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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목차
- 시인의 말
1부
명상과 피어싱
셀프 누드 포트레이트
그녀는 조등을 켜고
루낭(淚囊)의 지도 1
루낭(淚囊)의 지도 2
나를 현상한다
나는 잠시 내리(內里)에 있었고, 당신은 구름안의 바다에 있었을 뿐
가출
벼랑 위의 산책
데자뷰
첫사랑 사과씨
2부
늙은 호수
왕가네 당근은 쑥쑥 자랐어여
진가의 돌멩이
문둥이 마을에도 무지개는 뜨고
합환목을 심은 당신은
정애이모
카스테라
발톱 깎아주는 여자
달 속의 아버지
나는 지금도 무만 보면 입 안 가득 신 침이 고인다
음지군의 성장기
뿔새
3부
불타는 오디나무의 노래
삼등열차는 지금도 따뜻하고요
마지막 풍경을 꺼낸다
알카트라즈에서 클라우드 쿠쿠랜드로
언덕 위의 바다
실종 30분
휘파람 부는 아이들
바다를 보려다가 가을산에 드네
동백장 모텔
눈오는 날
부푼 말이 달콤해
주역
포도주를 마시는 밤
4부
너와집
영자씨는 삼십 번째 리모델링 중
초록빛 모자, calling you
쟈스민차를 마시는 날에는
하늘나리
지나가는 봄
꽃피는 11월
아침이슬
굼실굼실
사바 아사나
부서진 등뼈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 들어 볼래요, 엄마
늦게 피는 꽃
작품해설
출판사 서평
시세계와 이 시집의 특색
시집『루낭의 지도』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침식되어가면서도 인생의 아름다움과 비밀을 간직한 물상들, 사람들의 내부깊이 존재하는 생명의 흐름에 관심을 기울인다. 외부적인 색과 형의 세계가 아니라 그 이면의 흐름, 생명의 기운과 기미에 관해 시인은 남다른 상상력과 관찰력을 발휘하여 깊은 정신의 세계로 전환한다.
그러나 시인이 노래하는 생명이 이러한 정신적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생명은 종종 정신과 육체가 뒤얽힌 상태로 나타나기도 하고 또한 밀교적인 분위기를 띠기도 한다. 그러한 시에서 생명은 육체화 되고 정신이 육체와 밀착하여 육체적인 것으로 나타날 때, 오히려 그 끈질긴 생명의 본질에 가깝게 다가가게 된다.
여인의 누드 사진 찍기를 소재로 삼은 「셀프 누드 포트레이트」 나 장애를 가진 이모의 사연을 노래한 「정애 이모」 같은 시에서 생명은 외부적 장식성을 배격하되 순수한 정신성으로 나타난다기보다는 육체 쪽으로 정신이 밀착되어버린 상태 또는 육체와 정신이 뒤얽힌 상태로 나타난다.
순수한 정신적 존재로 나타나든 육체와 정신이 뒤얽힌 존재로 나타나든 ‘나’와 생명적 본질 사이의 괴리나 합일의 문제를 중시하고 이것을 시적 탐구의 중심에 놓으려는 경향은 이 시집의 일관된 특징 가운데 하나이다. 이러한 시들에서 여성의 삶은 종종 생명적 본질의 긍정에 이르는 시련의 과정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렇게 생명의 흐름을 탐구하면서 외부적 감각보다 내부적인 생명의 추이에 관심을 기울이는 까닭에 박미산 시인의 시들은 단순한 시에서도 어딘지 모르게 상징적인 기운이 흘러나온다. 삶에서 벌어지는 일들, 사소해 보이는 상념들 속에서도 그녀는 무한한 상징을 향해 뻗어가는 상상력을 드러낸다.
