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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마우리치오 라자라토
저자 마우리치오 라자라토(Maurizio Lazzarato)는 이탈리아 출신 사회학자 겸 철학자로 파리에 거주하고 있다. 주로 비물질적 노동, 임금제 파탄, 노동의 본질, 인지자본주의에 관해 연구한다. 생명정치, 생명경제의 개념에 대해서도 관심이 있다. 저서로 《발명의 힘》, 《자본주의 혁명》, 《불평등의 정부》, 《정치적 실험》 등이 있다.
역자 허경은 고려대학교 불어불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철학과에서 서양철학을 전공했다. 스트라스부르 대학교에서 <미셸 푸코와 근대성>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고려대학교 응용문화연구소 및 철학연구소 연구교수를 역임했으며 옮긴 책으로 질 들뢰즈의 《푸코》(동문선) 등이 있다. 《푸코 선집》(길)을 번역 중이고, 《미셸 푸코 . 개념의 고고학》 《푸코와 근대성》(이상 그린비)을 저술, 출간할 예정이다.
번역 양진성
역자 양진성은 중앙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를 3학기 수료했다. 현재 미국에 거주하며 번역 에이전시 (주)엔터스코리아에서 영어?불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누가 제노비스를 죽였는가?》 《더 나은 미래》 《마지막 네안데르탈인 아오》 《위대한 건축의 역사》 등 50여 권이 있다.
목차
- 한국어판 서문 l 해제 l 옮긴이 서문 l 머리말
I. 부채를 사회의 기반으로 파악하다
왜 금융 경제가 아닌 부채 경제에 대해 말하는가
부채의 생산
특수 권력관계로서의 부채
II. 부채와 채무자의 계보학
1. 부채와 주체성 : 니체의 공헌
1) 사회적 관계의 기초로서 채권자-채무자 관계
2) 가능성ㆍ선택ㆍ결정으로서의 부채 시간
3) 주체화 과정으로서의 경제
2. 두 명의 마르크스
1) 매우 니체적인 마르크스
2) 《자본》에 등장하는 객관적 부채
3. 부채 논리에 있어서의 행동 및 신용
4. 들뢰즈와 가타리: 부채의 짧은 역사
1) 무한 부채
2) 야만적 흐름
3) 자본주의적 흐름
III. 신자유주의에서 부채의 영향력
1. 푸코와 신자유주의의 탄생
2. 부채에 의한 주권ㆍ규율ㆍ생명관리 권력의 재배치
1) 주권권력
2) 규율권력
3) 생명관리권력
3. 부채의 시험에 직면한 신자유주의적 통치성: 헤게모니인가, 통치성인가
1) 자본주의란 무엇인가
2) 서브프라임 위기
3) 국가 부채의 위기
4. 부채와 사회적 세계
1) 세 가지 부채: 사적 부채, 국가 부채, 사회 부채
2) 부채 주체성의 테크닉 안에 존재하는 위선, 냉소주의 및 불신
3) 가치평가와 부채
4) 사회적 예속화 및 기계적 노예화로서의 부채
5. 반생산과 반민주주의
결론 l 주석
책 속으로
수메르 제국처럼 절대 권력이 존재하던 당시에는 이렇게 축적된 부채로 인해 온 사회가 정체 상태로 빠져들게 되면 부채를 기록한 점토판을 모두 모아 파괴해버리고 새롭게 시작하는 해법도 있었다고 한다. 화폐로 계산되고 청산되는 채권ㆍ채무의 관계가 본질적으로 은행과 조세 체계를 기초로 하여 전 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관계망으로 여타의 정치적ㆍ사회적 관계와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 없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그 책임을 어떻게 분산할 것인가, 채무자와 채권자 각자가 어떠한 책임을 져야 하며 또 어떠한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가를 동등하게 논의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할 때만 비로소 사회적 안정과 금융 체제의 안정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이 나올 것이다. -15~16p
채권자-채무자 관계 자체가 현대 자본주의의 가장 중요하고도 보편적인 권력관계다. 대출 혹은 부채와 그에 따른 채권자-채무자 관계는 주체를 특수한 방식으로 생산ㆍ통제하는 특수한 힘 관계를 구성한다. 채권자-채무자 관계는 자본-노동의 관계, 복지 시스템-수혜자의 관계, 기업-소비자의 관계와 겹쳐지면서, 수혜자ㆍ노동자ㆍ소비자를 ‘채무자’로 만들어버린다. -57p
채권자-채무자 관계는 현재의 국민뿐 아니라 미래의 국민들까지 관련된다. 경제학자들은 프랑스 신생아가 이미 22,000유로씩의 빚을 지고 태어난다고 말한다. 이전 세대의 부채를 떠맡기 때문이다. 이렇게 ‘빚을 진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평생 채권자-채무자의 힘 관계에 예속된다. 예전에는 공동체 사회, 신, 조상들에게 빚을 졌다면 이제는 ‘자본’이라는 ‘신’에게 빚을 진다. -60p
대출은 일반적 사회관계만이 아니라 실존의 특이성까지도 활용한다. 대출은 실존의 개별화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주체화 과정을 활용한다. 결국 ‘도덕적’ 판단이 ‘삶’에 간섭하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삶’은 ‘실존적’ 삶이다. 여기서 실존이란 자기긍정의 역능, 자기 지위설정의 힘, 삶의 스타일과 양식 기초를 만들고 유지하는 선택을 의미한다. 여기서 돈의 개념은 노동이 아니라 실존, 개별성 및 인간적 도덕을 말한다. 마찬가지로, 돈의 재료는 노동 시간이 아니라 실존의 시간이다. -93p
푸코는 화폐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발전시킨다. 푸코가 발전시킨 새로운 화폐의 개념은 상업 경제를 탄생시킨 전통적 해석과는 대립되는 것이다. 화폐는 상품 교환이 아니라 부채와 사유재산에 대한 권력 행사로부터 직접적으로 파생되는 것이다. “화폐의 출현은 새로운 유형의 권력, 곧 소유권의 체제(Regime de la propiriete), 부채와 채무이행의 놀이(Jeu des dettes et des acquittements)에 대한 개입을 목적으로 삼는 새로운 권력의 구성에 연결되어 있다.”
