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거울 진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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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진동선은 사진작가, 사진평론가, 전시기획자이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사진학과와 미국 위스콘신대학 예술학과를 졸업했으며, 뉴욕주립대학 예술대학원에서 사진비평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에서 미술비평을 전공했다. 사진평론가로서 중앙대학교 사진학과, 상명대학교 예술대학원,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과, 한성대학교 대학원 사진학과에서 강의했으며, 전시기획자로서 2000년 광주비엔날레 전시팀장, 2008년 대구사진비엔날레 큐레이터, 2009년 울산국제사진페스티벌 총감독을 맡았다.
주요 저서로 <좋은 사진>, <한 장의 사진미학>, <영화보다 재미있는 사진 이야기>, <사진, 영화를 캐스팅하다>, <노블 앤 뽀또그라피>, <현대사진가론>, <현대사진의 쟁점>, <한국 현대사진의 흐름>, <사진가의 여행법>, <쿠바에 가면 쿠바가 된다>, <그대와 걷고 싶은 길>, <올드 파리를 걷다>, <사진철학의 풍경들>, <시칠리아노 G minor> 등이 있으며, 현재 현대사진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홈페이지 http://www.howphoto.net
블로그 blog.naver.com/sabids
연세대학교 심리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 생애 발달심리학과 사이버 심리학을 전공하고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게임 플레이어의 경험과 행동 변화를 분석한다. 또한, 건강한 게임 문화 생태계 조성을 위한 게임 리터러시 함양과 미래 게임 관련 사회적 의제 발굴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현실과 게임 세계가 상호 연결하는 사회 문화 현상에 대한 통합 이해를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사회에서 인간의 행복을 확장하는 데 관심이 있다. 한국게임학회논문지 부편집위원장, 게임문화포럼 이용자문화분과장 및 게임문화생태계 분과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임팩트게임 밋업 운영위원이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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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돌이켜보면 30년 사진 인생을 그토록 열심히 진지하게 사랑할 수 있었던 건 ‘혼자 할 수 있는’ 사진이 주는 그 깊은 어둠의 상자(암상자) 때문이지 않았나 싶어요. 깊은 어둠 속에 한 줄기 빛이 들어가 세상이 나타나는 지독한 어둠의 상자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 어두운 방)’이기 때문에요. 나를 키웠던 유년의 깊고 어두웠던 산맥, 그리고 역시 나를 키운 깊은 어둠의 사진들은 어쩌면 오랫동안 어둠 속에 있었고 그 어둠에서 오로지 혼자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그 음침하고 음습했던 폐쇄공간 때문이라고 봐요. 지금도 그렇지만 너무 좋아합니다. 어둠을, 밀실을, 고립과 폐쇄를…. 그것들은 스스로 닫은 게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일상처럼 닫혀 있었던 거지요. 셔터를 누리기 전의 카메라 안쪽처럼, 그것이 마치 정상인 것처럼.
캄캄한 암실에서 오로지 혼자, 누구도 도와줄 수 없는 그 깊은 어둠에서 혼자 작업하는 것이 너무 좋았고, 영상이 그 컴컴한 현상 바트 속에서 스르륵 떠오르는 것을 볼 때마다 전율할 정도로 좋았습니다. 그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것은 운명, 아니 숙명이다. 나의 독한 어둠과 고립성에 가장 잘 맞는 것이 사진이란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밀폐된 어둠의 파인더를 통해서 세상을 훔쳐보는 것이 좋았습니다. 그것은 어린 시절 장롱 속에서 혹은 어두컴컴한 깊은 마루 밑에서 바라보던 세상 그것이었으니까요.
...어둠이 내 몸 안에 있으니까요. 내 속이 온통 어둠이라 어둠밖에 친숙한 게 없어요. 어둠이 없는 빛은 낯설어요. 밝고 화려하고 넘치는 빛은 정말 부담이 가요. 그래서 전 정치적인 모습, 혹은 가시적 행동들이 죽기만큼이나 싫어요. 모든 것을 숨기고 감싸고 덮어주는 어둠이 좋은 것은 여전히 제 안에 주변인, 아웃사이더의 성향이 강하게 내재되어 있다는 거죠.
제가 좋아하는 사진, 제가 저답다고 생각하는 사진들은 분명한 하나의 통일성이 있어요. 결코 해피하지 않다는 거예요. 행복하게 찍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은데 그게 잘 안 돼요. 금세 슬픈 사진이 돼버려요. 글도 그래요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글, 희망을 주는 글을 써보아야지 하고 쓰는데 어느새 우울하고 무거운 글로 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해요. 여전히 단체, 집단의 영향과 구속에서 벗어나려는 아웃사이더의 의식이 강한 것 같아요. 사진이 제 몸에서 나와 제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하는 근원 혹은 본질이니까 제 몸, 제 생각, 제 성향 그 모든 것이 밖으로 나와 그것을 생산하는 자를 비추고 있는 ‘영원한 거울’이라고 보는 거지요. 좋고 나쁨을 떠나서요.
