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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이래 파괴된 책은 몇 권이라 될까? 대략 추정해 보아도 머리털이 곤두설 정도다. 사라진 책의 40% 정도는 홍수,지진 같은 자연재해와 화재,조난 같은 사고, 책벌레, 좀 같은 곤충과 동물, 특징 언어의 사멸, 문학적 조류의 ?와 같은 문화적 변이, 그리고 책의 재질 자체가 지닌 결함 때문이다. 나머지 60%는 인간의 자발적인 파괴 때문이다. 우연히 발생한 것처럼 보이는 많은 화재도 사실은 인간이 저지른 것이기 때문에 책파괴의 주요인은 소위 '인재'라고 할 수 있다. -조구호(옮긴이의 말 중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페르난도 바에스
페르난도 바에스
1947년 베네수엘라에서 태어난 도서관학자, 시인, 에세이스트, 소설가다. 교육학 석사학위와 도서관학 박사 학위를 받고, 몇 년 동안 메리다의 로스 안데스 대학교에서 재직했다. 책파괴에 관한 연구,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파괴된 이라크 문화유산에 관한 연구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알렉산드리아 옛 도서관의 역사 Historia de la antigua biblioteca de Alejandria』(‘빈띨리아 오리아 에세이상’ 수상, 2003), 『이라크 문화의 파괴 La destruccion cultural de Iraq』(노암 촘스키가 서문을 씀, 2004), 『책파괴의 세계사 Historia universal de la destruccion de libros』(2004) 등의 연구서와 소설 『캠브리지의 번역가 El traductor de Cambridge』(2005)를 출간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단편들 Los fragmentos de Aristoteles』(2002),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그리스어, 라틴어, 까스띠야어 판본 La poetica de Aristoteles. Edicion en Griego, Latin y Castellano』(2003) 같은 고대 그리스어 텍스트를 스페인어로 번역했다. 바에스가 이라크에 관한 책을 출간하자 미국 정부는 그를 ‘기피인물(persona non grata)’로 지목했다.
한국외대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콜롬비아의 까로 이 꾸에르보 연구소와 하베리아나대학교에서 문학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와 한국외대 외국문학연구소에서 각각 포스트 닥(Post Doc.) 과정을 이수했다. 배제대 교수를 거쳐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백년의 고독', '사랑의 모험', '칠레의 모든 기록', '항해지도', '어느 미친 사내의 5년 만의 외출', '룰루의 사랑', '터널', '암피트리온', '이야기하기 위해 살다: 마르케스 자서전', '과학의 나무' 등이 있다.
목차
- 서문
제1부 고대 세계
제1장 근동
책 파괴는 수메르에서 시작된다.
에블라와 시리아의 매장된 도서관들
바빌로니아의 도서관들
아슈르바니팔의 위대한 도서관
히타이트의 비밀의 책들
제2장 이집트
이집트의 라메세움
비밀 파피루스의 소실
이집트에 있던 ‘삶의 집들’
토트의 금지된 책들
제3장 그리스
폐허와 쪼가리들 사이
엠페도클레스의 시들의 파괴
프로타고라스에 대한 검열
플라톤도 책을 불살랐다
아르테미스 신전의 파괴
고대 그리스의 어느 의사
두 명의 책 파괴자들
제4장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급속한 발전과 최후
