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2007)

김연수 , 권여선 , 김애란 , 박민규 , 백가흠 외 지음 | 중앙일보 | 2007년 09월 28일 출간

국내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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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92731669(8992731663)
쪽수	3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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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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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2007년 제7회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품집. 수상작인 김연수의 <달로 간 코미디언>를 비롯하여 권여선의 <반죽의 형상>, 김애란의 <칼자국>, 박민규의 <깊>, 백가흠의 <루시의 연인> 등 총 10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수상작인 김연수의 <달로 간 코미디언>은 현실과 허구, 과거와 현재가 교묘하게 이접(離接)하는 글쓰기의 공간에서 망각된 인물을 실존의 맥락으로 복원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외에, 대식증에 시달리는 나와 거식증에 걸린 N의 모호한 관계를 다룬 권여선의 <반죽의 형상>, 『달려라, 아비』의 김애란이 건강하고 활달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다룬 <칼자국>, 다인종을 바라보는 우리 의식의 이중성을 보여준 전성태의 <남방식물> 등이 실려 있다.

제7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작 발표·수상 소감

수상작·김연수-달로 간 코미디언

최종후보작
권여선-반죽의 형상
김애란-칼자국
박민규-깊
백가흠-루시의 연인
성석제-여행
윤성희-이어달리기
은희경-고독의 발견
이혜경-한갓되이 풀잎만
전성태-남방식물

제7회 황순원문학상 수상자 인터뷰
제7회 황순원문학상 심사 경위

출판사 서평

21세기를 맞아 제정한 미당·황순원문학상이 일곱 해를 맞이했다. 우리 현대문학에 거대한 발자취를 남긴 미당 서정주 선생과 황순원 선생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한국어, 한국정신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심화·확산시키기 위해 제정된 미당·황순원문학상은 지난 1년간 창작, 발표된 모든 시와 중·단편을 대상으로 한다. 그 해의 가장 좋은 중·단편 소설에 주어지는 황순원문학상 당선작에는 5천만 원의 상금이 지급되며, 이는 중·단편 소설 한편에 주어지는 것으로 국내 최고의 상금이다. 미당문학상 수상자에게는 역시 국내 최고의 상금인 3천만이 지급된다... 더보기

21세기를 맞아 제정한 미당·황순원문학상이 일곱 해를 맞이했다. 우리 현대문학에 거대한 발자취를 남긴 미당 서정주 선생과 황순원 선생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고 한국어, 한국정신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심화·확산시키기 위해 제정된 미당·황순원문학상은 지난 1년간 창작, 발표된 모든 시와 중·단편을 대상으로 한다. 그 해의 가장 좋은 중·단편 소설에 주어지는 황순원문학상 당선작에는 5천만 원의 상금이 지급되며, 이는 중·단편 소설 한편에 주어지는 것으로 국내 최고의 상금이다. 미당문학상 수상자에게는 역시 국내 최고의 상금인 3천만이 지급된다.

3차원적 소설의 모험-김연수「달로 간 코미디언」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각종 문예지에 발표된 작품이 황순원문학상 심사 대상이 되었으며, 총 13명의 심사위원과 3단계에 걸친 여섯 달간의 심사를 통해 수상작이 선정되었다.

