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기 구겐하임: 예술과 사랑과 외설의 경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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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예술계의 신화적 존재, 페기 구겐하임
저자는 페기 구겐하임을 ‘최고의 순간에, 최적의 장소에서, 최고의 사람으로서 가장 훌륭한 능력을 지닌 존재’라고 말한다. 광산 재벌 구겐하임 가문에서 태어나, 아버지를 타이타닉 호 침몰사고로 잃고 다소 복잡한 어린 시절을 보낸 페기는 늘 스스로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갈망에 목말라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일까? 천부적인 예술적 재능을 그녀는 깨닫지 못했지만, 예술을 사랑하고 수집하는 그녀의 노력은 현대미술의 발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녀가 컬렉터로서 유명 인사가 되었던 것은 아니다. 많은 유산을 물려받았음에도 형편없는 판매 실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예술 중독자로서, 몇 번의 결혼과 이혼의 반복 등으로 고단한 삶을 살아가야 했던 한 여인으로써 페기 구겐하임은 예술과 사랑, 그리고 외설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했던 것이다. 큐비즘, 초현실주의 그리고 추상 표현주주의의 진정한 후원자이자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된 페기 구겐하임의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책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앤톤 길
지은이 앤톤 길(Anton Gill)은 잉글리시 스테이지 컴퍼니, 영국예술평의회, BBC 등에서 활동했으며, 1984년에 작가로 전향,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20여 년 동안 20여 권의 책을 집필했으며, 그가 가장 몰두한 주제는 동시대 역사와 관련된 것으로 주요 저서로는 『지옥으로부터의 귀환: 강제수용소 생존자들과의 대화』(H. H. 윈게이트 상 수상), 『화염 속의 춤: 전쟁 중의 베를린, 그리고 영광스런 패배: 르네상스에서부터 히틀러까지 독일의 역사』 등이 있다.
옮긴이 노승림은 이화여자 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공연예술전문지 월간 『객석』 기자, 성남아트센터 홍보실 과장, 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 등 문화예술계 현장에서 다방면으로 경험을 쌓았다. 현재는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이자 음악 칼럼니스트, 문화예술 관련 자유 기고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화여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한 뒤 영국 워릭대학교에서 문화정책학으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월간 『객석』 음악 담당 기자와 대원문화재단 사무국장을 거쳐,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정책대학원 문화행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또한 음악 칼럼니스트로서 각종 매체에 고전음악에 대한 글을 꾸준히 집필해 왔다. 지은 책으로는 『예술의 사생활: 비참과 우아』, 『나와 당신의 베토벤』(공저)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바흐: 천상의 음악』, 『음악이 흐르는 동안 당신은 음악이다』, 『평행과 역설』, 『음악과 권력』, 『페기 구겐하임』이 있다.
목차
- 어느 예술 중독자의 삶|책을 펴내며
어린 시절
난파선
상속인
구겐하임과 셀리그먼
성장
해럴드와 루실
출발
유럽
파리
로렌스,모성,그리고 '보헤미아'
프라무스키에
사랑과 문학
헤이포드
사랑과 죽음
영국의 시골 정원
전환점
구겐하임 죈
다시 파리로
막스와 또 다른 출발:마르세유와 리스본|간주곡
미국으로의 귀환
귀환
금세기 미술관
회고록
베네치아
과도기
필라초
유산
"낙엽은 맴돌며 떨어지네..."
자신만의 기념비를 세운 컬렉터|종결부
감사의 말
예술과 사랑,보수와 외설 사이에서|옮긴이의 글
옮긴이의 주(註)
참고자료
참고문헌
사진출처
인명 찾아보기
가계도
출판사 서평
자신만의 기념비를 세운 컬렉터
'페기는 큐레이터가 아니었으며 체계적인 훈련도 받지 않았다.
그녀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였고 컬렉팅은 그녀에게 창조적인 행위였다.
그녀는 기능적 세계의 사람이 아니었을뿐더러 어떤 점에서는 이를 추월하고 있었다.'
-치바 크라우스(화가, 페기 구겐하임의 지인)
세상에 전설적인 예술가는 많다. 하지만 전설적인 컬렉터는 페기 구겐하임이 거의 유일하다. 예술가가 아닌 컬렉터로서 20세기 예술계에 신화적인 존재로 자리잡은 페기 구겐하임의 삶은 끝없는 폭풍의 연속이었다. 『페기 구겐하임: 예술과 사랑과 예술의 경계에서』는 복잡하고, 무질서하며, 주목받아 마땅한 이 여인의 삶을 야심차게 기록하고 있다. 이 책은 공적, 사적으로 수집한 각종 자료, 즉 출판물, 미출간 원고, 일기, 인터뷰, 가십, 이메일, 전화통화, 비디오 테이프, 팩스, 웹사이트 등 페기에 관한 모든 자료를 샅샅이 모아서 재구성한 집요한 관찰기이다. 그만큼 단순한 전기를 뛰어넘는 흥미롭고 비밀스런 내용들을 포괄하고있으며, 지은이 앤톤 길이 모순의 파열음을 감수하면서까지 인용한 페기의 사생활과 관련된 각종 가십과 러브 스토리, 일상의 기록은 한층 강렬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앤톤 길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컬렉터로서의 페기의 재능이 얼마나 탁월한 것인가, 그리고 ‘실제로’ 그녀는 어떤 사람이었는가 하는 점이다. 컬렉터로서의 명성에 못지않게 그녀를 유명인사로 만드는 데 한몫한 화려한 남성 편력에 가려진 그녀의 진짜 모습 말이다.
