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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조성원
저자 조성원은
문단
.문학저널 시부문 신인문학상 수상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수필 등단
.한국수필가협회 회원
수필집
.2005 『작게 사는 희망이지만』(엠아이지)
.2006 『2천년 로마 이야기』(에세이)
.2007 『송사리 떼의 다른 느낌』(선우미디어)
.2007 『2천년 스페인 이야기』(선우미디어)
.2008 『빈가슴에 머무는 바람』(교음사)
.2009 『오후 다섯 시 반』(해드림)
.2010 『나 어릴적』(선우미디어)
수상
.제2회 천상병 문학제 시사문단 작가상 수상
.제2회 문학저널 창작문학상 수상
.제1회 소운문학상 수상
.2013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 수혜
.현)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목차
- 말머리-긴장과 호기
1. 사람과 사람 사이
빨래터 이야기
틈
수도꼭지
몬테카를로
읍내 오일장
수박 한 덩이
월급은 현찰로 주세요
이 세상의 진화
오늘의 까치
그녀들의 흉 잔치
담뱃값이나 조금 부치우
2. 사회의 그늘 막 시선 끝에서
걸레
이별의 정거장이 그립다
흑산 홍어의 돌직구
환기팬을 뜯으며
건천 공사현장에서
중앙선에 선 사람들
폼
1톤 중고 트럭
자연 생태 연못
신나는 자전거 타기
소리의 기원
3. 내 안에 나를 찾아
송사리 떼의 존재
연필
가을 모기와 나
나와 전봇대
빈 방
삶속에 그냥은
구멍 난 러닝셔츠
빛에 대한 소고
나의 은밀함
오후 다섯 시 반
아내는 밥이다
4. 숲 향기에 기대어
사랑 나무
안톤 시나크의 슬픔에 대하여
된장찌개의 진 맛
안개꽃
걷노라면
밤하늘 별을 헤며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참숯이 전하는 의미
풍나무 아래에서
참기름 듬뿍 바른 김
5. 돌이켜 보는 시간들
기적소리
영등포의 밤
괘종시계
옥수수 빵
귀뚜라미 소리
신탄진 자리에서
송강 동네 통닭집
남양의 아이들
순대 국밥집
그리운 당신을 모시는 날에
6. 살다보면
간이역 오무로에서
정읍사
효도 약 글루코사민
싱가포르의 낯과 밤
플라밍고
시골버스 안에서
죄와 벌
박지원과의 북경 여행
미움의 향
감기 끝 무렵
책 속으로
*수도꼭지
수도꼭지는 사용 목적이 콸콸 쏟아지는 물이지만 입 꼭 다문 상태로 묵묵히 버티는 시간이 더 많다. 겉으로는 모르지만, 수도꼭지가 입을 꼭 다문 때는 거센 물결을 억지로 막아선 형국이라 안간힘을 다하는 그야말로 힘든 상황이다. 그 무엇이든 가둔다는 것은 큰 고통이 수반된다. 스트레스는 비단 수도꼭지에 국한하지 않는다. 억제는 자유를 징벌하지만 끝내 자유와 탈출을 의도하였음을 과거 역사는 늘 말하였다. 수압이란 근거의 물리는 추상뿐 아니라 역사와도 일맥상통하다. 수도꼭지는 불풍나게 써먹다가도 찔끔찔끔 새게 되면 대번 쓸모없는 존재가 되었고 원천이 메말라 바특이는 처사에도 곧잘 누명을 쓰는 형벌을 당하였다. 이는 억제와 탈출에 엮인 세상의 비련은 단순하지 않으며 이것이 단지 수도꼭지에 국한되지 않음을 여실히 알려준다. 바냐위다가 단숨에 박신거려야 하는 수도꼭지의 고된 임무는 그러니까 실로 가중한 것이고 그냥 자연스레 보이는 것이지만 콸콸 쏟아지는 물줄기는 단순히 흘러내리는 것이 아니다. 온갖 서러움을 다 물리친 일시의 쾌거이고 드디어 찾은 광명인 셈이다.
