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 지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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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목차
- 시인의 말
1. 저수지
푸른 기억/ 기억이 혼자서/ 마흔 즈음/ 저수지/ 풍경/ 집안에 지은 집/ 달/ 지는 봄에/ 산이 있던 자리/ 벚나무도 봄이 되면/ 벚꽃놀이/ 꽃이 피는 이유/ 내가 아니어서/ 새는
2. 가르치기
가르치기 1/ 고드름/ 가르치기 2/ 가르치기 3/ 우리 엄마/ 가르치기 4/ 빚지지 않고 살려는 이에게/ 출근길/ 개나리/ 하늘은/ 봄날 아침/ 고마운 도둑/ 천수관음/ 멀리 있는 마당/ 가르치기 8/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어린 딸에게/ 지리산 천왕봉
3. 자전거를 타면서 고마워 한 것들
발자국/ 겨울 산/ 두엄 1/ 가을 강/ 마흔다섯에/ 자전거를 타면서 고마워한 것들 1/ 자전거를 타면서 고마워한 것들 2/ 물억새 밭/ 자전거를 타면서 고마워한 것들 3/ 어린 아들을 울리고/ 버려진다는 것/ 저물녘, 변산/ 입춘/ 대보름 달을 보며/ 견디는 법
4. 주름
봄비 내린 날에는/ 두엄 2/ 봄 산/ 먼 길/ 자연에 대한 예의/ 벚나무처럼/ 호수의 나라/ 출근길에 풀숲에서 마주친 도마뱀에게/ 산에서 나오며/ 사이/ 다시 사랑할 수 있다면 매실 상자처럼/ 두 개의 달/ 사랑/ 11월/ 늦은 사랑/ 마흔일곱/ 멀어서 더 아름다운/ 주름
책 속으로
누군가를 위해
마음을 비우고 기다리다 보면
꼭 그가 아니라도
내 안 가득 들어와 있는 것을 보게 되리라
삶은
다른 이로 인해
묵직해진다는 걸
알게 되리라
비우기 위해서
채웠다는 것도 알게 될 때쯤
버려진 상자처럼
울음을 삼키며
그를 보내고 나면
빈 곳에 가득한
그의 향기
_?다시 사랑할 수 있다면 매실 상자처럼? 전문
출판사 서평
권정우 시인의 첫 시집 허공에 지은 집이 도서출판 애지에서 나왔다. 1993년 《문학사》을 통해 평론가로 등단했던 그가 2005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하며 남몰래 시도 써왔음을 세상에 알린 그는 이 시집으로 비로소 시인이 된 듯하다고 겸허하게 말을 하지만 그는 서정시의 고수다. 간결하고 담백한 언어로 삶의 흔적들, 울음과 상처를 어루만지는 시선과 사랑에 닿아 있는 서정은 한없이 맑고 따뜻하다.
남기혁 평론가는 “그는 한없이 낮아진 숨결로 돌아가 존재에 대한 통찰로 우리를 이끌어낸다.”는 평을 하고 있고, 박현수 시인은 “서정시의 본령을 제대로 보여주는 시가 한 아름이다. 간결한 형식과 농축된 내용!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권정우 시인의 서정시가 더 깊어 보이고 더 간절해 보이는 것은 그가 386세대로서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살았기 때문”이라고 헌사하고 있다
그러나 결코 그의 비움과 낮은 호흡의 언어들은 포즈가 아니라는 것. 문단을 휘감고 있는 어떤 강박과 욕망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치열한 삶을 통과한 이의 몸에 밴 통찰, 견뎌내고 견뎌낸 이의 자연스러운 여백에 스며들며 뭉클해지는 순간이 있다.
아직까지도, “시인은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 다른 사람들에 대한 신뢰와 애정을 아름답게 풀어내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그는 산을 닮은 시인이다. “어디 있어도/있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는/ 산처럼”(?산을 나오며?) 자기 자리에서 남들의 위로가 되고 싶어 한다. “자기 안에 발 담그는 것들을/ 물에 젖게 하는 법이 없”는 “하늘이 들어와도 넘치지 않는” “바닥이 깊고도 높”(?저수지?)은 저수지를 꿈꾼다. “잠 깨고 나면/ 우리의 생도/ 한 줄 주름으로 남을 것인가// 누구의 가슴에 아름다운 주름을 남기려고/ 이렇게 긴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주름?)며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을 빚어 올린다. 허공에 집을 지은 거미처럼 바람에 몸을 맡긴 풍경이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서정시의 고수가 나타났다. 권정우 시인이다. 내 곁에 이런 고수가 있는지 눈치 채지 못하고 시를 함부로 이야기했다니 등이 서늘하다. 고수는 늘 이렇게 상대를 서늘하게 만드는 법이다. 게으르게 처음 몇 편만 대충 보고 표사를 쓰려다 자리를 고쳐 앉아 단숨에 다 읽고 말았다. 이런 시를 먼저 읽고 보니, 무슨 횡재라도 한 기분이다.
서정시의 본령을 제대로 보여주는 시가 한 아름이다. 간결한 형식과 농축된 내용!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권정우 시인의 서정시가 더 깊어 보이고 더 간절해 보이는 것은 그가 386세대로서 누구보다 치열한 삶을 살았기 때문일 것이다. 서정시의 깊이는 치열한 삶을 투과할 때 획득된다는 것을 이 따뜻한 시들에서 다시 느낀다.
_박현수(시인)
한 소년이 자전거를 타고 천천히 폐달을 밟는다. 엄마는 너무 멀리 계시고 그의 마음속엔 울음이 가득하지만, 길섶으로 굴러가는 풍경은 아름답기만 하다. 그의 자전거를 따라 달리다보면 우리는 어느새 잡다한 슬픔을 잊고 한 마리 작은 새처럼, 허공의 거미처럼 바람에 몸을 맡긴 자신을 느끼게 된다. 그에게 시 쓰기는 자전거 타기와 같지 않을까? ‘자연’스럽게 중심을 잡고 그리운 아름다움을 향해 천천히 달리기. 우리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_이정민(시인)
기본정보
ISBN | 9788992219273 | ||
---|---|---|---|
발행(출시)일자 | 2010년 10월 29일 | ||
쪽수 | 128쪽 | ||
크기 |
128 * 193
* 20
mm
/ 238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애지시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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