제5장 그리스의 기타 고대 도서관들의 파괴
페르가몬 도서관
아리스토텔레스의 사라진 책 수백 권
폐허가 된 그 밖의 도서관들
제6장 이스라엘
궤, 그리고 율법을 새긴 석판들의 파괴
예레미야의 책
히브리 책에 대한 숭배
사해(死海)의 두루마리들
성서를 먹은 예언자들
제7장 중국
파괴자 진시황
불교서적에 대한 박해
제8장 로마
제국에서 자행된 검열과 박해
도서관들이 사라져 버린 어느 세계
헤르쿨라네움의 불타버린 파피루스
제9장 기독교 과격주의의 유래
마법 관련 서적들에 반대했던 성 바오로
기독교도들에 반대했던 포르피리우스의 책들
그노시스 교파의 텍스트들
초기에 출현한 이교
히파티아의 살인
제10장 책에 대한 망각과 책의 취약성
무관심이 책을 파괴한 경우
지배적인 언어
제2부 비잔틴 시대에서 19세기까지
제1장 콘스탄티노플에서 실종된 책들
제2장 사제들과 야만인들 사이에서
도서관들이 무덤처럼 닫혀 있었을 때
아일랜드의 원고들
수도원들
양피지 사본들과 다른 모순들에 관해
책의 수호자들
제3장 아랍 세계
알라무트와 살인자들의 도서관
훌라구와 바그다드의 책 파괴
제4장 중세의 모호한(수상한) 열기
아벨라르두스의 금서들
반역자 에리우게나
탈무드와 다른 히브리 책들
마이모니데스에 대한 검열
단테의 비극
사교(邪敎)들
제5장 무슬림 통치하의 스페인과 다른 역사들에 관해
알만소르가 불태운 책들
이븐 하즘의 금지된 시들
국토회복 전쟁기 스페인에서 이루어진 코란의 파괴
제6장 멕시코에서 불살라진 코덱스들
신대륙 발견 이전의 코덱스들을 조직적으로 제거
중남미 원주민들에 의한 책 파괴
제7장 르네상스 전성기
실종된 마티아스 코르비누스 도서관의 장서
구텐베르크가 소장했던 도서의 파괴
이단자 미카엘 세르베투스
뮌처의 재세례파 신자들
피코 델라 미란돌라의 도서관
박해와 파괴
두 가지의 특이한 경우들
제8장 종교재판
종교재판소와 책에 대한 검열
신세계에서의 종교재판
제9장 점성학자들에 대한 선고
파괴된 엔리케 데 비예나의 책들
신비한 작품, 『암호술(暗號術)』
노스트라다무스의 금서
존 디의 비밀 도서
제10장 영국의 검열
정교(正敎)가 지은 죄
박해받은 검열자
영국에서 발생한 종교적인 투쟁들
제11장 화재와 전쟁과 오류들 사이
런던의 대화재
에스코리알 수도원과 고대 원고의 소각
파괴된 책들 사이의 아이작 뉴턴
아르니 마그누손의 장서
사고와 재난의 세기들
피넬리의 장서
유명한 조난들
책들에 대한 전투
미국 의회 도서관의 화재
코튼의 텍스트들
베네수엘라 메리다의 세미나리오 학교의 도서관
제12장 혁명과 박해에 관해
자유정신에 대한 적개심
프랑스에서 이루어진 지성인에 대한 공격들
프랑스 혁명 당시의 책 파괴
유식한 폭정과 케케묵은 폭정
1871년의 파리 코뮌
라틴아메리카에서 벌어진 독립과 혁명을 위한 전쟁
제13장 순수를 찾아서
쟈콥 프랑크
나크만 데 브라츨라프
어둠 속에 묻혀 버린 버튼의 원고들
비도덕적이라는 이유로 불타 버린 책들
다윈과 논쟁을 유발한 그의 저서
뉴욕의 종교재판관
제14장 책 파괴에 관한 연구들
제3부 20세기와 21세기의 시작
제1장 스페인 내전기에 파괴된 책들
제2장 나치의 책 파괴
제3장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당한 도서관들
제4장 근대문학의 검열과 자체검열
조이스에 대한 공격들
작품이 파괴된 다른 작가들
미국 정부의 검열
박해당한 작가들
근본주의에 맞선 살만 루시디
작가들이 후회할 때
제5장 재난의 한 세기
한림원과 세계대사전
기억이 위기에 처했을 때
로스엔젤리스 도서관과 레닌그라드 도서관의 대화재
제6장 테러 체제들
발틱해 연안 지역의 몰수와 검열
검열 체제들
중국의 문화혁명
아르헨티나의 독재
근본주의자들
쿠바: 2중 전술
폐허로 변한 국가 팔레스타인
제7장 인종적(민족주의적) 증오
세르비아의 책 살해
책 없는 체첸
제8장 종교, 이데올로기, 섹스
성적 숙청
문화적 숙청
학생들, 그리고 교과서에 대한 학생들의 증오
“해리포터”의 경우
제9장 자연적인 적들과 합법적인 적들 사이
책의 자연적 적들에 관해