이 시집은 시인의 ‘자서전’을 몽타주 형식으로 형상화한 것이 또 다른 특징으로 볼 수 있다. 「진가의 돌멩이」나 「왕가네 당근은 쑥 쑥 자랐어요」? 같은 시들은 인천에서 성장한 시인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중국인들의 모습을 그려낸 것들이다. 이 시들은 시인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중국인들을 매개로 유년 시절의 사연들을 드러낸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또 다른 유년 시절의 회상에 속하는 「문둥이 마을에도 무지개는 뜨고「를 비롯해서 앞에서 언급한, 시인의 가족들에 얽힌 사연들을 노래한 시들, 「루낭의 지도 1」과 「루낭의 지도 2」를 위시한, 여행의 경험을 노래한 많은 시들, 사랑의 기억을 드러내는 시들, 이 모든 것들이 ‘자서전’을 향한, ‘자서전’의 구성을 향한 충동을 드러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몽타주적 ‘자서전’ 을 통해서 시인은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해체하면서 자신의 자아를 새롭게 구성해 나간다. 이 시집에 나타난 ‘자서전’의 화자들은 과거의 고통과 슬픈 사연들을 회상해 나가면서도 이러한 행위를 통해 과거에 의해 침식되지 않는 생명의 힘을 보여주고 그럼으로써 부단히 미래적인 자아를 향해 나아가는 양상을 보인다. “멈출 수 없어 플러그를 뽑지 않을래 날개에 인내를 달고 둥글게 착지할 때까지 회전낙법 하겠어”라는 「굼실굼실「의 시구는 향상에 관한 시인의 관심을 드러낸다. 마치 나무가 땅속에서 태어나 하늘을 향해 뻗어나가는 향상성(向上性)을 갖듯이, 또 그것이 나무의 자유의지를 표상하듯이 박미산 시인은 어둡고 습한 기억들의 구속을 뛰어넘어 새로운 자아를 구축하려는 의지를 드러낸다.
또한 방락벽과 반발력은 박미산의 시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원천이다. 박미산은 “언제든지 석양녘 붉은 태양에 매달려 다시 떠날 준비가 되어있는 방황하는”(「누낭의 지도 2」)시인이다.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태도는 그녀의 시를 꿈틀거리게 하고 또한 자유롭게 한다.
“이미 늙은 아이”였던 시인은 뒤늦게 시작한 자신의 시가 “늦게 피는 꽃”(「늦게 피는 꽃」)처럼 피어오르기를 간절히 바란다. 뒤늦은 개화(開花)에는 통증이 따르게 마련이지만, 박미산의 시는 통증쯤은 두려워하지 않으며 스스로 “붉은 지도”(「누낭의 지도 1」)가 된다.
추천의 글
그는 몸속에서 빠져 나온다. 무언가 남이 찾지 못하는 것을 찾기 위해서다. 그리하여 산을 넘고 강을 건너 훨훨 황홀하게 하늘을 난다. 그러나 어쩌랴, 그가 찾는 것은 하늘에도 산에도 강에도 없으니. 그는 마침내 몸속으로 되돌아가고, 거기서 그의 시는 비롯된다. 그래서 그의 시는 무언가 꿈을 꾸는 것 같고, 다시 꿈에서 깨어나는 것 같다.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데 그의 시의 아름다움은 숨어 있다.
--신경림(시인)
박미산의 시에서는 숭어가 팔딱팔딱 튀어 오르고 햇빛을 받은 물비늘이 형형색색으로 반짝인다. 오디나무는 불타올라 검자줏빛 미소를 흘리고, 거친 꽃들은 이슬에 젖어 누웠다가 쏜살같이 달려가는 발굽에 짓이겨져 다시 튀어 오른다. 반발력과 방랑벽은 박미산의 시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원천이다. 그녀의 시는 튀어 오르거나 떠돌아다닌다. 시인은 “어디든 날 수 있는 새”(「명상과 피어싱」)가 되어 광활한 히말라야 산맥과 바이칼 호수와 지금은 사라진 로프노르 호수를 자유자재로 날아다닌다. 그녀는 “언제든지 석양녘 붉은 태양에 매달려 다시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방황하는”(「누낭의 지도 2」) 시인이다.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태도는 그녀의 시를 꿈틀거리게 하고 또한 자유롭게 한다. 항상 에너지가 넘치는 박미산 시인의 모습도 집착을 버린 이런 태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미 늙은 아이”였던 시인은 뒤늦게 시작한 자신의 시가 “늦게 피는 꽃”(「늦게 피는 꽃」)처럼 피어오르기를 간절히 바란다. 뒤늦은 개화(開花)에는 통증이 따르게 마련이지만, 박미산의 시는 통증쯤은 두려워하지 않으며 스스로 “붉은 지도”(「누낭의 지도 1」)가 된다.
------이경수 (문학평론가, 중앙대 교수)
기본정보
ISBN | 9788992362443 | ||
---|---|---|---|
발행(출시)일자 | 2008년 12월 10일 | ||
쪽수 | 128쪽 | ||
크기 |
128 * 188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서정시학 시인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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