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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박승준은 1954년생. 서울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공군사관학교 중국어 교관을 거쳐, 1982년 4월부터 2010년 2월까지 28년간 조선일보 기자로 일했다. 한·중 수교 이전 3년7개월간의 홍콩특파원, 수교 이후 두 번에 걸친 베이징(北京)특파원 등 모두 세 차례 11년 동안 조선일보 특파원으로 중국 땅을 누비면서 활발한 취재활동을 펼쳤다. 서울 근무 기간에는 중국 전문기자로 많은 기사와 칼럼을 썼다. 1989년 5월 소련공산당 서기장 미하일 고르바초프와 중국 최고지도자 덩샤오핑(鄧小平)간의 ‘30년만의 중·소 화해’, 같은 시간 베이징에서 벌어진 천안문 사태를 현지 취재했다. 중국에 관한 이 같은 보도와 심층 논평으로 2006년 위암(韋菴) 장지연 언론상을 수상했다.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 주룽지(朱鎔基) 총리,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덩샤오핑의 아들 덩푸팡(鄧樸方) 등 많은 인사들을 인터뷰하는가 하면, 한ㆍ중 수교를 앞두고 “수교를 희망한다”는 중국 측 메시지를 한국정부에 전하는 밀사 역할을 맡기도 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민간기구 '내셔널 시큐리티 아카이브(National Security Archive)'에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안보보좌관 헨리 키신저와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사이의 '1971년 한반도 비밀대화록'을 입수, 석사 논문을 썼다. 박사학위 논문 “한중수교의 배경과 의의 연구 : 한국의 현실주의 적응과 중국의 전통주의 복귀” 가 이 책의 바탕이 됐다. '등소평 평전', '중국이 재미있다', '중국 중국인 똑바로 보기' 등의 저서가 있다.
목차
- 프롤로그; 소멸에서 부활로 나아가다
제1장; 청일전쟁이 남긴 것
제2장; 냉전, 그리고 한국전쟁
제3장; 훈풍에 감싸인 미국과 중국
제4장; 마오쩌둥 가고, 덩샤오핑 떠오르다
제5장; 한 편의 드라마, 역사적인 한·중 수교
에필로그; 마이어스의 현문현답
부록; 1) 첸치천(錢其琛)의 한·중 수교 회고
2) 장쩌민(江澤民)의 한·중 수교 회고
3) 키신저·저우언라이(周恩來) 대화록(1971년 7월)
4) 키신저·저우언라이(周恩來) 대화록(1971년 10월)
출판사 서평
한·중 외교 100년의 궤적을 훑다
이 책은 한국 언론인으로서는 가장 오랜 기간(11년) 중국특파원으로 근무한 저자가 파헤친 한·중 관계 100년의 기록이다. 종주국과 번국, 즉 ‘종번(宗藩)’으로 인식되던 두 나라는 19세기말 대등한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래 역사의 격랑에 떠밀리며 부침을 거듭했다. 그러다가 20세기 후반에 와서 다시금 정식 국교를 트기까지의 우여곡절과, 당시의 동북아 정세가 시대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었다.
권말 부록으로 덧붙인 첸치천(錢其琛)과 장쩌민(江澤民)의 한·중 수교 회고, 그리고 두 차례에 걸친 키신저·저우언라이(周恩來) 대화록(1971년 7월, 10월)을 통해서는 긴박했던 한·중, 미·중 수교의 내막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서울대 중문과를 졸업하고 중국전문기자로 일하는 한편, 금년 2월 고려대학에서 <한·중 수교의 배경과 의의 연구>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땄다. 이 책은 학위논문을 바탕으로 일반독자들이 보다 쉽고 흥미롭게 두 나라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재정리한 것이다.
청나라가 파견한 첫 외교사절
중국인들의 전통적 ‘천하관’에 따르면 중국이 곧 세계이며, 세계가 곧 중국이었다. 그런 천하관에서 볼 때 근대 이전 동아시아에는 ‘외교’라는 말이 존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영국과 청이 두 차례에 걸쳐 벌인 아편전쟁의 결과는 중국인들의 전통적인 천하관을 바꾸어놓았다. 1876년 6월29일 자금성(紫禁城) 서쪽 자광각(紫光閣)에서 청 황제 동치제(同治帝)가 베이징에 주재하는 외국공사들로부터 세 번 무릎 꿇고 아홉 번 이마를 조아리는 ‘삼궤구고(三·九叩)’의 인사 대신 서서 허리만 굽히는 ‘국궁(鞠躬)’의 인사를 받는 것으로, 중국인들의 전통적인 천하관은 무너졌다. 국제사회를 보는 시각에서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 아니라 중국도 세계의 일부라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일으킨 중국은 1876년 10월 영국에 처음으로 공사를 파견하는 새로운 중국 외교사를 썼다.
