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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이문기
이문기 (이동숙)
57년 서울 출생.
85년 무의탁 출소자를 위한 "아브라함의 집" 설립.
89년 제 1회 서울시민대상 장려상 수상.
볏고을 봉사상 외 다수
저서로는 소설 [형이라 불리는 여자 1,2권]
현 한국출소인상담연구소 소장.
출판사 서평
이문기의 첫 시집 [가물치의 꿈]은 저자의 자전적 발자취가 담긴 만큼 읽는 이에게 독특하고 특별한 감흥을 준다. 수온이 10℃ 이하로 떨어지면 동면에 들어가는 가물치. 연못 밑바닥 부드러운 흙 속에서 섬벛꽃 피는 봄을 기다릴 가물치를 생각하며 시인은 절망 속에서 희망을 피워 올리고 있다.
어느 날 문득 시를 쓰고 싶은 충동에 여름날 소나기처럼 시들을 써내려 갔다는 이문기. 때문에 신동민 기자(심마니 라이프)는 시집을 읽고 나서 "다듬을 틈도 없이 토해낸 시속에 "논리" 대신 "느낌"이 들어앉았다"고 말한다. 그처럼 이문기는 자신의 감정들을 거짓된 포장으로 아름답게 꾸미기 보다 투박하지만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다.
"금전의 노예가 되어/ 명예도 긍지도 버린/ 도시의 양심처럼 황폐한/ 나는 도시의 시인/ 마알간 시를 그려낼 수 없다" (도시의 시인 중 일부)라는 그의 시처럼 말이다. 아픔은 아픔대로, 슬픔은 슬픔대로, 그리움은 그리움 그대로 끄집어내어 거짓없이 그려내는 것이 참다운 시라고 생각한 것이다.
"이문기 씨는 아무 것도 소유하지 않은 사람이다. 그는 강가 별장의 주인에게 이렇게 말할 사람이다. 집은 당신의 것입니다. 그러나 풍경은 저의 소유입니다."라는 엄상익 변호사의 말처럼 시인 이문기는 물질문명에 얽매여 자연스러움을 잃어 가는 세상에서 구름처럼 욕심 없는 나그네로 살고 있다. 그런 그의 성격 때문인지 [가물치의 꿈]은 과장되지 않은 소박한 언어로 시집을 펼쳐든 사람들에게 동감을 끌어낸다.
[가물치의 꿈]은 제1부 영치인간과 제2부 가물치의 꿈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 속에 수록된 시들의 제목을 보면 시인으로 거듭난 이문기의 지나온 삶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제 1부 영치인간에서 이문기는 자신이 후회 속에 묻어 두었던 과거를 조심스럽게 밖으로 끄집어내고 있다. 은팔찌에서부터 추억까지 35편의 시들은 모두 "자유"와 "어머니"라는 말을 들으면 눈물부터 나던 옥중 생활의 절절함이 긴 세월을 지나며 정화된 언어로 표현되고 있다.
"사시사철 똑 같은 한 벌 옷/ 바뀜 없는 사각형의 공간/ 해도 정해진 시간에 바라보는 이곳은/ 고개 숙인 해바라기들의 교도소" (교도소 중 일부)라고 표현한 절망의 수형 생활. 그러나 그 속에서도 이문기의 시들은 낙천적이고 해학적이다. "대한민국 법은 개법이 아니다'와 "모의재판"이 그 예이다.
과거는 부정할 수 없는 삶의 한 부분일 뿐이다. 이문기는 그 기억들을 "꿈 없이 보낸 수많은 밤들을/ 염원의 기다림과 기다림으로/ 맞이한 새벽 아린 빛살/ 눈가를 일렁이더니/ 툭하고 떨어져 승천하는 눈물" (새벽의 자유인 중 일부)로 맺음 했다. 그리고 이문기는 험난한 과거를 딛고 일어선 현재가 소중한 만큼 감추거나 잊으려 하지 않고 "추억"이란 시와 노래로 곱게 갈무리하며 1부를 접었다.