지은이에 따르면 그녀는 “최고의 순간에 최적의 장소에서 최고의 사람으로서 가장 훌륭한 능력을 지닌 존재”였다. 광산 재벌 구겐하임 가문에서 태어나, 타이타닉 호 침몰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복잡한 어린 시절을 보낸 페기는 늘 스스로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갈망에 목말라 했다. 이 책에는 로렌스 베일, 존 홈스, 막스 에른스트 등과 결혼과 이혼을 거듭하면서 동시에 예술 애호가이자 수집가로 성장하는 그녀의 모습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특히 거창한 예술관이나 컬렉팅의 목적 등을 설파하는 모습이 아니라, 지인에게 보낸 편지, 일상의 디테일한 묘사를 통해 페기 구겐하임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손에 잡힐 듯이 그려낸다.
'싸울 때마다 튀어나오던 옹고집 기질과 우정을 나눌 때의 따스한 온정, 관대함과 신랄함, 우울한 분위기 그리고 더 큰 웃음을 위해 기꺼이 포기할 줄 아는 대범함, 청교도에 버금가는 보수성과 에로틱에 대한 무모한 중독, 이 모든 것이 그녀의 인격을 구성하는 모순된 본질이었다.'
-모리스 카디프, 『멀리 있는 친구들』에서
페기의 삶은 현대미술의 발전과 동일선상에 있었다. 그 이전에는 새로운 출발이라는 것 자체가 부재했다. 적어도 페기의 관심은 샤갈, 키리코, 뒤샹, 피카비아와 같은 20세기 초 화가들의 다다이즘과 초기 초현실주의 작품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애초에 페기는 당대 예술의 흐름에 대해 별로 아는 바가 없었다. 수집 취향도 결코 체계적이지 못했으며, 학자도 아니었고, 지성이 넘치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학자와 예술가들 모두와 교류하고 흠모했으며 그들과 즐겁게 어울릴 줄 알았다. 평생을 따라다닌 자신의 존재 자체에 대한 고민과 애정결핍 등으로 인한 강박관념에 시달리면서도 그녀는 위대한 용기와 품격의 소유자였고, 이런 재능들을 통해 훌륭하게 삶을 이어갔다.
물론 모든 예술가들이 그녀를 사랑한 것은 아니었다. 예술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줄 모르는 그저 돈 많고 근시안적인 아마추어 호사가 정도로 여기는 시선도 많았다. 일례로 1940년대 대단한 입지를 구축한 피카소는 작품을 사러 온 그녀를 대놓고 무시하면서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부인, 란제리 매장이라면 2층에 있습니다.'
그러나 페기는 결국 자신만의 기념비를 세운 컬렉터로 그 이름을 남겼다. 허버트 리드, 마르셀 뒤샹, 하워드 퍼첼, 앨프리드 바, 롤랜드 펜로즈 등 훌륭한 감식안을 지닌 이들을 멘토로 선택해 그들의 충고에 귀 기울일 줄 알았고, 잭슨 폴록을 알아보고 그의 성장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기도 했다. 막스 에른스트, 이브 탕기, 브란쿠시 등 1910~50년 사이에 활동한 작가들의 스펙트럼을 가장 폭넓게 보여주는 컬렉션을 쌓아가면서 페기 구겐하임은 스스로 전설로 남았다.
어느 예술 중독자의 삶
페기 구겐하임은 중독자의 운명을 타고났다. 그 중에서도 특히 예술을 향한 사랑은 남달랐다. 그녀의 컬렉션은 시장 가치가 아닌, 그 자신의 실존적 가치로서 의미를 지닌다. 컬렉션이 없다면 컬렉터는 존재할 수 없다. 그녀가 죽을 때까지 엄청난 비용을 감수하면서 컬렉션을 유지하고, 테이트 갤러리 등 자신의 컬렉션을 온전히 보존할 수 있는 곳을 찾기 위해 애쓴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컬렉션이 곧 자신의 정체성이라니, 과연 예술 중독자라고밖에 할 수 없는 삶이 아닌가.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그녀의 컬렉션이 개인적인 취향에 치우치지 않고, 공인으로서의 본분을 유념하며 구성되었다는 점이다. 페기의 컬렉션은 동시대의 미술 흐름과 함께 호흡하며 예술가들의 충실한 러닝메이트 역할을 하고 있다.
