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로부터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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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마이클 가자니가는 인간의 뇌와 정신을 연구하는 세계적인 뇌신경과학자이자 심리학자, 사상가로 인지신경과학이라는 2세대 인지과학 분야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분리 뇌 연구로 좌우 뇌가 어떻게 소통하는지를 밝히는 데에 관심이 많으며, 최근에는 뇌의 사회적, 법적, 철학적 함의를 연구하는 신경윤리학으로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다. 1961년 다트머스대학을 졸업하고 1964년 캘리포니아공과대학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세계적인 생물학자이자 심리학자인 로저 스페리에게 수학했다. 다트머스대학 심리학과 교수와 인지신경과학센터 소장, 미국 심리학회장, 미국 대통령 생명윤리자문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지금은 산타 바바라 캘리포니아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그곳에서 인간의 정신에 대해 연구하는 SAGE센터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가자니가는 뛰어난 대중 강연과 왕성한 저술 활동으로도 유명한데, 대표적으로 'The Social Brain'(1985), 'Mind Matters'(1989), 'Nature’s Mind'(1994), 'The Ethical Brain'(2005), 'Human'(2008) 등이 있다. 특히 인간의 뇌와 정신에 관한 학문을 집대성한 The Cognitive Neurosciences 시리즈는 전공자들 사이에서 그 분야의 백과사전으로 통한다. 그의 이러한 학문적 성과는 The Brain and The Mind라는 TV 다큐멘터리 시리즈로 제작되어 대중에게도 소개된 바 있다. 2008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열린 <월드 사이언스 포럼>에 초청되어 뇌과학과 사회의 관계에 대해 강연하기도 했으며, 그의 저작물 중 《왜 인간인가?》(Human)와 《윤리적 뇌》(The Ethical Brain)가 국내에 번역되어 있다. 특히 《왜 인간인가?》는 인간이 인간인 이유에 대해 그동안 인류가 파헤쳐 온 각 분야 연구 결과를 집대성한 역작으로, 학계와 대중 사이에서 인간과 뇌, 인간의 미래에 대한 가장 완벽한 보고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목차
- *프롤로그뇌에게만 책임을 지울 수 없는 이유
1장 우리는 누구인가? / 인간 뇌의 비밀
뇌의 발달
“어디서든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 “뇌는 부위별로 코드화되어 있다”
경험과 학습 능력
뇌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따로 있다 / 밑그림은 유전자가, 색칠은 경험이 / 학습된 선천성
호모 사피엔스로 가는 길
두 발 보행이 일으킨 기적 / 뇌의 크기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문제들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인간 뇌
크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 문제는 연결이다 / 뉴런에도 개성이 있다 / 폰 에코노모 뉴런의 비밀
우리는 똑같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2장 의식은 어떻게 생겨나는가? / 분산된 뇌와 의식의 탄생
뇌의 국소적 기능
무의식 세계의 발견
뇌 환자의 행동 패턴
인간이 선천적으로 뱀을 피하는 이유
뇌 분리하기
오른쪽 정신, 왼쪽 정신
좌와 우를 넘어
뇌에서 의식이 만들어지는 과정
뇌가 기능을 분산 처리하는 이유
누가 혹은 무엇이 의식을 통제하는가?
3장 우리는 우리를 어떻게 아는가? / 의식의 통합자, 해석기
더디게 작동하는 의식
뇌는 의식하기 전에 처리한다
좌뇌의 놀라운 작화 능력
해석기가 작동하는 방식
딱 입력된 정보만큼만 쓸모가 있다
해석기 오작동
임기응변의 대가
이 모든 결과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4장 무엇이 우리의 행동을 조종하는가? / 자유의지와 뇌과학
뉴턴이 창조한 세계의 불편한 진실
결정론적 세계에서 자유의지는 가능한가?
장기 기상 예측이 불가능한 이유
양자역학, 벌집을 들쑤시다
창발, 물리학을 새로 쓰다
의식은 어떻게 ‘창발’되는가?
