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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대(飛龍臺)에 올라 한 마리의 거대한 용(龍)이 하늘로 날아오른 것처럼 휘감아 도는 내성천 맑은 물과 백두대간 화강암의 자손인 누런 금모래밭, 그리고 오랜 연륜 속에 자연의 일부가 된 ‘뽕뽕다리’,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이처럼 아름다운 자연이 좀 더 편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로 인해 훼손된다고 하니,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부끄럽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데도 막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강물이 흘러가듯 역사도 흐른다. 역사가 흐르지 못한 암흑의 시대엔 문명이 퇴보했던 사실을 잊었단 말인가? 하물며 강물이 흐르지 못하면 썩는다는 사실을 모른단 말인가?
경제논리에 눈먼 사람들의 무분별한 행위로 인해 자연이 파괴되는 현장을 다녀온 후 오랫동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결과 미래에 이 강산에서 살아야 할 세대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할 책임을 자각하게 되었다. 미래의 세대들이 자연의 위대함을, 환경 파괴의 심각함을 깨닫고, 더 나아가 강이 열려 강물이 유유히 흐르는 금수강산에서 마음을 열어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작가의 말
작가정보
저자(글) 최고야
저자 최고야
본명은 최승규(崔承圭), 필명은 최고야,
아호는 천덕봉(天德峰)이랍니다.
명지대 대학원 (교통행정전공) 졸업했어요.
1995년 월간 한맥문학(시), 2006년 계간 시문학(시조)로
등단 후 열심히 글을 쓰고 있지요.
문학세계 문학상 시 부문 본상, 칭찬송 공모 금상을 수상했어요.
칼럼집 《물은 흘러도》 《답게 편지》(경기 도서관 전자책)
시집 《지렁이 독백》 《4중주 하모니》
동시집 《빙글빙글 뱅글뱅글》 책을 출간했어요.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펜 한국본부 회원, 한국세계작가회 동인,
경기광주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그림/만화 이진선
그린이 이진선
이 동화집의 그림을 그린 이진선 선생님은
열 살 때부터 만화가가 꿈이었어요. 여전히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선생님은 건축공학, 국어교육을 전공했어요.
현재 청소년상담사이구요, 지금 집에는 부엉이 두 마리
그리고 모글리와 함께 정글 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작가의 말
4대강 사업이 한창이던 어느 날, 경북 예천에 있는 ‘회룡포(回龍浦)’에 다녀온 적이 있다. ‘회룡포’는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이 휘감아 도는 육지 속의 섬마을로 태백산 능선의 산자락이 둘러싸고 있어 2005년 8월 23일 우리나라 명승지(名勝地) 제16호로 지정된 곳이다.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과 함께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공사 중에 있는 영주댐 건설을 반대하기 위해 공사현장으로 가는 도중 회룡포에 잠깐 들렸던 것이다.
비룡대(飛龍臺)에 올라 한 마리의 거대한 용(龍)이 하늘로 날아오른 것처럼 휘감아 도는 내성천 맑은 물과 백두대간 화강암의 자손인 누런 금모래밭, 그리고 오랜 연륜 속에 자연의 일부가 된 ‘뽕뽕다리’,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이처럼 아름다운 자연이 좀 더 편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로 인해 훼손된다고 하니,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부끄럽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데도 막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강물이 흘러가듯 역사도 흐른다. 역사가 흐르지 못한 암흑의 시대엔 문명이 퇴보했던 사실을 잊었단 말인가? 하물며 강물이 흐르지 못하면 썩는다는 사실을 모른단 말인가?
경제논리에 눈먼 사람들의 무분별한 행위로 인해 자연이 파괴되는 현장을 다녀온 후 오랫동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결과 미래에 이 강산에서 살아야 할 세대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할 책임을 자각하게 되었다.
