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담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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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이종열
저자 이종열은 경남 의령 출생. 월간 한비문학 시, 수필 등단, 계간 아람문학 시, 수필 등단, 광주문학세대 전국 제1회 빛고을 창작 공모 일반부 대상 한국한비문학회원
목차
- 작가의 말
흰고무신
낙엽과 바람
학사 모자
눈을 감고 떠난다
해운대 동백섬
나들이
인천대교
고향
짝사랑
기억 속에 어린 남동생
내 얼굴 안 봤으면 좋을 걸
사랑하는 마음
시동생들
아버지 사랑
해일 속에 즐거움
파도
눈바람
미운 마음
인연
아버지
검은 연탄
비둘기
변하지 않는 모습
전화벨 소리
지구 공
화초
이혼
겨울바람
무도장
봄이 오는 길목
슬픈 사랑 비 되어
친구여
보고 싶은 얼굴
갓난 애기 모습
노점상을 하는 여인
시누이와 화분
친구의 생활
헤어짐
작품해설_김영태
책 속으로
흰 고무신
어릴 때 나비가 붙은 흰 고무신을
어머니가 사주셨다
언니를 따라 들에 갈 때도
아낀다고 벗어 손에 쥐고 논둑길을 걸었다
앞질러 가든 언니가 돌아보고 발이 귀하냐,
흰 나비신이 귀하냐, 발 다친다고 신어라 했다
챙겨주고 사랑해 주던 언니가 일찍 시집을 갔다
열 살 때 언니의 사랑이 끝이 나고 말았다
신을 벗고 걸어도 신을 신고 걸어도
챙겨줄 언니가 없어졌다
어릴 때 언니에 대한 기억은 흰 나비신과 논둑길
그리고 다정히 들려주던 말, 발이 귀하냐
나비신이 귀하냐, 아직도 귓전에 맴돈다.
고향 떠나온지 오십 년이 넘었다.
언니도 그때 그곳이 그리울 것이다.
언니를 졸졸 따라다니던 열 살짜리가
육십이 넘었다
요즘 언니를 만나면 그때 예쁜 모습을
그려본다. 참 예뻤는데 지금은 엄마 같다.
* 어릴 때 언니에게 받은 소중한 사랑
미운 마음
돌아누운 등에다
주먹으로 몇 대를 치고 나니
속이 후련하다.
오늘 같은 날에는 등에
볼 수 있는 눈이 없기에
정말 다행이다
만약 눈이 있었다면
마음속에 가득 찬 화를
너에게 토할 수 없어 폭발되어
뭔가 산산조각이 났겠지
쌓이고 싸인 화가
분산될 때까지 힘센 주먹으로
계속 복싱을 하니 마음속에 있는
꽉 찬 화통이 가벼워진다.
등을 많이 때려도 너는 아픔을
느끼지 않고 나는 답답한 마음이
치료되어 출구가 열려 숨을 쉬게 되었다.
오늘 같은 날 등에 눈이 없기에
정말 다행이다
* 남편과 말다툼을 했는데 남편은 잠을 잘 자고 있기에 얄미워 등을 보고 헛 주먹질을 하고 나니 화가 좀 풀리더라.
지구 공
아들이 세계나라를
집에 들고 왔다. 힘세죠.
듣고 배운 얼마간의 나라만
기억하다가 수백 개의 작고
큰 나라들이 있었다.
우선 머나먼 타국 땅에
내 발길을 묻어놓고 온
나라부터 찾아보고
다음은 친구들이 다녀온
나라의 수도와 유명한
여행코스를 찾는다고 눈과 손은
세계를 돌리기 바쁘다
마치 세계 일주 여행하는 기분이다.
여행길에 눈이 멈춘 곳이 있다
고목에 매미 같은 작은 나라
우리나라다.
그런 나라에서 자유를 누리면서
평화롭게 살고 있는 우리가 아닌가.
자랑스럽고 아주 큰 고목 같은
나라로 보인다.
