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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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2013년 독일에서 발간된 이 책 『예술의 힘(Die Kraft der Kunst)』은 멘케의 그러한 포괄적 관심들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책의 제목에서도 암시되듯 그의 미학에서 “힘(Kraft)”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힘’은 근대적 주체 개념의 전제가 되는 “능력”과 대조적으로 쓰이는 개념으로, 헤르더(Herder)의 “어두운 힘”이라는 용어에서 착안해 멘케가 자신의 미학적 개념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개념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크리스토프 멘케
저자 크리스토프 멘케(Christoph Menke)는 1958년에 태어나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와 콘스탄츠 대학교에서 철학, 독문학, 예술사를 공부하였다. 1987년 콘스탄츠 대학교에서 논문 「해석학에 따른 미적 체험의 부정성」 (Nach der Hermeneutik. Zur Negativit?t ?sthetischer Erfahrung) 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1995년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논문 「인륜적인 것 속에서의 비극: 헤겔과 근대의 자유」(Trag?die im Sittlichen: Hegel und die Freiheit der Moderne)로 교수 자격 취득학위를 받았다. 1997년부터 1999년까지 뉴욕의 사회연구를 위한 뉴스쿨(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에서 부교수로 재직하였다. 2011년부터 포츠담 대학교 인권센터의 공동소장으로 활동했으며, 이후 포츠담 대학 교수를 거쳐 2009년부터 프랑크푸르트의 요한 볼프강 괴테 대학교 실천철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인권의 혁명. 정치적 힘의 새 개념에 대한 기초적 텍스트들』(Die Revolution der Menschenrechte. Grundlegende Texte zu einem neuen Begriff des Politischen Kraft), 『미학적 힘: 미학적 인간학의 근본 개념』(Kraft), 『비극의 현재 : 판단과 놀이에 대한 시도』 (Die Gegenwart der Trag?die. Versuch ?ber Urteil und Spiel) 등을 주어캄프 출판사에서 출판했다.
목차
- ㆍ 서문
ㆍ 예술의 힘, 일곱 가지 테제
제1부/ 미학적 범주들
1. 예술작품 : 가능성과 불가능성의 사이
1) 가능성과 현실성
2) 예술의 파악 불가성
3) 창작과 작품의 역설
ㆍ 부설(附設) : 예술과 자연 사이
4) 창작에서의 갈등
2. 아름다움 : 직관과 도취 사이
1) 행복의 약속
2) 에로스의 모순 : 직관과 도취
3) 미학적 유토피아 : 가상에서의 행복
3. 판단 : 표현과 반성 사이
1) 판정 가능함
2) 세 가지 사례
3) 판단의 미학적 비판
ㆍ 부설 : 예술작품에서의 판단의 비판
4) 판정 가능한 것의 판단 : 네오 라우흐의 〈관직〉
4. 실험 : 예술과 삶 사이
1) 예술의 실험
2) 연기의 예
ㆍ 부설 : 실험과 인상
3) 삶의 실험
4) 자기 실험
ㆍ 첨서(添書) : 실험과 제도
제2부/ 미학적 사유
1. 사유의 미학화
1) 테아트로크라티
2) 미학적 사유
ㆍ 부설 : 예술과 철학
2. 미학적 자유 : 의지에 반(反)하는 취미
1) 자율
2) 소비주의
3) 의지에 반(反)하는 취미
ㆍ 첨서 : 미학적 자유의 개념 구조에 대한 여섯 가지 명제
3. 미학적 평등 : 정치의 가능화
1) 아무도 아니거나 모두
2) 자연으로부터
ㆍ 부설 : 이해에서의 평등
3) 미학적 평등
ㆍ 참고문헌
ㆍ 선행연구
출판사 서평
크리스토프 멘케(Christoph Menke)는 한국에 그리 알려지지 않은 사상가이다. 멘케는 프랑크푸르트 학파인 아도르노 계열의 철학적 미학자로서 그의 미학은 단지 예술의 영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철학적 인식 전체를 통괄하는 차원에서 예술을 말하고 미학을 말한다. 따라서 그의 미학은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특성이기도 한 사회비판적 시각을 함축하며 그 관심은 미학을 넘어 인식, 사회, 정치의 영역을 관통하며 그 가운데 예술과 미학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통찰하게 해준다.
2013년 독일에서 발간된 이 책 『예술의 힘(Die Kraft der Kunst)』은 멘케의 그러한 포괄적 관심들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책의 제목에서도 암시되듯 그의 미학에서 “힘(Kraft)”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힘’은 근대적 주체 개념의 전제가 되는 “능력”과 대조적으로 쓰이는 개념으로, 헤르더(Herder)의 “어두운 힘”이라는 용어에서 착안해 멘케가 자신의 미학적 개념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개념이다.