미래의 세대들이 자연의 위대함을, 환경 파괴의 심각함을 깨닫고, 더 나아가 강이 열려 강물이 유유히 흐르는 금수강산에서 마음을 열어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최고야
목차
- *작가의 말 …6
1. 바닷가 …12
2. 하얀 자루 …30
3. 높은 산 …48
4. 골짜기 …68
5. 개울 …84
6. 하천 …100
7. 강 …118
8. 콘크리트 벽 …136
9. 강마을 …152
10. 바다로 …168
책 속으로
낯선 아저씨들은 반짝이와 모래친구들이 글짓기를 하고 있는 모래 언덕에서 걸음을 멈췄습니다. 들고 있던 삽과 하얀 자루를 내려놓으며 몇 마디 주고받았습니다.
“모래가 참 좋구먼.”
“그렇군.”
“여기서 퍼 담세.”
“그러지.”
낯선 아저씨들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삽의 군두를 모래들 사이로 쑤욱 밀어 넣었습니다. 그리곤 군두 가득 모래를 떠 하얀 자루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반짝이와 화강이 그리고 모래학교 친구들은 하얀 자루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격입니다.
침착하기로 소문 난 반짝이도 당황했습니다.
“무슨 일이야?”
모래 언덕에서 글짓기를 하다 하얀 자루에 갇힌 모래학교 친구들도 모두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 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몰라!”
“나도 모르겠어.”
낯선 아저씨들은 하얀 자루에 모래를 가득 채운 후, 자루 주둥이를 꽁꽁 묶어버렸습니다. 사방이 꽉 막힌 자루 안은 무척 비좁았습니다.
반짝이와 모래학교 친구들은 꼼짝없이 자루 안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피할 겨를도 없었습니다. 갑자기 당한 일이라 왜 갇혔는지 아무도 알 수 없었습니다.
파란 하늘도, 넓은 바다도, 평화로운 모래마을도, 아담한 모래학교도 보이지 않습니다. 눈앞엔 오직 하얀 자루 벽만 보입니다.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되자 생각의 문도 모두 닫혀버린 것 같았습니다.
하얀 자루에 갇힌 모래친구들은 몸으로 느껴지는 고통만 호소하고 있습니다.
“아~, 숨 막혀.”
“그만 좀 밀어.”
“어쩔 수 없잖아.”
모래친구들은 사방이 막힌 하얀 자루 안에서 마음대로 움직일 수조차 없자 몹시 괴로워했습니다. 모두들 마음으로 느끼는 괴로움보다 우선 몸으로 느끼는 괴로움이 더 고통스러운 것 같았습니다.
바닷가 넓은 모래마을에서 마음껏 뛰어놀았던 반짝이도 몹시 괴로웠습니다. 새장에 갇힌 새가 새장을 나가려고 발버둥 치듯, 하얀 자루 벽을 쾅쾅 두드려 보았습니다.
자루 벽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반짝이는 방금 전에 화강이가 단호하게 ‘벽이 없잖아!’ 라고 했던 말의 의미를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마음대로 행동할 수도 생각할 수도 없는 벽이 싫었습니다.
몸을 움직일 틈도 없고, 숨쉬기도 어려웠지만, 그래도 견딜 수 있는 것은 친구들이 함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려움을 당하고 나니, 새삼 친구들이 옆에 있는 것이 불행 중 다행이었습니다.
고함과 신음으로 한동안 시끄럽던 자루 안이 좀 잠잠해졌습니다. 모래친구들도 사방이 꽉 막힌 하얀 자루 안에서 각자 제자리를 잡은 모양입니다.
반짝이도 친구들 사이에 겨우 비집고 앉았습니다.
콩나물시루처럼 좁은 공간에 몸을 맞대고 있자니, 온몸에 진땀이 배어 나왔습니다. 시큼한 땀 냄새가 역겨웠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있어 마음은 위로되지만, 몸은 옆에 있는 친구가 가까이 오는 것이 금방 싫어졌습니다. 아니, 미워지기까지 했습니다.
