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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함민복은 1962년 충청북도 충주에서 출생했다.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88년 시 ‘성선설’로 《세계의 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지금까지 낸 시집으로는 《우울씨의 일일》(1990), 《자본주의의 약속》(1993),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1996), 《말랑말랑한 힘》(2005)과 동시집 《바닷물 에고 짜다》(2009)가 있으며, 에세이집으로는 《눈물은 왜 짠가》(2003), 《미안한 마음》(2006), 《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2009) 등이 있다. 1998년에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2005년에는 제2회 애지 문학상과 제7회 박용래 문학상, 제24회 김수영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목차
- 서문
민들레 꽃씨(송찬호) / 제대병(이성복) / 소야도 첫눈(이세기) / 거꾸로 박힌 비늘 하나(손택수) / 못 위의 잠(나희덕) / 그리운 남극(조동범) / 별(신용목) / 개싸움(권필) / 세속사원(복효근) / 보라, 감자꽃(박성우) / 수직의 배반자(문동만) / 나뭇가지를 얻어 쓰려거든(이정록) / 저녁 무렵(고은) / 부엉이(박목월) / 삼겹살(김기택) / 호수의 손금(반칠환) / 아버지의 검지(안상학) / 논시(이규보) / 형제(김준태) / 틈(허만하) / 달이 걸어오는 밤(허수경) / 아주 외딴 골목길(황인숙) / 가장 사나운 짐승(구상) / 기러기 가족(이상국) / 다행이라는 말(천양희) / 산골(장석남) / 봄(곽해룡) / 사평역에서(곽재구) / 여울이 가왕(최승호) / 반성 743(김영승) / 중심이라고 믿었던 게 어느 날(문태준) / 소라고 하니 소요(야보 도천) / 이문재(농담) / 교감(고증식) / 이별사(존 단) / 잠자리(리삼월) / 돌멩이 하나(김남주) / 치워라, 꽃(이안) / 이상하다(최종득) / 이런 사야가 어디 있느냐(정현종) / 기탄잘리 12(라빈드라나트 타고르) / 봄 편지(박남준) / 스프링 노트(길상호) / 만약(함기석) / 나와 나 사이(문정희) / 낙타(신경림) / 강이 휘돌아가는 이유(우대식) / 만금이 절창이다(문인수) / 마침표를 뽑다(이덕규) / 팔만대장족경(유홍준) / 할머니 입(윤동재) / 사방과 그림자(오규원) / 꽃을 보며 더욱 늙음을 느껴(이달) / 빛의 경전(손병걸) / 공양(안도현) / 갈릴레오(프리모 레비) / 북신-서행시초 2(백석) / 껍데기는 가라(신동엽) / 가시(유종인) / 손에 강 같은 평화 2(장경린) / 그 놋숟가락(최두석) / 눈물 머금은 신이 우리를 바라보신다(이진명) / 곡강에서(두보) / 부드러운 직선(도종환) / 겁나게와 잉 사이(이원규) / 아버님의 사랑 말씀 6(강형철) / 산다는 것의 의미(이시영) / 나의 새(유승도) / 심경 12-허수아비(이창기) / 철길(김정환) / 김남주를 묻던 날(송경동) / 얼굴(이윤학) / 개꿈(채상근) / 관상용 대나무(이재무) / 현대사 연구 1(고정희) / 국어사전(최진수) / 손목(윤제림)
시를 쓴 사람들
책 속으로
- 시는 영혼의 외출이다. 맨 마음이고 날정신이고 무의식까지 홀딱 다 보여주는 투명 빤스다.
- 비켜서 보거나 떨어져서 보면 보이지 않던 게 보이기도 하지
- 시는 시인의 북쪽 마음임을 절감하며 된통 마음 아팠더랬습니다
- 아무리 큰 틈이라도 틈은, 있으면서 없고 없으면서 있는 허공의 일부에 지나지 않겠지요
- 시인은 분명 통증의 수레바퀴를 돌리는 자다. 달 중독자다. 환한 통증의 빛을 발하는 자다
- 삶은 그 자체가 거대한 언어이다. 길은 오고 가는 자들이 공동창작한 문장이다
- 손을 발이 아닌 손으로 잡기 위해 허리 굽힘이 평등과 평화의 출발임을 잊지 말자
- 아름다운 것과 맛난 음식 앞에서도 아파야 사랑이니, 사랑이여 너는 얼마나 크고 깊고 치열한 종소리인가
- 할머니들 얼굴에 새겨진 주름을 보면 우주와 연결된 끈 같다는 생각이 든다
- 결국 문학도 종교도 서로를 먼저 헤아리는, 사랑이라는 이상한 줄다리기를 하자는 것 아닐까요
- 시인은 한 편의 시로 남고 한 편의 시는 또 한 구절로 남는 것은 아닐는지
- ‘직선은 인간이 만든 선이고 곡선은 신이 만든 선’이라는데 인간이 곡선을 살해하고 있다
- 꽃들이 예쁜 것은 씨앗을 생각하는 식물들의 마음이 같이 피기 때문일 것이다
출판사 서평
함민복 시인의 영혼의 지적도
