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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가 저술된 지 10년 지난 후부터 시작되고 있다. 강렬하고 아름다운 땅, 알래스카로 다시 한번 안내한다. 에스키모인뿐 아니라, 태생지가 알래스카가 아니면서도 그곳의 험난한 대자연 속에 뿌리를 내려 알래스카인으로 다시 태어난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아울러 서양문명의 손에서 알래스카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노력도 따라간다.
에스키모어로 '위대한 땅'이라는 뜻의 알래스카는, 인간과 동물이 극한의 자연 속에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곳으로, 생명과 생명이 서로 의존하며 살고 있다는 단순하면서도 무심한 순리를 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곳이기도 하다. 저자는 그러한 알래스카를 에세이와 사진으로 묘사해내면서, 그곳을 '미개척지'로 여기는 서양적 통념을 비판한다.
'노던 라이츠(Northern Lights)'란, 알래스카의 끝없는 밤하늘을 감싸며 빛나는 북극광, 즉 '오로라(Aurora)'를 의미합니다.
작가정보
10대 후반 청년시절 처음 알래스카로 떠난 이래, 20여 년간 알래스카의 자연을 시처럼 담아낸 세계적인 야생사진가. 19세가 되었을 때, 알래스카 쉬스마레프 마을에서 에스키모 일가와 여름 한철을 보냈다. 게이오기주쿠 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한 후 야생동물 사진가 다나카 고조 씨의 조수로 2년간 일하다. 1978년 알래스카 대학 야생동물관리학부 입학, 이후 알래스카의 대자연과 야생동물, 거기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사진작업을 시작하여 ≪주간 아사히≫,≪아니마≫, ≪BE-PAL≫, ≪SINRA≫ 등의 일본 국내 잡지뿐만 아니라 ≪National Geographic≫, ≪Audubon≫ 등 해외의 저명한 잡지에도 작품을 발표했다. 1986년『그리즐리』로 제3회 아니마상 수상. 1990년『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주간 아사히≫ 연재)로 제15회 기무라 이헤 사진상 수상. 1996년 7월 22일 러시아 캄차카 반도 쿠릴 호에서 TBS 텔레비젼 프로그램 취재. 8월 8일 쿠릴 호반에서 취침중 불곰의 습격으로 사망. 향년 43세. 지은 책으로는『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이뉴잇-생명』『여행하는 나무』, 그 외 많은 사진집이 있다.
서울대 신문대학원에서 공부한 후 서울신문. 경향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에서 30여 년간 기자생활을 했다. 옮긴 책으로『러시아의 사랑과 고뇌』『지식인들』『고독의 발견』『동물농장』『국화와 칼』『생각하는 기술, 쓰는 기술』『지적 생활의 방법』『니체의 숲으로 가다』『아름다운 영혼의 고백』『톨스토이, 길』『아미엘의 일기』『데르수 우잘라』『여행하는 나무』등이 있다.
목차
- 지니와 셀리아의 하늘
알래스카의 하늘
환상으로 끝난 알래스카 핵실험장 계획 1
환상으로 끝난 알래스카 핵실험장 계획 2
환상으로 끝난 알래스카 핵실험장 계획 3
환상으로 끝난 알래스카 핵실험장 계획 4
환상으로 끝난 알래스카 핵실험장 계획 5
맥킨리 산의 추억
전설의 로지, 캠프 데날리 1
전설의 로지, 캠프 데날리 2
택시 드라이버
설원의 우편배달부
마지막 백인 에스키모
고뇌하는 구친 인디언
알래스카는 누구의 땅인가
미래를 내다보는 신비한 힘
크린기트족의 과묵한 묘지기
추억의 결혼식
상냥한 베트남 귀환병
고래와 함께 사는 젊은 에스키모
극북의 벌판을 흐르는 ‘약속의 강’을 여행하자
추모의 글_ 미치오와의 여행
옮긴이의 글
책 속으로
“이봐, 백 년 후면 여기가 어떻게 될까?” 어느새 우리는 카리부의 바다 속에 떠 있었다. 기분이 상쾌해지는 극북의 바람과 함께 여행하는 카리부의 발밑에서 작은 꽃들이 흩날렸다. 저 멀리서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카리부 새끼가 신기한 듯 우리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이내 제 어미 곁으로 갔다. 잠시 후 카리부 떼가 이동을 시작했다. 썰물이 빠져나간 해변처럼 텅 빈 툰드라 들판엔 오직 돈과 나뿐이었다. 우리는 한동안 멍하니 그 자리에 앉아있었다. 눈앞에서 알래스카의 한 시대가 종말을 고한 것 같았다. -〈알래스카는 누구의 땅인가〉 196쪽
“원로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옛날 이야기를 되도록 많이 들어두고 싶어. 그분들이 알고 있는 얘기가 언젠가는 보물처럼 소중하게 느껴지는 날이 올 거야…….” “영어가 들어오면서 구친어를 제대로 말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게 너무 슬퍼. 우리 아이들이 더 크기 전에 빨리 가르쳐줘야 한다고 생각해. 하지만 언젠가는 이 땅에서도 구친어가 사라지겠지.” “시대가 변했어. 우리 생활도 백인들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 이제 와서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지금도 우리에겐 사냥이 중요해. 새로운 생활은 새로운 생활대로 받아들이고, 옛날 방식은 옛날 방식대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
사람들의 중얼거림, 한숨,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만약 구친 족의 젊은 인디언이었다면 나는 어떤 식으로 살아갈 작정이었을까. 길게 생각해보면 현재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는 다음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폭풍과도 같은 것이다. 보이지 않는 항구를 찾아 여행하는 것이 인생이다.
