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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작가정보
저자 민병일(閔丙一)은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으며 출판사에서 편집주간으로 일하던 중 예술에 대한 동경에 이끌려 뒤늦은 독일 유학을 떠났다. 로텐부르크 괴테 인스티투트를 수료한 뒤, 함부르크 국립조형예술대학 시각예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같은 학과에서 학위를 받았다. 유학시절 해인사의 ‘고려대장경’을 학술적으로 집필하여 사진에 담아 독일에서 “Tripitaka Koreana”란 제목으로 출간하였고, 이 책을 마인츠 시 구텐베르크 무제움에서 공동전시하였다. 사진집 『신라의 왕릉』(Die Konigsgraber von Shilla)을 함부르크 국립조형예술대학 출판부에서 출간한 바 있다.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 조직위 ‘한국의 아름다운 책 100’ 선정위원장으로 일했고, 2009년 독일 노르트 아르트 국제예술전시회 사진 공모에 뽑혀 초청전시를 했으며, 같은 해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시 L-Plaza에서도 초청사진전을 가졌다. 소설가 박완서 여행산문집 『모독』(1997)의 사진을 찍었고 독일 사진작가 호르스트 바커바르트의 『붉은 소파』(2010)를 번역했으며, 사진집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평사리를 추억함』(2009)을 펴냈다. 대학에서 미술, 사진, 문학의 상호관계를 예술사의 관점에서 강의하고 있다.
목차
- 헌사
프롤로그: 오래된 사물이 나에게 말을 걸다
유겐트슈틸 램프
단추 속의 풍경
몽당연필
검정색의 순결한 소리, LP 원반
바이올린 스트라디바리우스
백년 찻잔과 찻주전자
그룬디히 라디오의 진공관 소리
파울 클레의 『소묘집』
작은 액자, Paris 1955, Versailles Trianon
닭장 ‘습도계’를 위한 변명
나는 태엽 풀린 ‘사발시계’의 시간을 사랑한다
아름다운 칼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
독일 고서 『고요한 아침의 나라』
무쇠촛대와 촛불
비어자이델 맥주잔과 맥주
낡은 등과 빈센트 반 고흐의 <밤의 카페테라스>
‘사유하는 사물’로서의 프랑켄바인
프랑스 화가의 <깊은 눈>과 겨울 나그네
따뜻한 연필깎이
오래된 독일제 타자기
무쇠 다리미와 드가의 <세탁소 여직공들>
양은으로 만든 은빛 도시락과 컵과 주전자
필통 속의 오로라
마른 들꽃 ‘브람’과 초록 꽃병
시간이 멈춘 동화 속의 중세, 로텐부르크
첼로의 거장 로스트로포비치와의 추억
연장통
케케묵은 잉크병과 펜촉들
책 속으로
독일 유학시절, 주말마다 벼룩시장을 순례하며 만났던 오래된 사물들에는 삶의 진정성과 함께 예술미가 깃들어 있었다. 무심한 마음으로 보면 그것들은 잡동사니나 고물에 불과하고 현시대에 뒤떨어진 것일 터이다. 그러나 그것들은 내면에 세파를 견뎌낸 아름다운 힘과 역사를 간직하고 있었다. 오래된 사물들은 나에게 비루한 현실을 넘어서는 초현실적 예술의 오브제로 다가왔다. 나는 그것들을 텍스트 밖에 있는 삶 속의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사물들은 자신만의 언어를 가진 조금 특별한 존재였다. 그러나 그들의 언어를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오랫동안 그것들과 동거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했다. 사물들이 내는 무언無言의 언어, 나는 그것이 예술언어의 숙명이라고 생각했다. 사물들은 과거의 화려했던 꿈을 간직한 채 망각되어지지 않는 꿈을 꾸고 있었다. 나는 ‘인간화된 사물’의 꿈을 통해 유토피아의 창窓을 보려고 했다.(「프롤로그」에서)
출판사 서평
오래되었지만 애착이 가는 물건이 있고 이 물건을 애써 모으는 사람이 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민병일은 자신이 모은 오래된 물건들을 통해 예술을 이야기한다. 저자 민병일은 출판사 주간으로 활동하다가 10여년 전 예술을 공부하기 위해 뒤늦은 독일 유학을 떠났다. 저자는 유학생활 틈틈이 벼룩시장이나 앤티크 시장을 찾아다니며 고서, 그림, 램프, LP 음반, 습도계, 편지 개봉칼, 무쇠촛대, 타자기, 펜촉, 진공관 라디오 등 오래된 사물들을 모으며 이 오래된 사물들을 통해 예술에 대한 사랑을 키워나갔다. 귀국한 뒤 대학에서 예술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는 수년 동안 갈무리해온 예술 이야기를 이제 독자에게 펼쳐 보이려 한다.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에서 저자는 오래된 사물들을 ‘초현실적인 예술의 오브제’ ‘삶 속의 예술작품’으로 규정하며 독일 유학담과 함께 미술, 디자인, 문학, 음악 이야기를 총 29편의 꼭지로 풀어놓고 있다.
