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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경향신문 > 2011년 선정
작가정보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1898년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의 작은 도시 아우크스부르크에서 태어났다. 20대 초반까지 현실 비판적이긴 했지만, 그 대안을 찾지 못해 댄디풍의 청년으로 지내던 브레히트는 부친의 권유로 입학했던 뮌헨대학 의대도 1학기 만에 중퇴하고 뮌헨의 연극판에 뛰어든다. 1922년에는 희곡 <한밤의 북소리>로 클라이스트상도 수상한다.1924년 베를린으로 이주해, <사내는 사내다> 등을 무대에 올리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브레히트를 일약 베를린 문화계의 스타로 발돋움하게 해 준 작품은 1928년 초연된 서사적 음악극인 <서 푼짜리 오페라>였다. 1933년 독일 제국의사당이 나치스의 방화로 불탄 다음 날 브레히트는 가족과 함께 망명길에 오른다. 그 후 그는 “신발보다 더 자주 나라를 바꿔 가며” 유럽을 전전하다, 194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한다. 작가 브레히트에게 망명은 곧 독자와 무대의 상실을 의미했다. 작품을 써도 읽어 줄 독자와 그 작품을 올릴 무대가 그에게는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망명 기간에 집필한 <사천의 선인>, <억척어멈>, <갈릴레이의 생애>, <아르투로 우이> 등의 대작 희곡은 모두 책상 서랍 속으로 들어가야 했다. 전쟁이 끝나자 미국에는 극우 매카시즘의 광풍이 불어닥쳤다. 브레히트는 1947년 10월 30일 “반미활동 청문회”에 소환받아 공산당원 전력 등에 대해 심문을 받게 된다. 다음 날 미국을 떠나 파리를 거쳐 그해 11월 취리히에 도착한다. 취리히에서 브레히트는 독일 귀환을 준비한다. 하지만 분단된 독일은 모든 망명객들에게 두 개의 독일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을 강요했다. 브레히트는 결국 사상적으로 가깝고, 자신에게 연극 무대를 제공해 준 동독을 선택하면서 오랜 망명 생활을 청산한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민중과 멀어진 당, 동독 문화 정책과의 불협화음 속에서 지낼 수밖에 없었다. 오랜 지병인 신장염이 재발해 1956년 8월 14일 58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한다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화학과를 졸업했다. 1993년 '소설과사상'에 '천구백팔십팔년의 어두운 방'이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2003년 한국일보 문학상을, 2004년 동서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철수》 《붉은 손 클럽》 《동물원 킨트》 《이바나》 《일요일 스키야키 식당》 《당나귀들》 《독학자》 《훌》 《에세이스트의 책상》 《북쪽 거실》 《올빼미의 없음》 《서울의 낮은 언덕들》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 《밀레나, 밀레나, 황홀한》 《뱀과 물》 《멀리 있다 우루는 늦을 것이다》 등을 썼고, 사데크 헤다야트의 《눈먼 부엉이》,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서》, 프란츠 카프카의 《꿈》, W. G. 제발트의 《현기증. 감정들》 《자연을 따라. 기초시》,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자》,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달걀과 닭》 《G. H. 에 따른 수난》, 아글라야 페터라니의 《아이는 왜 폴렌타 속에서 끓는가》 등을 옮겼다.
목차
- 서문 / 루스 베를라우
사진시 1~69
전쟁교본 부록
사진시 70~93
사진 해설
전쟁교본이 나오기까지 / 얀 크노프
개정판을 내며
역자 후기
출판사 서평
독일의 시인이자 극작가 브레히트가 남긴 ‘진실의 재구성’
1933년 히틀러가 정권을 잡자 브레히트는 망명길에 올랐다. 직접적인 계기는 나치가 좌파를 탄압하기 위해 날조한 독일 국회의사당 방화사건이었지만, 그 이전부터 브레히트는 히틀러가 몰고 올 정치적 파장과 그 비극적인 결말을 간파하고 있었다. 프라하와 빈, 파리를 거쳐 덴마크로 간 브레히트는 1939년까지 그곳에 머물며 파시즘에 맞서 작품 활동을 펼친다. 『전쟁교본』 역시 그의 덴마크 망명시절 태동한 작품 중 하나이다.
이 책에는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비롯한 아름다운 서정시로, 또 서사극의 창시자로 잘 알려진 독일의 시인이자 극작가 브레히트가 제2차 세계대전 중 신문이나 잡지에서 오려낸 사진에 4행으로 시를 붙인 93편의 사진시가 실려 있다.(동독에서 발행된 초판에 실린 사진시는 69편이다. 추가된 자료는 개정판 때 덧붙여졌다.) 그는 사진과 시를 결합한 자신의 작업에 ‘포토에피그람(Fotoepigramm)’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사진은 주로 전쟁과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이며, 시간적으로는 1933년 히틀러가 정권을 잡은 때로부터 전쟁이 끝난 1945년까지 12년 동안의 사건을 다룬다. 서둘러 요약하자면, 이 책은 몸소 전쟁을 겪고 있는 한 시인이, 망명지에서, 전쟁의 이미지에 주석을 달아 엮은 하나의 문학작품이자 역사의 기록물이기도 하다. 그는 이 사진시집을 통해 사람들이 사진을 읽는 법을, 보다 정확히 말하면 진실을 보는 법을 배우길 희망했다.