동토의 왕국에서의 속박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란 추상을 나는 수도꼭지의 행방에서 자연 한다. 한 겨울철 견디고 견디다 못 참으면 끝내 얼어붙는 수도관은 당분간은 꼼짝을 못하는 처지이지만 그리 끝나지만은 않는다. 어느 순간엔 쇠붙이를 파단하고 전체는 공멸을 한다. 파단은 바깥과 안이 똑같은 조건이라면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추위가 풀리면 바깥공기는 따뜻하고 이는 수도관 안을 요동치게 한다. 아무리 철 조각으로 단단히 차단을 하였어도 소식을 모를 리 없고 여파가 없을 리 없다. 알다시피 물은 달구어지면 끓는다. 갑자기 일시에 팽창을 할 때 강단 좋은 쇳조각도 견디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나동그라지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여 물이 얼 때 쇳조각을 빈틈없이 꽉 붙잡았기 때문 가능한 현상이다. 물이 무르다고 우습게 여긴 강한 쇠가 당하는 이치는 많은 교훈을 준다. 이 또한 많은 역사의 기록에 유사하게 남아 있다. 중동의 민주화가 바로 이런 경우가 아닐까.
강추위가 엄습하는 때 수도꼭지를 살짝 열어 물을 졸졸 흐르게 하면 수도관이 얼어 터지는 일은 없다. 물이란 한없이 위축할 것 같지만 증발하지 않으면 어느 경우에도 소멸하지 않는다. 존재를 인정하여 융통을 부리면 그나마 수도관은 겉보기에 최소한 멀쩡하다. 똑똑똑 쉴 새 없이 떨어지는 가냘픈 물소리는 때론 희망이 되고 새 세상의 원천이 된다. 동토의 왕국 북한, 얼마 전 새 수도꼭지로 교체한 양 변화가 있었다. 얼어붙어 도시 알 수 없는 그들의 존체는 파단일지 그나마 작은 물줄기라도 길은 열어둘지 내심 걱정이 앞선다. 막중한 임무를 당해내는 수도꼭지로서도 의당 할 말이 많겠지만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는 자연 논리를 벗어날 수 없으며 흐를 때 자연 수압도 발생함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특히 강제로 pumping을 하여 콸콸 쏟는 물줄기는 자연 논리를 위배한 처사이기에 알아 둘 것도 많고 더욱 처신을 바르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곧 누명을 쓰고 폐품으로 내몰릴 것이다. 이 또한 어느 시대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됨을 나는 역사책에서 누누이 배웠다. 흐르는 물이 곧 천심이다.
*감기 끝 무렵
감기가 찾아오면 자연 일을 최소로 줄이고 전염도 무시할 수는 없어 외따로 버틸 수밖에 없다. 그때마다 번번이 느끼는 것이 나 없이도 잘 돼 가는 세상이고 생활이란 것이다. 활동도 줄고 부대끼는 생각도 줄고 나서지도 않는데 생활은 유지되고 오히려 차분하기까지 하다. 그간 돌출된 헛된 것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움츠리고 수그러든 처지에 그것이 또 서럽게 한다. 그러고 보면 그간의 나는 내안의 나를 잘 살피지 못하였다.
허욕에 찌들고 세파에 물들고 보이는 나에 급급한 나머지 진정 나는 내 안에 살지 못하였다. 아프면 이렇듯 많은 것들이 달리 느껴진다. 세상사는 일이 귀찮고 고달프다는 생각이 드는 그 어느 때, 한 사흘 감기나 앓았으면 싶을 때가 있었다. 감기를 앓고 난 뒤에 조금쯤 퀭하니 커진 눈으로 세상을 다시 바라보면, 말로는 설명이 안 되지만 귀찮고 고달프다는 그 생각이 얼마나 가소로운 것인지 자연 알게 된다.
이번에도 다름이 없다. 아픔으로써 나를 알 것 같다. 고립은 왜소함을 낳고 아득함을 마저 느끼게 하여 삶을 절실하게 만든다. 대꾼하지만 아픔 속에 생각이 깊고 많아지는 것은 왜일까. 그 누구에게도 자리 할 아픔이란 것을 느낄 것도 같고 진정한 은둔을 알 것도 같다. 그래서일까, 속세를 접은 깊은 골에 비추어지는 양광이 맑고 따스할 것이란 생각이 드는 것이. 그곳에 감기가 있을까 싶다. 뜻 깊은 사색의 것이 감기란 생각을 하곤 한다.