디자인
저자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유행한 아르누보가 독일에서 유겐트슈틸(Jugendstil) 양식으로 변모된 모습을 ‘유겐트슈틸 램프’나 ‘유겐트슈틸 서체’로 보여주기도 하고, LP판 이야기를 하면서 반세기 동안 음반 디자인이 변모해온 과정을 실제 음반사진을 통해 자세히 보여주기도 한다.(「유겐트슈틸 램프」와 「검정색의 순결한 소리, LP 원반」) 그밖에도 편지 개봉칼, 무쇠촛대, 독일 고서를 전문가의 눈으로 바라보며 오랜 동안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디자인에 대해 말한다.
미술
저자는 파울 클레의 소묘집,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드가의 소묘화, 추상화로 나아가기 이전의 칸딘스키 풍경화 등을 소개하는 한편, 그림을 더 잘 느끼기 위해 반 고흐의 <밤의 카페테라스>에 나오는 등과 똑같이 생긴 등을 산다거나(「낡은 등과 빈센트 반 고흐의 ‘밤의 카페테라스’」) 무쇠 다리미를 보면서 드가의 <세탁소 여직공들>을 돌아본다(「무쇠 다리미와 드가의 ‘세탁소 여직공들’」). 아울러 27세에 요절한 프랑스 후기 인상파 화가 샤를 부테옹의 그림을 앤티크 시장에서 생일날 어렵사리 산 경위와 그 그림이 저자에게 친숙하게 다가온 이유를 자세한 그림 해설과 함께 들려준다.(「프랑스 화가의 <깊은 눈>과 겨울 나그네」) 수준급 화가의 면모를 보인 두 작가, 즉 괴테의 소묘화와 수채화, 헤세의 화집을 소개하기도 한다.
문학
저자는 독일 작가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고 있다. 「‘사유하는 사물’로서의 프랑켄바인」에서는 2차대전 후 망명지에서 돌아온 레마르크가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유명 백포도주 프랑켄바인을 언급했다는 사실, 괴테가 프랑켄바인을 얼마나 많이 마셨는지 그가 마신 양까지 알려준다. 「오래된 독일제 타자기」에서는 잉게보르크 바흐만이 타자기로 쓴 시와 타자기 앞의 바흐만 사진을 보여주며 파울 첼란과 연인 사이였던 그녀를 돌아본다. 「마른 들꽃 ‘브람’과 초록 꽃병」에서는 뤼벡의 토마스 만 생가 부근에서 꽃병을 사며, 레마르크처럼 나치에 의해 국적을 박탈당하고 작품이 모두 불살라진 토마스 만을 떠올린다.
음악
독일 유학생 시절 값싼 LP 음반으로 음악에 대한 갈증을 풀었던 저자는 CD로 복각되지 못한 좋은 LP를 소개하고 벼룩시장에서 명기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발견해 구입한 경위를 들려준다. 정경화의 바이올린 연주회나 로스트로포비치의 첼로 연주회에 가서 바이올린과 첼로의 거장과 함께한 일화도 들려준다. 특히 로스트로포비치의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 연주에 대해서는 질풍노도와 같은 젊은 날의 연주와 절제와 우아함으로 승화된 노년의 연주를 대비시킨다. 그러면서 사람이 품듯이 연주하는 첼로란 악기가 가지는 특별한 의미를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놓기도 한다. 독일 가곡의 가창법을 확립한 게르하르트 휘시, 그후의 페터 슈라이어와 피셔 디스카우 등이 부른 <겨울 나그네>, 페터 슈라이어와 프리츠 분더리히가 부른 <시인의 사랑>, 엘리자베트 슈바르츠코프가 부른 <들장미> 등 각 가수가 부른 노래의 특징을 들려주고, 베르너와 슈베르트와 브람스가 괴테의 똑같은 시 <들장미>에 곡을 붙인 이야기, 잘 알려지지 않은 음반을 알려주기도 한다.
