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의 아침 9: 제5부 강토 삼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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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중에도 우리는 먹고사는 문제와 직면하게 된다. 가족을 위해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하고 그 돈으로 쌀을 팔고 의복도 사야 한다. 인간이 숭고한 척해도 사실 별 거 아닌 것이다. 제아무리 고고한 누대(樓臺)에 앉은 사람도 먹고 싸는 것이 기본인 것을 어쩔 것인가. 인간이 좀 더 고개 숙이고 겸손한 태도를 지녀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코로나를 퇴치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는 세상의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한다. 소설 쓰는 일을 평생 직업으로 삼고 있는 나는 다만 코로나가 정치 도구화 되는 것을 경계하면서 인류의 시험대는 이번 코로나가 마지막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작가정보
전남 화순에서 출생하여 서울, 광주, 안성 등지에서 성장했다. 동국대, 연세대, 한국외대 대학원에서 문학 및 언론학을 전공했다. 현재 법무연수원 외래교수, 법무부 인권강사, 영화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다.
계간 『문학과 의식』(가을호)에 단편 〈황소의 반란〉, 무크 『언어의 세계』에 중편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발표작품으로 소설집 『고양이와 소녀』, 『붉은 노을』, 『월하(月下)의 노인)』(近刊), 연작소설 『베틀』, 장편 『타배(駝背)의 불춤』, 『술꾼』(전2권), 『고개숙인 남자』, 『소설 단발령』, 운동권 소설 『텐트를 치는 여자』(전2권), 『아름다운 날들』(전2권), 『바람산의 아이들』, 『소설 천추태후』(전2권), 『젊은 날의 약속』, 5부작 대하소설 『국경의 아침』 등 40여 권의 저서가 있으며, 올해의 작가상, 월인문학상, 한국문예진흥원 창작기금, 한중 10대 작가 선정, 2017 통일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목차
- 제5부 〈강토(疆土) 삼천리〉를 시작하면서 _ 5
53장 심장을 주오 _ 9
54장 여우(女優) _ 51
55장 동침(同寢), 어떤 약속 _ 105
56장 곰열〔熊膽〕 _ 151
57장 만월(滿月) _ 204
58장 마음의 감옥 _ 246
59장 의문의 지령(指令) _ 275
60장 가장 위대한 지령(指令) _ 303
61장 찬란하고 위대한 (1) _ 329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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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주제를 이끌어 가는 인물들에게서 강력한 생명력을 느낀다. 이것은 어쩌면 척박한 환경에서 대하소설이란 장르를 새롭게 열어가는 작가의 치열한 의지일지 모른다. 언급하지만, 천성래의 대하소설〈국경의 아침〉은 조정래의 〈태백산맥〉 이병주의 〈지리산〉에 버금가는 분단문학의 또 다른 전율스런 백미(白眉)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삼대 세습의 공포와 굶주림과 압제 속에서도 한 인간이며 가장(家長)이고자 하는 주인공 이명호의 사투(死鬪)를 벌이는 몸부림에서, 우리는 결코 희망을 잃지 않는 인간승리를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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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래의 〈국경의 아침〉은 인류 역사상 마지막 분단국가인 우리의 부끄러운 역사에 가하는 통렬한 일침(一針)이다. 그럼에도 이 소설을 읽다보면 인간이 얼마나 위대하고 영묘한지 절로 깨닫게 된다. 실제 노벨문학상을 받을 만큼 소설을 잘 쓰는 작가가 우리에게도 수없이 많다. 하지만 노벨문학상이 작품성만으로 평가되는 것이 아님은 다 안다. 그러나 우리가 이 상(賞)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아프고 치욕스럽지만 인류 마지막 분단국가를 주 소재 혹은 테마로 전쟁, 인권, 평화 등의 화두를 치열하고 집요하게 탐구하면 이룰 수 있다. 한국의 작가에게 언젠가 노벨문학상이 주어진다면 이런 관점에서 〈국경의 아침〉이 그 디딤돌 역할을 하리라는 생각을 갖는다.’
책 속으로
제5부 〈강토(疆土) 삼천리〉를 시작하면서
제5부 〈강토 삼천리〉를 떨리는 마음으로 시작하여 이제 그 첫 책을 세상에 내보낸다. 제4부를 집필하며 시작된 코로나는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기세를 더해가고 있다. 인류의 권력에 맞서기라도 하듯 코로나는 우리들 생활 깊숙이 침투해 우리의 삶을 갉아먹고 있는 것이다. 나는 〈강토 삼천리〉를 쓰는 내내 인간으로서 자연(自然)과 우주(宇宙)에 관한 공손한 예의(禮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이것은 제4부 서문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이상, 가치, 행복 같은 추상적 언어들과 궤를 같이 한다. 인간이 비록 다른 생명체보다 지능이 뛰어나서 엄청난 문명을 누리며 세상을 호령한다 해도 절대 위대한 것이 아님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인류의 욕망이 만들어낸 고약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여전히 우리 곁에 복병(伏兵)처럼 존재하고 있다. 사람들은 인간이 아니라 영원히 바이러스와 싸워 이겨내는 것을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른다.
