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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들은 가장 평범한 청소년이자 청소년인권운동을 오랫동안 해온 당사자들이다. 청소년의 눈을 통해 바라본 청소년인권의 현실을 가장 구체적이면서도 근본적인 고민을 실천적으로 행동하고 있다. 이들은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의 활동가들이다.
공현/김명진/김찬욱/무직인꿈틀이/바람/박승훈/밤의마왕/블랙투(한김종희)/생선/이름없음/피엡(김동욱)/호적돌(최성용)/휴
저자(글) 김명진
목차
- 청소년 ‘문제’에서 청소년 ‘존재’에 대한 질문으로
1부 이딴것도 교육이라고!?
청소년의 눈으로 입시경쟁 바라보기
‘제대로 된’ 학습권과 여가권을 쟁취하자!
교육, 꼭 이래야 하진 않아요
강요되는 종교, 강요하는 교육
사교육과 청소년인권
학생 아닌 청소년의 권리 & 교육의 재구성
2부 미친학교를 혁명하라
두발․복장 규제, 넌 대체 뭥미?!
교편과 벌점에 맞서서
‘학교폭력’, 학생간 폭력? 학교의 폭력? 사회의 폭력?
사생활의 자유를 짓밟는 소지품검사!
청소년도 예외일 수 없는 정보인권 스토리
먹는 것에도 민주주의가 있다
3부 금지하는 것을 금지하라
학생회+학교에서의 ‘정치’
청소년은 정치적 동물이다
맹랑하지만 허무하진 않은 청소년 언론의 자유
청소년의 두 가지 ‘빈곤’
상상력이 청소년노동인권을 쟁취한다
청소년보호주의 씨에게 보내는 결투장
4부 우리를 위해서라고 말하지마!
가출하고 싶다…
친권과 가정의 ‘사회화’
‘야한 것’에 대한 이야기
‘이반 검열’에 도전하기
페미니즘(여성주의)과 청소녀니즘의 다면적 만남
2008 청소년인권선언
책 속으로
한국의 학교들은 입시준비소가 되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교육을 위해 입시가 있는 게 아니라 입시를 위해 교육이 있는…. “경쟁에서 이겨야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라는 가르침이 횡행하고, 급훈으로 “대학 가서 미팅할래, 공장 가서 미싱할래?”라는 말이 버젓이 걸리는 학교. 그러고도 사람들은 “공교육의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따위의 소리를 하곤 합니다. 이미 ‘교육’은 죽어버리고 없는데,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된다는 그 ‘공교육’이란 건 대체 뭘 말하는지 모르겠네요.(21쪽)
선생님, 질문 있어요!
이거 왜 배워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없습니다.
교육에 대해서 토론하는 자리에 당사자인 학생들이 낄 수 없는 것이죠. 교육이 계몽인 한에서는 ‘어떻게 길러낼 것인가.’의 문제만이 이야기되지, 교육받는 주체들의 입장인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할 수 없게 됩니다.(44쪽)
두발과 복장이 자유롭게 된다고 해서 누가 피해를 보나요? 설령 누군가(학교 앞 미용실? 교복 안 입은 학생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한 꼰대?)가 피해를 본다 해도 인권의 가치는 그런 가치보다 더 우선하지요.
또 이 청소년인권운동은 ‘학교를 살리는 운동’이기도 해요. 현재의 학교는 폭력적이고 권위적이며 국가주의적이고 전체주의적이죠. 즉 학교는 죽어있어요. 그리고 학교가 죽어있기에 그 속에서 살아가는 학생 역시 죽어가고 있고요. 따라서 학교를 좀 더 민주적으로, 좀 더 올바르게 만들어가는 것은 학생이 사는 길이며 결국 동시에 학교를 살리는 길이기도 해요.(108쪽)
학교 안에서 학생들의 정치 활동들은 거의 대부분의 학교에서 철저히 억압받고 탄압당하고 있어. ‘질서’가 깨진다는 이유로. ‘교칙’이라는 이름으로. 넌 ‘학생이니까’ 라는 이유로. 다른 아이들을 ‘선동한다’는 이유로. 가장 기본적인 권리조차 침해당하고 있는 거야.
학교 안에서의 정치는, 자발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게 중요해. 정치적인 모임이라든지 언론이라든지. 그렇기 때문에 언론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는 현재 학교 구조를 바꾸는 건 위에서 말한 학생회 문제만큼이나 중요하지.(182쪽)
“친권자들은 우리에게 권위를 내세우려고 한다. 강압적인 요구와 명령으로 “모든 것은 우리가 결정하는 것이야!”라고 말하고 있다. 순전히 친권자 마음대로 하는 것이다. 귀찮고 갈등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 아니면 우리를 그들만의 인형으로 만들려고? 하지만 앞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같은 인간이며, 또 다른 인간이다. 우리는 스스로 생각할 권리와 결정할 권리가 있다. 그것을 어떠한 이유였든 친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우리를 좌지우지 할 수 없다.”(270쪽)
출판사 서평
★ 청소년이 직접 쓴, 최초의 청소년 인권서
★‘청소년’의 반대말은 ‘자유’라며,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들이 한국 사회에 <유엔인권헌장>과 <헌법>을 들이대다!
