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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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한국경제 > 2011년 선정
작가정보
저자(글) 정인경
저자 정인경은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화여자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철학과 석사과정과 독일 베를린의 훔볼트대학교에서 고대 서양 철학 박사 과정을 마쳤다. 귀국 후 수원대, 숭실대, 대전대 등 여러 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최근엔 동탄 후마니타스 아카데미에서 일상의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인문학을 주제로 강의를 하였다. 불교 잡지 <해인지>의 ‘사랑할 땐, 별이 되어’라는 코너에서 삶과 사랑의 의미에 대해 연재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적 주제로서의 우애론」, 「아리스토텔레스의 실천지와 윤리덕의 관계」, 「빠울로 비르노의 다중 개념」, 「다중 : 새로운 주체성에 대한 탐구」가 있다.
목차
- 이주향 교수, 작가 정인경을 말하다
정인경, 아버지의 딸
들어가는 글
꿈은 사라지지 않는다, 시간을 넘어설 뿐이다
가질 수 없는 꿈이 나를 괴롭혀도 괜찮다
Ⅰ 잃어버린 곳에서 온 기억
1 아이에게 : “너는 누구니?”
2 쓴 교훈은 필요 없어, 난 단 것을 원해
3 여우 아이 : 나는 날마다 살아 있는 간을 먹는다
Ⅱ 무너진 가족의 나쁜 꿈
1 그림자 남자 : 무정이 유정이 되어
2 공범자 가족
3 배덕을 상상하다
Ⅲ 잊을 수 없는 꿈
1 방앗간 정경
2 무거운 발은 위대하다
3 나는 반복 없는 삶을 살고 싶다
4 붉은 날 : 개와 늑대 사이
Ⅳ 꿈의 봉인을 뜯다
1 실업자 : 바느질하는 여신
2 인생은 언제나 첫 장면 : 불혹의 유혹
3 길들일 수 없는 고양이 영혼
4 사랑은 중독이다
Ⅴ 꿈의 귀환
1 꿈이 들려주는 이야기
2 행복을 배달하는 우편집배원
3 마음의 문제 : 심장은 그냥 안다, 본질적인 것을
4 현자의 꿈
Ⅵ 이 세상 밖이라면 어디라도
1 겨울 산과 순례자
2 세상의 경계에 서다
3 채소밭을 가꾸는 남자
4 조퇴하고 꽃구경 가다
책 속으로
단맛이 응축된 사탕의 달콤함은 유혹 그 자체였다. 나는 그 맛을 한번 보면 그만둘 수 없었다. 부모의 생각대로 내가 무절제한 존재가 될까봐 두려웠다. 나는 도덕적 성숙을 위해 단맛을 끊기로 작정했다. 종교적인 배경에서 단맛을 거부하기로 했다. 거룩함에 대한 복종으로 단맛을 버리기로 했다.
그리고 무절제와 악에 대한 방어기제로 쓴맛을 선택했다. 글쎄 누가 쓴맛을 좋아할까? 나는 원래 쓴맛을 싫어했다. 그래서 통제하기가 수월했다. 내 욕구를 쉽게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쓴맛은 도덕적 자아 형성의 지름길이었다. ___‘쓴 교훈은 필요 없어, 난 단 것을 원해’ 중에서
하얀 소금이 깔린 큰 접시를 내 무릎 위에 놓으면, 엄마는 가늘고 길게 찢은 생간을 차가운 접시에 담아 주었다. 검붉은 간을 굵은 소금에 굴리는데, 하얀 소금에 핏물이 들었다. 그때 나는 이상한 쾌감을 느꼈다. 그것은 마치 내가 한 동물을 죽인 듯한 잔인한 쾌감이었다. 하얀 소금 위에 방울방울 떨어진 핏물은, 흰 눈 위에 사냥한 고기의 피를 흘린 사냥꾼의 자취와도 같았다.
나는 그때 설원의 에스키모 사냥꾼이고 싶었다. 아니 무시무시하게 잔혹한 한 마리의 짐승이고 싶었다. 사냥감을 물어뜯는 피범벅의 야수가 되고 싶었다. ___‘여우 아이’ 중에서
장 콕도는 개보다 고양이를 좋아했다. 그 이유는 그가 경찰 고양이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고양이는 인간의 필요에 의해 길들일 수 없다. 그래서 양치기 고양이, 사냥 고양이, 시각장애인 안내 고양이, 서커스 고양이, 썰매 끄는 고양이는 없다.
고양이는 고양이의 명예를 걸고 그 무엇에도 도움이 되지 않기로 작정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도 고양이에게서 눈에 보이는 소용을 바란다면, 사향 고양이의 똥 안에서 발효된 커피 알갱이를 정제해서, 어마어마한 돈을 주고 루왁 커피로 마실 수 있다는 것이다. ___‘길들일 수 없는 고양이 영혼’ 중에서
나는 다시 그곳에 가고 싶었다. 그곳의 평화가 그리웠다. 그때 나는 집이, 학교가, 심지어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한번은 우연하게 그곳에 갔었고 목숨과 맞바꿀 정도로의 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내가 갈 곳이 어디인지는 몰랐고, 어떻게 가야 할지도 몰랐다. 더구나 살아서 가고 싶었다.