본심 심사위원 5인(지난해 수상자인 소설가 구효서와 박범신, 평론가 조남현·최원식·권오룡)이 심사한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은 김연수의 「달로 간 코미디언」으로 결정되었다. 「달로 간 코미디언」은 김연수 소설의 특징과 장점을 골고루 보여주기에 모자람이 없는 작품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현실과 허구, 과거와 현재가 교묘하게 이접(離接)하는 글쓰기의 공간에서 망각된 인물을 실존의 맥락으로 복원시켜놓고 있는 이 소설은 또한 소설이 좋은 소설이기 위해 갖춰야 할 실존의 모험, 의미의 모험, 글쓰기의 모험이라는 3차원적 모험 구성의 방식에서도 뛰어난 솜씨를 드러내 보이는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이 외에, 대식증에 시달리는 나와 거식증에 걸린 N의 모호한 관계를 다룬 권여선의 「반죽의 형상」, 『달려라, 아비』의 김애란이 건강하고 활달한 어머니의 이야기를 다룬 「칼자국」, SF 소설로는 사상 최초로 문학상 최종심에 진출한 박민규의 「깊」, 남성 자위용 인형에 얽힌 백가흠의 「루시의 연인」, 1979년 여름, 대학 신입생들의 고단한 무전여행을 다룬 성석제의 「여행」, 콩나물국밥집 네 딸이 여행 중 우연히 버스승객을 구하면서 전개되는, 재치와 유머가 돋보이는 윤성희의 「이어달리기」, 진정한 자아를 찾아 길을 떠나는 구도 소설의 면모를 보인 은희경의 「고독의 발견」, 관계와 소통에서 오는 좌절감을 그린 이혜경의 「한갓되이 풀잎만」, 다인종을 바라보는 우리 의식의 이중성을 보여준 전성태의 「남방식물」이 수상작품집에 실려 있다.

심사평과 수상 소감, 수상자와의 인터뷰, 6개월간의 대장정을 써내려간 심사 경위 역시 수상작품집에서 만날 수 있다. 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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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그 양파 껍질 벗기기 YO**IK | 2007-12-18 | 추천: 1 |

올해 황순원문학상 후보에 열 명의 작가가 올랐다. 시대가 확 변해서일까? 50대 이후는 없었다. 40대가 네 명·30대가 다섯 명으로 주류를 이룬 가운데, 20대로는 유일하게 김애란이 끼어들었다. 30대의 백가흠이라는 작가는 처음 접했다. 후보작부터 읽어보았다. 권여선의「반죽의 형상」과 김애란의「칼자국」이 눈에 띄었으나, 역시 수상작인 김연수의「달로 간 코미디언」이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김연수 - 30대로서는 수상경력이 너무 찬란하다. &nb... 더보기

올해 황순원문학상 후보에 열 명의 작가가 올랐다. 시대가 확 변해서일까? 50대 이후는 없었다. 40대가 네 명·30대가 다섯 명으로 주류를 이룬 가운데, 20대로는 유일하게 김애란이 끼어들었다. 30대의 백가흠이라는 작가는 처음 접했다.

후보작부터 읽어보았다. 권여선의「반죽의 형상」과 김애란의「칼자국」이 눈에 띄었으나, 역시 수상작인 김연수의「달로 간 코미디언」이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김연수 - 30대로서는 수상경력이 너무 찬란하다.

***
2000년 크리스마스 이브, 소설가인 주인공은 선배의 집에서 배추머리 인형을 연상시키는 파마머리 여자를 만난다. 배추머리 인형이 유행했던 1980년대 초반의 회상에서 라스베가스에서 사투를 벌린 끝에 뇌사 판정을 받은 한 권투 선수에 대한 회상으로 건너뛴다. 무척이나 자유로운 연상(聯想)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이야기가 끊어지는 곳에서 다른 이야기를 덧대는 서사방식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단편소설의 플롯으로서는 매우 복잡한 편이다.

***
어쩌면 <우리 인생의 이야기>란 목소리와 목소리 사이, 기침이나 한숨소리, 혹은 침 삼키는 소리 같은 데 담겨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

라디오 방송국의 프로듀서인 배추머리 여자는 편집실에서 릴 테이프를 잘라내고 있으면 외로워진다고 고백한다. “인생이란 이야기에 있는 게 아니라 그 이야기 사이의 공백에 있는 게 아닐까?”라는 그녀의 의문이 주제부에 해당되는 것 같은데…….

***
우린 1982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시합을 벌이다가 14라운드에 링에서 쓰러져 죽은 한 권투 선수 때문에 서로 사랑하기 시작해서 2001년 9·11 테러로 무너진 쌍둥이 빌딩 때문에 이별하게 된 거야.