-〈고뇌하는 구친 인디언〉 178쪽
알래스카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모두 공통의 목표를 안고 있었다. 그들은 다시 한번 알래스카와 함께 타오르고 싶어했다. 세기말의 어둠 속에서, 다음 세기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 알래스카에서, 사람들은 자기 안의 무언가를 불살라 빛을 발하고 싶어했다. 그 빛은 희미하고 작지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희망이다. 알래스카에는 아직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들만의 이야기가 남아있다. 그렇기에 알래스카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연이다. 모든 인간이 자기 안에서 빛을 찾고 있다. 그 빛을 찾기까지 이 여행을 멈추지 않는다. 우리 모두는 기나긴 여행의 도상에 서 있는 여행자들이다. -〈상냥한 베트남 귀환병〉 247쪽
고래와 함께 태어나고, 고래와 함께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 아직 살아있는 노인들이 이곳에 묻히면 포인트 호프의 한 시대도 막을 내릴 것이다. 그러나 이곳엔 에이모스가 있다. 그도 언젠가는 나이를 먹고, 포인트 호프의 영광을 기억하는 마을의 장로가 될 것이다. 알래스카 곳곳에 에이모스 같은, 옛 영광을 짊어진 새로운 희망이 자라나고 있다. 빙해에서 몰려든 안개가 하늘을 향해 뻗어있는 고래의 뼈를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무덤 주위엔 벌써 꽃망울이 부풀어 올랐다. 알래스카의 생명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이 끝없는 여행이 다시 시작되려고 한다.
-〈고래와 함께 사는 젊은 에스키모〉 259쪽
출판사 서평
끝이 보이지 않는 알래스카의 밤하늘을 감싸고 있는 찬란한 북극광.
극북에서만 볼 수 있는 이 빛을 염원하던 사진가 호시노 미치오. 19세 때 알래스카에 매료되어, 그 후 20여 년간 극북의 아름답고 광활한 대지와 사람들을 시처럼 담아내다 1996년 캄차카 반도 쿠릴 호반에서 곰에게 물려 죽은 야생사진가.
이 극한의 땅에 숨어 있는 빛의 물결을 찾아서 그가 만난 아름다움은 무엇이었을까. 책장마다 오로라가 춤추는 밤하늘, 그리고 알래스카의 땅을 사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바람처럼 펼쳐진다. 알래스카의 광활한 대지와 하나가 되어 살았던 그는 이제 자신이 사랑했던 대자연으로 돌아갔지만, 지금도 많은 일본의 독자들이 우연히 아름다운 사진에 끌려 그의 책을 처음 접하게 된 다음, 헌책방을 뒤지면서까지 그의 모든 책을 찾아다니는 ‘전작주의자’가 되었노라고 고백한다.
올해 8월에는 호시노 미치오의 또 다른 책『노던라이츠』(‘북극광’ 이라는 의미)가 출간될 예정이다. 첫 책『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에서 10년 정도 지난 시점에서 쓰여진 책으로, 전작에 나온 인물들 일부는 또 다시 등장한다. 그간 알래스카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는지, 알래스카에서는 어떤 변화가 또 일어났는지 엿볼 수 있는 것이 또 다른 반가움이다.
