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과 내기 한 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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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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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원작자 김시습(金時習, 1435~1493)은 조선 전기의 사상가이자 문인이다. 자는 열경悅卿이며 매월당梅月堂ㆍ동봉東峯ㆍ청한자淸寒子ㆍ벽산청은碧山淸隱ㆍ췌세옹贅世翁 등 많은 호를 썼다. 어려서부터 글재주가 뛰어나 이름났고 당시 최고의 학자들로부터 유학과 불교를 두루 배웠으나 수양대군(세조)이 조카 단종의 왕위를 빼앗고 왕이 되자 스님이 되어 세상을 떠돌았다. 『매월당집梅月堂集』 『금오신화金鰲新話』 등에 많은 글이 남아 있으며 특히 『금오신화』는 한국 최초의 한문 소설로 이름이 높다.
다듬어 쓴 김이은은 성균관대학교에서 한문학을 공부했으며 2002년 『현대문학』을 통해 문단에 나왔다. 낸 책으로 『마다가스카르 자살예방센터』 『붉은 이마 여자』(공저), 『피크』(공저) 들이 있으며 청소년을 위한 평전으로 『호 아저씨 호치민』을 썼다.
그림을 그린 정정엽은 이화여대에서 서양화를 공부했다. 개인전을 비롯해 황해미술제, 광주비엔날레, 여성미술제 등의 여러 기획전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미술의 안과 밖, 책과 미술을 잇는 작업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목차
- 머리말
- 방랑자 문인이 남긴 아름답고 기이한 이야기
이생이 담안을 엿보다
- 선남선녀, 만발한 꽃밭에서 만나다
- 처녀를 따라 방으로 들어가다
- 마침내 부부의 연을 맺고
- 행복은 그리 길지 않았으니
- 또다시 찾아온 이별
부처님과 내기한 선비
- 만복사 부처님과 한 내기
- 고운 님을 만나다
- 인간인가 신선인가
- 짧은 행복 끝에 긴 이별
해설
- 상상력으로 현실 세계를 은유한 김시습
(심경호/고려대학교 한문학과 교수)
책 속으로
1. 이생이 담안을 엿보다(이생규장전)
“저는 마음을 주고받은 이씨 도련님을 철썩같이 믿었건만, 이 장난꾸러기 도련님은 저와 한 번 인연을 맺고 나서는 더 이상 소녀를 찾지 않아 도련님을 원망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연약한 여인의 몸으로 혼자 서럽게 외로움을 견디려 했는데, 도련님에 대한 그리움이 나날이 깊어져 그만 병이 되어버렸습니다. 병이 너무 깊어져 이제는 거의 죽을 지경이라, 금방이라도 귀신이 될 것만 같아요. 그러니 아버님, 어머님께서 제 청을 들어주신다면 목숨을 부지할 수 있을 테고, 아니면 죽음이 있을 뿐입니다. 죽어서야 다시 이생을 만나게 된다 해도, 절대로 다른 가문에는 시집가지 않겠어요.” ― 본문에서
2.부처님과 내기한 선비(만복사저포기)
“이윽고 날이 저물어 달빛이 하얀 배꽃을 비추는 늦은 밤이 되었다. 만복사 절 안에 하루 종일 울려 퍼지던 부처님을 칭송하는 노래도 멈추고, 사람들은 저마다 집으로 돌아갔다. 또 다시 쓸쓸한 절 마당에 혼자 남은 양 선비는 소맷자락 안에 저포를 집어넣고는 법당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소매 속에 들어 있던 저포를 꺼내 불상 앞에 내려놓고는 불상을 쳐다보며 말했다.
‘부처님, 오늘은 저와 함께 저포놀이를 해 보는 게 어떠신지요? 만약 제가 지면 정성을 다해 부처님께 불공을 드리죠. 대신 만약 부처님이 지면 제게 아름다운 처녀를 구해 주셔야 합니다!’