이런 중에도 우리는 먹고사는 문제와 직면하게 된다. 가족을 위해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하고 그 돈으로 쌀을 팔고 의복도 사야 한다. 인간이 숭고한 척해도 사실 별 거 아닌 것이다. 제아무리 고고한 누대(樓臺)에 앉은 사람도 먹고 싸는 것이 기본인 것을 어쩔 것인가. 인간이 좀 더 고개 숙이고 겸손한 태도를 지녀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코로나를 퇴치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는 세상의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한다. 소설 쓰는 일을 평생 직업으로 삼고 있는 나는 다만 코로나가 정치 도구화 되는 것을 경계하면서 인류의 시험대는 이번 코로나가 마지막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제5부 〈강토 삼천리〉는 이렇듯 심란한 마음의 갈피에서 잉태한 작품이다. 내가 여태 살아오면서 사람들이 가장 힘들어 하던 시기인지라 항상 죄인 같은 심정으로 원고를 메웠다. 세계는 여전히 격동치고 있으며 풍랑처럼 요동치는 국제정세, 국가 간의 힘겨루기, 남북의 급변사태, 국내정치 환경의 변화 등을 보면서 집필된 작품이기에 제5부를 시작하기까지 몹시 심신이 고달팠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다. 원고지 매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대목이라 작가의 힘은 파하게 되고 책상 앞에서 일어서기 힘들 정도로 온몸이 오그라들었지만 캄캄한 현기증마저도 작품에 대한 나의 열정을 주저앉힐 수는 없었다.
제5부 9권(1천 6백매), 10권(1천 7백매)은 부제와 같이 강토 삼천리를 오가며 질곡(桎梏)의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운명적 인물들의 삶이 펼쳐진다. 제4부〈저 구름 흘러흘러〉가 목숨을 담보한 유랑(流浪)의 길이었다면 제5부〈강토 삼천리〉는 유랑의 역사 위에서 이제 새롭게 뿌리[根〕를 내리고 살아보려는 민중들의 몸부림이 주를 이루게 된다. 남북분단이란 운명이 만들어놓은 징검다리 같은 삶은 발을 잘못 디디면 허방에 빠져버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생이 그렇듯, 어떤 인물은 제대로 발을 내딛기도 하고 어떤 인물은 그만 수렁에 빠지게도 되는 것이다.
제1부, 제2부가 공화국의 역사, 체제, 문화와 양식 등을 의복처럼 두르는 이야기를 펼쳐온 것이라면 제3부는 공화국의 정치적 혼돈, 주민 삶의 핍박, 주민들의 의식 및 정신의 변화, 남북 대치에 따른 공화국의 철저한 위장 등의 모습이 저층에 깔려 있고, 제4부는 가족의 의미, 인생의 이별 그리고 진정한 삶을 찾아 역경 속에서 모험을 하는 과정이 나타나고 있다.
제5부는 강토 삼천리를 떠돌며 질곡의 삶을 살아오면서 이제 뿌리를 내려 보려는 민초들의 삶이 펼쳐지고 있다. 제9권: 심장을 주오, 여우(女優), 동침, 곰열, 만월, 마음의 감옥, 의문의 지령, 가장 위대한 지령, 찬란하고 위대한(1), 제10권: 찬란하고 위대한(2), 미로의 종소리, 하나원, 청배(請拜), 야밤삼경의 그림자, 일촉즉발, 최후의 허락된 시간, 혼돈의 장(章), 에필로그 등으로 전개되고 있다. 제5부는 이 대하소설을 마감하는 대장정으로서 등장인물들의 삶이 어떻게 자리매김 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들의 삶이 결과적으로 치열하게 살아온 만큼의 가치를 지닌 삶이 되는지 어떤지는 아무도 모른다. 왜냐하면 치열했던 그들의 삶을 섣불리 평가할 수는 없을 뿐더러 그들의 삶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대하소설 〈국경의 아침〉에 인생을 저당 잡힌 듯 살아오면서 사람이 인간답게 사는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1만 2천매라는 방대한 원고를 써내려가면서 그 안에 녹아 있는 가족의 의미, 사랑과 이별, 정치와 사상의 투쟁성, 파멸과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질곡의 순간들을 실제처럼 목도하게 되었다. 그런 중에도 새롭게 싹튼 강인한 생명력을 느꼈고, 우리의 아픈 역사에서 희망이란 끈을 놓아버릴 수가 없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원고지에 마지막 마침표를 찍게 되는 날, 이제 편안하게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단잠을 좀 자고 싶을 텐데 그런 황홀한 약속을 하기에는 불면의 밤이 아직은 너무 깊은 듯도 하다. 이렇게 원고지를 메우고 있는 깊은 밤에도 강토 삼천리에 떠다니는 가엾은 민중들의 울음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오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2021년 5월 천 성 래
기본정보
ISBN | 9788991622791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6월 30일 |
쪽수 | 352쪽 |
크기 |
155 * 225
* 21
mm
/ 545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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