화폐의 기원을 상품에서 찾는 해석은 화폐의 기능을 교환에 있어서의 효용성 및 가치에 관한 것으로 한정하고, “기호를 사물 자체로 착각함으로써,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하나의 철학적 오류를 만들어낸다.” 화폐로 표현되곤 하는 측정 제도는 ‘경제적’ 기원을 갖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1971년 푸코의 이 강의에서 (푸코 권력 이론에 강력한 영감을 준) 니체가 정립한 부채-측정 관계를 다시 발견한다. -119p
1970년대의 전환기에 있었던 통화 및 자본주의의 변화는 들뢰즈의 관점을 벗어나지 않았다. 들뢰즈는 이 변화를 규율적 거버넌스(Gouvernance disciplinaire)로부터 현대의 신자유주의로의 이행으로 요약했다. “인간은 더 이상 규율 사회에 갇힌 인간이 아닌 통제 사회의 부채인간이다.” -134p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는 단순한 금융 위기에 그치지 않으며, 사회에 대한 신자유주의적 통치성 자체의 실패이다. 기업 및 사유재산제를 바탕으로 하는 통치 양식은 실패했다. 위기는 권력관계의 본성을 극명히 드러내주며, 이제 권력은 이 위기를 구실로 삼아 훨씬 더 ‘억압적’이고 ‘권위주의적’인 통제 양식에 이르게 된다. -157p
부채의 활동 범위는 단순히 금융과 화폐 정책을 세심히 조작하고 막대한 양의 돈을 굴리는 일에 국한되지 않으며, 사용자의 실존을 생산하고 통제하는 기술을 형성ㆍ배치하는 것에 이른다. 이러한 과정이 없다면 경제는 결코 주체를 장악할 수 없을 것이다. -191~192p
금융ㆍ경제ㆍ정치적 약자들은 약자라는 이유로 ‘무능력한’ 인간이 되어버린다. 행정 기관은 자율성과 독립성에 대한 요구를 포기하고 자신의 지시대
출판사 서평
빚을 지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시대. 열심히 일하는데 왜 계속 빚을 지게 될까? 이 책은 들뢰즈·가타리, 니체, 마르크스, 푸코 등의 논리를 빌어 ‘부채’가 단순히 개인의 경제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정치적 문제라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고전경제학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부채는 화폐에서 파생된 부차적 개념이 아니다. 화폐에 앞서 권력관계가 존재했고, 그 권력관계를 확고히 하기 위해 부채와 부채를 진 ‘부채인간(L'homme Endette)’이 탄생했다. 국가기관마저 금융기관에 의존하게 만드는 신자유주의 체제 아래에서 부채의 억압 구조는 공고해졌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빚을 진 인간(부채인간)’이 되며, 평생을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채는 개인의 정치적 힘과 미래까지 약탈하고 있다. 이 책은 확장되는 경제 위기 속에서 더욱 불평등해지는 권력관계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자본주의가 어떻게 ‘부채인간’을 만들어 내는지 살펴본다. 저자는 인간 억압 조건으로서 부채를 재인식하고, 개인 단위가 아닌 사회와 연대 차원으로 문제의식을 끌어올린다.
신자유주의는 어떻게 당신의 삶을 통제하는가?