밤 근무가 끝나고 아침에 퇴근하면 터미널로 달려가 다섯 시간 동안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가서 사진을 배우고 했으니까요. 거의 매주 고속버스를 타고 울산-서울을 왔다갔다했습니다. 미쳤지요. 아무리 해도 직장을 가진 아마추어 사진가에 불과할 뿐인데.
제가 좋아하는 사진, 제가 저답다고 하는 사진들은 분명한 하나의 통일성이 있어요. 결코 해피하지 않다는 거예요. 행복하게 찍고 싶은 마음이 없지는 않은데 그게 잘 안 돼요. 금세 슬픈 사진이 돼버려요. 글도 그래요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글, 희망을 주는 글을 써보아야지 하고 쓰는데 어느새 우울하고 무거운 글로 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해요. 여전히 단체, 집단의 영향과 구속에서 벗어나려는 아웃사이더의 의식이 강한 것 같아요. 사진이 제 몸에서 나와 제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하는 근원 혹은 본질이니까 제 몸, 제 생각, 제 성향 그 모든 것이 밖으로 나와 그것을 생산하는 자를 비추고 있는 ‘영원한 거울’이라고 보는 거지요. 좋고 나쁨을 떠나서요.
출판사 서평
지독한 어둠의 상자와 마주하기, 사진평론가 진동선이 처음 털어놓는 인생, 그리고 사진 이야기
“사진은 노출하는 거잖아요. 이때의 노출은 조리개, 셔터가 아니에요. 사진이 말하는 노출은 물리적인 노출을 넘어서 노출될 수 없는 것들, 노출되지 못하는 존재들의 존재감 혹은 그들의 이야기를 노출하는 거죠.”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일찌감치 직업전선에 뛰어들었고, 뒤늦게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스물세 살에 처음 카메라를 샀다. 그전까지는 카메라를 만져본 적도 없었다. 이후 일생을 사진과 함께 살아오면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어렵게 사진학과 야간대학원에 진학하면서 직장까지 포기했지만 졸업과 동시에 훌쩍 리비아의 사하라 사막으로 떠났다. 사진여행이 아니라 해외기술자로 파견됐다. 학연, 지연으로 똘똘 뭉쳐있는 한국 사회의 벽 앞에서, 사진을 업으로 가질 수 없는 현실 앞에 무릎을 꿇고 다시 전기기술자의 길로 돌아갔다. 하지만 거기서 머물진 않았다. 결국 돌아와서 사진작가가 되었고, 이번에는 사진평론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미국유학길에 올랐다. 남들이 생각하듯, 아직도 많은 사람이 그렇게 알고 있듯 속 편하게 떠난 유학생활이 아니었다.
사진평론가 진동선이 사진인생 30년 만에 처음으로 자신을 무장해제하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본인 스스로 인정하듯 대인관계에 서툴고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사람, 나만의 공간에 집착하는 그로서는 무척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김기덕 감독의 전기를 번역 출간하였던 가쎄 출판사가 두 번째로 기획한 이 책은 전작인 <나쁜감독 김기덕 바이오그래피> 와 닮은 구석이 참 많다. 영화가 좋아서 영화 말고는 잘하는 게 없었던 김기덕 감독처럼, 진동선 역시 사진밖에 모른다. 사진을 찍고 사진에 관한 글을 쓰고, 사진과 관련된 일을 하는 것 외에는 도무지 관심이 없다. 심지어 영화평론가, 미술평론가와 달리 사진평론가는 아직도 그리 흔한 직업이 아니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사진평론지 <계간사진비평>을 만들기도 한 그가 그동안 얼마나 외롭고 힘든 길을 걸어왔을지 능히 짐작된다.
누구나 고가의 디지털카메라를 살 수 있게 되었지만 사진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은 역설적이게도 점점 더 적어지고 있다. 기술이 발달하는 만큼 사진을 찍는 행위 자체는 너무 쉬워졌기 때문일까? 이 책에는 30년 동안 사진 하나만 바라보고 한 길을 달려온 사진평론가의 고뇌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투박한 말투로 그가 털어놓는 솔직한 이야기를 듣다 보면 너무 의외다 싶어서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된다. 고상한 직업처럼 여겨지는 평론가의 길을 걸어온 사람이라고는 좀처럼 믿기지 않는다. 그만큼 분에 넘치고 감당할 수 없는 길이었지만 사진이 너무 좋아서 꿋꿋하게 걸어 여기까지 왔다.
진동선은 그간 일반 독자들을 위한 사진여행집과 이론서를 번갈아가며 꾸준히 집필해왔다. 그리고 이제는 이미 출간한 <사진철학의 풍경들>에 이어서 <사진예술의 풍경들>, <사진역사의 풍경들>, <사진미학의 풍경들> 등 ‘풍경들 시리즈’를 통해 사진이라는 ‘학’을 관류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 책은 운명처럼 주어진 사진평론가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그의 내면을, 일상을, 그리고 사진에 대한 그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93489248 |
---|---|
발행(출시)일자 | 2012년 06월 15일 |
쪽수 | 170쪽 |
크기 |
152 * 206
* 20
mm
/ 304 g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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