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하지만 중요한 남극이 품은 작은 식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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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에 피는 꽃식물과 이끼식물 그리고 지의류 이야기
- 2020년 4월 1일자 네이처에 ‘서남극에 존재했던 온대우림’ 에 관한 논문 소개
하얀 빙원에서 인기 많은 펭귄을 연구하는 학자가 있는가 하면... 채 5밀리미터도 안 되는 꽃을 찾아 헤매고 꽃이 없어도 열매를 맺지 않아도 초록색인 것만으로도 반가운 남극에서 식생의 변화를 연구하는 생물학자가 있다. 남극의 육상식물과 지의류를 연구하는 남극생물학자 김지희 박사가 『사소하지만 중요한 남극이 품은 작은 식물이야기』를 써냈다. 그동안 펭귄과 도둑갈매기 연구와 해양생물 연구로 주목받아온 남극에서 특별하게도 육상식물의 생태를 연구하는 생물학자의 남극이야기를 담아냈다.
한편,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4월 1일자에 서남극에서 온대우림과 같은 생태계가 존재했다는 연구결과가 수록이 되고 표지로 9,000만 년 전의 우거진 숲 상상도를 실었다. 이 논문은 중생대 백악기 중반인 1억 4,000만 년 전은 가장 따뜻했던 시기로 해수면 온도는 35°C이며 해수면은 오늘날 보다 170m 높았다는 것을 퇴적물 코어 분석을 통해 밝혀냈다. 마침 김지희 박사가 남극식생을 연구하며 쓴 이 책에도 이러한 연구 내용이 소개되어 있다. (24~29쪽)
작가정보
저자(글) 김지희
현재 극지연구소 생명과학연구부의 책임연구원으로 환경변화와 연계하여 장보고기지 주변의 육상과 연안생태계 연구에 주력하고 있으며, 킹조지섬의 장기생태계 연구에도 참여하고 있다. 장보고기지 건설 과정에서 쌓은 경험으로 극지연구소가 운영하는 두 개의 남극과학기지의 운영으로 발생하는 환경영향 감시와 영향 저감을 위한 운영 개선에 힘쓰고 있다.
대학원에서 분류학을 전공하면서 조금 생소하지만 암반이 있는 우리나라 바닷가 어디에나 살고 있는 산호조류를 공부했다. 산호조류는 세포 속에 탄산칼슘을 축적하는 식물로 동물인 산호와는 전혀 다르다. 석사과정에는 마디가 있는 유절산호조류를, 박사과정기간에는 마디가 없이 바위에 고착지의류처럼 달라붙어 있는 무절산호조류를 공부했다. 물속에 사는 식물을 연구하려고 과학잠수와 수영도 배웠다. 덕분에 극지연구소에서 스쿠버동호회 회장도 지냈지만 일로 배운 스쿠바를 즐기지는 못했다.
박사과정 때 한국해양연구소(현,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1년간 연구생으로 일하게 된 계기로 남극을 알게 되었고, 졸업 후 2002년 초부터 남극 현장에서 본격적인 연구를 진행하면서 남극의 육상생태계와 종 다양성 분야 연구에 도전하였다. 세종기지 주변의 육상 식생에 대한 분포도를 작성하였고 대표 군집들의 구조를 분석하였다.
남극의 육상생태계로 전문분야를 옮긴 계기로 남극 제2기지(장보고기지) 건설 사업단에 파견되었다. 담당업무는 새로운 기지 건설에 필요한 ‘포괄적 환경영향평가서(CEE)’ 작성과 남극조약협의당사국회의(ATCM)에서 건설 동의를 획득하는 것이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전문가분들과 함께 하였고, 지은이는 남극의 특성상 반영해야하는 분야와 기지를 기반으로 할 극지연구 분야를 총괄 작성하였다. CEE 작성과 ATCM에서의 심의 절차 등 전 과정을 경험하면서 남극에서의 인간활동 영향과 이를 최소화하는 환경보호조치 등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장보고기지 건설을 위한 개념 정립 단계부터 건설, 그리고 사업마무리까지 약 8년의 기간 동안 연구를 떠나있었다.