수많은 사랑의 서사에는 ‘아무런 이유 없이 사랑했고 아무런 이유 없이 이별’하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 말도 안 되는 것 같은 ‘우연한 사건들은 언제나 징후를 드러내는 오랜 기간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필연적’이라고 주인공은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 해도, 한 사람의 고통을 다른 사람이 완전히 공감할 수 없으리라.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고통>과 <우리>는 동시에 존재할 수 없다. 더구나 그 고통이 과거로부터 따라온 것이라면……. 인간은 언어로 소통하나, 불행하게도 언어는 불완전한 도구이다. 완전한 소통이 불가능하기에 나의 고통이 아닌 고통은 <타인의 고통>일 수 밖에 없다.

***
누군가가 말했다. “기호의 의미를 결정하는 것은 실체(지시 대상)가 아니라 다른 기호들과의 관계(차이)다”라고. 실체에 가려 눈에 띄지 않는 ‘숨은 것’(행간의 의미)를 찾아 나선다. 어떻게 숨은 것을 찾아낼 수 있을까?

몸과 몸이 가장 원시적으로 부딪치는 권투를 등장시킨다. 권투는 ‘언어의 형태로 전달이 불가능한 감정적 경험을 찾으려고 하는 사람들을 집요하게 자극’하는 예술이라고. 미국의 소설가 조이스 캐럴 오츠의『권투에 대하여(On Boxing)』를 인용했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 책이 있기나 한 것일까?

***
언어 자체의 본질로 되돌아간다. 한 언어의 마지막 사용자가 죽고 나면 그 언어도 사멸한다. 그 전이라도, 더 이상 듣는 사람이 없다면 말하는 사람도 존재의 의미가 상실된다. 소통할 다른 대상을 잃어버렸다는 건 자신을 표현할 방법을 상실했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실연도 유사한 상황에 처한 것이 아닐까? 아, 이렇게 실연의 뒷골목을 형이상학적 각도로 관찰할 수도 있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소리와 빛은 보지만 침묵과 어둠은 보지 못한다. 소리의 끊김 혹은 침묵의 공간에서 미세한 결을 찾아보려는 시도로 이어진다. 시각장애자 도서관장을 만났을 때 새로운 차원에서의 실존적 충격파가 거세게 밀려온다. 후유, 파편화되어 삐걱거리는 서사구조를 따라가기에 급급하다. 작품 속의 권투선수는 김득구라는 실존인물이 확실한데, 프로듀서의 아버지로 나오는 코미디언 안복남은 실존인물일까? 사반세기 전의 내 기억 창고를 뒤져보았으나, 그를 찾지 못하였다. 그가 달로 가버려서 일까?

***
나는 어느 날 사막에서 실종된 한 남자의 고독을, 그 남자를 이해하기 위해 사막을 향해 달려가는 한 여자의 욕망을, 그리고 그 남자와 그 여자가 보게 될 사막의 빛과 어둠, 열기와 서늘함, 고독과 슬픔을 들었다.

다시 주제부로 돌아와, 인간의 침묵 사이에 있는 자동차의 엔진 소리나 창을 스쳐가는 바람 소리나 한 사람의 기침 소리를 온몸으로 느끼면서 불완전한 소통의 틈새를 메워본다. 그럴 듯하기 한데, 글쎄? “거기에는 나 혼자뿐이었다.” – 마지막 문장이 어디서 출몰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슬픔의 여운을 길게 끌고 간다.

***
작가는 인터뷰에서 ‘나에게 소설은 신성하고 숭고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아무나 쓸 수 있는 글이 아니라, 오직 전문적인 기술을 연마한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소설을 쓰려고 무진 애를 쓴다고 고백한다. 그래서일까? 여러 서사를 복잡하게 꼬아 엉켜 놓은 것은. 그런데, 전문적인 기술을 연마한 평론가만이 이를 풀어낼 수 있다면 일반 독자와의 소통은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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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식「Non-communication」(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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