양 선비는 소원을 비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냅다 저포를 바닥에 던져 한바탕 놀았다. 짝도 없이 외롭게 부처님과 저포놀이를 한 양 선비. 결과는 놀랍게도 양 선비의 승리였다.” ― 본문에서
출판사 서평
1. 이생이 담 안을 엿보다(이생규장전)
고려 시대 송도(개성). 성균관 학생인 주인공 이생은 학교 가는 길에 최씨 처녀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생은 열렬히 구애를 했고, 진작에 이생을 지켜보고 있던 최씨 처녀 또한 이에 응해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사랑에 빠져 학업을 소홀히 하는 아들이 못마땅한 이생의 부모는 이생을 울주(오늘날의 울산)로 쫓아 보냈다. 몇 달이 지나 이 사실을 알게 된 최씨 처녀는 상사병이 들어 거의 죽을 즈음에 부모님께 사실을 알리고 이생과의 혼인할 뜻을 밝힌다. 그러고도 몇 고비를 넘겨 두 사람은 드디어 정식으로 혼인하여 행복하게 살게 된다.
그러나 홍건적의 난이 일어나면서 이들의 행복도 끝난다. 난리 통에 이생과 이생의 아내(최씨 처녀), 그리고 양가 집안 전체가 뿔뿔이 흩어지는 형편이 된다. 난리가 끝나고 이생이 집으로 돌아오니 살던 데는 폐허가 되어버렸고 아내의 생사는 알 길이 없다.
슬픔에 잠긴 그날 밤, 이생 앞에 아내가 나타난다. 실은 홍건적의 손에 죽은 아내의 귀신이다. 그들은 사람과 귀신으로 경계를 넘어 딱 3년을 다시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다. 그렇게 3년을 채운 어느 날 아내는 자신의 유해를 거두어 장사지내 줄 것을 부탁하며 이생과 작별한다. 아내의 형체는 점점 희미해지더니 아예 자취가 사라지고 만다. 이생은 아내의 부탁대로 아내의 유골을 수습해 장사를 지냈다. 그 뒤 이생은 헤어진 슬픔 때문에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다가 숨을 거둔다.
2. 부처님과 내기한 선비(만복사저포기)
주인공 선비 양생은 짝도 없이 남원 만복사 곁방에서 혼자 쓸쓸히 살고 있다. 음력 3월 24일, 만복사에서 연등 잔치가 벌어진 날, 양생은 만복사 부처님께 저포로 내기를 걸어 이겨 자신의 소원대로 아름다운 처녀와 인연을 맺게 된다. 한데 이 여인은 아니라 왜구가 쳐들어왔을 때 죽은 처녀의 귀신이었다.
이튿날 처녀는 자기가 사는 데로 양생을 데려가 융숭히 대접하고 친구들도 소개시켜주며 한바탕 잔치를 베푼다. 사흘 뒤 양생이 돌아가게 되자 처녀는 자신의 삼주기를 위한 재에 참석해 줄 것을 부탁하며 신표로 은그릇 하나를 선사한다. 그 은그릇은 녀의 집안에서 처녀의 무덤에 함께 넣은 부장품이었다.
다음날 양생은 재를 올리러 가는 처녀의 아버지를 만난다. 은그릇이 증거가 되어 처녀의 아버지는 처녀의 귀신과 양생의 사이를 알게 되었고, 양생에게 부디 자신의 딸을 잊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한다. 이윽고 재를 마치자 처녀의 귀신은 저승으로 떠나버린다. 그 뒤 양생은 끝내 처녀와 나눈 사랑을 잊지 못하고 장가도 들지 않고 지리산에 들어가 약초를 캐다 평생을 마쳤다고 한다.
기본정보
ISBN | 9788992525442 | ||
---|---|---|---|
발행(출시)일자 | 2009년 01월 30일 | ||
쪽수 | 109쪽 | ||
크기 |
147 * 195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샘깊은 오늘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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