정말 서글픈 일입니다. 가까이 있는 친구를 미워하고, 가까이 있는 친구로부터 미움받는다는 것은 너무 이기적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무더위 속에 갇혀보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바닷모래를 하얀 자루에 가득 담은 낯선 아저씨들이 서둘렀습니다.
“갈 길이 머네. 어서 가세.”
“그러세.”
“그럼 실어 볼까.”
“…….”
낯선 아저씨들은 하얀 자루를 질질 끌고 가 번쩍 들어 내동댕이쳤습니다.
‘철퍼덕’ 모래친구들을 가둔 하얀 자루는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하얀 자루 안은 모래친구들이 지르는 비명소리로 가득했습니다.
“아이쿠!”
“아야야∼.”
“아∼악.”
“끄응!”
반짝이는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다 떨어진 것처럼 머릿속이 멍하기만 했습니다. 눈앞에 노란별이 빙글빙글 돌았습니다. 한참 만에야 겨우 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습니다.
작은 틈으로 밖을 내다보고 있던 옆자리 모래친구가 중얼거렸습니다.
“저기 봐! 다른 모래친구들도 우리와 같은 신세가 되었나봐.”
하얀 자루 안에 갇힌 모래친구들이 저마다 작은 틈을 찾아 벽 쪽으로 우르르 몰려들었습니다. 우리에 갇힌 동물원 동물들이 구경꾼들이 있는 울타리 쪽으로 모여들 듯.
-31~35p
출판사 서평
《흐르고 싶어요》 동화의 주인공 반짝이는 바닷가 수정모래알이다. 작고 작은 반짝이은 뜻하지 못한 일에 당면하게 된다. 모래를 채취하는 사람이 나타나 반짝이를 하얀 자루에 담는 바람에 어디론가 끌려가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반짝이는 억압된 자루에 담겨 시작된 여행길은 두려운 일들의 여정이다. 하지만 반짝이와 함께하는 친구들과 울고 웃으며 두려움을 참고 이겨낸다. 반짝이는 수정모래 알의 조상인 수정바위가 살았다는 높은 산 속에서 미끄럼방지용 모래 신세가 된 후 얼음에 갇히게 되었다. 봄비 덕분에 얼음이 녹으면서 풀려난 반짝이는 물과 같이 흐르다가 이번에는 페트병에 갇혀 한동안 고통의 시간을 보내다가 운 좋게 현장학습 온 학생에 의해 페트병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강에 도착한 반짝이는 강모래 친구들과 콘크리트에 갇히는 큰일을 또 당하게 된다. 이 여정을 통해 반짝이에게는 자유로움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진정한 자유로움을 원하는 사람들의 뜻에 의해 벗어나지 못할 것 같은 곳에서 반짝이는 결국 헤어날 수 있었고 역경을 이긴 반짝이는 그리운 바다로 돌아올 수 있었다.
독자도 반짝이가 겪었을 일들을 이야기 속에서 함께 경험하며 더불어 살아감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될 것이다.
자유를 잃은 자연은 자유를 찾으려는 소망으로 회귀의 노력을 한다. 이기적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더불어 자유를 회복하는 자연이 아름답다.
기본정보
ISBN | 97889948204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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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출시)일자 | 2018년 09월 03일 |
쪽수 | 184쪽 |
크기 |
146 * 209
* 14
mm
/ 304 g
|
총권수 | 1권 |
상세정보
제품안전인증 |
KC마크는 이 제품이 공통 안전기준에 적합하였음을 의미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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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중량 | 146 * 209 * 14 mm / 304 g |
제조자 (수입자) | 현자 |
A/S책임자&연락처 | 현자 / 02-2278-4239 |
취급방법 및 주의사항 | 종이의 절단면에 베이거나 책 모서리의 날카로운 부분에 찔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책을 던지거나 떨어뜨리면 다칠 위험이 있으니 주의하세요. |
제조일자 | 2018.09.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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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상 | 이미지 참조 | ||
재질 | 이미지 참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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