제 2부에서는 물질문명과 21C 테크노디지털 문명 속에서 점점 척박해져 가는 세상에 대한 따끔한 질책과 소박한 꿈을 그리고 있다. 사람 됨됨이 보다 돈과 권력이 인격을 좌우하는 현실에서 영원한 보헤미안이기를 자처한 이문기. 시는 누구나 쓸 수 있고 삶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시인이라 말하는 이문기이기에 그의 시어들은 특별히 어렵지도 않고 낯설지도 않다.
더욱이 현란한 문장을 늘어놓는 기술 대신 자신의 영혼을 조각 내어 시 한 편 한 편에 담아 놓은 듯한 시인의 태도가 더욱 감동의 폭을 넓혀준다. 자신을 천하에 불효자라 자처하는 이문기. 사연 많고 잔일 많은 출소자들의 대부로 살아오는 동안 자연 가족의 일은 나중으로 미루어 왔다. 그러다가 작년에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그는 "같이 무덤 속으로 들어가서 묻히고 싶었다"고 할만큼 심한 후회로 오열했다. 그리고 어머니를 떠올릴 때마다 터져 나오는 절절한 그리움들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독한 술로써 씻어낸들 잠시뿐/ 상처로 박힌 상처는 아물지 않는다/ 단지 잊어버리고자 할 뿐" (상처 중 일부)
"호흡하는 동안 무수히/ 부모 오장육부 녹이더니/ 부모 주검에 이 자식 오장육부 찢어진다" (불효자 중 일부)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 언어이기에 그의 시어들이 곱게 다듬어지지 않아도 가슴에 와 닿는 것일까. 붉은 진달래 핀 산기슭에서 피울음을 우는 두견새의 소리처럼 여운이 남아 자꾸만 시선을 붙잡는다.
기국서 연출가는 "여성으로 시작해서 남성으로 삶을 이끌고 간 사나이."라고 이문기를 평했다. 그의 삶은 최악의 환경에서 강인한 생명력으로 이겨 나가는 가물치와도 같다. 거듭되는 역경을 자기 발전의 디딤돌로 삼고 일어서 새롭게 내일을 개척하며 살아 온 나날들.
그래서 그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타인의 어려움도 그냥 넘기지 못한다. 뚝배기 같은 외모 속에 숨겨진 섬세한 마음으로 이문기는 가려진 곳에 숨은 서글픔과 외로움을 어루만져줄 줄 아는 사람이다. "날카로운 칼날이 겉봉을 가르면 한숨처럼 터져 나오는 수인들의 넋두리는 잡초들의 노래. 가만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레퀴엠의 선율을 따라 담 안에서 밖으로 인간의 언어들이 지친 말발굽을 타고 온다." (잡초들의 노래 중 일부)
[가물치의 꿈]은 몇 번을 되풀이해서 읽어도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실한 언어들이기에 질리거나 식상하지 않다. 비록 40대 늦깎이 시인이지만 "십대를 만나면 십대가 되고 이십대를 만나면 이십대가 삼사십대를 만나면 그대로 삼사십대가 되는" 자유인 이문기. 어두움 속에 촛불 하나 밝혀 그 어둠이 어둠으로 남지 않고 희망의 메신저로 다가오도록 한 그의 마음이 오래도록 따스함으로 남는다.
저자 소개
이문기 (이동숙)
57년 서울 출생.
85년 무의탁 출소자를 위한 "아브라함의 집" 설립.
89년 제 1회 서울시민대상 장려상 수상.
볏고을 봉사상 외 다수
저서로는 소설 [형이라 불리는 여자 1,2권]
현 한국출소인상담연구소 소장.
기본정보
ISBN | 9788995226001 |
---|---|
발행(출시)일자 | 2001년 07월 15일 |
쪽수 | 112쪽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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