니체에 따르면 도덕의 근본 개념 중 하나인 죄(Schuld)는 부채(Schulden)라는 지극히 물질적인 개념에서 나왔다. 이 이치는 우리가 주택을 사기 위해(주택대출), 대학을 가기 위해(학자금대출), 매일매일 삶을 위해(신용카드) 크고 작은 빚을 지는 순간 죄인이 된다는 사실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다.
빚을 지는 순간 ‘부채’는 개인의 삶을 유린하기 시작한다. 채권자는 채무자의 내적?외적인 모든 것을 좌우할 수 있으며, ‘의무’, ‘죄책감’, ‘양심’ 등 개인적이며 도덕적인 부분까지 건드린다.
신자유주의는 부채를 통해 개인의 도덕과 양심, 일상 통제하며 그것이 개인의 자발인 선택인 양 착각하게 만든다. 금융 권력들은 사람들을 ‘빚을 진 죄인’으로 세뇌시키는 데 여념이 없으며,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주체성을 잃고 ‘부채인간’으로 조립·?제조?생산된다. 신자유주의 시대, 부채인간들은 빚이라는 죄를 지고 ‘자기 자신에 대한 노동’에 복무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마우리치오 라자라토는 이 책에서 들뢰즈와 가타리의 《앙띠 오이디푸스》를 중심으로 마르크스의 〈대출과 은행〉·《자본》, 니체의 《도덕의 계보》, 푸코의 《생명관리정치의 탄생》 등을 통해 ‘부채인간’의 생산 과정을 보여준다. ‘부채인간’은 현대 신자유주의의 착취와 억압 메커니즘을 드러내주는 핵심 키워드다.
‘부채인간’의 탄생
전통적인 경제학적 관념만으로는 부채와 신자유주의 메커니즘을 분석할 수 없다. 신자유주의는 경제적이지 않은 모든 것들, 즉 사회적인 것, 개인적인 것, 도덕적인 것, 정치적인 것을 모조리 경제적 효용가치로 환원시켜 버린다. 이를 가능하게 만든 핵심 원리가 바로 채무자-채권자 관계다. 그리고 ‘빚’이라는 ‘원죄’를 진 인간, 즉 ‘부채인간’의 형상이 여기서 생겨난다.
프랑스에서는 신생아 1명당 2만 2,000유로의 빚을 지고 태어나며, 한국에서는 2011년 가계 빚이 912조 원을 넘어섰다. 수치상 1인당 1,830만 원에 달하는 액수다. 이 액수는 줄어드는 인구와 맞물려 더욱 빠른 속도로 불어날 것이다. 태어나기 전부터 ‘빚을 진 인간’은 채무자-채권자라는 관계에서 평생 자유로울 수 없다. “빚을 갚으라”는 지상명령은 무엇보다도 강력하게 인간의 삶을 짓누른다.
공공의 영역으로 확대된 부채
개인이 노동자이든, 실업자이든, 소비자이든, 생산자이든, 은퇴자이든 상관없이 자본 앞에서는 똑같은 죄인이며 책임을 진 인간, 즉 ‘채무자’다. 개인 대출을 받은 적도, 그럴 자격조차 없는 사람조차 공공부채를 갚는 데 동원된다.
계속해서 커져가는 공공부채는 사회 전체를 채무자로 만든다. 엄청난 돈이 채무자로부터 채권자로 흘러들어 가는데, 채무자는 대부분 민중이며 부유층과 기업이 채권자의 자리는 차지하고 있다. 채무가 증세로 흡수되지 않는 한, 미래 세대까지 이 관계는 계속될 것이다. 채권자-채무자 관계로 인해 불평등은 심화되며, 신분의 차이는 점점 커진다.
국가 간에도 부채 메커니즘을 통한 주체성의 박탈, 죄책감, 불평등이 존재한다. 독일 언론은 그리스를 기생충, 게으른 죄인이라고 비난한다. 아일랜드는 EU와 IMF에 손을 벌림으로써 ‘공식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권리를 포기했다’.
부채에 관한 시각을 바꿔야 답을 찾을 수 있다
부채의 굴레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부채에 관한 시각을 바꿔야 한다. 부채는 단순한 개인과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와 권력의 문제이며, 인식과 투쟁의 문제다. 부채는 단순히 돈을 여기서 저기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실존을 생산·통제하고 있다.
‘부채인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사회 전체를 횡단하는 새로운 연대, 새로운 협력이 필요하다. 단순히 빚을 갚거나 파산 신청을 하는 것은 더 이상 답이 되지 못한다. 우리를 가두고 있는 부채의 담론, 부채의 도덕에서 빠져나올 필요가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94612270 | ||
---|---|---|---|
발행(출시)일자 | 2012년 10월 01일 | ||
쪽수 | 240쪽 | ||
크기 |
124 * 188
* 20
mm
/ 263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La) fabrique de l''homme endette : essai sur la condition neoliberale/Lazzarato, Maurizio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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