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문(김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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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김정환은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문리대학 영문과를 졸업하고 1980년 계간 ≪창작과비평≫에 시 <마포, 강변동네에서> 외 5편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지울 수 없는 노래≫ ≪하나의 2인무와 세 개의 1인무≫ ≪황색예수전≫ ≪회복기≫ ≪좋은 꽃≫ ≪해방 서시≫ ≪우리, 노동자≫ ≪기차에 대하여≫ ≪사랑, 피티≫ ≪희망의 나이≫ ≪노래는 푸른 나무 붉은 잎≫ ≪텅 빈 극장≫ ≪순금의 기억≫ ≪김정환 시집 1980~1999≫ ≪해가 뜨다≫ ≪하노이 서울 시편≫ ≪레닌의 노래≫ ≪드러남과 드러냄≫ ≪거룩한 줄넘기≫ 등이 있고, 소설 ≪파경과 광경≫ ≪사랑의 생애≫ 등, 산문집 ≪고유명사들의 공동체≫ ≪김정환의 할 말 안할 말≫ ≪이 세상 모든 시인과 화가≫ 등, 음악 교양서 ≪클래식은 내 친구≫ ≪내 영혼의 음악≫ 등, 역사 교양서 ≪20세기를 만든 사람들≫ ≪한국사 오디세이≫ 등을 출간했다. 2007년 백석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 서문
들어가기: 한자부수, 뜻과 소리의 시작
본: 新千字文 神生 새천자문 거룩한 탄생
보유: 以也
색인
책 속으로
爽快空氣親近言語(상쾌공기친근언어)
상쾌한 공기, 친근한 언어.
Air is pleasant, language intimate.
霧迷雲濁風浮雨憂(무미운탁풍부우우)
안개는 아스라하고 구름, 흐리고 바람, 뜨고 비, 우울하다.
Mist, vanishing, cloud, grey, wind, floats, rain, gloomy,
霜冷暑熱寒慮雪溫(상냉서열한려설온)
서리, 매몰차고 더위, 열렬하고 추위, 생각이 깊고 눈, 따스하다.
Frost, heartless, heat, aspirant, the cold, thoughtful, snow, warm.
雷愼洪濫虹淚蝕食(뢰신홍람홍루식식)
우레, 삼가고 홍수, 넘치고 무지개, 뉘우치고 일식과 월식, 벌레 먹는다.
Thunder hesitates, flood overflows, rainbow tears colorful, eclipse, insect-eaten.
岩顔湖瞳峽灣指紋(암안호동협만지문)
바위는 얼굴을, 호수는 눈동자를, 피오르드는 지문을 닮았다.
Rock resembles the face, lake the eye-pupil, fjord the fingeroprints,
氷恨泉穴瀑布震痛(빙한천혈폭포진통)
얼음은 설움을, 샘은 혈을, 폭포는 베를, 벼락은 고통을 닮았다.
Ice the grievances, spring the acupuncture point, waterfall the linen-cloth, lightening the pain.
干滿潮血三角洲宮(간만조혈삼각주궁)
밀물 썰물은 달거리를, 삼각주는 자궁을 닮았다.
Tide resembles the menstruation, delta the womb.
自然保護萬年歷史(자연보호만년역사)
자연은 만년 역사를 지켜준다.
Nature protects the ten thousand years’ history,
環境役割父母兄弟(환경역할부모형제)
환경이 하는 일은 부모형제와 같다.
The role of the environment is that of parents and brothers and sisters.
遺傳展開異跡長短(유전전개이적장단)
유전은 가까이 멀리 이상한 발자취를 펼친다.
Heredity deploys the strange traces near and far.
進化胎兒時計則路(진화태아시계즉로)
진화는 엄마 뱃속 아기의 시간 길
Evolution is like the human embryo’s clock-road in mother womb.
意識脫皮暗黑包裝(의식탈피암흑포장)
의식은 어둡고 캄캄한 껍질을 벗는다.
Consciousness takes off the darkness.
認知就相對優越合(인지취상대우월합)
인지는 나아가 서로의 뛰어난 점을 합한다.
Recognition advances to add the mutual better half.
器私有具慘酷幼戱(기사유구참혹유희)
그릇은 사유를 낳는다. 도구는 끔찍한 소꿉장난이다.
Vessel owns privately, tool plays the cruel children’s play.
―46~59쪽
출판사 서평
천자문의 환골탈태!