‘어두운 힘’이란 이성이 알 수 없다하여 어두운 힘이고 예술 안에 바로 그 힘이 작용한다. 미학은 이에 대한 사유이다. 그리고 이로부터 소위 말하는 “미학적 반성”과 “미학적 사유”가 생겨난다. 이들은 철학적 반성과 철학적 사유와 구분되는 인식의 장(場)으로서, 칸트가 『판단력 비판』에서 구분하고 있는 “규범적 판단”과 “반성적 판단”에서 둘의 차이가 잘 나타난다. ‘규범적 판단’은 오성의 개념적 범주가 전제되며 일어나는 판단인 반면, ‘반성적 판단’은 오성과 상상력의 자유로운 유희에서 일어나는 판단이다. 전자가 실천 이성의 자유 차원에서 일어나는 판단이며 자연과 분리된 상태에 머무는 반면, 후자는 오성과 상상력의 일치를 통한 자연과의 합일에서 일어나는 판단이다. 즉 반성적 판단은 자유가 자연과 일치하는 차원에서 일어나는 판단이며 칸트는 이러한 판단을 특별히 “미학적 판단”이라고 부른다. 즉 미학적 판단에서 칸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온전한 판단이란 미적 세계와 미적 경험을 반드시 전제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멘케는 칸트의 미학을 바움가르텐의 미학과 비교하며, 후자가 아직 이성적 인식의 틀, 합리적 미학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반면, 전자는 미학을 이성의 영역으로부터 완전히 분리시키고 있다고 보며 칸트가 지닌 미학사적 의미를 부여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의 한계 역시 지적한다. 즉 칸트의 미학이 철학적 사유와 철학적 반성으로부터 미학적 사유와 미학적 반성을 분리시키고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미학적 판단 역시 이성으로 수렴되는 것임을 지적하며 미학의 독자적 이론으로서 한계를 꼬집고 있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멘케는 ‘어두운 힘’을 말한다.
멘케 미학에서 ‘힘’은 이성의 영역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미학의 독자적 영역이다. 멘케가 한 번도 직접 언급한 사상가는 아니지만, 하이데거의 “존재의 부름”과도 같은 맥락에서 그 '힘'은 이해된다. ‘존재의 부름’에 이끌려 인간은 일상적 “그들(Man)”의 세계와 그들이 만든 “나”의 정체성으로부터 거리를 두며 ‘존재’ 즉 진아(眞我)를 찾기 위해 “현존재”로 선다. ‘존재의 부름’은 나를 ‘참나’로 존재하게끔 부르는 힘이다. 나의 의식 저편의 힘이다. 하이데거는 이 존재의 부름에서 은폐된 진리의 비(非)은폐를 말하고 비은폐의 표현으로서 예술을 말한다.
하이데거가 실존주의 계열에서 존재가 지닌 그 힘을 말하고 있다면, 멘케는 아도르노의 부정변증법의 계열에서 그 힘을 말하고 있다. 하이데거가 세상에 현존하지만 세상을 떠난 인간 내면의 불교적 요소를 지닌다면, 멘케는 세상 안에 나타나는 “허상(Schein)”을 말하며 이를 미학적 세계로 규정함으로써 미를 세상과 분리시킨다. 미는 ‘허상’이자 ‘유토피아’이지만 세상의 비전이자 희망(블로흐)과도 같은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멘케는 미를 세상적 삶과 분리시키며 동시에 연결시킨다. 미는 세상에 속하지 않은 ‘허상’이지만 동시에 세상에 “행복의 언약”(스탕달)으로 홀연히 나타나며 세상과 언약의 형태로 관계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예술은 ‘허상’일 수 있지만 세상현실에서는 ‘행복의 언약’인 것이다. 그 언약 안에 알 수 없는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멘케의 미학은 예술의 영역을 넘어 정치,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두루 적용되며 사회비판적 기능을 한다. 이 지점에서 멘케가 등장시키는 개념이 근대의 주체 개념이다. 근대적 주체는 무언가 할 수 있는 “능력”을 전제한다. 이 능력은 칸트의 실천이성과 자유 개념으로 소급되는 능력이다. 나의 자율적 이성이 무엇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양산해내는 것이다. 그러한 것으로 주체는 연습과 훈련을 통해 정립될 수 있다. 그리고 규율사회는 그러한 주체를 훈육하기 위해 교육이라는 제도를 마련한다. 결국 주체란 규율사회에 적합한 사회적 윤리적 주체를 말한다.
