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터 멜론 슈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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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멜론 슈가 마을, 이곳에서는 일주일 동안 날마다 다른 색깔의 태양이 빛난다. 그리고 그 색깔의 햇살을 먹고 자라는 일곱 가지 색깔의 워터멜론들이 있다. 사람들은 이 워터멜론 즙을 끓여서 얻은 워터멜론 슈가로 자신들이 원하는 물건을 만든다.
이 마을에서는 오두막집도, 들판도, 다리도 모두 달콤한 워터멜론 슈가로 만들어져 있다. 진하지 않으면서 은은하게 퍼지는 워터멜론 향기는 언제나 사람들에게 적당히 졸음을 자극한다. 하지만 늘 조용하고 평화롭게 보이는 이곳에서도 사랑과 배신, 그리고 '잊혀진 것들'로 인한 갈등이 시작되는데….
작가정보
1935년 미국 워싱턴 주 타코마에서 태어나 오리건 주 유진에서 자랐다. 1957년 비트 작가들의 본거지인 샌프란시스코로 거주지를 옮겼고, 그들과 함께 미국의 반문화 운동을 주도하며 1960년대 초반까지 세 권의 시집을 발표했다. 날카로운 풍자와 해학, 미국인의 삶에 대한 세심한 통찰로 전미 젊은이들의 상상력을 사로잡았던 그는, 1967년 『미국의 송어낚시』라는 특이한 형태의 소설을 출간해 전 세계 문단의 비상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젊은이들은 이 소설에 담겨 있는 강렬한 반체제 정신, 기계주의와 물질주의 비판, 목가적 꿈을 잃어버린 현대인의 허무감 등에 매료되어, 마치 성서처럼 이 책을 늘 들고 다녔다고 한다. 『미국의 송어낚시』가 미국의 진보주의와 생태주의에 끼친 영향은 엄청나다. 달에 다녀온 미국의 우주인들은 자신들이 최초로 지구에 가져온 운석에 '미국의 송어낚시 쇼티'라는 이름을 붙여 워싱턴의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보관했고, 한 포크록 그룹은 '미국의 송어낚시'라고 그룹 이름을 짓는 등 브라우티건의 소설은 한 세대의 정신을 움직일 정도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워터멜론 슈가에서』는 그가 1968년에 발표한 작품으로, 앞의 작품과는 사뭇 다른 동화적 은유와 시적 표현들로 대중들에게 또 다른 신선함을 안겨주었다. 『임신중절: 역사적 로망스』(1971), 『호킨스 괴물: 고딕 웨스턴』(1974), 『바빌론 꿈꾸기 : 탐정소설』(1977), 『바람이 다 날려버린 건 아냐』(1982) 등을 발표한 브라우티건은 1984년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번역 최승자
고려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했으며, 계간 『문학과 지성』에 「이 시대의 사랑」 외 네 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시인으로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는 시집 『이 시대의 사랑』 『즐거운 일기』 『기억의 집』 『내 무덤 푸르고』 『연인들』 등이 있고, 『굶기의 예술』『상징의 비밀』 『자스민』 『침묵의 세계』 『죽음의 엘레지』 『빈센트, 빈센트, 빈센트 반 고흐』 『혼자 산다는 것』 등 다수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 제1부|워터멜론 슈가에서 In Watermelon Sugar
워터멜론 슈가에서/ 마가렛/ 나의 이름/ 프레드/ 찰리의 아이디어/ 일몰/ 순한 귀뚜라미/ 다리 점등(點燈)/ 아이디아뜨/ 호랑이들/ 아이디아뜨에서 더 이어진 대화/ 굿 나잇/ 식물들/ 다시 마가렛/ 폴린의 오두막/ 사랑 한차례, 바람 한차례/ 다시 호랑이들/ 산수/ 그녀는 그러했다/ 동 트기 전 희뿌연 어둠 속의 양 한 마리/ 워터멜론 태양/ 손/ 다시, 다시 마가렛/ 딸기/ 학교 선생/ 합판 압착기 아래/ 점심 전까지/ 무덤들/ 원로 송어
제2부|인보일 inBOIL
아홉 가지 물건들/ 다시, 다시, 다시 마가렛/ 낮잠/ 위스키/ 다시 위스키/ 큰 싸움/ 시간/ 종/ 폴린/ 잊혀진 작품들/ 쓰레기들과의 대화/ 그 안에서/ 잊혀진 작품들의 명인/ 돌아오는 길/ 무언가 일어날 것이다/ 소문들/ 다시 돌아가는 길/ 그날 밤의 저녁 식사/ 다시 폴린/ 얼굴들/ 오두막/ 등불을 든 처녀/ 닭들/ 베이컨/ 전주곡/ 수작/ 송어 부화장/ 인보일의 죽음/ 손수레/ 행렬/ 야생 히아신스/ 다시, 다시, 다시, 다시 마가렛/ 오두막 열(熱)