2016년 뉴질랜드로 연구연가를 떠나 몸과 마음을 연구할 수 있는 상태로 되돌리는 데 애썼다.
앞으로 인간을 포함하여 얽히고설킨 생태계의 구성요소들처럼 남극의 생물들을 그물눈 삼아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을 엮어주고, 남극 환경에 꼭 필요한 좋은 연구를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목차
- 머리말
남극 식물과 남극 육상생태계
지구역사와 남극대륙의 식생변화
남극 바톤반도 펭귄마을 주변의 식생도
선태식물이란?
숫자로 보는 남극 식생의 특징
지의류의 생활사와 형태
제1부 혹독한 자연이 남극에 무늬를 만든다
제2부 남극에 이끼가 산다고 상상이나 해 봤니
제3부 추위를 동반자 삼아 살아가다
제4부 남극 어벤져스가 되는 길은 멀고 험하도다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비록 화려한 꽃을 피우지 않고 키가 크지 않아도
엄연히 광합성을 하고 대지를 초록색으로 물들이는 남극식물
남극 식물의 기원과 현존 식생의 형성
현재의 남극대륙과 그 주변 섬들의 환경은 다른 대륙들과 뚜렷하게 다르다. 이 지역은 98%가 얼음으로 덮여있고, 나머지 2%의 노출된 땅에 육상의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다. 이곳의 생물들은 혹한, 백야와 극야, 결빙, 자외선 등의 다양한 스트레스를 견디며 살아간다. 남극 육상에서 눈에 띄는 생물들은 펭귄을 비롯한 바닷새들과 물개나 물범류 등 포유류를 제외하면 육상식생을 구성하는 이끼(선태식물)나 지의류가 거의 전부다.
남극대륙은 중생대 백악기 중반에는 매우 따뜻한 기후로 다양한 동식물로 이루어진 생태계를 품고 있었다. 또한 남극대륙은 남아프리카, 호주를 포함한 남반구의 육지와 인도, 아프리카 대륙 등 북반구의 일부 대륙들에게 생물지리학적으로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다 남극지역이 점점 추워지면서 내륙에 빙상이 형성되기 시작하였고 신생대 제4기 플라이스토세 최대빙기를 지나면서 생물 종 다양성과 식생의 분포지역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결국 얼음에 덮이지 않은 누나탁과 지열이 공급되는 화산지대의 피난처에서 살아남은 식생들이 남극지역의 주요 식생을 이루게 되었다. (24~29쪽)
현재 남위 60도 이남의 섬들과 남극대륙에 자생하는 식생의 구성원으로는 2종의 꽃피는 식물(현화식물), 110여 종의 이끼(선류)와 27종의 태류(우산이끼류와 비늘이끼류), 400여 종의 지의류가 보고되어 있다. 이중 현화식물 두 종과 대부분의 지의류는 혹독한 환경변화 속에서도 살아남은 종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이끼류는 고유종(endemic speices) 몇몇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마지막 빙기 이후에 북극지역과 주변대륙에서 이주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남극의 식물이 혹독한 환경을 견딜 수 있는 비결
짧은 여름 긴 겨울, 모진 바람과 추위, 강한 자외선의 영향을 받는 남극의 혹독한 환경이 오히려 남극 고유의 식생이 유지되는 요인이 된다. 또한 종 다양성과 점유 범위를 제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남극의 식물은 혹독한 환경에 적응하며 끈질기게 살아간다. 그 과정에서 얻어진 남극 식물의 독특한 유전적, 생리·생태학적 특성들이 연구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혹독한 추위를 견디기 위해 남극좀새풀은 결빙방지단백질을 만들어내고, 직접 만들어 내지 못하면 다른 생물의 도움을 얻는다. 은이끼는 세포 한겹의 잎을 가졌지만 지면이나 돌 틈에 납작 엎드려 호냉성 미생물들이 분비해놓은 결빙방지단백질을 잎 표면에 축적하여 혹한을 견딘다.(61쪽) 이러한 추위에 강한 남극식물을 이용해서 극지연구소에서는 한국의 춥고 건조한 겨울기후를 잘 견디는 벼를 개발에 성공하기도 하였다. 또한 남극 유래의 이끼가 전 세계에 퍼져나간 연구도 나오고 있으며 해마다 문제가 많던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데 이끼 벽(City Tree)을 세워 이용하기도 한다.(85쪽)
기후변화로 남극 식생이 변하고 외래종이 정착해