멘케는 이러한 근대주체의 능력이 칸트가 말하는 규범적 판단에 근거한다고 보며, 아이러니하게도 그 주체는 자기 자신을 “가능”하게 한 자신의 근원을 떠난 주체라고 말한다. 근대적 의미의 주체는 자신의 근원을 떠나야만 비로소 주체가 되는 주체인 것이다. 이를 위해 멘케는 그러한 주체의 이면에 놓인 이성적 합리적 “이론(Theorie)” 개념을 분석한다. ‘이론’이라는 용어의 기원은 원래 그리스 사상의 테오리아(theoria) 즉 “관람자”이다. 사자(使者)로서 축제공연을 관람하는 테오리아는 자신을 내세우기보다 관람자로서 축제공연에 참석하고 관찰하고 보는 자이다. 이러한 테오리아의 기원을 분석하며 멘케는 개념적 ‘이론’의 기원이 “보는 것”임을 밝힌다. 이는 다시 말하면 개념과 규범적 판단에 근거하는 근대주체의 기원이 “보는 것”임을 말하는 것이다. 멘케는 여기서 철학적 사유와 구분되는 “미학적 사유”의 정의를 도출해낸다.
철학적 사유가 본 것을 보도하고 담론으로 만들어 개념화하고 공론화하는 사유라면, 철학적 사유는 이미 ‘보는 것‘을 떠난 사유이고 오직 그러할 때만 가능한 사유이다. 그러할 때만이 본 것을 객관화하고 이론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미학적 사유는 철학적 사유가 이미 떠난 ’본 것‘이 사유의 근원임을 밝히는 사유이다. 즉 철학적 사유 이전의 사유이며 주체 이전의 사유이다. 미학적 사유는 주체의 능력과 그것의 기원인 힘을 관계를 밝히는 사유이다.
그러한 것으로 미학적 사유는 주체의 능력이 이룩한 문화, 사회, 정치 영역의 제도를 능력 이전의 ‘힘’의 차원에서 바라보고 비판을 가능하게 한다. ‘능력’과 ‘힘’의 관계를 밝힘으로써 제도가 지닌 모순을 비판하게 한다. 비판 자체는 아니지만 비판을 가능하게 한다. 예술의 ‘힘’은 주체 ‘능력’의 산물인 인식, 정치, 비판의 영역에는 근거하지 않지만, 오히려 그들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비판을 가능하게 한다. 미학적 사유는 ‘힘’과 ‘능력’의 관계를 밝힘으로써 철학적 인식의 기원을 지속적으로 드러내는 사유인 것이다.
한편 이 힘이 주체의 상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고대의 미학이 근대적 의미의 주체가 완전히 결여된 “열광”(소크라테스) 개념에 근거한다면, 고대의 예술론과 현대미학의 미묘한 차이를 멘케는 바로 그 주체성에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 『예술의 힘』에서 멘케가 논하는 바그너의 탄호이저가 그러한 인물이다. 그는 ‘힘’과 ‘능력’의 세계, ‘탈아’와 ‘자아’의 상태를 오가는 인물로 묘사되고 있으며 그의 노래는 두 세계를 연결시키는 매개로 묘사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예술은 탈아적 세계와 근대주체가 이룩한 제도의 세계를 중재하는 매개이다. 따라서 예술을 매개로 하는 미학적 사유는 주체를 자신이 떠난 근원과 연결시켜 주고 다시 주체로 돌아오게 하는 통로가 되어준다. 그렇게 함으로 사유를 갱신하고 세계를 갱신한다. 여기에 멘케의 미학이 자리한다.
소크라테스의 고대 미학이 디오니소스적 요소만 요청했다면, 현대미학은 디오니소스적 요소와 아폴론적 요소 모두를 요청 한다(니체). 이 양면성이 현대미학의 종합적 성격이고 종합적이기 때문에 두 세계를 연결시켜 주며 동시에 두 세계의 비판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으로서 미학은 근대주체의 인식론적 한계에 대한 대안이자 동시에 주체를 온전히 부정하는 포스트모더니즘 미학의 대안이 되기도 한다. 이것을 밝히는 멘케의 미학은 새로운 철학이다. 인식과 정치현실에 속하지는 않지만 바로 그러하기 때문에 새로운 인식과 새로운 정치현실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한 것으로서 멘케의 미학은 현대철학에서 독특한 위상을 지니고 있으며 그 미학적 사유의 대상은 어두운 힘이 작용하는 예술이 되는 것이다. (옮긴이 신사빈)
기본정보
ISBN | 9788991761780 | ||
---|---|---|---|
발행(출시)일자 | 2015년 01월 23일 | ||
쪽수 | 256쪽 | ||
크기 |
152 * 224
* 20
mm
/ 470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Die Kraft der Kunst/Menke, Christop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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