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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존 티한(John Teehan)은 미국 뉴욕의 호프스트라대학교 종교학 교수로 재직하며 종교철학 및 인지과학을 가르치고 있다. 과학과 종교, 그리고 윤리의 관계를 탐구하는 영향력 있는 논문들을 썼다. 종교과학저널 『자이곤Zygon』에 인지과학의 관점에서 종교적 폭력 문제를 다룬 “종교 윤리의 진화적 토대”를 발표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를 발전시킨 이 책에는 진화가 종교와 종교 폭력을 발생시키는 과정에 관한 깊은 통찰을 담겨 있다. 존 듀이의 도덕철학을 바탕으로 윤리적 자연주의라는 주제로 저술 활동을 시작하여, 진화론이 도덕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앞으로 인지과학을 통해 종교와 과학의 관계를 살피고자 한다.
번역 박희태
역자 박희태는 서울대 종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과학사 및 과학철학 협동과정의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캐나다 밴쿠버 신학대학원에서 개신교 복음주의 진영의 대표적인 기독교 사상가 알리스터 맥그라스Alister McGrath의 과학 신학을 주제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밴쿠버에서 캐나다 장로교 소속 목사로 일하고 있다.
목차
- 해제 : 종교와 진화, 이론적인 고찰을 위한 안내도(허준석)
서문 : 진화와 마음
1. 도덕성의 진화
2. 도덕적 종교의 진화
3. 진화적 종교 윤리 : 유대교
4. 진화적 종교 윤리 : 기독교
5. 종교와 폭력, 그리고 진화된 마음
6. 진화하는 종교
감사의 말
옮긴이의 글
주
참고문헌
찾아보기
책 속으로
불행하게도 종교의 영향은 때로 분열적이고 폭력적으로 나타난다. 인간사에 미치는 종교의 능력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싶다면, 우리는 그것의 심리적 토대를 파악해야 한다. (27)
집단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유혹의 강도도 더 커진다. 집단이 커질수록 상호작용하는 사람과 집단이 커지는 것을 계속 지켜보는 사람의 수도 늘어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누군가를 속인 다음 도망치는 것도 그만큼 쉬워진다. (76)
이러한 사실을 보면 왜 종교 집단의 구성원들이 다른 사람의 신념과 행동에 그토록 집착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의 신념과 행동은 집단에 대한 헌신을 나타내는 징표다. 집단의 전통과 신념을 따르지 않다는 것은 그 사람이 잠재적 배신자, 즉 더 이상 협동하거나 이타적 행동에 대해 보상하리라 기대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신호다. (142)
이 설화는 전지전능하다고 알려진 도덕적 하느님에 관한 이야기로는 문제가 많다. 야훼가 전지전능하다면, 그는 사악한 어른들과 천진난만한 아기들을 구분하여 죄인들만 죽일 수 있으며, 노아 이후의 세대가 죄와 사악한 생각에 빠져들 것을 미리 예견하고 보다 효과적인 전략을 사용했어야 했다. (160)
사실 여기서 제시하는 분석의 상당 부분은 많은 성서 학자들의 견해와 일치한다. 그렇다고 해서 진화적 관점이 성서를 이해하는 데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인지과학은 진화된 마음을 다룸으로써, 각 학문 분야의 학자들에 의해 제시되는 역사적/문화적 해석의 근거를 제공한다. (180)
기독교는 자신의 범위가 보편적이라고 주장할지 모르겠지만, 도덕 규약으로서 기독교는 내부집단/외부 집단을 구분하는 사고방식을 보여준다. 예수 자신은 이런 이분법적 사유를 이렇게 정리한다. “내 편에 서지 않는 사람은 나를 반대하는 사람이며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헤치는 사람이다”(루가 11:23). (242)