눈을 지그시 감고 생각하고 또 생각을 접는다. 생각을
출판사 서평
[아내가 밥이다], 아내처럼 밥처럼 친근하고 없어서는 안 될 정서들
수필가 조성원씨가 ‘초가을 오후 다섯 시 반 같은 서정’으로 엮은 수필집, [아내는 밥이다]를 해드림출판사에서 펴냈다. 문단 데뷔 이후 수필 전도사처럼 수필을 써오던 저자가, 잠시 숨고르기를 거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지원금을 받아 출간한 여덟 번째 수필집이다. 저자는 현재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한다.
조성원 수필은, 소재가 아내처럼 밥처럼 친근하지만 일상에서의 참신한 발견, 고운 감성과 이내 같은 묘사, 뛰어난 언어의 부림이 특징이라는 것이다. 수필 한 편 한 편이, 독자 가슴을 포근하게 감싸 안아 저자의 깊은 가슴으로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또한 [아내는 밥이다]에서는 수필의 순미한 생리 현상이 느껴진다. 잘 엮인 수필집처럼 가을을 더욱 성숙하게 하는 독서도 드물다. 이 수필들을 들여다보면, 단풍을 더 아름답게 채색해 놓은 감동에 출판사의 입술을 걸어도 좋을 듯하다.
생활을 포착하는 재주와 아름다운 시선이 드러나다
이른 아침 전철 안 사람들의 표정은 피곤이 덜 풀린 그대로이다. 잠이 덜 깨 낯꽃이 장마처럼 우울하다. 이들에게 [아내는 밥이다]를 안기면, 전철 안 풍경이 꽃처럼 피어나지 않을까 상상도 해본다. 전철 안에서 모두 스마트폰을 들여다 볼 때 홀로 들려 빛나는 수필집처럼, 우리는 이 한 권의 수필집에 주목해도 좋을 것이다. 수필에도 겪이 있다. 어느 수준의 독자에게 안겨도 그의 영혼을 기쁘게 할 수필집이다.
[아내는 밥이다]의 원고는 2013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엄격한 심사를 거쳤다. 생활 경험과 생활 언어로 쓰였으되, 의미가 깊이 스며있는 작품들이요, 글을 써야겠다는 강박으로 책상에 앉아 글을 만들어가는 느낌보다는, 생활을 포착하는 재주와 그게 따른 특별한 사유가 드러난 글, 아름다운 시선, 따뜻한 감성이 느껴지는 글들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동 위원회에서는 첫째 체험의 진실성, 둘째 소재의 새로운 발견, 셋째 문학적 형상성, 이 세 가지 기준을 종합적으로 적용하여 최종 지원대상자로 선정한 것이다.
긴장과 호기
건성으로 훑었던 대상에 대해 저자는 이제야 됨됨이를 따져 본다곤 한다. 누군가 말하기를, 나이가 들면 잘 안 보이는 것은 큰 것만 보고 멀리만 보고 살라는 것이요, 귀가 잘 안 들리는 것은 필요한 큰 소리만 들으라는 것이요, 정신이 깜빡하는 것은 살아온 세월을 다 기억하지 말라는 것이라는 데, 이 말은 육신의 노쇠를 말하지만 또한 감각이 아닌 관념을 염두에 둔 말이기도 하다.
저자는 자신도 모르는 새 달라져 있음을 알았다. 감성이 풍부한 글이 나오리란 생각에서, 한때 밤이 짧아 새벽과 맞닿으면 좋겠다는 저자였다. 하지만 이제 집착에서 벗어나, 포로의 시간을 놓아주고 싶다는 것이다. 박완서 선생의 ‘노을이 아름다운 까닭’을 조금은 깨달았기 때문이다.
노을은 햇살이 어둠에 잠길 때 빨간색만이 숨지 않고 남아 보이는 현상이다. 노을은 저자에게도 시간을 쫓아 어김없이 찾아왔다. 또 다른 세상과 맞닿으며 이질적 포옹으로 아름다움을 천지에 선사하는 노을, 그래서 저자는 자신의 글이 노을이기를 바란다. 땅거미 아래로 나뭇잎 똑 떨어지듯 일시에 사라진다 하여도….
기본정보
ISBN | 9788993506983 |
---|---|
발행(출시)일자 | 2013년 10월 14일 |
쪽수 | 264쪽 |
크기 |
152 * 225
* 20
mm
/ 500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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