“ 속임수를 강요하고 사람들을 혼돈에 휩싸이게 하는 시대라면, 사색하는 자는 자신이 읽고 들은 정보를 정확하게 해석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읽거나 들은 사실을 낮은 목소리로 함께 따라서 얘기해 본다. 그러는 사이 그는 그것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게 된다. 한 문장 한 문장에 나타난 진실하지 못한 진술을 진실한 것으로 옮기는 작업을 한다. 이런 연습을 계속하다 보면 그는 어느새 올바르게 읽고 듣는 방법을 터득하게 될 것이다.”
- 브레히트, 「진실의 재구성」 중에서, 1934년
브레히트의 이 말은 책에 실린 사진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다른 한편, 그는 사진이 스스로 말하기를 바라며 시를 적었다. 때로는 사진 속의 인물이 되어 1인칭으로 말하기도 하고, 도시와 같은 사진 속 대상을 의인화시켜 독자에게 말을 건네기도 한다. 때로는 사진 속의 인물들이 대화를 나누기도 하며, 직접 화자가 되어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사진은 스스로 말하지 못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작가 브레히트이며, 우리는 또 다시 그것을 읽어 내야만 한다.
이 책을 구성하는, 그 ‘읽어야만’ 하는 요소는 모두 세 가지이다. 하나는 브레히트가 직접 가위로 오려 낸 사진이고, 또 하나는 거기에 덧붙인 4행시이며, 나머지 하나는 사진 속의 텍스트를 번역하거나 주해를 단 글이다. 이들은 모두, 따로 또 같이 우리에게 자신을 드러낸다. 책 속에서 브레히트는 단정 짓듯 말하지 않는다. 결국 진실의 재구성은 독자의 몫이다.
과거를 잊은 사람은 과거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
이후 나치스가 덴마크를 침공하자 핀란드로, 다시 미국으로 건너간 브레히트가 스위스를 거쳐 동베를린에 도착한 것은 1948년 10월 22일, 독일을 떠난 지15년 만의 일이다. 고국에 돌아온 그는 덴마크 망명시절 코펜하겐에서 처음 만나 평생 연인이자 동료로 지내 온 루스 베를라우에게 자신의 작업들을 모아줄 것을 부탁한다. 그로부터 1년 후인 1949년 말, 그는 『전쟁교본』을 출간하기 위해 동베를린 문화위원회에 원고를 제출하지만 이런저런 수정 요구와 함께 거부당하고 만다. 그 후로도 브레히트는 출간을 위해 끈질기게 노력하지만 결국 『전쟁교본』은 브레히트가 죽기 1년 전인 1955년에 가서야 겨우 출간될 수 있었다. 여기에 실린 사진시 중 최초의 것이 1940년도 작품이니 그의 망명 기간과 마찬가지로 15년이란 세월이 걸린 셈이다.(브레히트가 사진시 형식의 작품을 쓰기 시작한 것은 그보다 이전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우리나라로 치면 월북 작가에 해당하는 브레히트는 그가 이룬 문학적 성취에 비해 뒤늦게 우리나라에 소개되었다. 실제로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그의 작품들은 사회주의자란 명목으로 금서 조치되었으며 이후로도 주로 서정적인 시를 쓴 시인으로 많이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 책에 잘 나타나 있듯 그 무엇도 전쟁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소박한 진실, 인간에 대한 따뜻한 사랑, 평화주의는 그가 살아온 궤적과 작품들에 일관되게 흐르는 정신이며, 이것이야말로 브레히트라는 복잡다단한 인간의 면모를 잘 드러내는 말들이다. 무엇보다도 출간된 지 반 세기가 넘은 이 책이 현재 독자들에게도 울림을 줄 수 있는 건 자신이 겪은 전쟁의 참상과 거기에 숨은 진실을 놀랍도록 간결한 언어로, 때로는 아프게, 때로는 위트 있게 전해 주는 그의 시 때문일 것이다.
죽음을 3주 앞둔 1956년 7월 26일, 브레히트는 『전쟁교본』을 출간한 오일렌슈피겔 출판사의 편집자에게 보내는 편지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전쟁교본은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도서관과 미술관, 학교 등의 장소에 비치되어야 합니다. …… 히틀러와 전쟁의 시대에 일어났던 모든 비극을 축출하고 그 시절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내리는 작업은 반드시 우리 세대에서 완료되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책의 서문을 쓴 루스 베를라우 역시 “과거를 잊은 자는 과거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했지만, 정작 브레히트는 과거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보다 먼 곳을 향해 있었다. 『전쟁교본』 다음으로 출간을 계획했던 『평화교본(Friedensfibel)』이 그것이다. 그의 손에는 여전히 가위와 풀이 들려 있었다. 그가 끝내 출간하지 못한, 후세의 몫으로 우리에게 남긴 한 편의 ‘평화교본’ 시는 다음과 같다.
잊지 말아라, 너희와 같은 수많은 이들이 싸움에 나섰다는 것을
너희가 지금 이렇게 앉아서 공부할 수 있도록, 그들이 아닌 너희가.
홀로 책에만 몰두하지 말아라, 투쟁에 동참하라
그리고 배움 자체를 배워라, 그것을 결코 잊지 말아라!
기본정보
ISBN | 9788994207056 | ||
---|---|---|---|
발행(출시)일자 | 2011년 02월 10일 | ||
쪽수 | 216쪽 | ||
크기 |
188 * 233
* 20
mm
/ 610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Kriegsfibel. -- 6. (2. erw.) Aufl/Brecht, Bertol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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