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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나, 어머니가 손수 가꾼 아름다운 정원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어느 순간 그 정원은 사라지고 말았지만, 유년의 경험이 인연이 되었는지 조경을 평생의 업으로 알고 살아가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친구들이 불문학과나 의대를 선택할 때 아무 주저 없이 농대를 지원해서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들은 그만의 추억을 알지 못했던 것이다.
대학 졸업 후 1981년 독일 유학의 길에 올라, 베를린 공대에서 조경을 공부하며 애도 많이 먹었다. 독일 조경과 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하기 전 대개 2년 정도 정원사나 수목관리원 교육을 받는다. 지금은 없어졌지만 2차대전 전만해도 정원사자격증이 있어야 입학자격을 얻을 수 있었는데, 이 전통이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실무를 결코 등한시 하지 않는 나라여서 인문주의에 젖은 교육을 받은 그로서는 여러모로 따라가기가 쉽지 않은 행군이었다.
대학원 과정을 밟을 때 Freie Planungsgruppe라는 설계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것이 인연이 되어 졸업 후 아주 독일에 눌러앉았다. 도시계획, 건축, 조경, 토목설계를 모두 하는 곳이라 한 일보다는 배운 것이 더 많았다고 술회한다. 공부하고 일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보니 어느 새 20여 년이 훌쩍 지나갔다.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회귀본능이 나타나는지, 지난 2004년에 귀국하여 현재는 고정희 조경설계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한편, 베를린 건축가협회 조경분과 멤버이기도 한 그는 책 속에서도 무한한 존경을 표시한 바 있는 ‘칼 푀르스터’ 학회의 큐레이터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 어쩌면 그가 이번 책을 쓰게 된 것은 푀르스터의 영향 때문인지 모른다. 독일 최고의 정원사이자 자연철학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푀르스터는 낮에는 숙근초를 재배하고 정원을 만들다가 해가 지면 서재의 녹색 전등갓 아래서 글을 쓰는 생활을 70여년간 지속했다고 한다. 평생 3백여 종의 숙근초를 육종하였고 총 30권의 책을 쓴 푀르스터처럼, 그 역시 여력이 되는 한 가슴 따뜻해지는 정원을 만들고 정원에 대한 맛깔스런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을 꾸준히 낼 생각을 하고 있다. 앞으로 낼 <고정희의 바로크 정원 이야기>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고 하는 그는 보기 드문 정원 이야기꾼이다.
목차
- 프롤로그
과연 4월은 잔인한 달일까?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는 정원박람회
정원박람회의 전통
독일 정원박람회가 걸어온 길
박람회 이외의 장소
항구도시 함부르크
플란텐 운 블로멘
칼 플로민과 함부르크 정원박람회
저마다의 낙원
플란텐 운 블로멘의 요정
바람길의 도시 슈투트가르트
바람 바람 바람
U자형 그린벨트
신궁과 정원들
1961 정원박람회 - 바로크 정원이 모더니즘 정원이 되다
1977 정원박람회 - 유서 깊은 풍경식 정원이 생태공원으로 탈바꿈 하다
킬레스파크, 신풍경주의의 등장 - 채석장이 장미계곡이 되다
1993 국제정원박람회 - 환경조형물의 등장
자유도시 뮌헨
1983 국제정원박람회 - 웨스트파크
2005년 BUGA 리머파크 - 이상한 나라의 엄지공주-
젊은 도시 베를린
베를린의 뱃살
1985 정원박람회
포츠담 가는 길
정원 도시 포츠담
낭만적인 정원도시 포츠담
2001 정원박람회
페터 요셉 르네, 문화경관을 만들다
부가파크 - 포츠담 시민공원
칼 푀르스터의 선큰가든
색의 도시 라테노우
어느 작은 도시의 발돋움
실내정원
지방정원박람회(LaGa, Landesgartenschau)
정원의 새로운 패러다임-색과 놀이와 체험
에필로그
돌아보기와 앞서보기|낙원과 플레져그라운드
책 속으로
책을 펴내면서’ 중에서
정원과 독일……. 어쩐지 서로 어울리지 않는 말인 것 같다. 독일하면 떠오르는 것이 뭘까? 축구의 나라 독일!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자동차의 나라 독일! 벤츠와 BMW를 누가 모르랴. 음악의 나라 독일!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슈베르트, 슈만 등등……. 그들이 선사한 아름다운 음악이 없었다면 우리의 삶이 덜 풍요로울 것이다. 문학과 과학과 철학의 나라 독일! 괴테, 하인리히 하이네, 토마스 만, 아인슈타인, 헤겔, 칸트, 니체, 하버마스, 에리히 프롬 등등 독일이 산출한 각 방면의 인재들의 이름만도 무수하다.
그런데 독일이 사실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원의 나라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개인이 가꾸는 내 집 정원도 정원이지만, 시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도시의 정원을 만드는 것이 독일에서는 공공의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이 도시의 정원은 공원이라는 형태로 대규모로 조성되기도 하고 도심의 교차로나 대로변에 점점이 가꾸어져 도심 속의 오아시스가 되기도 한다. 의식주처럼 기본생활권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 독일 도시의 정원이라고 보면 된다. 이 새로운 면모를 알려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었다. 꽤 오래된 독일 정원의 역사만큼 많은 유산을 남겨놓고 있다. 그래서 독일정원에 대한 얘기도 무궁무진한 셈인데 이 책을 통해 첫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보았다.
우선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정원박람회”를 주제로 삼았다. 독일을 여행해 본 사람은 누구나 느끼는 것이지만 독일의 도시들은 무척 아름답다. 거의 완벽하리만큼 잘 가꾸어져 있다. 오랜 역사의 흔적과 새로운 도시의 태동이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는데, 도시를 이런 모습으로 가꾸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또 지금도 하고 있는 것이 정원박람회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95096956 |
---|---|
발행(출시)일자 | 2006년 06월 10일 (1쇄 2005년 04월 15일) |
쪽수 | 271쪽 |
크기 |
153 * 224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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