동강난 나라가 아니었다면
더 큰 고목으로 보여 질 것인데 아쉽다
비록 지구본이지만 세계구경을 하고 나니
머릿속이 확 터이는 기분이다
답답하고 훌쩍 떠나고 싶을 때는
지구본을 돌리면서 마음을 달래리라
에너지 낭비 없이 편하게 여행시켜준
아들이 효자다
출판사 서평
이종열 시인의 시에서는 인간의 냄새 삶의 향기가 흘러나온다. 물질 만능의 시대에 성공과 영광을 위하여 앞만 보고 달려가는 우리는 무언가 잊은 듯, 가슴 위에 무엇이 올라 앉은 듯 답답함 속에서 방황하고, 고독해 하고, 절망과 시름에 빠져 눈물과 한숨을 쉬지만,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자신이 무엇을 바라는지 근원을 알지 못해 난감해 하고 방황하게 된다. 이런 우리 삶은 자신이 만드는 것으로 스스로 허방에 빠져 가장 가까이 있는 기쁨과 행복 그리고 희망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을, 이종열 시인은 은근한 목소리로 매일 겪고 보는 것들에 담긴 삶의 깊은 뜻을, 소박하고 친근한 우리 이웃의 미소와 따스한 손길로 등을 토닥거려 준다, 살면서 괴로움에 신음하고, 슬픔에 눈물흘려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이종열 시인은 자신이 겪은 삶의 희비를 시로 승화하여 누구나 겪을 수 있고, 지금도 겪고 있을, 나만 불행하고 절망적이라는 생각을 희망과 기쁨으로 바꾸어 주는 소소한 일상 속에서 큰 기쁨의 삶을 건져올리는 법을 가르쳐 준다.
우리의 삶은 평탄하지도 즐겁지만도 않다 인생의 곡절마다 고난과 역경이 기다리고 있어, 우리의 삶은 고행이라고 해도 틀린말이 아니다. 그러나 평탄하고 파도가 없는 바다는 얼마나 심심할 것인가, 절망은 희망의 뿌리이고, 고난은 성공으로 가는 길이다. 이종열 시인은 우리가 견뎌내기 힘들어 흘리는 눈물과 고통의 비명을 꽃을 피우기 위한 기다림과 향기를 피우기 위한 준비 단계로 시인의 체험 속에서 꺾었던 슬픔과 아픔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건져 올리는 비단의 언어로 우리 삶의 아픔을 달래주고 희망을 전해준다.
<책 속으로 추가>
[저자의 말]
첫 시집을 발간하면서 먼저 출판에 힘이 되어주신 한비문학 김영태 회장님을 비롯하여 출판사 관계 분들에게 감사 를 드립니다. 오래전부터 시를 썼다기보다 마음의 친구로 삼은 것이 습작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늦게나마 용기 내어 문학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처음시인이란 이름을 들었을 때 얼굴이 붉어지고 부끄러웠습니다. 나의 시는 내가 반세기를 살아오는 동안 힘들 때 의논상대가 되어 주었기에 전하고 싶은 마음을 숨김없이 털어놓는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동반자입니다. 앞으로도 시를 의지하고 열심히 쓰겠습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합니다. 저의 시집을 읽으시는 분들 예쁘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10년 12월 이종열
카네이션
엄마 가슴 이리 내밀어 봐
뭐고 카네이션 꽃이야
하루 종일 달고 다녀라
남부끄럽게 늙도 젊도 아닌데
어떻게 종일 달고 다니나
조금만 달고 있을게
엄마랑 이야기 주고받은 것이
바로 어제오늘 같은데
엄마는 없고 그 자리에 내가 서 있다
아들이 카네이션 꽃바구니를
손에 쥐어주고 포옹도 했다.
엄마에 가슴에 달아준 두 송이
카네이션이 한 바구니가 되어 돌아왔다
아들아 정말 고맙다
그리고 천상에 계신 엄마에게는
미안한 마음이다
꽃다발 한번 선물하지 못한 마음이
꽃바구니를 받아본 오늘이야 알았습니다.
나비가 된 은행잎
아지랑이 아롱거리는
봄날도 아닌데 달리는
차창 앞을 노랑나비가
무리지어 날아와 춤을 춘다.
가을에만 볼 수 있는
노랑나비들이다.
바람은 은행잎들을
노랑나비 만들어 한꺼번에
공중을 날게 한다.
바람결을 타고 잎들은 날개를 팔락거리며
때를 지어 유유히 공중을 날고 있다.
정말 살아 숨 쉬는 나비처럼 보인다.
차창을 때리면서 밖에 나와 자기들의
예쁜 모습을 보고 한 편의 시를 지어라 한다.
땅을 덮고 하늘을 나는 노란 잎들의
행렬이 정말 아름답다.
[작품 해설]
삶의 몸짓이 전하는 청정한 느낌
김영태(시인 한비문학 발행인)
우리의 삶은 축복의 장이나, 행복의 장이 아니다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견뎌내면서 삶의 완성에 이르고, 행복의 원천을 깨닫고 축복의 결실을 맞이하는 것이 우리 삶의 근본이다. 삶이 우리에게 주는 어떠한 형태의 고난과 역경도 결국은 우리 삶에 촉진제로 작용하여 살아갈 의미를 부여하고 삶의 존재를 느끼게 해 주는 것이 된다.