저자가 독일 유학생활 중 벼룩시장에서 느낀 것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정신의 교역장’이라는 점이었다. 몽당연필, 단추, 진공관 라디오, 닭장 습도계, 여행기념 액자 등 오래된 일상 사물들마저도 쓰레기장에 내버리지 않고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주는 독일인의 모습에서 저자는 ‘물질의 교역장’이 되어버린 우리 사회에서 느낄 수 없는 점을 발견한다.
이 책은 늦깎이 유학생이 경험한 독일 이야기와 예술에 대한 애정이 녹아 있는 산문집이면서도 예술에 대한 이해를 돕는 교양서 역할을 한다.
<추천사>
사람이 만든 물건들에 어려 있는 영기(靈氣)에 가차없이 매료되는 영혼이 있다. 민병일은 그러한 영혼 중의 하나인데, 물건들의 형태, 색깔, 쓰임새 그리고 거기 어려 있는 시간과 기억이 만들어내는 아우라에 무한히 자극되어 쓴 글이 이 책에 실려 있는 글들이다. 그의 글을 통해 물건들은 살아나고 더없는 가치를 지니게 되는바, 사물에서 받은 신호와 감동을 그 원천에서 멀지 않은 지대에서 매만지며 느끼고 생각하는 글을 만나는 것은 신선하고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예술론(미학)에 관한 공부에서 나오는 지식이 적절히 뒷받침하여 설득력을 갖도록 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닌가. 격조있는 산문의 탄생을 축하한다. --정현종(시인)
사물의 꿈을 엿보는 사람은 행복하다. 나 역시 오래된 물건을 수집하길 좋아하는 사람이라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가슴이 설?다. 내가 오랜 세월 수집해온 물건들이 우표와 안경과 그림엽서, 가위나 망치 같은 오래된 연장들, 돌과 양초, 오래된 램프와 시계 등이라면, 민병일이 수집해온 물건들은 몽당연필, 필통, 단추, 타이프라이터, 다리미, 램프와 시계, 은빛 도시락과 주전자, 무쇠촛대, 독일 맥주잔과 맥주병, LP 원판들과 연필깎이 등등이다. 내가 그 오래된 사물 위에 그림을 그린다면, 민병일은 그 사물들의 꿈을 글로 풀어낸다. 그리운 아날로그 정신의 영원한 기찻길 위에서 우리는 만났다. 반갑고 행복하다. 그리고 그가 쓴 글들은 다 읽은 뒤에도 다시 그립다. --황주리(화가)
일기 쓰는 법을 가르치는 것은 무료한 일이다.
고유한 기록에 형식이 뭐 그리 대단하겠는가… 꺼내 들춰볼 자 역시… 나 혼자인 걸…
추억을 기록하는 것 역시 그럴 거라 생각했다. 보다듬고 곱씹는 것이 사람마다 같을 수 없으니까…
기록되어지지 않은 많은 추억도 기억의 방법엔 논란이 있을 터이니…
책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을 보며… 생각되어진 것…
해보고 싶다는… 따라 해보고 싶다는…
작가가 만난 사물들처럼 폼 나고 도도하진 못하더라도… 지나온 내 하루의 어느 것들에 대해
작가가 가르쳐준 대로의 추억을 듣는 방법, 기억을 쓰다듬는 방법을 배우고 싶었다.
--장진(영화감독)
기본정보
ISBN | 9788994222035 |
---|---|
발행(출시)일자 | 2011년 02월 21일 |
쪽수 | 240쪽 |
크기 |
150 * 195
mm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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