자기 파괴적인 책자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책들
발행인들이 책을 파괴할 때
세관들의 경우
제10장 테러리즘과 전자 전쟁
도서관에 대한 테러리즘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 대한 공격
책-폭탄
전자책에 대한 말살
제11장 이라크에서 파괴된 책들
역자 후기
추천사
책 속으로
I. 바그다드의 수수께끼
《우리의 기억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문명과 글과 법의 요람은 불타 버렸다. 재만 남았다.》 나는 바그다드에서 어느 중세사학자로부터 이 말을 들었다. 며칠 뒤 그는 바아스 당(黨)에 속해 있다는 이유로 체포되었다. 그가 이 말을 했을 때 그는 이미 대학이 지닌 현대적인 체제를 포기하고 있었다. 대학 도서관의 책이 예외 없이 약탈당하고, 강의실과 실험실이 파괴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는 짙게 그늘진 얼굴로 교문 옆에 혼자 서 있었다. 아마도 그는 속으로 절규를 하며 상념에 잠겨 있었거나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을 것이다. 아니 그가 무슨 말을 뱉어낸다 해도 그 말 역시 중동에서 이따금 들렸고 끝없이 지속되던 그 긴 소음의 일부에 불과했을 것이다. 그가 나를 쳐다보았을 때 그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기다리는 사람이 누구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람은 도착하지 않았고, 몇 분 뒤 나는 그가 건물 옆에 떨어졌던 미사일 한 방 때문에 움푹 팬 분화구 주위를 돌아 정처 없이 멀어지는 것을 보았다.
…
2003년 5월, 바그다드에 도착한 나는 새로운 형태의 문화 파괴가 간접적이고 부정한 방법으로 자행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는 말을 하면 될 것 같다. 미군이 도시를 점령한 뒤, 갈피를 못 잡고 경거망동하는 등의 실수 때문에 문화의 말살 과정은 시작되었다. 그것은 1954년의 헤이그협정, 1972년과 1999년의 의정서 조항을 위반하는 행위였다. 미군은 이라크의 지식 센터들을 불태우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보호하지도 않았다. 이런 무관심은 범죄 집단들에게 백지 위임장을 내준 꼴이었다. 이런 교묘한 문화 파괴주의에 더 기발한 방법의 문화 파괴가 가세했다. 그것은 사담 후세인 체제의 상징에 대한 증오심을 자극시켰던 선전 문구에 고무된 약탈자 군중이 저지른 것이었다. 박물관과 도서관이 그 나라에 존재하던 권력 구조와 동일시되었다는 사실을 잊지 않을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박물관과 도서관이 불길에 휩싸였을 때 사람들은 침묵을 지킴으로써 그 재난을 정당화시켜 버렸다.
…
책이 탄생한 바로 그 곳에서 이처럼 기억의 살해가 자행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출판사 서평
세상에서 사라져 버린 책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
사실, 책과 도서관의 기원에 관한 기록은 수백 권도 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책 파괴에 관한 책은 거의 없고, 바에스의 『책 파괴의 세계사』처럼 방대하고 심오한 책은 단 한 권도 없었다. 지구상에서 사라져 버린 ‘모든’ 책을 모두 다루고 있는 『책 파괴의 세계사』를 읽다 보면 온갖 정보와 지식과 끊임없이 이어지는 질문들에 압도당하고, 한 줌 재로 변해 버린 귀한 책들의 짧은 일생에 가슴아파하고, 인간의 야만성, 비이성적이고 이율배반적인 면모에 전율하고, 저자의 치열한 탐구욕과 열정과 식견에 감동하게 된다.
