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울타리의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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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작가정보
저자(글) 황용희
1957년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서 태어났다. 1980년 ‘서울의 봄’ 시기 교정 공무원이 되어 30년 넘게 영등포교도소에서 재소자를 돌보고 있다. 어려서 하얀 등대를 동경하던 소년이 자라 세상의 어둠 밝히는 ‘법무부 등대’에 오르게 되는 운명을 맞는다. 엄혹한 시절, 그는 추관(秋官:가을바람처럼 싸늘한 관리. 즉, 형리를 일컫는 말)이 아니라 많은 양심수와 고통을 함께 나누며 삭막한 교정현장에 사랑의 등불 하나 켜들고 희망을 전파했다. 《가시울타리의 증언》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한국현대사의 아픔이며 전진하는 내일의 다른 이름이다. 저서로는 《섬마을 소년들》, 출간예정 중인 《민드리 아줌마, 유럽 하늘을 날다》 (공저) 등이 있다.
목차
- 글머리/ 등대/ 포고령 위반자들/ 죄와 벌/ 펜을 달라/ 지강헌 탈주사고/ 금도끼 은도끼/ 꼴통, 바늘을 삼키다/ 그 남자/ 착한 사마리아인/ 인간은 파괴적 동물인가/ 사형수가 보낸 편지/ 포도는 안 파나요?/ 형제입소/ 박종철 사건과 고문 경찰관/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별이 빛나는 밤에/ 혜민서/ 다시 스무 살이 된다면/ 부록-감옥의 역사, 조선시대 형벌, 세계의 감옥/ 맺는말/ 추천사 이부영, 발문 우원식
출판사 서평
인간의 죄와 벌, 고문과 사형제 등을 화두로 펼쳐지는 시와 문학, 철학적 사색에 충만된 교도관의 감옥이야기!
12·12 군사반란 관련자, 이부영, 김근태, 이근안, 전경환, 6월항쟁 등 굴곡진 한국현대사를 사실적으로 기록
“푸치크는 A. 코린스키의 도움으로 《교수대로부터의 리포트》를 완성할 수 있었고, 김지하 시인은 전병용 교도관의 도움 없이 민주화를 촉구하는〈양심선언〉에 불을 당길 수 없었다. 그렇다면 6월항쟁을 촉발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상은 누구 손에 의해 어떻게 알려지는가? 바람에 실려 함세웅 신부에게 전해지기까지 그 전모가 밝혀진다!”
흑산도 출신의 섬소년이 어른이 되어 미군이 물려준 엠원소총을 둘러메고 교도소 감시대에서 근무를 시작한다. 어스름 밤 8시, 구슬픈 트럼펫 소리가 교도소 내에 울려퍼지면, 저자는 영화 〈지상에서 영원으로〉의 주인공 몽고메리 클린프트가 트럼펫으로〈적막의 블루스〉를 불어젖히던 모습을 떠올리며 비애와 탄식에 젖는다. “스물넷 꽃다운 나이에 망루에 올라간 청년은 몇 개월 후 노인 형상이 되어버렸다. 너무 늦게 깨달았지만 등대와 망루는 둘이 아니고 하나였다.”
《가시울타리의 증언》은 30년간 영등포교도소에 근무하고 있는 현직 교도관 황용희(1957년생)가 쓴 감옥 이야기이다. 격동의 80년대 현대사를 교도소에서 체험한 그의 글 속에는 12·12 군사반란 관련자, 이부영, 김근태, 이근안, 전경환, 6월항쟁 등에 얽힌 비화들이 등장한다. 특히 6월항쟁을 촉발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자 이부영(전 국회의원으로 민통련 사무처장 일을 보다 시국사건에 연루되어 고척호텔에 구금돼 있었음)이 어떻게 함세웅 신부에게 관련 문서를 전달하는지 그 과정이 소상히 담겨 있다.《가시울타리의 증언》에서 최초의 관련 문서를 전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안유 계장이 소개되는데, “안유의 공분公憤과 양심이 없었던들 ‘박종철군 고문치사 은폐조작 사건’이 제대로 알려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본문에서 전하고 있다.