이 진멸법은 인간의 목숨을 빼앗는 것의 금지를 넘어서는 또 다른 방법을 제공한다. 적을 철저하게 파괴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게 되면서, 이스라엘인들은 누구를 죽여야 하고 언제 자비를 베풀어야 하는지의 문제로 인한 도덕적인 고통으로부터 해방됐다. (297)
기독교는 한 번도 모든 인류를 실제적 집단으로 간주하지 않았다. 그런 식의 생각을 보여주는 수사가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대신 기독교는 모든 인류를 실현 가능한 집단으로 간주한다. 모두가 가입할 수 있지만, 가입하지 않는 자는 모두 외부 집단이다. (319)
국가 권력에 접근하면서 기독교에 폭력적 충동이 발생한 것이 아니다. 권력은 단지 기독교 체계에 내재하던 면을 실현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했을 뿐이다. (322)
좋든 나쁘든 종교는 여기에 남을 것이다. 그러면 문제는 종교 없이 살 것인가 아닌가가 아니다. 종교를 고려할 때 정말 물어야 할 것은, 종교의 파괴적인 면을 최소화하면서, 친사회적 표현으로서 각각에게 보상을 촉진해주는 조건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다. 인류를 위해, 우리는 반드시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375~376)
출판사 서평
선을 추구하는 종교가 왜 폭력과 갈등을 부르는가
“모든 성읍에서 남자, 여자, 아이 구별하지 않고 전멸시켰다.”(신명기 3:6)
“나 이외의 다른 신은 두지 마라. 나는 질투하는 하느님이다.” 어떻게 신이 인간처럼 질투를 할 수 있을까? 신은 인간의 감정을 초월해야 하지 않는가? 저자 존 티한은 신이 왜 인간의 감정을 가지는지, 그러한 신을 믿는 종교가 어떻게 나타나게 되었는지를 진화심리학을 통해 설명한다. 그리고 이를 탐구하다 보면 십자군 전쟁이나 종교재판, 9∙11 테러 등의 종교 폭력이 발생한 원인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흔히 종교 폭력에 대해 종교를 악용한 것이라고 말하며 폭력을 저지른 개인의 잘못으로 돌린다. 하지만 저자는 종교의 본성을 탐구하다 보면 종교 도덕과 종교 폭력이 같은 뿌리에서 나왔음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인간의 마음과 인간의 모습을 지닌 신의 등장
우선 신이 어떻게 인간의 감정을 지니게 되었는지 살펴보자. 자연물을 숭상하는 애니미즘에서 점차 사람의 마음과 사람의 모습을 지닌 신을 섬기게 되는 종교의 발달과정을 보면 자신의 생존과 번식을 위협하는 모든 현상에 대해 대비책을 마련하고자 한 인간의 절박함이 보인다. 인간은 자신과 비슷한 존재에게서 더 많은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게다가 생존과 번식이 목표인 인간에게 자신의 자원을 가장 잘 빼앗을 수 있는 존재가 인간이었다. 이 때문에 홍수나 전쟁에서의 패배를 모두 인간의 잘못에 대한 신의 분노로 해석하고 그 분노를 풀기 위해 제물을 바쳤다. 그것조차 하지 않으면 재앙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개개인에게 피할 수 없는 불행이 닥쳐도 나와 비슷한 마음을 지닌 신이 나에게 분노했거나 나의 잘못을 벌하기 위해 벌인 일이라고 생각할 때 무력감을 피할 수 있었다. 아주 미미한 자극에도 나와 아무 상관없는 일이 아니라 나와 상관 있는, 눈에 보이지는 않더라도 어떤 위협적인 존재가 한 일이라고 해석할 때에야 생존을 위협하는 모든 문제에 대처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인간은 전능자이자 인간의 모습을 한 인격신이 주변에 항상 있다고 상상하는 쪽으로 진화했다.
종교는 인간의 진화를 위한 문화적 제도이다
인간은 생존과 번식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이 진화가 성공적이려면 주변 사람을 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돕고 살 수 있는 친구로 만들어야 했다. 협력의 범위가 친족에서부터 국가의 구성원들로까지 확장된 것은 인간 진화의 필연적인 발달 단계였다. 저자는 이 단계들을 심도 있게 차근차근 살펴보면서 종교가 협력의 관계를 자발적으로 지키겠다는 강력한 의사 표현으로부터 나왔다고 말한다.