매일같이 접하고 있는 전 지구 기후변화에 관한 소식은 남극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해양성 남극지역에 속하는 남극반도 서부와 북부지역의 기온은 지난 1951년부터 2000년 사이 50년간 2.8℃ 상승했고, 거기에 속하는 세종기지가 위치한 킹조지섬은 최근 30년간 약 1℃가 상승했다. 세종기지 주변의 육상식생을 조사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 들어 세종기지에 비가 자주 내리고 남극고유의 초본식물인 ‘남극좀새풀’의 분포지역이 눈에 띄게 확장되었다.(92~99쪽)
기온 상승은 남극 주변의 대륙으로부터 물리적 장벽을 넘어온 외래종들의 정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남극에 대한 관심이 커져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남극관광객과 연구활동을 포함한 인간활동 또한 외래종의 유입과 정착을 촉진하고 있다. 남극 여러 곳에서 외래종이 정착하고 심지어 침입종이 되어가고 있다.(112~119쪽) 늦었지만 남극조약과 환경보호위원회를 중심으로 대책마련과 남극 생태계 보존을 위한 조치들이 이행되고 있다. 남극 생태계의 비밀을 풀기 전에 그 본질이 훼손되지 않도록 보존하기 위해 남극생물학자들은 오늘도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남극 식생을 연구한다는 것
남극의 식생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연구자도 남극 생물이 겪는 남극의 자연현상에 대해 고민하면서 관찰자의 입장과 생물의 입장에서 접근한다. 그 과정에서 연구자들도 남극환경의 압박을 견디고 극복하면서 자연 현장의 오묘함을 알아가고, 때로는 극복 불가로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며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더하게 된다. 남극의 육상식생을 이루는 종들과 종간의 관계는 다른 대륙의 그것과 많이 다르고 그 수 또한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 그러나 남극식물만의 특징과 매력이 있으며, 아직까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양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남극조약에 가입한 여러 나라의 많은 연구자들이 남극 연구에 열정을 다하고 있지만 남극의 생태계에 대한 접근은 시간과 공간에 있어서 매우 한정되어 있어 아주 조금씩 그 비밀이 밝혀지고 있다. 지은이 김지희 박사는 남극식생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이 책을 통해 풀어내며 미래의 남극과학자들과 이들을 응원해줄 많은 분들과 나누고자 한다.
* ‘남극생물학자의 연구노트’ 시리즈
자연생태 관련 도서를 전문으로 출판하는 지오북(GEOBOOK)은 남극과 북극 전문연구기관인 극지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남극생물학자의 연구노트’ 시리즈를 2019부터 5년 동안 전 9권을 출간한다.
이 시리즈는 남극생물학자들이 연구 활동을 하면서 겪은 경험이나 연구 관찰 기록, 아이디어를 적어놓은 노트와 현장 사진을 생생하고 풍부하게 엮은 것이다.
제1권은 김정훈 박사의 『사소하지만 중요한 남극동물의 사생활 -킹조지섬 편』이 펭귄을 포함한 다양한 남극 동물의 일상을 연구한 내용을 담아 2019년에 출간되었다.
2020년에는 제2권 『사소하지만 중요한 남극 바닷속 무척추동물 -킹조지섬 편』(김상희 박사, 김사흥 박사 지음)을 1월 중에 출간했으며 제3권은 『사소하지만 중요한 남극의 작은 식물 이야기』(김지희 박사 지음)는 3월 말에 출간했다. 이후로도 남극의 해양과 육상 생물 탐사를 통해 경험한 다양한 주제의 남극생물학자의 이야기를 시리즈로 출간할 예정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94242682 |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03월 30일 | ||
쪽수 | 176쪽 | ||
크기 |
149 * 224
* 16
mm
/ 336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남극생물학자의 연구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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