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인베스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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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캐런 호
저자 캐런 호는 미네소타 대학교 인류학 교수다.
번역 유강은
역자 유강은은 국제 문제 전문 번역가. 옮긴 책으로 《미국민중사 1 ? 2》(2006), 《핀란드 역으로》(2007), 《The Left 1848 - 2000》(2008), 《팔레스타인 현대사》(2009), 《자본주의, 그들만의 파라다이스》(2011), 《페미니즘, 왼쪽 날개를 달다》(2012), 《학살, 그 이후》(2012), 《자본주의에 불만 있는 이들을 위한 경제사 강의》(2012), 《왜 신자유주의는 죽지 않는가》(2012) 등이 있다.
목차
- 감사의 말
서문│월스트리트로 간 인류학자
월스트리트의 아비투스 ― 청산의 문화적 생산
월스트리트의 조직 문화 ― 진입 방식
주주 가치, 특권화된 모델과 역사의 탈중심화, 민족지적 재현의 정치
추상에 반대하기, 금융 시장 건설하기, 전지구적 자본주의를 자세히 서술하기
1장 헤게모니 일대기 ― 똑똑함의 문화와 투자 은행 직원들의 채용과 구성
채용
엘리트주의의 타화 수분
세계 금융 시장 지배의 정당화 ― 엄연한 똑똑함의 문화
2장 월스트리트의 오리엔테이션 ― 착취, 권한 부여, 고된 노동의 정치학
오리엔테이션
층별로 구분된 엘리베이터 ― 투자 은행 개관
화이트칼라 노동 착취 공장
고된 노동
우수한 노동자 만들어내기
눈에 띄는 직원과 눈에 띄지 않는 직원 ― 고된 노동의 정치학
3장 월스트리트와 주주 가치 혁명 ― 관리 자본주의의 해체와 자기 파괴적 전략의 탄생
주주 가치의 맥락화
1980년대의 기업 인수 운동과 월스트리트의 집단 기억
기업 인수 운동의 역사화
기업 인수의 주역들, 메커니즘, 세계관
주주 가치 되찾기
내부에서 파열된 주주 가치
그런 식으로 둘러댈 수도 있다 ― 주주 가치 서사에서 효율성의 문제
주주 가치의 일시성
4장 완벽한 자본주의 ― 신고전파와 주주 가치, 그 기원에 관한 서사
신고전파의 가정과 현대 법인 기업의 문제
주식 소유, 주식 시장, 현대 법인 기업의 부상
지배가 아닌 유동성
현대 법인 기업과 신고전파 가정의 소생
경영의 도전
전후 시대의 주식 소유와 월스트리트의 세계관
신고전파 가정의 영속성
정신 분열적 기업의 사장
5장 감원된 감원 책임자들 ― 고용 불안과 투자 은행의 기업 문화
감원된 인류학자
투자 은행이 노동에 접근하는 방법
월스트리트의 고용 불안 서사
불안, 감원, 시장 외부화
놀라운 새 일터
6장 기업 문화가 문제다 ― 유동하는 삶, 보수 계획, 지속 불가능한 금융 시장의 형성
지금 당장
고위험/고보수의 문화
보수를 통한 고용 불안의 합리화
전략 없음의 전략
위기의 구성 ― 투자 은행 문화의 사회적 영향
7장 세계화 신화의 모순 ― 세계성을 통한 지배와 위기의 차입
세계성의 유혹
세계적 시장 또는 세계적 마케팅?
세계적 모순 ― 여기와 모든 곳에서 동시에?
세계적 존재와 유연성의 구성
세계적 야망과 불안정
서브프라임 피날레
옮기고 나서
주
참고자료
찾아보기
책 속으로
‘똑똑함’이라는 단어는 월스트리트의 사전에서 가장 기본적인 어휘다. 정보원들은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월스트리트에 일하러 모였다고 단정지어 말했다. 정보원들의 눈에 비친 월스트리트는 세계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인 직장 사회였다. 내가 만난 전면 부서 노동자들은 거의 하나같이 자신의 동료 노동자들이 얼마나 똑똑한지, 자기 은행에 얼마나 “많은 인재”가 모여 있는지, 일단 “가장 똑똑한 사람들”을 채용하기만 하면 어떻게 만사가 저절로 풀리는지 힘줘 말했다. …… 월스트리트에서 ‘똑똑하다’고 간주된다는 것은 여러 기관과 과정, 미국 문화 일반의 상호 작용을 통해 공동 생산된 일정한 실천과 이데올로기의 그물망에 휩쓸린다는 뜻이다. 이런 실천과 이데올로기는 대형 금융 기관에 권위와 정당성을 부여하며 금융 부분의 큰 영향력에 이바지한다. 똑똑함의 문화는 월스트리트의 단순한 특성 하나가 아니라 세상의 평가, 곧 이윤 축적과 세계적 실력을 만들어내는 추진력이다.