자동차 바퀴만 연구해서는 교통상황을 알 수 없다
창발 시스템이 답이다
뇌는 정신을 낳고, 정신은 뇌를 움직인다
5장 우리는 어떻게 더불어 사는가? / 사회적 뇌와 도덕의 탄생
사회적 행동의 기원
뇌는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경쟁과 협력이 뇌를 키운다 / 무리가 커지면 뇌도 커진다 / 사라진 방랑벽
진화의 궤도에 올라탄 사회적 뇌
볼드윈 효과 / 유전적 동화와 생태 지위 구성 / 원숭이 사회에도 경찰이 있는 까닭 / 야생 인간 길들이기
‘뼛속까지’ 사회적인 뇌
마음이론 / 거울 신경 / 거울 반사 시스템 / 모방과 흉내 내기
‘날 때부터’ 도덕적
도덕적 직관 / 트롤리 문제 / 도덕적 감정
우리 안에 존재하는 5가지 도덕 모듈
도덕적 판단과 뇌 기능
도덕 회로가 작동하는 방식
6장 우리가 법이다! / 뇌로부터의 자유
중국 문명과 그리스 문명의 결정적 차이
내 탓인가, 뇌 탓인가?
뇌 영상이 판결의 기준이 될 수 있을까?뇌의 개인차 문제 / 뇌 영상의 한계 / 마음 읽기
법정에서 편견의 문제 : 판사, 배심원, 변호사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처벌의 딜레마 : 말 따로 행동 따로
풀리지 않는 문제 : 개인인가, 사회인가
섬세한 균형이 필요할 때
자유와 책임은 내게 있다, 나의 뇌가 아니라
*에필로그우리는 사람이지, 뇌가 아니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히틀러의 뇌를 연구하면 홀로코스트를 막을 수 있을까?
*참고문헌
*찾아보기
책 속으로
리처드 도킨스는 인간을 운명이 결정된 기계 장치로 보는 계몽적 과학관을 대표하는 인물로, 이것이 암시하는 바를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우리는 왜 반사회적 행동을 한 이들을 처벌하는가? 왜 이들을 그저 교정이 필요한 사람들로 보지 않는가? 무엇보다, 차가 고장 나서 말을 안 들으면 수리를 하지 차를 손으로 때리고 발로 차지는 않지 않은가? (19쪽)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거듭 말하지만 뇌는 별 다섯 개를 단 장군 같은 존재가 중앙지휘본부에서 여러 뇌 시스템에 이런저런 명령을 내리는 방식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뇌에서는 ‘수백만’ 개에 달하는 국소처리장치들이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 이는 고도로 전문화된 시스템으로 1,300그램에 달하는 뇌 조직 전체에 분산된 중요한 신경망으로 구성되어 있다. 뇌를 지배하는 존재 같은 것은 없다. 당신도 물론 뇌를 지배할 수 없다. 뇌에게 이제 그만 떠들고 자라고 말한다고 뇌가 잠을 자겠는가? (72쪽)
우리가 자기 자신의 행동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모두 (…) 사후 설명이다. 그뿐 아니라 우리의 좌뇌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말이 되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사실을 조금씩 날조한다. 이야기가 사실에서 너무 멀리 벗어날 때쯤 되어서야 비로소 우뇌가 개입하여 좌뇌에 제재를 가한다. (120쪽)
우리의 해석기는 의식으로 들어온 정보만 가지고 이야기를 엮는다. 의식은 느린 과정이므로 의식으로 들어온 것이 무엇이든 이미 벌어진 과거의 일이다. (…) 사실이 발생한 후에 스스로에 대한 이론을 세운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우리는 얼마나 자주 과거의 사건에 대해 가공의 해설을 내놓고 그것이 진실이라 믿는 작화를 하는 것일까? (159쪽)
세포 차원의 상호작용만 알아서는 정신 상태를 정의하거나 이해할 수 없다. 신경 작용을 통해 나타나는 정신 상태는 다시 그 모체인 뇌를 제약한다. 믿음이나 사고, 열망 등의 정신 상태는 뇌 활동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지만 이는 다시 우리가 어떤 식으로 행동할 것인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실제로도 영향을 미친다. (165쪽)
그렇다면 우리는 왜 자유와 개인적 책임을 믿는 것일까? “우리가 자유와 책임을 믿는 이유는 다른 대부분의 창발적 속성처럼 그것이 직접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204쪽)
뇌도 마찬가지다. 뇌는 결정 공식을 따르는 자동 기계지만, 뇌 하나만 떼어 놓고 분석해서는 책임이라는 기능을 상상할 수 없다. 책임이란 사회적 교류에서 발생하는 삶의 차원에 존재하며 사회적 교류에는 둘 이상의 두뇌가 필요하다. 둘 이상의 뇌가 상호작용할 때 예측 불가능한 새로운 일들이 발생하고 그와 함께 새로운 규칙도 생겨난다. 원래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이 같은 새로운 규칙을 통해 얻은 두 가지 특성이 바로 책임과 자유다. 이 둘은 뇌에서는 발견할 수 없다. (…) 책임과 자유는 다수의 두뇌들에서, 그러니까 사람들 사이의 교류에서 발견된다. (207∼208쪽)