우주와 역사와 철학이 문학적 상상력과 만나다
고등학교 교과에 자주 쓰이는 한자 1천 자를 선정, 8자 시 125행으로 구성한 신천자문
새로운 시대, 새로운 세대를 위한 열린 천자문
고전의 기품과 현대적 개성이 조화를 이룬 문학작품
옛 중국어 천자문은 감각 총체와 이성 총체를 결합한 아주 훌륭한 영재교육 교과서였다. 한문은 한 자 한 자가 그림의 상형문자며, 그림을 합쳐 뜻을 나타내는 표의문자고, 4자 시 250행으로 이뤄진 천자문은 우주와 역사, 그리고 철학을 문학으로 한데 아우른다. 말 그대로 문사철(文史哲)의 요체다. 옛 천자문 총체는, 그러나, 상고주의 때문에 더욱, 갈수록 닫혀가는 총체다. 이미 천자 중 3분의 1 이상이 사어로 분류되며, 인터넷에서 이 사어들은 문자가 아니라 정말 그림으로 뜨는 실정이다.
한자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새로운 문사철의 천자문은 그래서 필요하다. 이 책은 현재 고등학교 2학년 기준 백과에 걸쳐 꽤나 자주 사용되지만 정작 학생들이 한자 한 자 각각의, 그리고 결합의 뜻을 모르고 그냥 막연한 감으로 사용하는 한자 1,543개를 뽑아 만든 것이다. 신천자문 <신생(神生)>은 말 그대로 그중 1천 자를 다시 골라 8자 시 125행 시로 구성, 한자와 천자문이 미래를 향해 최대한 열리게끔 만들었다. 병행된 한글 및 영문 번역글은 그 열림을 더욱 자극할 것이다.
―지은이 ‘서문’ 중에서
‘천지현황 우주홍황’으로 시작하는 천자문은 중국 양나라 때 주흥사가 무제의 명으로 지은 책으로 오랜 세월 한문 교육의 기초 교과서였을 뿐 아니라 세상의 문리를 깨우치고 인격을 수양하는 디딤돌과 같은 책이었다. 오늘날까지도 천자문은 한자와 한문을 익히려는 이들의 입문서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니 살아 있는 고전이라 하겠지만, 그 내용이 1,500년 전의 이상과 세계관을 담고 있는 만큼 오늘의 삶에 비추어 보면 거리감이 없지 않다. 뿐만 아니라 천자 중 3분의 1 이상은 이미 사어가 되어 인터넷에서도 문자가 아니라 그림으로 뜨는 실정이다.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문사철’이 필요하다고 여긴 시인 김정환은 천자문이라는 시문의 형식은 그대로 빌려오되 글자 구성을 전면적으로 바꾸어, 상고주의로 닫혀 있는 천자문이 아니라 미래를 향해 열린 천자문을 새롭게 지었다. 천지만물의 운행, 인간 삶의 역사를 두루 담으면서, 건축 조각 회화, 시 소설, 연극, 사진 텔레비전, 인쇄 출판, 정치와 선거, 수요와 공급, 유전과 진화 같은 세부 내용이 등장하는 새로운 천자문은 실로 고전의 기품과 현대적 개성이 조화를 이룬 문학작품이라 하겠다.
철학, 문화 예술, 정치 경제, 역사, 자연과학이 시인의 상상력과 아름다운 문장으로 천자문에 담겼으니, 젊은 세대들은 다양한 분야에 대한 통합적 교양을 쌓으면서 자연스럽게 한자를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지루한 한자 외우기를 벗어나 통합적 교양을 기른다
한문, 우리말 풀이, 영어 번역을 병행하여 3개 언어를 비교하며 익힌다
저자는 먼저 고등학교 2학년 기준 백과에 자주 쓰이는 한자 1,543자를 뽑았고, 그중 1천 자를 다시 골라 8자 125행의 시로 신천자문 <신생(新生)>을 지었다. 천 개의 퍼즐 조각을 맞추듯 한 자 한 자 글자를 고르고, 그것을 결합한 한 구 한 구에 세상을 담았다.
神秘天地間日常色(신비천지간일상색)
신비는 하늘과 땅 사이 일상의 빛깔
Mystery is color of the ordinary between heaven and earth.
重力類悲嘆安息處(중력유비탄안식처)
중력은 슬픔을 닮은 안식처
Gravity is the rest-place resembling sorrow.
原核元素基本質量(원핵원소기본질량)
물질은 더 작은 물질 속 더 작은 질량
A matter is a particle room where smaller matters by each’s own quality-quantity.
微粒中室秩序均衡(미립중실질서균형)
끝없는 방 속의 방, 질서와 균형이다.
Make the order-balance, and endless room in room in room...
―신천자문 첫 4행
위 인용문에서 보듯, 8자로 이루어진 한문 시행마다 한글 번역과 영문 번역을 달아주었다. 이에 따라 한국어-중국어-영어의 뉘앙스 차이와 공통점을 비교해가며 천자문을 익힐 수 있다. 저자는 우리말 번역은 될 수 있는 대로 낯익은 표현을 택했고, 시적 효과를 위해 문장의 순서를 바꾸기도 했다고 한다.
