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