'1940년대를 미국에서 보내는 동안, 그녀는 동시대 미술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녀는 그러한 일을 주로 뉴욕 시 웨스트 57번가에 있는 ‘AoTC 갤러리’(금세기 미술관)를 통해 성취했다. 그곳에 전시된 그녀의 개인 컬렉션은 몇몇 유럽 예술가들과 인텔리겐치아 회원, 그리고 갤러리 전시를 통해 젊은 재능에 대한 그녀만의 관용과 격려를 대신했다. 이 모든 것은 뉴욕 파의 양성에 도움이 되었다.'
-멜빈 폴 레이더, 『페기 구겐하임의 금세기 미술: 초현실주의파의 배경과 미국의 아방가르드, 19472-47』에서
중독자의 삶이란 으레 그렇듯 녹록하지 않다. 보통 사람들은 꿈도 꾸기 어려운 유산을 물려받았지만, 페기로서도 컬렉션을 유지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페기는 꾸준히 그림을 사 모았지만, 현대미술 작품을 사려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았던 당시의 현실은 혹독했다. 프레데릭 키슬러가 설계해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작품이나 마찬가지인 금세기 미술관을 세우고, 예술가들을 후원했지만 형편없는 판매 실적과 그로 인한 손실은 미술관 문을 닫아 해결하는 것 외엔 방법이 없었다. 마지막 전시였던 〈폴록〉 전은 유례없는 대성황을 이루었지만 그림은 기대만큼 팔리지 않았다. 그러나 뉴욕 시절 금세기 미술관을 통해 페기가 이룬 업적은 찬사받아 마땅한 것이었다. 그녀가 금세기 미술관을 닫고 베네치아로 떠나자 위대한 예술 평론가 클레멘트 그린버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그녀의 떠남은 미국 미술계에 심각한 손실을 끼칠 것이다. 미스 구겐하임이 괴짜에 가까운 애정으로 후원해온 ‘비사실주의’ 미술은 몇몇 사람들에게 오해를 샀으며, (중략) 그녀가 새로운 화가들을 금세기의 어느 누구보다도 진지한 시선으로 관찰했던 최초의 인물이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가 격려해온 예술가들이 무르익을수록, 미국 미술사에서 그녀의 존재는 더욱 위대해질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방황과 방탕으로 점철된 페기의 ‘무대 뒤’ 인생은 수많은 가십과 악담, 스캔들, 눈요깃거리로 가득했지만, 인생의 후반에 이르면서 서서히 제대로 된 평가와 인정을 받았다. 결국 ‘페기 구겐하임’은 큐비즘, 초현실주의 그리고 추상 표현주의의 진정한 후원자이자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되었다.
'이제까지 그려온 작품 가운데 최고의 작품을 그리고 있던, 또한 도움이 절실했던 폴록을 그 순간에 어느 누구든 그녀처럼 도와주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최고의 찬사를 받아 마땅할 것이다. 그녀가 어떻게 보였는지 또는 누구와 잤는지 무엇을 입었는지에 대해서는 굳이 주목할 필요가 없다. 그녀가 현대미술을 수집하고 장려하며 무엇을 이루었는가를 보아야 한다. 만약 내가 그 반만큼만이라도 성취했다면, 나는 대단히 창조적인 삶을 살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로렌스 B. 샐랜더(미술품 딜러)
예술과 사랑과 외설의 경계에서
앤톤 길은 예술 중독자로서 페기의 인생을 끈질긴 집념으로 기록하고 있다. 페기 인생의 매 순간을 촘촘하게 때로는 과감하게 구성하고, 방대한 양을 압도하는 유려한 문장은 혼돈과 환희가 교차하는 그녀의 삶만큼이나 매력적이다. 예술과 사랑, 그리고 외설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줄타기를 한 페기의 아슬아슬한 삶의 여정을 그에 못지않은 열정으로 따라간다.
“앤톤 길은 활기와 당당함으로 이 특별한 이야기를 이끈다. 그는 어려운 주제를 소화하고자 최선을 다했으며, 그 대상에게 갸륵한 연민을 보여준다. 또한 그녀의 놀라운 사랑의 인생을 해명하고자 국제 미술계의 마키아벨리적인 복잡성을 낱낱이 조사하며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셀리나 헤이스팅스, 『선데이 텔레그라프』
“짜릿한 일화와 음란한 인용의 귀중한 발견!”
-미란다 세이모어, 『선데이 타임스』
“매력적이고, 외설적인 책. 앤톤 길은 구겐하임의 예술가적인 진보와 인맥을 매우 유능하게 연대기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앤드류 리세트, 『문학 리뷰』
“미술 컬렉터가 되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일까? 이 풍부하면서도 광범위한 전기를 본다면 그 대답은 ‘대단히’가 될 것이다.”
-린 바버, 『뉴 스테이트먼』
기본정보
ISBN | 978899163639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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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출시)일자 | 2008년 02월 25일 | ||
쪽수 | 787쪽 | ||
크기 |
148 * 210
mm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Peggy Guggenheim : the life of an art addict/Gill, Anton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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