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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임병식은 해방 이듬해인 1946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났다. 학창 시절부터 글을 쓰기 시작하여 (학원문학상)과 (대학공모전)에 수회 입상하였다. 다소 늦은 1989년 한국수필을 통해 등단 후로 한국문인협회 여수지부장과 수필 전문지 계간「수필界」편집주간, 한국수필작가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수필집으로 『지난 세월 한 허리를』(1990 미리내), 『인형헤 절 받고』(1993 꿈빛), 『동심으로 산다면』(1995 문화출판사), 『당신들의 사는 법』(2002 선우미디어), 『방패연』(2009 해드림), 『아름다운 인연』(2010 해드림), 『그리움』(2011 해드림)이 있다. 수필이론서로는 『막 쓰는 수필 잘 쓰는 수필』(2007 에세이)이 있다. 제21회 한국수필문학상(2003)을 받았으며, 2010년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을 받았다.
목차
- 목 차
펴내는 글 - 내 문학의 화두 / 저자 | 04
1 - 끝없는 그리움
굴뚝 연기 날 즈음 ∥ 014
그리운 시절 ∥ 018
그리움 ∥ 021
철지나 핀 철쭉꽃 ∥ 026
생량머리 ∥ 031
녹우당에 내리는 비 ∥ 034
탱자 울타리 ∥ 038
활엽수의 겨울 채비 ∥ 042
어느 봄날의 풍경 ∥ 046
가슴속에 남은 잔상(殘像) ∥ 050
물의 미덕 ∥ 052
수박 이야기 ∥ 056
고향 간이역 ∥ 059
팻말 - 2
065 ∥ 정읍 감상
068 ∥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072 ∥ 보성 지명이 담고 있는 정신
076 ∥ 생뚱맞은 팻말
079 ∥ 남녘 어부들이 개척한 뱃길의 역사
084 ∥ 늘 가슴에 품고 사는 고향
088 ∥ 지명(地名) 이야기
092 ∥ 뿌리 찾아 나선 발길
096 ∥ 맞서 있는 진실
3 - 도리
멧비둘기 울음소리 ∥ 102
허수아비를 보고 떠올린 생각 ∥ 104
까치들의 조상(弔喪)을 통해 본 삶의 반추 ∥ 107
악연 ∥ 110
쥐 소동 그 이후 ∥ 113
고양이의 묵상 ∥ 117
부엉이 울음소리 ∥ 119
산짐승과 먹을거리 다투는 사람들 ∥ 123
도리를 일깨우는 사진 한 장 ∥ 127
일상의 미학 - 4
133 ∥ 가방 이야기
138 ∥ 정자(亭子)와 풍경(風磬)
142 ∥ 네 탓 내 탓
146 ∥ 장롱 속의 솜이불
150 ∥ 사진 속의 모자 상
154 ∥ 생명
158 ∥ 마음의 저울추(錘)
162 ∥ 새삼스러운 놀라움
164 ∥ 놓치고 있는 중요한 것 하나
167 ∥ 개체마다 내뿜는 향기
170 ∥ 어떤 사투리의 쓰임새
173 ∥ 왼손잡이
177 ∥ 감춘 속마음에 드러난 해프닝
180 ∥건조대의 낚시질
184 ∥ 어떤 염려
5 - 흐르는 강물처럼
사연 ∥ 190
숭고한 사랑 ∥ 194
금석지감(今昔之感) ∥ 198
어떤 극치의 상찬 ∥ 202
현존하는 전설 ∥ 204
거들떠보지 않은 책 꾸러미 ∥ 208
묵은 친구 ∥ 213
인연 ∥ 217
기이한 인연 ∥ 222
심부름 ∥ 226
역설 ∥ 231
웃음의 묘약 ∥ 235
편지 ∥ 240
생각하는 붓 - 6
247 ∥ 등산로의 돌탑
251 ∥ 바위 위에 뿌리 내린 소나무
255 ∥ 수석과 더불어
260 ∥ 인내의 교훈
264 ∥ 자연의 순리
268 ∥ 월당 선생님의 격려 말씀 한마디
272 ∥ 법정스님 생각
276 ∥ 문자 써서 하는 말
280 ∥ 곡물 매매 어법에 관한 생각
283 ∥ 옛 비문을 보는 소회
286 ∥ 수석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
291 ∥ 김삿갓 생각
296 ∥ 떠나보낸 음양석
300 ∥ 올게심니
책 속으로
산사에 들어가 선(禪)을 실행하는 수도승을 보면 보통사람이 상상하기 어려운 강도 높은 고행을 한다. 지나쳐 버리면‘ 그저 그렇게 사는구나!’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들이 깨달음을 얻고자 참고 견딘 수행 정진의 고행은 실로 눈물겹기 짝이 없다. 십수 년 전의 일이다. 우연한 기회에 여수 영취산에 있는 도솔암 이란 암자에 들렀다가 노 여승을 뵌 적이 있다. 그런데 그분은 한손이 손가락 없는 조막손이었다. 그래서 “장애가 있어 얼마나 불편하시느냐?”라고 물었다. 한데, 전혀 의외의 대답을 했다. “손이 불편한 것쯤은 상관없는데, 여러 가지 거치적거리는 것이 많은 게 불편하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철지나 핀 철쭉꽃」 중에서
그렇다면 굴뚝이나 굴뚝 연기 자체가 어떤 상징성이나 마력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것은 잘 모르겠다. 단지 여기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내가 이 작품을 쓰면서 어떤 이야기를 먼저 써야 할 것인가 고민했다는 것인데, 그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시기적으로야 그때 쓴 이야기가 조금 앞서기는 하지만, 정작 가슴에 담아둔 이야기는 아직 어디에도 밝히지 않았던 것이다.
