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와 『삼국(지)연의』

『삼국지』는 진(晉)나라의 학자 진수(陳壽:233∼297)가 편찬한 것으로 위서(魏書) 30권, 촉서(蜀書) 15권, 오서(吳書) 20권, 총 65권으로 되어있는 역사서이다.
『삼국(지)연의』는 삼국시대의 역사에 대해 중국의 여러 지방과 여러 시대에 걸쳐 전해진 것을 다듬어진 이야기로 엮은 것이다. 즉, 역사가의 기록과 민중들의 구두전설, 민간 이야기꾼들의 창작, 문인들에 의한 가공과 재창작이라는 형식을 통해 1천5백년간의 장구한 세월에 걸쳐서 완성된 작품이 바로 『삼국(지)연의』이다. 때문에 진수의 『삼국지』와 『삼국(지)연의』 간의 역사적 사실의 차이는 매우 크다.
더구나 한국에서의 『삼국지』라 하면 『삼국(지)연의』를 줄여서 말한 것인데,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삼국지』들은 우리의 실정에 맞게 각색된 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큰 줄거리의 내용은 다른 것이 없지만 원본 『삼국(지)연의』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연의(演義)’는 통속역사소설의 명칭으로 우리는 그동안 『삼국연의』보다 『삼국지』란 말에 익숙하여 이 두 가지 명칭을 서로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였으나 본서는 호명에 불편이 있더라도 정사(正史)인 『삼국지』와 구별하여 명칭을 『삼국연의』로 하였다.

『삼국지』의 진면목을 읽자!

이번에 발간한 반촌주해본 『삼국연의』는 모본 『삼국연의』를 저본으로 하였으나 나관중 원작의 가정본 『삼국지통속연의』와 비교하여 불완전하게 빠진 부분들을 보완하였으므로 모본 『삼국연의』에 비해 분량이 많으며 조서, 표문, 상소문, 격문, 축문 등의 원문을 다수 기재하였다. 또한 경서와 병서에서 인용한 문장이 많이 들어있으므로 인용한 원문을 주해란에 적어 그 해당 도서명과 그 편명, 장명을 밝혀놓았고 『삼국연의』와 관련된 역사지식, 고사(故事), 직관명칭, 지명, 천문, 병기(兵器), 명구(名句), 종교, 군사, 중요인물, 기물(器物), 의약, 점복(占卜) 등의 주해 2,400여 항을 수록하였다. 그 외에 삼국연의에서 사용된 성어, 숙어 260여 항을 해당 문장의 주해란에 적어놓았고 시 원문 200여 수를 수록하였다. 이처럼 이번에 발간한 반촌주해본 『삼국연의』는 기존의 삼국지에서는 볼 수 없는 많은 자료를 수록하여 학술적 가치도 매우 높다. 이러한 자료들이야말로 『삼국연의』의 진면목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는 역자 반촌 윤양균의 십여 년에 걸친 노력의 산물이다.
옮긴이 윤양균은 사학과 출신으로 30여 년간 개인 사업을 운영하였으며 10여 년 전 삼국연의 번역에 도전하여 틈틈이 우공이산(愚公移山)의 마음으로 글을 써서 출간이 가능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평생 서울 명륜동에서 지냈으므로 그 옛 이름인 반촌(泮村)으로 필명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