― 본문 70~71쪽
스타킹 위에 양말과 운동화를 신는 행위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하층 계급 지위를 나타내는 표시다. 첫째, 전면 부서의 ‘전문직’ 여성들은 대부분 맨해튼이나 여기서 가까운 곳에 살거나 맨해튼으로 들어오는 차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배후 부서 노동자들과 관리 어시스턴트들은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경우가 많다. 이 사람들은 고위직 여성들보다 훨씬 먼 거리를 오가기 때문에 집으로 가는 긴 여정을 견디려면 운동화로 갈아 신어야 한다. 둘째, 전면 부서에서 일하는 (보통 남성 투자 은행 직원들을 지원하는 일을 하는) 젊은 행정 지원 직원들은 대부분 전문직 여성들보다 더 굽이 높은 하이힐을 신으며, 따라서 편안하게 출퇴근을 하려면 운동화로 갈아 신어야 한다. 전면 부서 여성들은 행정 지원직과 옷차림을 확실히 구별하려고 한다.
― 본문 182~183쪽
주주 가치는 자본의 그릇된 배분을 극복하고 이윤과 사적 소유의 신성한 일치를 구현하는 사명 중심적 대의다. 종업원에서 지역 사회에 이르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이윤과 책임을 분배하는 장기적인 사회적 기관으로 기업을 해석하려는 시도는 주주의 신성한 권리를 공격하는 행위로 여겨진다. 주주들이 바로 회사이며, 직원들이 감원이나 주가의 우위에 도전할 수 있는 공간은 전혀 없다. 기업에 관한 이런 협소한 정의는 다른 모든 구성원을 배제하기 때문이다. 이런 정의는 ‘소유자들’의 부를 늘린다는 목표 아래 주가에만 초점을 맞추는 일이 무조건 정당하다고 여기며, 그 역효과가 누구에게 돌아가는지는 관심이 없다.
― 본문 231쪽
주주 가치를 증대시키고 주식 시장의 규율에 따르는 참된 목표를 추구하게 만든 사람들은 투자 은행가였다. …… 금융 도구의 일종인 정크 본드를 통해 기업 사냥꾼들은 적대적 기업 인수에 나서서 노동자를 정리 해고했으며, 계속해서 기업 자산을 빼앗고 최대한 많은 단기적 가치를 뽑아냈다. 회사를 조각내서 매각한 가치가 주식 시장에서 평가되는 회사의 원래 가치보다 더 컸기 때문에 정보원들은 기업을 인수해서 해체하는 것이 주주들에게 더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 이런 식의 시장 규율은 일종의 ‘필요악’이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결국 생산고는 떨어지고 기본 서비스를 받으려면 긴 줄을 서야 하는 “소련 같은 신세가 될 게 뻔했다. 그나마다 생필품이라도 구할 수 있으면 다행이었다.” 정보원들이 털어놓은 월스트리트의 집단적 기억에 따르면, 그렇게 해서 월스트리트는 1980년대에 미국 경제를 구해냈다.
― 본문 202~203쪽
기업과 주식 시장은 서로 다른 이해, 목적, 결과를 위해, 그리고 이 각각에 따라 만들어졌다. 기업은 비유동적인 기관으로 이해됐고, 주식 시장은 바로 이런 영구성과 고정성에 대비되면서 창설됐다. 주식 시장의 목표 중 하나는 자유로운 매수와 매도라는 투자 전략을 기업의 일상적인 업무에서 분리하는 것이었다. 주식 시장은 주주를 기업 자체의 외부에 위치하게 한다. “증권 소유자들이 대부분 자기 증권에 관한 기대 평가를 모색하는 동시에 역설적으로 그런 기대를 실현할 기회를 찾는 곳”이 바로 주식 거래다. 다시 말해 기업이 아니라 주식 시장이 주주들이 관여하는 장소, 곧 증권을 사고 팔 수 있으며 가격 산정과 평가를 하려고 의지하는 장소다. 역사적으로 볼 때 주주들은 기업이 아니라 주식 시장에 참여했다. 이런 대안적인 역사 해석이 있지만, 기업 경영자들은 ‘일반 주주들이 기업의 진짜 소유주라는 끈질긴 이데올로기’에 직면해 계속해서 정당성을 의심받고 이의 제기에 시달렸다.