그것은 작은 누나에 얽힌 이야기이다. 누나는 하루아침에 갑자기 쓰러져 숨을 거두었다.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날은 숯 다리미질을 하다 쓰러져서 가스중독이 됐나 하고 동치미 국물을 먹여 보려 했으나 이미 절명한 뒤여서 한 수저도 목에 넘기게 해보지 못하였다.
-「굴뚝 연기 날 즈음」 중에서
나는 이 나이에도 어디서 빨간 우체통을 만나면 마음이 설렌다. 꼭 누군가가 보내준 다정한 편지가 그 안에 담겨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고, 누군가에게 편지를 써 보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편지를 부칠 일이 있으면 우체통보다는 직접 우체국을 찾아가는 편인데도, 우체통을 보면 버릇처럼 눈길이 머무는 것이다. 그런 데는 아마도 젊은 시절 편지를 부칠 때면 우체통에 넣곤 하던 추억 때문이 아닌가 한다.
-「편지」 중에서
출판사 서평
먼 바다의 윤슬 같은 노스텔지아!
1. 자신의 성(城)을 이루다
이번 『그리움』은, 지난해 『아름다운 인연』(해드림출판사)에 이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창작지원금을 두 번째 지원 받아 출간한 저자의 일곱 번째 수필집이다. 수십 년 동안 일곱의 고봉을 넘음으로써, 자신만의 서정적 수필 세계의 공고한 구축과 수필로서의 완숙과 경지가 느껴지는 작품집이 『그리움』인 것이다.
자신의 신령한 성과 같은 수필 세계는 의례적인 몇 개의 문학상만으로, 또는 여기저기 내미는 이름만으로 구축되는 것이 아니라 수없이 꺾인 붓과 소마(消磨)된 붓끝에서 나온다. 이제 저자는 일곱 번째 수필집을 출간함으로써, 묵묵히 쌓아올린 자신만의 성을 이룬 것과 같은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
2. 시원의 그리움
이 『그리움』에는 먼 바다를 바라보는 아득한 시선, 저녁뜸의 노을을 등진 채 피어오르는 굴뚝 연기 같은 아련함이 흐른다. 때로는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그리움의 무대이기도 하지만, 먼 곳의 형상이 보일 듯 말 듯 실루엣처럼 그리움을 드리우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여기서 저자가 펼치는 그리움은 단순히 원색적인 그리움이 아니라, 곱게 물든 인연의 사람이나 심금을 울리는 아름다운 사물의 그리움, 오래된 인정이 그리운 것이요, 잊힌 풍속과 추억의 그리움을 일컫는 것이다. 이 그리움들 가운데 웃음 한 조각, 슬픔 한 줌을 날실 삼아 그리움의 씨줄로 짜낸 작품집이 『그리움』이요, 그래서 먼 바다의 윤슬 같은 노스탤지어가 스며있다.
3. 그리움의 실체
1) ‘중년에 접어들어 내가 좋아하는 계절은 여름이 꼬리를 감춘 자리에 아직 본격적인 가을이 진입하기 전인 9월 초순의 생량머리이다. 이때는 마치 산그늘이 져 내리듯이 나무의 우듬지부터 단풍이 들기 시작하여 열매가 익어가는 시기이다. 나는 이 무렵이 되면 가을 기분에 젖어 들어 이슬비에 옷 젖듯이 어떤 정취에 빠져들게 된다.(생량머리)’
2) ‘일상의 행이나 불행도 마음으로 느낄 탓이고 견뎌내기 나름 아닌가. 역경은 넘으라고 찾아오는 것이고 그것 자체가 인생의 고비이고 과정이 아니겠는가. 나는 인생의 삶 속에서 누구보다 밑바닥까지도 내려가 보았다고 믿는다. 그러니 더는 내려갈 곳이 없을 것이며 올려다보는 하늘은 아름다울 것이다. 인생의 무늬 또한 바위 벼랑에 서 있는 나무처럼 더 촘촘하게 짜이지 않겠는가.(바위 위에 뿌리내린 소나무)’
4. 그리움 짜내기
저자는 자신의 글쓰기를 일종의 ‘그리움 짜내기’로 본다. 저자의 가슴속에서는 무언가의 그리움이 끊임없이 무두질 해 쌓는다. 그러니 저자는 ‘그리워서’ 글을 쓴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운 그것들이 원형질로 녹아들어 글을 쓰지 않고는 배겨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발로 뛴 화판 위에 눈으로 본 물감으로 생각의 구도를 잡아 그린 한 폭의 그림처럼 저자는 수필을 쓴다. 따라서 저자의 수필을 읽으면 어떤 그림이 뇌리에 그려진다. 또한 저자는 글을 쓰면서‘ 왜’ ‘어떻게’ 하는 것에 관심을 둔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등은 현시적인 사실관계를 드러낸 것이지만‘왜’나‘어떻게’가 가미 되어야 비로소 개성이 드러나기 때문이란다. 저자의 작품에서 묻어나는 독특한 감칠맛도 바로 그런 점에 신경을 쓰고 창작하기 때문이다.
괴테는 일찍이“그리움을 아는 자만이 외로움을 알고 인생의 깊은 의미를 안다.”라고 했다. 어떤 시인은“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는 말도 했지만, 인간(人間)이란 말 속에는 이미 사이 간(間) 자가 들어가 외로움을 품고 있다. 그 외로움 속에 그리움이 깃들기 마련인 것이다. 『그리움』은 외로움을 느낀 사람에게 순정한 그리움으로도 다가갈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93506341 |
---|---|
발행(출시)일자 | 2011년 10월 20일 |
쪽수 | 303쪽 |
크기 |
148 * 210
mm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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