삶이 첫걸음부터 마지막 걸음까지 평탄하고 안온한 길의 연속이라면 삶은 지루하고, 시시하고, 재미가 없을 것인가, 겨울의 삭풍이 매서우면 매서울수록 봄날 피어나는 꽃이 더 크고 향기롭고 예쁜 것과 같이, 우리 삶의 진정한 축복은 나를 괴롭히고 힘들게 하는 고난과 역경으로 그 속에 자신만의 삶의 이야기가 생기고 철학이 싹트고, 존재의 중요성과 자신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의 삶이 고난과 행복의 쌍곡선으로 변화무쌍하다 하더라도 개인의 삶은 전체적인 역사의 줄기로 보면 미미하고 보잘 것 없는 것으로 여겨져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삶을 시간과 같이 흘려보내고 만다. 그러나 그 가운데에서 자신의 삶을 현실의 중심으로 삼고, 지나가는 시간을 역사로 기록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평범한 것에서 비범한 것을 이끌어 내고 무의미한 것에서 진정한 의미의 본체를 보여주는 시인들이다. 시인은 고단한 삶에서 인간의 진정성을 찾아내고, 인생의 지침을 밝혀내어 다수에게 삶의 희망과 용기를 주어, 세상을 힘차고 밝게 만들어 가는 이지자利智者 들이다.
시인의 삶에서 투영되는 한 편의 시는, 우리가 죽음보다 더한 삶의 고통과 절망에 빠져있을 때 반짝이는 위로와 탈출구가 되고, 단절과 외로움에 눈물 흘릴 때 포용과 화합의 몸짓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시인은 세상에 굴하지 않고 삶에 비굴하지 않는 사상과 철학으로 상심한 우리를 달래고, 나약한 우리를 강하게 만들어 준다. 그것이 시인의 명제이자, 힘이다.
이종열 시인의 "내 마음 담은 곳"은 이러한 힘과 명제를 가지고 있는 시집으로 "내 마음 담은 곳"은 시인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 현실의 시간, 그리고 시인을 둘러싼 가족, 친지 친구 등 모든 요소를 뜻하는 것으로 작품을 대하면 삶에 대한 애착과 지침을 전달해 준다.
어릴 때 나비가 붙은 흰 고무신을
어머니가 사주셨다
언니를 따라 들에 갈 때도
아낀다고 벗어 손에 쥐고 논둑길을 걸었다
앞질러 가든 언니가 돌아보고 발이 귀하냐,
흰 나비신이 귀하냐, 발 다친다고 신어라 했다
챙겨주고 사랑해 주던 언니가 일찍 시집을 갔다
열 살 때 언니의 사랑이 끝이 나고 말았다
신을 벗고 걸어도 신을 신고 걸어도
챙겨줄 언니가 없어졌다
어릴 때 언니에 대한 기억은 흰 나비신과 논둑길
그리고 다정히 들려주던 말, 발이 귀하냐
나비신이 귀하냐, 아직도 귓전에 맴돈다.
고향 떠나온지 오십 년이 넘었다.
언니도 그때 그곳이 그리울 것이다.
언니를 졸졸 따라다니던 열 살짜리가
육십이 넘었다
요즘 언니를 만나면 그때 예쁜 모습을
그려본다. 참 예뻤는데 지금은 엄마 같다.
-흰 고무신 전문-
문명의 발전은 인간에게 삶의 질을 높여주는 대신 물질 만능으로 인간을 물들게 하여 인간성을 빼앗아 갔다. 인간성의 상실이 사회 전반으로 퍼져나가면서 사회 기반의 기초가 되고 인간사의 근간이 되는 가족에게도 찾아와 곳곳에서 가족 해체가 일어나 가족의 사랑과 정이 실종되고 그로 말미암아 패륜적인 일들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무엇이 중요하고 귀한 것인지 모르는 혼돈의 시대로 치닫고 있다. 시인은 "흰 고무신"에서 조용하고 은근하게 무엇이 인간에게 있어야 할 것인지 무엇을 귀하게 여겨야 하는 것인지 어떤 것이 진정한 가족 간의 정이자, 사랑인지 따뜻한 가슴을 내보이고 있다.
---------<중략>--------
기본정보
ISBN | 9788993214307 | ||
---|---|---|---|
발행(출시)일자 | 2011년 02월 01일 | ||
쪽수 | 168쪽 | ||
크기 |
212 * 150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한비시선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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