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영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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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문학, 미술, 역사로 읽는 고우영!
이 책에는 작품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작가의, 치열하게 그리고 치열하게 살았던 작가로서의 삶의 이야기 또한 풍요롭게 담겨 있다. ‘해석 | 고우영을 읽다’, ‘전시 | 고우영 만화: 네버 엔딩 스토리’, ‘연대기 | 고우영 이야기’등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버지 세대가 보던 고우영 만화를 그 아들 세대가 이어서 보면서 고전을, 역사를 이야기한다.
작가정보
유머와 해악으로 인간 군상에 대한 애정과 삶의 질펀함을 이야기하는 만화가 고우영. 1938년 중국 만주 출생. 서울 동성고를 졸업한 고인은 한국 전쟁 이후 1955년 작품 '쥐돌이'를 그려 만화계에 데뷔했다. 그는 추동성이라는 필명으로 1972년 일간스포츠에 첫 신문 장편연재만화인 '임꺽정'을 그려 신문연재만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 일본만화와는 전혀 다른 한국적인 극화(劇畵)의 새로운 장을 연다. 고우영 만화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익살스러운 대사와 파격적인 극의 전개는 '만화는 아이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상식을 깨고, 수많은 성인 독자를 사로잡았다. 1975년 연재를 시작한 '고우영 일지매'와 1978년 연재를 시작한 '고우영 삼국지'는 하나의 문화적 현상이 될 만큼 인기를 끌었으며, 이 만화 때문에 신문을 구독하는 독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외에도'초한지', '서유기', '열국지', '십팔사략'등 고전을 각색한 만화들은 단순한 고전의 해석을 넘어 당대의 독자들과 공감할 수 있는 유머와 해학, 과거를 현재로 불러들이는 고우영 특유의 비틀기로 독자들의 상상력에 숨통을 틔워주었다. 1980년대 후반에는'가루지기전', '21세기 아리랑 놀부뎐'등을 통해 우리 고전을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한 만화를 선보이기도 했으며, 미국이나 중국을 여행한 뒤 여행기를 만필로 엮은 미국만유기,'중국만유기'를 출간하기도 했다. 1991년 스포츠서울에『이야기조선』연재. 1993년 중국 역사탐방 후『십팔사략』집필. 1998~2001년 스포츠투데이에『수호지 2000』연재. 2001년 굿데이에『수레바퀴』연재.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수상. 2003년 서울국제만화페스티벌(SICAF) 공로상 수상. 2005년 4월 25일 별세.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서『일지매』가 대한민국 100대 도서로 선정. 은관문화훈장(문화관광부) 추서. 1970년대, 만화가 고우영은 한 칸 혹은 네 칸으로만 실리던 신문만화의 관례를 깨고, 하루 25칸 안팎 분량의 파격적인 형식을 선보이며 신문연재만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 그는 단순한 고전의 해석을 넘어 당대의 독자들과 공감할 수 있는 유머와 해학, 과거를 현재로 불러들이는 특유의 비틀기로 그때까지 아동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만화계에 성인 독자층을 끌어들였다. 대표작인『일지매』『수호지』『삼국지』등의 작품은 스포츠신문 판매부수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고우영을‘성인용 만화’란 새 장르의 개척자로 우뚝 서게 만들었다. 또한 철저한 자료조사를 통해 드러나는 작품 속의 탁월한 식견과 해박한 지식은 많은 후배 작가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다.
저자(글) 임범
89년 〈한겨레〉 신문사에 입사에 2006년까지 사회부, 경제부, 문화부 기자 및 문화부장을 지냈다. 94년 미술 및 만화 담당 기자로 있을 때, 영화당에서 출간한 『한국만화의 선구자들』에 공동필자로 참여해 고우영을 인터뷰하고 글을 썼다.