호시노 미치오의 첫 책『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청어람미디어 간)는 언론과 독자들로부터 무척 많은 사랑을 받은 책이다. 그의 후속작『노던라이츠』를 펼쳐보면 이 야생의 땅을 사랑했고, 또 호시노 자신이 사랑하고 존경했던 사람들이 오로라처럼 명멸한다. 알래스카 최초의 여성 파일럿이자 환경운동가 셀리아 헌터와 지니 우드, 알래스카에서 핵실험을 시도했던 프로젝트를 중단시킨 생물학자 빌 프루이트, 맥킨리 산 등반에 성공한 후 영원히 이 산에 자신의 삶을 묻어야 했던 엘튼 테일러, 전설적인 부시파일럿 돈 셸든, 알래스카 원주민조차 포기한 야생의 삶을 선택한 캔트너 일가, 아무도 돌보지 않는 에스키모들의 묘지를 관리하며 살아가는 밥, 베트남 참전용사인 윌리, 조상들처럼 고래에게 운명을 맡긴 에스키모 남자…….
책장을 넘길수록 알래스카의 깊은 산봉우리와 수만 년 동안 그 땅에서 살아온 생명들의 숨소리가 들려온다. 알래스카의 험난한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깊은 눈빛을 그려보고, 나 자신이 정화되어 가는 평화를 느끼게 된다.
광활한 알래스카의 밤하늘에 타오르는 빛과 사람들, 그들을 만나러 떠나는 아름답고 깊이 있는 이 대서사시에는 삶의 뿌리가 진실로 무엇인지가 묻어난다. “나는 머나먼 자연의 소중함을 믿는다. 알래스카는 머나먼 자연이다. …많은 사람들이 평생 단 한 번도 알래스카 땅을 밟아보지 못한다. 그렇기에 알래스카는 그들에게도 소중한 땅이다. 지구 어딘가에 태초의 모습이 아직 남아있다는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곳이 있다면, 그곳이 바로 알래스카다. 알래스카는 눈으로 보는 자연이 아니다. 인간이 영혼으로 찾아가는 머나먼 자연이다. 카리부 떼가 점점 가까워진다. 똑, 똑, 똑, 똑…. 카리부가 한걸음 내디딜 때마다 발목의 힘줄에서 울리는 소리였다. 수백만 개의 발목관절에서 울려 퍼지는 약동의 소리가 거대한 화음이 되어 지축을 뒤흔든다. 이 거대한 화음 속엔 먼 옛날부터 알래스카가 간직해온 시간이 새겨져 있다."라고 호시노 미치오는 말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카리부 떼, 물보라를 내뿜는 고래, 연어를 덥석 무는 곰, 그리고 형체 없는 바람의 뒷모습, 백야의 태양…… 이 모든 것들 속에 인간도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뿐, “어떤 생명도 한 자리에 머물지 않는다. 사람도, 카리부도, 별조차도 무궁한 저쪽으로 시시각각 여행을 하는 것”뿐이다. 우리 인간 역시 생명과 존엄을 위해 매일매일 정직하게 일하고, 자연 속에서 살고, 바람처럼 나이를 먹고, 어느 날에는 마침내 죽음을 향해 자리를 내주고 떠나는 것이다. 그 단순하면서도 무심한 순리를 몸으로 느끼게 한 곳, 생명과 생명의 대등함과 조화라는 의미를 날것 그대로 던져준 곳이 바로 호시노의 알래스카였다.
그 조화는 이제 위협받고 있다. 그는 여전히 전통적인 에스키모의 방식을 고수하는 인디언들을 떠올리며 이들의 삶에 일어날 변화를 담담하게 그려낸다. 또한 언제 이동할 땅이 인간에 의해 파괴될지도 모른 채 여전히 극북의 들판을 여행하는 카리부 떼를 만나 수십 년 후의 알래스카가 어떻게 될지, 아득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이 장대한 풍경을 마음속에 간직한다. 그는 또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위협받고 자부심마저 빼앗겨버린 에스키모인들, 그러나 여전히 꼿꼿하게 자존심을 지키며 살아가는 늙은 인디언들을 조우한다.
언젠가 데날리 산 위에서 춤추는 오로라를 찍을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를 위해 빙하지대에서 혼자 텐트를 치고 몇 달을 지내기도 했던 사람. 그는 이제 없다. 죽어서 알래스카의 바람이 되었다.
기본정보
ISBN | 9788992492119 |
---|---|
발행(출시)일자 | 2007년 08월 10일 |
쪽수 | 279쪽 |
크기 |
165 * 214
mm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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