또한 매 시행마다 모든 글자의 음과 뜻, 부수와 글자 형성 원리를 밝혀주어 낱낱의 한자를 똑바로 익힐 수 있도록 하였다.
뜻풀이만으로 한자의 모양을 떠올릴 수 있는 순우리말 한자풀이
≪김정환 천자문≫은 한자 낱낱의 풀이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었다. 기존의 ‘~할’ 식 한자 풀이는 한국어 문법상 동사 형용사의 구분을 모호하게 하므로 피하고, 같은 한자라도 주 기능이 형용사인 경우는 ~(은)는으로, 동사인 경우는 ~하다로 구분하여 풀었다. 行(행)자를 예로 들면, ‘다닐’로 풀이하던 것을 ‘다니다’로 풀이하였고, 生(생)은 ‘날’이라고 풀이하지 않고 ‘나다’로 풀이하였다. 또 安(안) 자는 ‘푸근한’으로, 暗(암) 자는 ‘어두운’으로 풀이하였다.
뿐만 아니라 한자로 한자를 설명하는(이를 테면 답할 答, 독 毒) 터무니없음을 가능한 한 피하고 순우리말로 풀었으며, 순우리말이 없는 경우 각 한자가 생겨난 상형(그림), 지사(묘사), 회의(모임), 형성(소리) 과정을 순우리말로 번역하였다. 이를테면 羊(양) 자는 ‘뿔머리흰털몸네발집짐승’으로, 史(사) 자는 ‘써서 남기다’, 典(전) 자는 ‘하늘에 바친 대나무 쪽 엮음’으로 풀이하는 식이다. 또한 童(동)을 ‘동네 어귀 서서 노는 아이’로, 瞳(동)을 ‘눈 속 아이’로, 兒(아)를 ‘간니 다시 난 아이’로, 疑(의)를 ‘짧은 칼과 화살을 든 아이’로 풀이한 것을 보면 각 글자의 형성 원리를 유추할 수 있으며 나아가서는 뜻으로 글자 모양을 떠올릴 수 있게 된다.
천자의 뜻풀이에는 한자 교육에 대한 저자의 남다른 철학과 시인 특유의 예리한 언어 감각이 잘 나타나 있다.
언어에 대한 감각과 예술적 상상력을 일깨우는 다양한 구성
≪김정환 천자문≫은 신천자문 <신생> 이외에도 언어와 예술에 대한 감각을 일깨우고, 한자를 재미있고 편리하게 익히도록 하는 다양한 요소들로 채워져 있다.
* 보유 <이야(以也)>: 신천자문 <신생>에 이어 나오는 <이야>는 저자가 뽑은 1,543자 중 남은 자들로 지은 8자 68행의 시다. <신생>이 본격 오페라라면 <이야>는 오페라 중간에 삽입하는 막간 <오페라 부파(opera buffa)>와 같은 웃기는 한 토막이다. 내용은 대체로 모계 사회 시절 사내의 사회와 여성에 대한 푸념인데, 여러 뜻으로 해석될 소지가 많고, 독자 스스로 뜻을 풀어보는 것도 흥미로울 터이므로 자세한 풀이를 하지 않았다.
* 다양한 도판과 그래픽: 시행 사이사이에 신화, 역사, 지리, 종교, 사상, 인류학, 지구과학, 물리학, 수학, 예술 등 여러 분야의 도판과 그래픽을 곁들여 천자문이라는 광활한 세계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 뜻과 소리의 시작, 부수: 본격적인 천자에 들어가기에 앞서 한자의 뜻과 소리의 시작인 부수를 정리해놓았다. 부수 하나하나의 유래를 살펴볼 수 있도록 그 형상 변천 과정을 그림으로 보여주며 순우리말로 뜻을 풀이했다.
* 방대한 색인: 책 뒤에는 70쪽에 달하는 색인을 실어 한자 음으로는 물론, 한글 뜻풀이 어느 단어로든 쉽게 본문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였다.
※ ‘책, 세상의 배꼽’ 공원―신천자문 돌벤치
성남시 율동공원에 조성된 ‘책, 세상의 배꼽’ 공원에 가면 김정환 시인의 신천자문을 새긴 돌벤치 조형물 33점을 만날 수 있다. 신천자문 돌벤치는 바람의 책(조형물), 시간의 책(산책로), 공간의 책(책카페), 하늘의 책(야외공연장), 물의 책(명상공원), 음악의 책과 함께 일상 속에서 책 세상을 만들어낸다. 김정환 시인은 <명문>이라는 시에서 “호기심과 상상력과 유희성이 미학적으로 어우러지는 가족공간이자 평화와 삶의 질을 위한 소통의 자리이기를 우리는 바랐다”고 이 공원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기본정보
ISBN | 9788994122120 |
---|---|
발행(출시)일자 | 2010년 01월 30일 |
쪽수 | 276쪽 |
크기 |
170 * 230
* 20
mm
/ 570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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