신경과학이 점차 뇌의 처리 과정에 대한 물리주의적 이해로 귀결되면서 범죄 행위와 이러한 행위를 다루는 방법을 둘러싼 일부 사람들의 생각에 도전장을 던지기 시작했다. 일부 학자들이 인간에게는 결코 행동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극단적 시각을 주장하면서 결정론은 행동에 책임을 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관한 오랜 신념을 흔들고 있다. 이러한 개념은 우리가 사회 집단을 형성하고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규제하는 아주 근본적인 규칙과도 상충된다. (273∼274쪽)
스탠포드 대학교의 로버트 새폴스키 교수는 다음과 같이 충격적인 진술을 했다. “정신장애에 따른 무죄항변에 대한 사법제도의 기준인 맥노튼 룰이 166년이나 된 과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은 가히 놀랄 만한 일이다. 뇌에 대한 지식이 늘어나면서 자유의지, 과실의 개념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형사사법제도라는 바로 그 전제가 심히 의심스러워졌다.” (284쪽)
가장 큰 문제점은 법이 잘못된 추정을 한다는 것이다. 검사 결과 비정상적 뇌를 가진 것으로 판명된 사람이 행동도 비정상적이라거나 비정상적 뇌를 가진 사람은 당연히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책임은 뇌에 있는 게 아니다. (…) 책임은 사회적 맥락에서 상호작용하는 하나 이상의 사람에게서 창발하는 규칙을 반영하고, 우리가 공유하는 바람은 각 개인이 특정 규칙을 따르길 바란다는 것이다. 비정상적 뇌를 가진 사람이 규칙을 따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291쪽)
협력이 지속되려면 무임승객을 처벌해야 한다. 망에서 책임을 빼면 전체가 무너진다. 당신은 처벌이 없어도 책임을 다할 수 있는가? 우리의 유전자는 그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분명하다. (322쪽)
나의 주장은 결국 책임은 뇌의 속성이라기보다 두 사람 간의 계약이고 이런 맥락에서 결정론은 아무 의
출판사 서평
‘인지신경학의 아버지’ 마이클 가자니가의 도발적 주장,
“뇌 탓인가, 내 탓인가?”
검사 결과 뇌에 장애가 있다는 게 발견되면 사형 판결을 철회해야 할까?
정신지체장애자가 범죄를 저질렀다면 처벌보다는 치료를 해야 할까?
당신이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것은 정말 뇌의 작용 때문이기만 할까?
세계적인 뇌신경학자이자 사상가로까지 불리는 마이클 가자니가가 최신 뇌과학부터 심리학, 인류학, 물리학, 윤리학을 넘나들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뇌 결정론의 허상을 폭로한다.
인간은 뇌 이상의 그 무엇으로, 뇌를 넘어서야 진짜 인간의 모습이 보인다고 주장하는 저자는, 특히 자유의지와 책임은 개인의 뇌 자체가 아니라 둘 이상의 뇌가 상호작용하는 사회적 관계에서 창발되는 가치라는 사실을 꼼꼼하게 증명하고, 범죄자의 형량을 결정할 때 뇌의 이상 유무를 중요하게 고려하는 경향에 우려를 표한다. 뇌의 상태가 어떻든 간에 인간이라면 대부분 사회적 규칙을 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묻지마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우리 사회에서 범죄자 처벌 문제를 두고 논의할 때 곱씹어볼 만한 주장이다.
범죄 권하는 사회!
이게 정말 그들의 ‘뇌’가 한 짓이라고?
장면 1.
1981년 3월. 노동계 지도자들과 오찬을 하던 레이건 대통령을 향해 존 힝클리가 총을 쏘았다. 총알은 레이건의 심장에서 12cm 떨어진 허파를 관통했고, 레이건은 가까스로 목숨을 구했다. 재판 도중 한 정신과 의사에 의해 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은 존 힝클리는 대통령 살인 미수 사건에 대해 정신이상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장면 2.
2009년 8월. 평소 자신의 집안을 엿본다는 이유로 정 모 씨(26세, 남)가 이웃 김 모 씨(40세, 여)를 흉기로 찌른 사건이 발생했다. 정 씨는 이미 2000년 10월에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해 징역 5년에 치료감호를 받았지만 우울증을 계속 앓다가 또다시 범행을 저지른 것. 법원은 재범임에도 불구하고 정신장애를 이유로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다시 치료감호를 명령했다.