저자(글) 김낙호
만화연구가. 2000년 만화비평 웹진 〈두고보자〉를 만들어 수면 위로 부상한 후 그저 자신이 더욱 훌륭한 만화를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각종 평론 활동, 대학 강의, 정책 연구에서 전시회 제작까지 다방면에 걸쳐 코를 들이 밀었음.
저자(글) 이상수
1990년부터 2007년까지 한겨레에서 기자로 일했다. 2003년 중국 고대 제자백가의 논리철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얻었으며, 쓴 책으로는 『오랑캐로 사는 즐거움』, 『한비자, 권력의 기술』등이 있다.
저자(글) 이명석 외
저자: 이명석
〈이매진〉 기자와 웹진 〈스폰지〉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가늠하기 힘든 잡문가로 만화, 영화, 퓨처 트랜드 등 다채로운 분야를 넘나들고 있다. 고우영처럼 온갖 잡기와 취미, 여행 등 최대한 장르를 넓히는 게 목표이다. 쓴 책으로는 『이명석의 유쾌한 일본만화 편력기』, 『만화, 쾌락의 급소 찾기』등이 있다.
저자: 박인하
2008년 청강문화산업대학 만화창작과에서 만화기획과 이론을 가르치고 있다. 1995년부터 만화평론을 계속해 왔으며, 전시 프로젝트, 출판 기획을 하고 있다.
김형미, 주재환, 잼·홀릭, 이순종, 윤동천, 김홍준, 고영일, 강경구, P.A.Son, 홍승우
고우영, 박인희, 신문수, 이상무, 박재동, 방학기, 허영만
목차
- 들어가며
1 해석 고우영을 읽다
인간 고우영과 만화가 고우영 - 임범
진득한 인간사의 해학:고우영 작품 읽기 - 김낙호
인간에 대한 애정과 의협의 세계관:고우영 고전 읽기 - 이상수
항상 어린 아이 같이:골프, 낚시, 사냥 등 유희인간 고우영 -이명석
7080 대중문화 풍경과 고우영 스포츠 신문만화 - 박인하
2 전시 고우영 만화:네버 엔딩 스토리
고우영 만화:네버 엔딩 스토리 - 김형미
농담 같은 현실, 현실 같은 농담 - 김형미
헤피엔딩 스토리: 고우영 전시에 대한 보고서 -잼·홀릭
고 고우영 선생님께 - 이순종
겸허히 소통하다 - 윤동천
‘가루지기 Redux’에 대한 열두 개의 각주 - 김홍준
허공을 가르는 청룡언월도 소리가 귓전에 맴돈다 - 고영일
『열국지』 열독의 변 - 강경구
캐릭터에 관한 몇 가지 딴 얘기 - P.A.Son
『대야망』, 소년에게 불을 지피다 - 홍승우
3 연대기 고우영 이야기
고우영 자필 원고들
인터뷰 박인희, 신문수, 이상무, 박재동, 방학기, 허영만
필자 소개
책 속으로
당시 그는 일러스트레이터의 길을 닦아가고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그러고 있던 때에 “어쭙잖은 스포츠 신문의 무슨 부장인가를 한다는 대머리 까진 사람이 만나자더니 일간 스포츠가 신문 최초로 네 칸짜리 시사만화가 아닌 신문 한 면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운동장’을 채울 극 만화를 긷기로 결정하고서 그 만화를 고우영에게 그려달라고 청한 것이었다.