출판사 서평
아이비리그의 천재들은 왜 월스트리트에서 해고될까?
왜 시장이 대박일 때도 월스트리트의 천재들은 정리 해고될까?
왜 아이비리그의 공부벌레들은 월스트리트의 일벌레가 되는 걸까?
왜 투자 은행 직원들은 계속 투자에 실패하는데도 수십만 달러의 보너스를 받을까?
엘리트 집단의 정체성, 불안정한 고용, 고된 노동, 엄청난 보너스와 함께 살아가는 인간들,
신자유주의와 월스트리트, 금융 호황과 불황의 서사로 들여다본 호모 인베스투스!
루저는 월스트리트에 있다 ― 주주 가치 혁명과 호모 인베스투스들
2008년 터진 리먼 브라더스 사태의 주범인 월스트리트 투자 은행들은 900억 달러의 세금으로 구제 금융을 받으면서도 200억 달러를 보너스로 나눠 갖는 등 돈 잔치를 벌였다. 월스트리트 점령 운동 현장에서 슬라보예 지젝은 투자 은행이 국민의 사유재산을 탕진했다고 비판하며 “진정한 루저는 월스트리트에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그 똑똑하다는 아이비리그 출신 투자 은행 직원들은 세계를 금융 위기로 몰아넣으면서도 많은 보너스를 받는 루저가 됐을까?
천문학적인 연봉과 말쑥한 정장, 주당 110시간 고된 노동과 해고 뒤 15분 내 책상 빼기. 《호모 인베스투스(Liquidated: An Ethnography of Wall Street)》는 월스트리트 투자 은행 직원들의 이런 모순된 아비투스가 형성되는 과정을 분석해 세계 금융 시장의 호황과 불황이 생산되는 원리를 밝히고 있다. 캐런 호(Karen Ho)는 1997년부터 3년 동안 정장 한 벌로 지하철 에프선을 타고 다니며 인류학의 불모지인 투자 은행으로 달려갔다. 화이트칼라 착취 공장과 투자 은행 직원의 채용과 해고, 노동 조건과 보수 체계, 위계적인 공간과 옷차림 등을 분석했고, 정리 해고를 이윤 증대와 동일시하는 주주 가치가 혁명이라고 불릴 만큼 지배적인 힘을 갖게 된 역사와 이 과정에 월스트리트가 기여한 방식을 정리했다. 호는 시장을 추상적으로 분석하는 기존 연구들이 금융 위기가 자연스러운 시장 사이클이라는 월스트리트의 변명에 주요한 논거가 됐을 뿐이라고 비판한다. 또한 우리는 추상의 함정을 넘어 월스트리트 현장의 노동자가 문화적 실천을 통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신자유주의를 생산하고 전파하는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다.
월스트리트의 아비투스와 새로운 경제 인류학 ― 화이트칼라 착취 공장과 회전문 고용의 디스토피아
1장 ‘헤게모니 일대기 ― 똑똑함의 문화와 투자 은행 직원들의 채용과 구성’에서는 월스트리트가 아이비리그 출신의 투자 은행 직원들을 채용하는 과정을 통해 세계 금융 시장의 지배를 정당화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일반적인 통념하고 다르게 자본주의 헤게모니는 ‘똑똑함’이라는 이미지와 동문 네트워크라는 연줄과 인맥 등 문화적 조건에 따라 구성된다.
2장 ‘월스트리트의 오리엔테이션 ― 착취, 권한 부여, 고된 노동의 정치학’에서는 돈 능력주의 사회인 월스트리트에서 고된 노동이 어떻게 이상화되고, 학벌, 성별, 인종이라는 문화 조건에 따라 생기는 위계가 어떻게 가려지는지를 인터뷰와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이런 착취와 불평등은 투자 은행을 넘어 ‘주식회사 미국’에도 그대로 강요된다.