본문에는 또한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치며 탈주하려던 지강헌, 소금물로 철창을 삭히는 사나이, ‘착한 사마리아인’의 마음을 발휘하다 사람을 죽인 청년, 바늘을 삼키는 꼴통(?), 베트남전에서 금괴를 밀수한 사나이, 교도소 내에서 온갖 기발한 술이 만들어지는 진풍경, 사형수 청년의 슬픈 영혼을 달래주고자 강물에 법선法船을 띄우는 모습 등, 죄와 벌의 과정 속에 벌어지는 온갖 인간 군상의 모습을 엄숙하게, 때론 익살스럽게,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이부영은 <추천사>에서 “이 수기를 읽은 독자들은 저자의 독서량과 만만치 않은 문장력을 접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가시울타리의 증언》은 ‘가시울타리 속 민중사-민중실록’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동서고금 감옥의 역사를 넘나드는 저자의 필력은 어느새 4천 년 전 고조선의 ‘팔조법금’으로 거슬러 올라가더니 망이?망소이, 묘청, 홍경래, 정여립, 전봉준 등 혁명을 꿈꾸다 ‘피의 보복’을 당하는 처형 현장을 목도한다. 또한 조선의 가혹한 형벌제도를 개탄하며 일제압박하에 형무소에서 의롭게 죽어간 독립투사들의 모습도 투시한다. 감옥 안에서 삶과 죽음의 본질을 꿰뚫고 인생의 진리를 깨달은 문호들의 얘기는 계속된다. “캄캄한 중세 암흑기에도 감옥에는 불이 켜져 있어 마르코 폴로는 《동방견문록》을 쓰고,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를 썼다. 전제군주 차르 체제하의 러시아에서도 시인과 소설가에게 펜과 종이만은 빼앗지 않아 체르니셰프스키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썼고, 도스토예프스키는 시베리아의 차가운 옴스크 감옥에서 《죽음의 집의 기록》을 썼다. 그뿐이던가. 인도의 네루는 영국에 대항하여 싸우다 감옥에 잡혀들어와 《세계사 편력》을 써 딸에게 보냈으며, 안토니오 그람시는 사회주의 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되어 20년형을 선고받았으나 역작 《옥중수고》와 《어른이 되면 무엇을 할까》라는 잊지 못할 글을 남기고 숨을 거두었다.” 이쯤에서 독자는 저자의 해박함과 깊은 통찰력에 입을 다물 것이다. 감옥 안에서 ‘펜의 힘’이 어떻게 발휘되었는지 그의 항변은 계속된다. “일제 강점기에 그들이 우리말 우리 성까지 빼앗아갔지만, 감옥에서 펜과 종이를 거두지 않아 한용운은 서대문형무소에서 《조선독립의 서》를, 신채호는 《조선상고사》를, 홍명희는 《임꺽정》을 썼다. 안중근은 뤼순 감옥에서 《동양평화론》을, 최남선은 마포형무소에서 ‘자열서’를 쓰며 친일을 변명했다. 그래서 김남주는 ‘펜도 없고 종이도 없는 자유대한의 감옥에서 살기보다는 차라리 고대의 노예로, 중세 농노로, 일제치하에 다시 태어나고 싶다’고 절규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감옥을 보면 사회가 보인다”고 말하는 저자는 이승만, 박정희 정권시절 교도소에서 종이와 펜을 금기했던 당시 절박한 상황을 세계의 유수한 문학과 철학을 들먹이며 설득력 있게 얘기하고 있다.
그는 파두 가수 베빈다의 <다시 20세가 된다면>이란 노래를 들으며 자신의 상실된 꿈을 얘기하고 있다. “나는 스무 살이 된다면 참으로 글을 쓰고 싶다. 엉터리 글, 못난 글, 반역의 글이 아닌 진실한 글, 바른 글, 감동이 깃든 글, 삶의 깊이가 배어 있는 글을 간절히 쓰고 싶다.” 그의 간절한 소망이, 브라질영화 <바람의 전설>에서 너무나 외로워 ‘바람’을 연인으로 선택했다는 13세 소녀의 모습으로 비춰진다. 감옥이란 새장에 스스로 갇혀 ‘등대’를 꿈꾸며 탄생한《가시타리의 증언》은 그의 잃어버린 꿈의 재생이자 회귀이며,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현대사의 아픔이며 전진하는 내일의 다른 이름이다. 이 책은 감옥에 얽힌 역사와 빛나는 문학, 철학이 총망라되어 있는, 5년에 걸친 자료수집과 유려한 문체가 빚어낸 뛰어난 감옥보고서이다.
“이 수기를 읽게 될 독자들은 저자의 독서량과 만만치 않은 문장력을 접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전업작가도 아닌 그가 매일 일기 쓰듯 교도소 안의 일상적, 혹은 비상한 일들을 기록해나간 것은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황형의 이 기록은 1970년대부터 시작하여 21세기에 이르는 ‘어두운 사회사’, 다시 말해 ‘가시울타리 속의 민중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본다. 기록한 자세도 엄정한 민중적 시각에 자리하고 있다. 건강하고 따뜻한 역사인식이 글 전편에 흐르고 있는 것이다.” - 이부영 〈추천사〉중
기본정보
ISBN | 9788993442175 |
---|---|
발행(출시)일자 | 2010년 08월 10일 |
쪽수 | 294쪽 |
크기 |
153 * 224
* 20
mm
/ 454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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