한국일보사가 일간 스포츠에 만화를 연재하기로 한 건, 일본 스포츠 만화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지만 당시로서는 무척 용기 있는 결정이었다. 앞에 인용한 고우영의 글에 보면 이 결정을 앞두고 한국일보사 회의실에서 갑론을박하는 과정에서 재떨이가 몇 차례 날아갔다고 한다. 그만큼 당시 만화는 천대받는 장르였고, 이걸 일간신문에 싣는 건 좀 과장하면 저잣거리에서 놀던 아이를 궁궐로 데려오는 것과 같은 일이었다. (16p)
어린이는 놀아야 기운이 난다. 그런데 만화가는 숙제가 많은 어린이다. 특히 고우영처럼 수십 년간 최고의 인기 작가로 군림하면서도 문하생 하나 없이 끝없는 연재와 청탁에 매달린 신세를 생각해보라. 방학조차 기대할 수 없는 게 당연했다. 그럼에도 그는 짬만 나면 새로운 재밋거리를 찾아 그 밑바닥까지 파고 들어갔다. 한두 분야가 아니다. 누군가 ‘고우영배 올림픽’ 같은 걸 연다면 금메달을 아주 넉넉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 탁구, 축구, 승마, 스키, 낚시, 사냥, 테니스, 등산, 골프, 자동차 레이싱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종목들이 기다리고 있다. (중략) 낚시대를 들면 파로호에서 91센티미터짜리 잉어를 건져 올리고 희대의 낚시꾼들을 만나 온갖 무용담을 챙겨 들어야 했다. 자동차를 타면 리비아의 사막을 내달리고 신문사 주최 레이싱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야 직성이 풀렸다. (78p)
그때 나는 어마어마한 양의 피를 통하고 뻗어버렸던 시절이라 하루하루의 원고를 보내기에도 필사의 노력을 경주했어야만 했다. 펜대를 들어올릴 기력조차 쇠잔해서 대략 30커트쯤 되는 그림을 아침부터 시작해 쉬엄쉬엄 오후 너댓 시가 되어야만 겨우 마칠 수 있었다. 옆에서 발을 구르며 기다리던 어느 편집부 기자는 “자! 힘내요 힘! 오늘 것만 끝내고 죽어라!” 이렇게 소리 소리 지르고 있었지.”(200p)
출판사 서평
●●● 아! 내 마음 속의 고우영
지난 8월 만화가 최초로 미술관에서 열린 ‘고우영 만화: 네버 엔딩 스토리’ 전시가 열린 대학로에는 장마로 인해 비바람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 비로 인해 보행마저 어려운 거리에는 인적이 끊긴 상태. 그 빗속을 뚫고 흠뻑 젖은 옷을 털며 한 아저씨가 전시장에 들어오셨다. 평소 미술관에는 그리 발길을 않는 듯 어색하고 조심스러운 태도로 고우영의 작품들을 살펴보셨다. 하지만 이내 그의 작품들을 대하자 얼굴엔 오랜 친구를 만난 듯한 반가운 미소가 감돌았다. 그런 악천후에 그를 전시장으로 이끈 힘은 무엇일까? 54년 〈쥐돌이〉로 데뷔한 이래, 2004년 타계할 때까지 〈임꺽정〉〈수호지〉〈삼국지〉〈일지매〉 등 우리는 수많은 그의 작품과 함께 웃고 울었다. 이 책에 참여해주신 많은 만화 평론가, 문화 평론가, 미술 작가, 만화가, 영화감독 들은 모두 고우영 팬을 자처하며 비평가로서의 엄격함 속에서도 팬심(?)을 숨기지 못했다. 30대, 40대, 50대, 60대의 서로 다른 시공간의 추억 속에 고우영은 공통분모로 자리잡고 있었다. 이 책은 어쩌면 작가론이기보다는 ‘팬북’일지도 모른다. 아직 고우영은 현재 진행 중인 뜨거운 작기이기 때문이다.
다시 전시장에 부모님 손을 잡은 초등학생들이 들어온다. 아버지 세대가 즐겨보던 만화를 이제 그 아들 세대가 이어서 본다. 유머와 해학으로 인간 군상에 대한 애정과 삶의 질펀함을 이야기하던 그의 수사는 70년대나 지금이나 여전히 유효하다.