3장 ‘월스트리트와 주주 가치 혁명 ― 관리 자본주의의 해체와 자기 파괴적 전략의 탄생’에서는 1980년대 기업 인수 운동에서 생겨난 주주 가치가 기업을 사회적 기관으로 보는 인식을 해체하고 미국 경제를 뒤바꾸는 과정을 서술한다. 월스트리트와 자본 시장은 이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주주 가치 혁명이라는 서사를 완성했다.
4장 ‘완벽한 자본주의 ― 신고전파와 주주 가치, 그 기원에 관한 서사’에서는 전후 시기부터 1980년대 초까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의미를 잃고, 주식 소유자가 기업의 근원적인 자금 조달자이자 지배자라는 신화가 만들어지는 맥락을 정리했다. 주주 가치 옹호자는 신고전파 이론을 왜곡해 주식 시장의 역사와 미국 기업의 역사를 같은 것으로 만들었다.
5장 ‘감원된 감원 책임자들 ― 고용 불안과 투자 은행의 기업 문화’에서는 일반 기업에 정리 해고를 강요하는 투자 은행 직원들이 자기 자신의 고용 불안과 해고를 다른 노동자하고 질적으로 다른 것으로 받아들이는 배경을 분석했다. 투자 은행 직원들은 고용 불안과 해고를 시장의 자연스러운 사이클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일터인 투자 은행이 시장의 화신이라고 여긴다.
6장 ‘기업 문화가 문제다 ― 유동하는 삶, 보수 계획, 지속 불가능한 금융 시장의 형성’에서는 투자 은행의 조직 문화를 구성하는 중심 요소로 연봉보다 보너스가 훨씬 더 많은 투자 은행의 보수 체계를 주목한다. 이런 문화 속에서 고용 불안은 투자 은행 직원의 능력과 우월함을 확인하는 시험이며, 미래 지향성이 전혀 없는 단기적인 딜 성사 열풍을 일으키는 원동력이다.
7장 ‘세계화 신화의 모순 ― 세계성을 통한 지배와 위기 차입’에서는 ‘명칭 변경 사건’과 ‘빈 사무소 증후군’ 등을 통해 월스트리트가 세계화를 표현하는 방식과 현실에서 일어나는 실천 사이의 간극을 보여준다. 월스트리트의 세계화 배치는 사실이 아니라 전략일 뿐이며 다양한 선언과 실행에 입각한 것이다.
주식회사 미국과 신자유주의의 역설 ― 금융 위기를 일으키는 진짜 메커니즘을 들여다보다
‘성장 없는 고용은 고용 없는 성장만큼 위험하다’라는 경고는 성장과 고용이 상관관계를 맺는 게 정상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 기록적인 이윤을 남기고 주가가 가장 오랫동안 상승한 1990년대 미국이 역사상 최고의 감원율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아무리 성장해도 고용은 안정되지 않는 신자유주의의 모순을 포착한 캐런 호는 시장을 더는 경제학자의 손에 맡길 수 없다고 선언한다. 전공이나 능력보다 중요한 학벌과 연줄, 백인 남성을 정점으로 한 성별과 인종에 따른 위계, 일주일에 110시간 이상 거의 24시간 대기해야 하는 노동 시간, 해고되면 15분 안에 일터를 떠나야 하며 동시에 다시 고용되는 회전문 고용 모델, 위계에 따른 옷차림과 행동 양식, 연봉이 아닌 몇 십만 달러의 보너스로 생활하는 삶 등. 화이트칼라 착취 공장에서 재사회화된 투자 은행 직원은 정리 해고를 통해 일시적으로 주주 가치를 올리는 전략을 반복해서 실행했고, 결국 불평등하고 위기가 만연한 세계를 만들었다. 금융 위기와 신자유주의의 횡포를 극복할 새롭고 확실한 방법을 찾는 사람이라면, 전세계가 월스트리트 투자 은행 직원의 능력을 확신하기 때문에 월스트리트가 마음껏 행동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는 캐런 호의 주장에 주목해야 한다.
기본정보
ISBN | 9788993985986 | ||
---|---|---|---|
발행(출시)일자 | 2013년 05월 02일 | ||
쪽수 | 520쪽 | ||
크기 |
153 * 223
* 35
mm
/ 694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이매진 컨텍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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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명/저자명 | Liquidated/Ho, Karen Zouw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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