2003년 5월 10일, 베네수엘라의 도서관학자 페르난도 바에스는 폐허로 변한 바그다드 국립도서관을 찾아갔다. 미군이 도시를 점령하고 있는 동안 도서관 건물이 두 번의 공격과 약탈을 겪은 뒤였다. 가장 처참한 사건은 4월 10일에 발생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도서관으로 몰려들어 쇼핑을 하듯 모조리 가져갔다. 첫 번째 약탈자 무리는 가장 중요한 원고들을 서둘러 약탈했다. 무너져 버린 체제에 혐오감을 느끼고, 굶주림에 지쳐 있던 다른 약탈자들은 도서관을 황폐화시켰다. 13일에는 약탈자들이 군인들의 수동적인 태도를 이용해 서고에 휘발유를 뿌리고 책을 불태웠다. 서고를 불태우기 위해 책으로 모닥불을 만들었다. 마이크로필름 문서를 소장한 3층에는 남아 있는 것이 없었다. 불기운이 어찌나 셌던지 대리석 바닥까지 훼손되었다. 이라크의 국립문서고도 파괴되었다. 오토만 제국의 기록물과 법령 등 천만 건이 넘는 문서가 사라져 버렸다. 수많은 책이 구조되어 비밀 장소로 옮겨지긴 했지만 백만여 권의 책이 불탔다. 이어지는 며칠 동안, 바그다드 대학교 도서관을 비롯해 이라크 국내 수십 개 대학교의 도서관과 바소라의 자연사 박물관, 이슬람 도서관 등이 불탔다.
파괴되고 약탈당한 도서관이 남긴 교훈
이라크의 여러 도서관과 박물관이 겪은 참상을 목도한 바에스는 세계 책파괴의 역사에 관한 책을 쓰기 시작한다. 이 특이한 세계사는 수메르와 바빌로니아 문명이 탄생한 이라크에서 시작해 반쯤 파괴된 현재의 이라크에서 끝난다. 애초에 바에스는 엄청난 분량의 자료를 입수하고 분석해 거대한 작품으로 완성하려 했다고 한다. 만약 바에스가 소장 재료를 모두 기술했더라면, 여러 권짜리 ‘불명예의 세계사’, 또는 ‘인류의 공포 백과사전’이 되었을 것이나, 결국, 광범위한 지식을 솜씨 좋게 요약해 놓은 이 책 『책파괴의 세계사』가 탄생하게 된다.
그렇다면, 유사 이래 파괴된 책은 몇 권이나 될까? 대략 추정해 보아도 머리털이 곤두설 정도다. 사라진 책의 40% 정도는 홍수, 지진 같은 자연재해와 화재, 조난 같은 사고, 책벌레, 좀 같은 곤충과 동물, 특정 언어의 사멸, 문학적 조류의 변화 같은 문화적 변이, 그리고 책의 재질 자체가 지닌 결함 때문이다. 나머지 60%는 인간의 자발적인 파괴 때문이다. 우연히 발생한 것처럼 보이는 많은 화재도 사실은 인간이 저지른 것이기 때문에 책파괴의 주요인은 소위 ‘인재(人災)’라고 할 수 있다. 1933년 5월 나치 정권이 책 수백만 권을 파괴하자, 당시 《뉴스위크》는 이를 ‘Holocaust of books’로, 《타임》은 ‘bibliocaust’로 규정했다. 스페인 소설가 뻬레스 레베르떼는 “책 한 권이 불탈 때 그 책과 관련되어 있는 모든 삶이 죽음과 동시에 인간의 영혼도 죽기 때문에 책과 도서관의 파괴는 그 어떤 경우에도 정당성을 획득하기 어렵고 그 어떤 설명도 가능하지 않은 가장 잔인한 행위”라고 역설했다.
기본정보
ISBN | 9788991482166 | ||
---|---|---|---|
발행(출시)일자 | 2009년 03월 25일 | ||
쪽수 | 424쪽 | ||
크기 |
153 * 224
mm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Historia universal de la destruccion de libros/Fernando Baez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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