●●● 인간 고우영과 만화가 고우영
이 책에 참여하기도 한 젊은 만화가 고영일의 작품 제목은 ‘한국사회에서 만화가로 산다는 것’이었다. 지금도 그러하다지만 이십년 전 삼십 년 전 고우영의 시대는 더욱 그랬다. 한 원로 만화가는 당시 만화가들이 모여서 까뮈 얘기를 하는데, 옆 자리에 앉은 취객이 “만화가 주제에 무슨 까뮈냐”고 시비를 걸어왔던 일화를 전하며 웃는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 대중과 호흡하며 만화에 대한 시각을 바꾼 고우영의 지난 삶은 투쟁이었다. 이삼십 년을 매일같이 심문의 ‘운동장’만한 지면을 메꾸며, 알래스카, 사하라 사막을 누비고, 91센티미터나 되는 잉어와 한판을 벌이고 복싱시합을 하는 가 하면 십이 년간 거의 애꾸로 지내고, 암치료를 받으면서도 매일 같이 출근해 일을 하던, 나의 육십을 넘기고도 좀 더 견문을 쌓아야겠다고, 만화가는 늙어서도 뛸 수 있다고 다짐하던 그의 삶의 뜨거움. 작품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작가의, 치열하게 그리고 치열하게 살았던 작가로서의 삶의 이야기 또한 풍요롭게 담겨 있다. (3장)
“만화 단행본 한 권을 완성하고 출판사로 수금을 나가는데 아내가 새끼줄에 꿰인 연탄, 그것도 단 한 장을 달랑 들고 오다가 마주치며 멋쩍게 웃어보였다. 비록 얄팍하나마 원고료를 받은 즉시 집으로 달려와야 옳았을 사람이 인천 부둣가에는 왜 서있었을까? 차가운 5홉들이 소주병을 나팔 불며, 넋 나간 듯이 어두운 하늘에서 흩날리는 눈송이는 무엇 때문에 쳐다보고 있었을까?” (178p)
●●● 인문, 문화, 예술 등 다각도로 접근한 작품론
그의 다양한 삶의 역정 만큼이나 그의 작품의 자장 역시 폭넓다. 소년용 모험 만화인 〈대야망〉이 있는가 하면, 성인만화의 문을 열었던 〈임꺽정〉 〈수호지〉, 독특한 고전 해석으로 새로운 고전이 된 〈삼국지〉, 에로물 〈가루지기〉, 여행만화, 스포츠만화, 자전적 일상을 다룬 〈무지개〉, 창작극 〈일지매〉 등 소재의 폭이 넓을 뿐 아니라, 유려하면서도 독특한 그림체, 캐릭터로 드러나는 인간에 대한 시각, 현실과 사회, 역사에 대한 인식 등 인문, 예술적 폭 또한 넓고 깊다. 이에 골프, 낚시, 만화, 자동차, 야구, 권투, 여행, 등 다양한 장르가 섞인 그의 ‘메타장르’적 삶처럼, 미술, 역사, 사회인식, 대중문화 등 작품 또한 다양한 장르에서 접근한 작품론, 작가론이다. (1, 2장)
“고우영 수호지는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한 만화가 아니었다. 거기에는 부조리한 사회와 인간의 축축하고 노골적인 욕망이 배경을 이루고 있었고, 그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고 몸부림치는 벌거벗은 인간들의 사악한 음모와 간교, 너절한 배반과 씁쓸한 좌절, 고혹적인 섹스와 잔혹한 폭력이 화면을 메우고 있었다. 그건 적나라한 어른들의 세계였다. 아직 시민사회가 성숙하지 않았던 한국에서 맛볼 수 없는 진검 승부의 금지된 지식과 금지된 쾌락이 있었다. 한국에서 새로운 장르의 만화는 그렇게 탄생하고 있었다.” (45p)
기본정보
ISBN | 9788993208177 |
---|---|
발행(출시)일자 | 2008년 10월 31일 |
쪽수 | 256쪽 |
크기 |
230 * 171
mm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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