내부집단과 외부집단을 구분하는 종교의 배타적 본성
그런데 이 협력 관계는 무한정 확장될 수 없었다. 인간의 감정을 지닌, 질투하는 하느님을 모시는 유일신교는 끊임없이 외부집단인 이방민족을 살해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유대교의 경전인 구약을 보면 신은 살상을 명하고 전쟁을 부추기며 적을 몰살시키는 존재였다. 저자는 유대교의 십계명을 하나하나 분석하며 이 종교의 계율이 보편적인 도덕 계율이 아니라 내부집단의 결속을 확인하고 외부집단을 구분한다고 밝힌다. 예를 들어 두 번째 계명을 살펴보자. 우상숭배를 금지하면서 이웃 민족들과의 구분선을 긋는다. 만약 우상을 숭배하거나 다른 신을 섬기고, 하느님을 싫어하면, 아비의 죄를 후손 삼 대에까지 갚아야 한다고 명한다. 질투라는 감정을 즉시 나타내어 어떠한 보복행위도 불사하겠다고 말하는 전지전능한 신을 염두한다면 그가 가르쳐준 계명을 따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기독교 보편주의의 한계
그렇다면 혹자는 기독교가 이스라엘 민족만을 대상으로 한 유대교를 극복하고 전 세계 인류를 대상으로 하는 종교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기독교 또한 새로운 내부집단을 만들었을 뿐 내부집단과 외부집단으로 구분하기를 멈춘 것이 아니다. 기독교가 유대교인만이 지킬 수 있는 복잡하고 무의미한 관습들을 없애기는 했으나, 기독교인임을 나타내는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그 이방인은 유대교에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제거되기에 마땅한 대상이다. 누구나 기독교 공동체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그리스도를 믿지 않으면 내쳐진다. 그러나 과연 기독교에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이들의 선악을 판단할 권리가 있는가.
테러리스트와 부시 대통령의 닮은 꼴
저자는 철저한 분석 끝에 5장에 이르러 9∙11 테러 이후 테러리스트와 부시 대통령의 언사들에서도 내부집단과 외부집단을 선의 세력과 악의 세력으로 구분하며 그 근거를 유일신에게서 구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구약과 신약, 그리고 꾸란에서 찾아볼 수 있는 논리가 이들에게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이들이 정치∙경제 권력의 다툼에 표면적으로 신의 이름을 내세웠을 뿐이라고 말하는 것은 종교를 너무 무력하게 만드는 처사이다.
“종파나 계급, 인종에 제한을 받지 않는” 휴머니즘적 종교
진화된 도덕 심리에 따라 발달한 유일신 종교는 내부집단/외부집단 구분하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 많은 대량살상을 눈 꿈쩍하지도 않고 해치울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리처드 도킨스처럼 종교는 망상이며 이를 없애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인간의 진화과정을 부정하는 것이다. 아직도 종교는 인류의 진화에 따라 나타날 수밖에 없었던 문화제도이자, 태곳적 우리의 마음에 근거한 버릴 수 없는 정서이다. 수천 년 동안 발전해왔고 수많은 모순을 해결하면서 성장해온 종교는 진화적 관점에서 보자면 대규모 사회집단을 가능케 한 성공적인 도덕 체계로 특권을 부여해줘도 될 정도다. 이제는 종교와 신에 대한 선정적인 비판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서서 종교로 인한 문제들을 극복하려고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저자는 진화적 분석이 종교적 도덕에 부여하는 신성화를 제거하면서 기존의 종교 전통으로부터 인간 공통의 믿음을 형성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마치 예수가 기존의 유대교 전통을 활용하면서 혁신을 일으켰던 것과 같다. 종교에 대한 진화적 각성과 도덕 전통에 대한 자기 비판을 통해 실용적인 믿음을 형성시킬 수 있는 종교만이 오늘날의 세계를 도덕적 연대로 묶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이 기나긴 여정을 향한 첫 발걸음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93166293 | ||
---|---|---|---|
발행(출시)일자 | 2011년 03월 07일 (1쇄 2011년 02월 14일) | ||
쪽수 | 485쪽 | ||
크기 |
151 * 223
* 37
mm
/ 713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In the name of god/Teehan, John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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