제3부|마가렛 Margaret
일/ 고기빵/ 애플파이/ 문학/ 길/ 거울들의 동상/ 다시 원로 송어/ 프레드를 찾아가다/ 다시 바람/ 마가렛의 오빠/ 다시, 다시 바람/ 목걸이/ 긴 의자/ 내일/ 당근/ 마가렛의 방/ 벽돌들/ 나의 방/ 다시, 등불을 든 처녀/ 다시, 다시, 다시, 다시, 다시, 마가렛/ 좋은 햄/ 일출/ 방패/ 빛 밝은 아침/ 무덤조/ 춤/ 함께 요리하기/ 악기들을 연주하고
책 속으로
내가 누구인지 당신은 좀 궁금해 하겠지만, 나는 정해진 이름을 갖고 있지 않은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다. 내 이름은 당신에게 달려 있다. 그냥 마음에 떠오르는 대로 불러 달라. 당신이 오래 전에 있었던 어떤 일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면, 예를 들어 누군가 당신에게 어떤 질문을 했는데 당신은 그 대답을 알지 못했다. 그것이 내 이름이다. 어쩌면 아주 세차게 비가 내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것이 내 이름이다. 아니면 어떤 이들이 당신에게 뭔가를 해달라고 했다. 당신은 그렇게 했다. 그러자 그들은 당신이 한 것이 틀렸다고 말했다. ‘잘못해서 미안합니다.’ 하고서, 당신은 다시 다른 뭔가를 해야 했다. 그것이 내 이름이다.
-본문 중에서
이윽고 나는 저 멀리서 소나무 숲을 빠져나오는 등불 하나를 보았다. 등불은 길로 내려와 그 다음엔 다리들을 건너고 워터멜론 밭들을 지났고, 이따금씩 길에서, 처음엔 이 길에서 그 다음엔 저 길에서, 멈춰 섰다. 나는 그 등불이 누구의 것인지 알고 있었다. 그것은 어떤 처녀의 손에 들려 있었다. 나는 밤에 산책하는 일을 시작하기 이전에 몇 년에 걸쳐서, 그녀를 여러 번 보았다. 그러나 그 처녀를 가까이 다가가서 본 적은 없었다. 나는 그녀가 누구인지 몰랐다. 나는 그녀가 조금은 나 같은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이따금씩 그녀도 밤에 잠드는 데 애를 먹는 것이리라.
밖에 나와 있을 때 그녀를 보면 언제나 내게 위안이 되었다. 나는 그녀를 뒤쫓아 간다거나 아니면 밤에 그녀를 보았다는 얘기를 해서, 그녀가 누구인지를 알아보려고 시도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상하게도 나의 여자였으며, 그녀를 보는 것이 내게 위안을 가져다주었다. 나는 그녀가 매우 예쁘다고 생각했지만 그녀의 머리칼이 무슨 색깔인지는 알지 못했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서평
“일곱 가지 태양이 뜨는 워터멜론 슈가 마을, 나도 그곳에 가고 싶다!”
미국 문학의 전설,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또 다른 역작!
마치 성서처럼 미국 젊은이들의 정신을 움직였던 『미국의 송어낚시』 뒤를 이어, 1960년대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 문학의 거장 리처드 브라우티건의 또 다른 명작! 워터멜론 슈가 마을, 이곳에서는 일주일 동안 날마다 다른 색깔의 태양이 빛난다. 그리고 그 색깔의 햇살을 먹고 자라는 일곱 가지 색깔의 워터멜론들이 있다. 사람들은 이 워터멜론 즙을 끓여서 얻은 워터멜론 슈가로 자신들이 원하는 물건을 만든다. 이 마을에서는 오두막집도, 들판도, 다리도 모두 달콤한 워터멜론 슈가로 만들어져 있다. 진하지 않으면서 은은하게 퍼지는 워터멜론 향기는 언제나 사람들에게 적당히 졸음을 자극한다. 하지만 늘 조용하고 평화롭게 보이는 이곳에서도 사랑과 배신, 그리고 ‘잊혀진 것들’로 인한 갈등이 시작되는데……. 자연과 문명, 인간과 사회의 대립 속에서 미국인들의 이상에 대해 섬세하고 매혹적으로 그리고 있는 화제의 문제작!
기본정보
ISBN | 9788992036481 | ||
---|---|---|---|
발행(출시)일자 | 2007년 10월 10일 | ||
쪽수 | 252쪽 | ||
크기 |
140 * 197
mm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In watermelon sugar/Brautigan, Richard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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