우선은 나는 내가 속한 곳에서 나가고 싶었다. ___‘조퇴하고 꽃구경 가다’ 중에서
출판사 서평
거친 세상 속으로 모험을 떠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바치는 비밀의 노트
『여우 아이』는 꿈과 무의식이라는, 인간 내면에 숨어있는 심리를 심도 깊게 해석한 에세이집이다. 철학 박사인 저자의 이력답게 책을 읽고 난 후, 독자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전체적으로 몽환적인 디자인과 내용으로 이루어져 다 읽고 나면 기나긴 꿈을 꾼 듯한 느낌을 준다.
이 책은 옴니버스식 구성으로 총 22가지의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등장한다. 꿈속에서 저자는 엄마 뱃속의 태초 모습으로 돌아가기도 하고, 살아 있는 간을 탐하는 여우 아이도 된다. 때로는 단맛을 탐하여 사탕을 빨면서 눈물 흘리고, 위대한 겨울 산의 순례자가 되기도 한다. 저자는 그 속에서 사람들이 잊고 지냈던 혹은 잃어버렸던 인간의 본능과 야성을 일깨워주고 가족의 의미와 사랑 그리고 자아 성찰까지 되짚어 주어,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힘을 전해준다.
“비록 가질 수 없는 꿈이 나를 괴롭혀도 오늘도 나는 꿈을 꾼다.”
꿈에 대한 심도 깊은 해석을 담은
옴니버스식 심리 에세이
사람은 누구나 꿈을 꾼다. 그것이 악몽이든 길몽이든, 그 속에는 우리의 삶과 내면의 심리가 들어있다.
저자 정인경은 “나는 꿈을 꾼다. 고로 존재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녀에게 있어 꿈은 존재의 이유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다양한 꿈들을 통해 우리 안에 깊숙이 숨겨져 있던 본능과 열망을 드러낸다. 『여우 아이』는 일반적인 자서전 스타일의 에세이들과 조금 다르다. 이 책은 에세이집이면서 마치 한 편의 짧은 소설과도 같다. 또는 기나긴 시 같기도 하다.
『여우 아이』에서 저자는, 우리에게 잃어버린 꿈과 욕망에 대해 상기시킨다. 우리의 깊은 내면에 꿈틀거리는 야성과 치열한 본능, 절대로 길들일 수 없는 자유 영혼에의 의지, 되풀이 되는 삶의 장면들을 결연히 끊고자 하는 결단들이 문장과 어구 하나하나에 배어있다. 그러면서도 인간과 자연에 대한 사랑 또한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 속에 담긴 인간의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과 메시지를 통해 독자는 이 힘겨운 인생을 살아 내기 위한 힘과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추천평
저절로 가까워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마 이 생에서 정인경 선생과 나는 그런 인연일 겁니다. 자폐에 가까울 만큼 내성적인 그녀, 돌아가신 그녀의 아버지 말고는 감히 말하건대 내가 아마 그녀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일 겁니다. 우리는 80년대 학교를 같이 다녔습니다. 내가 이대를 다닌 것은 두 정 선생을 만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한 분은 내 스승 정대현 선생이고, 또 다른 이는 바로 그녀입니다. 나는 그녀 인생의 증인이고, 그녀는 또 내 인생의 증인이기도 합니다.
그녀가 아버지를 위해 글을 쓴다고 했을 때 나는 참 반가웠습니다. 아, 이제 그녀의 봉인이 풀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무엇을 하고 살아도 변함없이 자기를 잘 경영했을 그녀가 이제 자기 얘기를 통해, 삶을, 삶의 비밀을 얘기하려 한다고 느꼈습니다.
그녀가 아버지를 위해 글을 쓴다는 것은 자기를 사랑하게 됐다는 겁니다. 아버지의 사랑을 받으며 사랑이 된 여자, 아버지를 증오하며 세상과 멀어진 여자, 아버지와 화해하며 세상과, 그리고 자기 자신과 화해하게 된 여자, 그녀가 정인경입니다.
그녀의 아버지와 내 아버지는 비슷한 시기에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동시에 삶의 지향성이 바뀌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녀는 사랑에 대한 감수성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나는 생각합니다. 그것은 그녀의 지혜고 사명이라고. 그녀가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바치는 이 책은 세상을 향한 그녀의 진실과 사랑에 힘이 생겼음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 ‘이주향 교수, 작가 정인경을 말하다’ 중
기본정보
ISBN | 9788991976269 |
---|---|
발행(출시)일자 | 2011년 02월 21일 |
쪽수 | 227쪽 |
크기 |
140 * 190
mm
|
총권수 | 1권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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