검사 결과 뇌에 장애가 있다는 게 발견되면 사형 판결을 철회해야 할까? 정신지체장애자가 범죄를 저질렀다면 처벌보다는 치료를 해야 할까? 당신이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것은 정말 뇌의 작용 때문이기만 할까?
‘인지신경학의 아버지’ 마이클 가자니가의 도발적 주장,
“언제까지 살인자의 뇌만 탓할 것인가?”
세계적인 뇌신경학자이자 사상가로까지 불리는 마이클 가자니가가 최신 뇌과학부터 심리학, 인류학, 물리학, 윤리학을 넘나들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뇌 결정론의 허상을 폭로한다. 인간은 뇌 이상의 그 무엇으로, 뇌를 넘어서야 진짜 인간의 모습이 보인다고 주장하는 저자는, 특히 자유의지와 책임은 개인의 뇌 자체가 아니라 둘 이상의 뇌가 상호작용하는 사회적 관계에서 창발되는 가치라는 사실을 꼼꼼하게 증명하고, 범죄자의 형량을 결정할 때 뇌의 이상 유무를 중요하게 고려하는 경향에 우려를 표한다. 뇌의 상태가 어떻든 간에 인간이라면 대부분 사회적 규칙을 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묻지마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우리 사회에서 범죄자 처벌 문제를 두고 논의할 때 곱씹어볼 만한 주장이다.
1. 베일을 벗는 인간 뇌의 비밀
오늘날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인간의 뇌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인간의 뇌는 부위별로 코드화되어 있어서 개별적으로 감각을 받아들여 처리하며, 이 과정에는 모듈화된 뉴런 연결이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의식은 뇌 기능의 결과이다. 더 나아가 뇌는 ‘의식’하기 전에 ‘기능’하기까지 한다. 즉, 우리는 이미 벌어진 일을 사후에 인식하고 설명한다는 말이다. 뱀을 보고 뒷걸음질 쳤을 때가 바로 그 예이다. 뇌는 우리가 의식하기도 전에 몸이 물러서도록 기능했고, 우리의 의식은 이 상황에 대해 뒤늦게 ‘뱀을 보고 위험을 피하기 위해 물러섰다’고 해석하는 것이다.
신경과학의 이런 발견은 갈릴레오와 뉴턴이 창조하고 리처드 도킨스가 완성한 결정론적 세계관에 최후의 증거를 제공하는 듯하다. 우주가 일정한 물리 법칙을 따라 움직이듯 뇌도 물리 법칙에 의해 기능하고, 인간의 생각, 감정, 행동은 이러한 뇌의 기능이 결정한다는 것이다. 마치 본부석에 앉아서 하나하나 조종하고 있는 듯한 ‘자아’의 존재는 이들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
만약 그렇다면, 인간의 자유의지는 없는 것인가? 자유의지가 없다면 인간은 자신의 행동에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가? 정말로 살인자의 살인은 그의 뇌가 시킨 일일 뿐이어서 개인은 책임질 필요가 없는가? 법정에서 정신이상을 이유로 감형을 하는 게 올바른가? 마이클 가자니가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2. 뇌를 넘어야 보이는 자유의지와 책임
첫째, 뇌는 물리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대표적인 복잡계이자 창발 시스템이다. 뇌에서는 수백, 수천, 어쩌면 수백만 가지의 시스템이 분산되어 처리되며, 어떤 순간에 조금이라도 더 많이 끓어오른 개념이 지배적인 개념이 된다. 즉, 뇌에서는 수많은 체계가 표면으로 올라가 의식적 인지라는 상을 거머쥐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소위 먹고 먹히는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이 모든 시스템이 밝혀진다 해도 결코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날씨나 교통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것처럼.
둘째, 뇌는 유전자의 영향을 크게 받지만 세부적으로는 후천적인 경험과 학습도 뇌의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즉, 뇌의 구조와 기능에 관한 밑그림은 유전자가, 색칠은 학습과 경험이 담당하는 것이다. 특히, 뇌는 여러 대의 진화를 거치면서 뼛속부터 사회적이고 도덕적으로 구조화되었다.
