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걱정 똥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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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문제를 이해하는, 해결하는 키워드
양변기에서 단추를 누르기만 하면 내려가는 똥은 상당한 양의 물과 에너지를 소모한다. 보통 똥 한 번 누고 내리는 물이 절수형은 7리터이지만 보통은 13리터로, 하루에 한 번씩만 써도 네 식구면 50리터가 나간다고 한다. 게다가 똥은 유기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물속에서 분해되지 못한다. 그대로 공해가 된다. 하지만 흙 속의 미생물들은 똥을 분해한다. 이것이 상생이다. 그리고 이것이 똥의 오행이다.
저자가 똥에 대해 특별히 애착을 갖게 된 데에는 그의 외갓집이 제주도인 영향이 크다고 한다. 화장실이 곧 돼지우리인 제주도의 독특한 풍속을 보면서 어릴 때부터 자연스레 사람 똥이 돼지 식량이 되고, 돼지 똥은 식물의 양분이 되고, 그 식물은 알곡을 만들어 사람의 밥이 되는 생태계의 순환을 보고 자란 것이다. 그의 똥에 대한 철학은 자연을 뒤로 한 채 걸어온 우리 사회의 시스템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작가정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인류학자로,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1982년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귀국하여 1982년부터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생태인류학과 문화이론 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문화의 이해’ ‘인류학과의 만남’ ‘한국 인류학 백년’ ‘통과의례’ ‘백살의 문화인류학’ ‘세계 신화의 이해’ 등 정통 문화인류학뿐 아니라 ‘환경친화의 인류학’ 등과 같은 생태인류학, ‘한국문화론’ ‘관광과 문화’ ‘문화시대의 문화학’ ‘까자흐스딴의 고려인’ ‘한국 박물관의 어제와 내일’ 등과 같은 문화사회학 분야까지 다방면에 걸친 연구 및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목차
- 재판에 붙이는 글
책을 펴내며_ 위선을 벗어야 비판이 선다
제1부 생태학이 기본
1. 생태학, 왜? 어떻게?
2. 환경이해의 전제조건
제2부 똥철학과 똥과학
3. 똥냄새
4. 밥이 똥이고, 똥이 밥이다
5. 잠실과 반포의 고층화는 생태주택으로
제3부 그릇된 신념
6. 인어(人魚)와 흄팬지(humpanzee)
7. 사회생물학의 오만과 문화결정론의 발악 사이에서 환경은 증발한다
8. 인구증가와 자연보호
9. 주문(呪文)
10. 환경문제는 사람문제
11. 환경친화 ?
제4부 잘못된 만남들
12. 똥바다의 미래, 황해
13. 청소관광단
14. 천재급 인재(天災級 人災)
15. 생태논리가 우선이다
16. 그린벨트, 비닐벨트
17. 겡이통을 살리자
18. 한라산 입산자 제한
19. 제주환경선언
20. 그린라운드는 대비되고 있는가?
제5부 유일한 대안
21. 생물종다양성과 한국문화론
부록_ 똥박사 전경수 교수와의 대화
책 속으로
똥누는 일이 중요한 사람에게는 누어야 할 대상인 똥도 소중하게 ‘잘 달래야 할’ 대상이다. 그래서 똥은 더러운 것으로만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 똥이 더럽다는 생각은 수입된 것임이 틀림없다. 영농방식과 돼지사육방식이 다른 서양사람들이 이 땅에 들어온 이후에 똥을 더러운 것이라고 지목하였고, 막무가내로 서양식을 쫓아가던 우리의 살림살이 방식이 끝내는 무공해의 사료와 자연산 비료인 똥을 스스로 더러운 것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56페이지
버려야 할 나쁜 똥은 그냥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상당한 양의 물을 동반한다. 한 번에 13리터의 물이 그냥 똥과 함께 버려지는데, 어떤 경우에는 한 번에 다 내려가지 않아서 잠깐 기다렸다가 다시 한번 더 누르게 된다. 동아프리카에 거주하는 마사이(Masai)족의 한 식구가 하루에 마셔야 하는 물의 양이 똥 한번 누고 쓰레기가 되어서 똥과 함께 나간다. 똥과 물, 두 자원이 섞이는 순간에 쓰레기가 되어버리는 수세식 양변기야말로 환경과 자원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배척해야 할 기술이다. 그것은 적정기술의 종류가 아니다. 오행과 과학의 이치를 거스르는 기술이다. ―81~82페이지
출판사 서평
이 책에서 문화인류학자이자 생태인류학자인 저자는 똥이야말로 자원의 순환, 생명의 영원한 순환을 실현하는 소중한 자원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저자의 똥철학은 단순히 자원으로서의 똥 이야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그에게 똥은 인간들이 저지르고 있는 생명 순환의 역류 현상을 보여 주는 가장 극적인 사례일 뿐 아니라, 앞으로의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이다.
똥타령의 핵심은 물걱정이다. 현재 상태로 수세식 변기가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되는 것은 필연적으로 물난리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서 생태학적 순환이라는 이론적 오리엔테이션은 실질적인 물의 문제로 전환하였다. 겉만 번지르르한 ‘녹색’성장은 전면적으로 똥타령을 외면하고 있다. 페인트에 녹색이 있으면 모든 문제는 해결된다는 식이다. 사람을 생각하지 않고 기업 마인드로 무장한 자들은 이런 얘기를 알아듣지 못한다. 대통령궁에서 오늘 아침에 일을 본 사람도 피할 수 없는 문제가 똥타령이다. 모두가 범법자의 길을 가면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물 문제에 대해서, 저자의 문제의식은 고정되어 있다. 빈후(?厚)와 자후(自厚)가 물걱정 않고 살 수 있는 세상이 오려면, 똥타령이 더욱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 이 책에서 ‘똥’을 거론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환경의 문제를 생각하는 첩경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기도 하지만, 그것이 담고 있는 또 다른 함의는 겉과 속이 다른 거짓말들에 대한 경고다. 모두가 일정량의 덩어리들을 몸속에 간직하고 있는 똥이라는 물질에 대해서 일관된 감정이나 태도를 보이지 않고 상황에 따라서 상반된 언행을 보이는 점에 대해서 반성해야할 점이 있다. 사람들이 사람의 몸이 직접 생산해내는 것들에 대해서 겸허한 자세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면, 사람으로서의 기본이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이러한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기 전에 인간이 해야 할 작업이 바로 생태계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 환경과 공동체의 기반위에 성립되고 있는 문화에 대해 철저히 이해함으로써 환경과 문화에 맞는 적정기술로 통해 그러한 문제점들을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93799064 |
---|---|
발행(출시)일자 | 2009년 09월 30일 |
쪽수 | 230쪽 |
크기 |
128 * 188
mm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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