“가난과 불우가 그의 생애를 마구 짓밟고 지나가도 그는 몸을 다 내주면서 뒤통수를 긁고 있다”. 시인을 두고서 소설가 김훈이 한 말이다. 그렇다, 시인은 제 삶의 곤궁과 불우와 외로움을 탓하기는커녕 오히려 그것들을 불쏘시개 삼아 제 영혼의 몸이기도 할 시의 불꽃을 한층 더 맑고 환하게 피워 올렸다. 그렇기에 “시 한편에 삼 만원이면 /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로 시작되는 <긍정적인 밥>은 바로 이 시인의 영혼의 풍경을 남김없이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함민복이라고 불리는 이가 바로 그 시인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시인은 그동안 《우울씨의 일일》(1990), 《자본주의의 약속》(1993),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1996), 《말랑말랑한 힘》(2005), 《바닷물 에고 짜다》(동시집, 2009) 등의 시집을 통해서 자신의 불우하고도 누추한 삶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짓눌리지 않는 맑은 영혼의 풍경을 수줍음과 부끄러움과 ‘미안한 마음’으로 표현해냄으로써 많은 독자들의 감동과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어떠한 형용이나 수사도 없이 그냥 ‘시인’이라고 불릴 수밖에 없는 시인 함민복이 특유의 맑은 서정적 영혼과 따뜻한 시선을 통해 가려 뽑은 시 에세이집을 ‘도서출판 사문난적’에서 출간했다. 2010년과 2011년에 걸쳐 <한국일보> ‘시로 여는 아침’ 란에 연재되었던 77명 시인들의 시 77편에 감상평을 곁들여 엮은 책 《시인의 마음으로 시 읽기 ― 절하고 싶다》가 바로 그것. 이미《눈물은 왜 짠가》(2003),《미안한 마음》(2006),《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2009) 등의 에세이집을 통해 산문의 아름다움과 정수를 유감없이 펼쳐보였던 시인이 이 책에서는 시와 산문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시를 보다 일상의 관점에서 친밀하게 느끼도록 하는 동시에 산문 또한 여지없이 시심(시의 마음)으로 직조되어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다.
《시인의 마음으로 시 읽기 ― 절하고 싶다》의 서문에서 시인이 밝힌 바에 의하면 “신문이라는 특성이 있어 시를 선택함에 여러 제약을 받”긴 했지만, “어쨌든 여기 소개하는 시들은 평소 내게 강렬하게 각인되어 있었”던 시들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시인은 “시를 이정표 삼고 시 구절을 멘토 삼아 살아왔을 타 시인들의 시를 통해 내 영혼의 지적도가 그려진 느낌이라 쑥스럽다”고 말하는 것이리라. 다시 말해 이 시 에세이집에 실린 작품들이야말로 함민복 시인의 영혼의 풍경과 궤적을 그대로 반추해내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이 영혼의 풍경과 궤적은 중국 당대의 시성 두보와 송대의 시인 야보 도천, 아시아인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인도 시인 타고르, 17세기 영국의 형이상학적 시인 존 단, 이탈리아 출신의 유대인 작가 프리모 레비와 중국의 조선족 시인 리삼월 등 6명의 외국 시인의 작품들과 고려시대의 문인 이규보, 조선조 시인 이달과 권필 등 3명의 옛 시인을 포함하여 우리 근대문학 개화기의 시인 백석, 그리고 박목월과 고은과 구상으로부터 신동엽과 정현종과 오규원을 거쳐 이성복과 김정환과 최승호 등 당대의 시인들에 이르기까지 총 77명의 시인의 시 77편을 통해 올곧게 드러나고 있다. 게다가 이 77편의 작품들에 대해 함민복 시인 특유의 느리면서도 나지막한 톤과 울림이 큰 어법을 통하여 자신의 느낌과 생각과 감상평을 곁들임으로써 독자는 시가 탄생하는 순간의 고통과 환희의 과정에 동참함으로써 시의 마음(포에지)의 진경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시 에세이집의 제목 ‘절하고 싶다’는 이 책에 인용된 고은 시인의 <저녁 무렵>이라는 시의 한 구절에서 빌려 왔다. “절하고 싶다 / 저녁 연기 / 자욱한 먼 마을”이라는 전문 3행의 이 짧은 시에 대해 시인은 다음과 같은 감상평을 곁들여놓았다.
나는 이 시를 저녁 무렵 산책길에 간간이 읊조려본다. 그러면서 작금에 절하고 싶은 대상들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본다. 개가 물 먹는 소리, 구름빛 낮달, 수없이 씨앗을 쏟아내는 수세미… 그리고 지나간 시간과 지나온 풍경들. 급기야, 내가 더 깊어지거나 세상이 온통 맑아져 만나는 사람 모두가 그냥 절하고 싶은 오롯한 풍경화 한 점으로 다가왔으면 하고 꿈도 꿔본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급기야, 내가 더 깊어지거나 세상이 온통 맑아져 만나는 사람 모두가 그냥 절하고 싶은 오롯한 풍경화 한 점”같은 그런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꿈, 그런 살 만한 세상에 대한 염원을 시인은 ‘절하고 싶다’는 제목 속에 고스란히 담아놓았을 것이다. 시인이 <서문>에 적어놓은 다음의 시 역시 바로 그런 세상의 풍경화 한 점에 해당하리라.
새 조롱 속에 새 울음소리 고여 있지 않다네
울음소리 조롱을 흘러넘쳐
햇살에
젖은 길 나고
새는 날개의 길을
울음소리로 가본다네
그렇게 한 생을 기울이면
눈동자가 염전이 될 수 있을까
태양을 흘러넘친 햇살이여
라일락꽃 향기가 되어 흩날리는
― <시인> 전문
기본정보
ISBN | 9788994122236 |
---|---|
발행(출시)일자 | 2011년 11월 14일 |
쪽수 | 184쪽 |
크기 |
140 * 225
* 20
mm
/ 320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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