셋째, 뇌는 결코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오랜 진화를 거치면서 생존에 절대적인 사회적 가치를 발달시켰다. 뇌는 결정 공식을 따르는 자동 기계이지만, 뇌 하나만 떼어 놓고 분석해서는 자유나 책임 같은 사회적 가치를 설명할 수 없다. 둘 이상의 뇌가 상호작용할 때 예측 불가능한 새로운 일들과 규칙이 생겨난다. 개별 뇌에서는 결코 발견할 수 없는 자유와 책임이 그 대표적 가치이다.
넷째, 뇌의 곳곳으로 들어온 감각을 종합하고 질서를 부여해 해석하는 기능은 좌뇌에 있다. 가자니가는 이를 해석기 모듈이라 부른다. 해석기는 우리에게 ‘자아’의 존재감을 가져다준다. 비록 우리 뇌는 의식하기 전에 기능하고 우리는 이미 벌어진 일을 해석할 뿐이며 그나마 불완전하지만, 해석기를 통해 의식적 경험의 개별적 측면들이 논리가 통하는 온전한 하나로 묶이고 드디어 개인만의 이야기가 탄생하는 것이다.
3. 뇌 그 이상의 존재, 인간
뇌에 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이 모든 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마이클 가지나가는 결국 책임은 뇌의 속성이라기보다 두 사람 간의 계약이고 이런 맥락에서 결정론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그들의 주장대로 뇌를 특징으로 하는 인간의 본성은 변함이 없지만 둘 이상의 뇌가 상호작용하는 사회라는 바깥세상에서 행동은 변할 수 있다. 즉, 아무리 뇌가 무의식적으로 움직인다 할지라도 개인은 자신이 하기에 따라 뇌의 무의식적 의도에도 제동을 걸 수 있다는 말이다.
“당신이 내 빵을 한 입 베어 먹었다고 당신에게 포크를 던지지는 않을 것이다. 한 사람의 행동은 다른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 순찰자가 나를 따라오는 게 보이면 속도계를 확인하고 속도를 늦춘다.”(323쪽)
저자는 끝으로, 이제 우리는 하나의 뇌만 따로 떼어 볼 게 아니라 하나의 뇌를 가운데 두고 다른 뇌와 상호작용하는 전체 그림을 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 우리는 모두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린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고. 그리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각자 책임감 있는 존재일 수도 있고, 없는 존재일 수도 있다. 우리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마이클 가자니가와 《뇌로부터의 자유》에 쏟아진 찬사
인지신경과학의 창시자인 마이클 가자니가는 탁월한 통합자이기도 하다. 이 훌륭한 저서에서 그는 신경과학이 풀어야 할 궁극적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그저 신경의 집합체인가? ‘나’는 냉혹한 결정론의 부산물일 뿐인가? 이에 대한 그의 도발적 주장을 들어 보라.
-로버트 사폴스키, A Primate’s Memoir 저자
친구와 앉아서 인간의 본성과 자유의지에 대해 수다를 떨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라. 세계 석학의 대중 강연으로 유명한 기포드 강연을 기반으로 집필되었기 때문에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심리학자이자 사상가인 저자의 지적 향연을 만끽할 수 있다.
조나단 하이트, The Happiness Hypothesis(《행복 가설》)저자
마이클 가자니가는 시장에 내놓을 만한 위대한 질문이라는 상품을 많이 가지고 있다.
-New York Times
현대 신경생물학의 최고 권위자가 선사하는 읽는 즐거움!
Wall Street Journal
매력적이고, 읽기 쉽고, 때로 유머까지 넘치는 대중을 위한 뇌 안내서이자, 뇌과학자, 심리학자, 심리상담사, 특히 검사와 변호사가 꼭 읽어야 할 책이다.
Library Journal
인간성의 본질에 대한 매혹적인 긍정이다.
Kirkus Reviews
세계적 사상가 중 한 명인 마이클 가자니가는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가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풍부하게 전한다.
CNBC.com
마이클 가자니가가 이 책에서 다루는 영역은 무한하다. 그는 자유의지에 대한 오래된 논쟁에 딴죽을 걸고, ‘현대 과학의 문제점’에 대해 수많은 생각거리를 제시한다.
Portland Mercury
현대 뇌과학이 지향해야 할 도덕적 의미에 대해 환상적이고, 호기심어리며, 무엇보다 설득력 있게 다루고 있다.
Reason.com
기본정보
ISBN | 9788992355902 |
---|---|
발행(출시)일자 | 2012년 09월 17일 |
쪽수 | 365쪽 |
크기 |
153 * 224
* 30
mm
/ 680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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