이후 청조는 30년 동안 모두 18개 국가에 연인원 68명의 공사, 또는 부사(副使)를 파견했고, 1877년부터는 57개 지역에 영사를 파견했다. 이 가운데 3명의 공사가 대한제국으로 파견된 것이었다. 중국이 대한제국을 비롯한 외국에 외교사절을 파견한 것은 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라는 천하관을 부인한 것이었다.
짧았던 한·청 외교관계
1897년 10월12일, 19세기가 저물어가던 당시 한반도에 대한 일본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던 상황에서, 고종의 조선왕조는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고쳤다. 그 다음 해인 1898년 8월13일 청(淸)은 쉬서우펑(徐壽朋)을 대한제국 주재 공사로 파견했고, 4년 남짓한 시간이 흐른 뒤였지만 대한제국도 이에 맞추어 1902년 10월31일 박제순(朴齊純)을 청국 주재 공사로 파견했다.
물론 당시 대한제국과 청의 외교행동은 청·일 전쟁의 결과로, 1895년 4월17일 청과 일본 사이에 체결된 시모노세키(下關)조약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는 했다. 시모노세키조약 이전의 청과 조선의 관계는 일반적으로 ‘조공(朝貢)관계’로 알려진, 청의 입장에서는 이른바 ‘종번(宗藩)’이라고 부르던 관계였다. 그러던 청과 조선의 관계가 시모노세키조약에 따라 대등한 관계로 전환되었다. 조선과 청의 관계에서는 수 천 년 한·중 교류사에서 처음으로 상호 대등한 국가로서 외교관계를 맺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1905년 11월17일 대한제국과 일본 사이에 을사조약이 체결돼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일본이 대리하게 됨으로써, 1898년 8월에서 1905년 11월까지 짧았던 7년3개월간 지속됐던 대등한 한·중 관계는 소멸하게 됐다. 을사조약에 따라 청은 대한제국 주재 청국 공사관을 총영사관으로 바꾸고, 1906년 2월3일 마팅량(馬廷亮) 총영사를 대한제국에 파견함으로써 사실상 공식 외교관계는 준(準)외교관계로 전환됐다. 대한제국과 청의 한·중 관계는 1910년 8월29일 한·일합병조약이 체결되고, 이틀 뒤인 8월31일 대한제국 주재 청국 총영사 마팅량(馬廷亮)이 그의 대한제국에서의 마지막 보고서를 본국 청국에 보내고 철수함으로써 완전 소멸됐다.
다시 맺어진 한국과 중국
1910년 8월 이후 대한제국 주재 청국 총영사마저 철수한 이후 완전 소멸됐던 한·중 관계는 80여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1992년 8월24일 다시 부활했다. 이번에는 대한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 사이에, 상호 자주·독립적이고 대등한 관계로 공식 외교관계를 맺었다. 1980년대를 전후해서 한국은 아시아의 ‘네 마리의 작은 용’이라는 별명으로 상징되는 NIES의 일원으로 빠른 경제성장을 이룩했고, 이 사실에 자극받은 중국공산당 지도부는 덩샤오핑을 중심으로 1978년에 개혁개방을 시작했다. 중국은 그러면서 한국과의 경제교류를 위해 사회주의 국가와 자본주의 국가라는 이데올로기의 장벽을 넘어 1992년 8월 한·중 수교를 결정했다. 대한제국과 청으로서 헤어졌다가, ‘대한민국(大韓民國·Republic of Korea·ROK)’과 ‘중화인민공화국(中華人民共和國·Peoples republic of China·PRC)’으로 다시 만난 것이다.
이처럼 19세기 후반에 끊어졌던 역사의 단절이 20세기 후반에 와서 수교가 이뤄짐으로써 복원됐다. 그런 의미에서 1992년의 한ㆍ중 수교는 ‘한·중 관계의 부활’, 혹은 ‘국교회복’이나 ‘복교(復交)’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이 될 것이다. 19세기 후반에 대한제국과 청이 서로 평등하고 대등한 관계로 외교관계를 수립했고, 당시에 이미 대한제국과 청이 한·중 관계라는 외교용어를 사용했으며, 각각 대한제국과 청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한반도와 중국 대륙의 대한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이 한 세기만에 다시 수교한 것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91965126 |
---|---|
발행(출시)일자 | 2010년 03월 10일 |
쪽수 | 337쪽 |
크기 |
153 * 224
* 30
mm
/ 642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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