★ 청소년에 씌워진 ‘미성년’이란 굴레, 시험성적에 따라 정제되고 분류될 ‘인적 자원’이라는 규정을 거부하는 청소년들의 ‘인간’ 선언!
★ 청소년 자신의 눈으로, 한국 교육의 현실과 청소년에 대한 한국 사회의 위선에 대해 가감없이 통렬하게 고발하고 폭로! 그리고 발랄한 상상력.
★ 불편한, 너무 불편한, 어른들이 읽기에는 너무 불편한, 그래도 귀를 기울여야 하는 청소년 인권 이야기
청소년 인권 운동을 하면서 정리했던 글들을 단행본으로 발간하고 싶다고, 청소년 몇 명이 메이데이 출판사를 찾아 왔을 때, 사실 처음에는 호기심 반 우려 반으로 대했습니다.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들이 --- 인권은 무슨 ---”
그런데 초고를 받아들고 검토하면서, 한편으로는 부끄러워지기 시작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유엔인권헌장>과 <헌법>을 들이대며 청소년이 ‘미성년자’가 아니라 한 ‘인간’임을 주장하는 것을 보면서, 청소년들의 고민의 깊이를 알게 됐고 마음이 뜨끔해졌습니다.
한국의 교육현실, 청소년들에 대한 어른들의 위선에 대해 가감없이 고발하고 폭로하고 조롱하는 글들을 보면서, 두 아이를 둔 어른으로서 심기가 불편해 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단행본으로 발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청소년을 ‘문제’로 보지 말고 청소년 ‘존재’에 대한 인정으로부터 출발하라”는 그들의 목소리에 수긍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청소년들 스스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직접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그 청소년들에게 얘기했습니다.
“하고 싶은 얘기 다 하라”고.
논리적이지 않아도, 표현이 거칠어도, 청소년 자신들의 목소리를 아낌없이 내라고.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들, 인권을 넘보다. ㅋㅋ>는 이렇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 책이 대한민국 어른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부끄럽게 만들고, 그래서 청소년을 다시 이해하고, 한국의 교육 현실에 대해 다시 뼈저리게 성찰하고, 바꿔나갔으면 합니다.
이 책이 입시경쟁에 내몰린 한국의 청소년들에게 ‘미성년자’가 아니라, 한 보편적인 인권과 권리를 갖는 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청소년기를 살아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되돌아보고 고민하고 또 실천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글을 쓴 청소년들은 얘기합니다.
“우리를 ‘미성년자’나 ‘인적자원으로 보는 것은 청소년을 교육받아야 하는 미성숙한 인간, 완성되지 않은 인간, 도중인 인간, 준비단계인 인간으로 규정하는 것입니다.
바로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머리 길이와 모양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몽둥이로 엉덩이를 맞고, 출석부로 머리통이 깨지고, 빗자루로 얼굴이 쓸리고, 주먹으로 뺨을 강타당해도 그것은 폭력이 아닙니다.
정제의 과정입니다.
성숙으로 가기 위해 주어지는 도움이 되어 버립니다.
우리의 가방과 호주머니는 일상적 감시의 표적이 됩니다.
학생들은 학교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됩니다.
미성숙한 학생은 학교의 주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의 주체는 더욱 아닙니다.
그런데 감히, 정치라니요.
교육감 선거가 아무리 우리와 큰 관련이 있다 해도 우린 그냥 조용히 있어야 합니다.
미성숙하고 완성되지 않았으니까요.
완성된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에게 인간으로서의 권리는 박탈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여기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자신들의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위해 직접 나섰습니다.
한국 사회의 현실에서 참 쉽지 않은 결단입니다.
“청소년인권운동은 이러한 지점에서 청소년의 외침을 만들어 내고 사회의 사람들이 듣게 합니다.
‘보호’의 미명 아래 ‘억압’당하지 않기 위해서 청소년인권운동은 시작되었습니다.
이것은 청소년에 씌워진 ‘미성년’의 굴레를 벗기 위한 운동입니다.
‘미성년’이라는 이름 아래서 자행되는 수많은 차별과 폭력들로부터 삶을 되찾기 위한 운동입니다.
다시 말해 타인에게 신체를 구속당하지 않을 권리, 구타당하지 않을 권리, 굴복당하지 않을 권리, 검열 받지 않을 권리, 우리의 목소리를 낼 권리, 문화와 삶을 향유할 권리 등, ‘미성년’이란 폭력적인 굴레 아래서 신음하며 보장받지 못했던 이런 권리들을 되찾기 위한 운동인 것입니다.
인간을 인간으로 보게 하는 운동, 청소년을 하나의 인격체로서 인정받게 하는 운동인 것입니다.”
우리가, 한국사회가 이들이 요구와 주장처럼, “청소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 묻지 말고, 청소년들의 ‘존재’를 보고 인정”하고, “청소년들의 ‘존재’를 존중하며 ‘문제’가 있는 사회를 바꾸어 나갈” 수 있다면, 청소년들에게 덜 부끄러워 질 거라 생각합니다.
본문 살펴보기
<‘1부 이딴것도 교육이라고!?’에서>
“다 남 이야기 같았어. 하지만, 아니야. 공부, 공부, 공부, 공부. 좁디좁은 교실에 선풍기 4대, 히터 2대, 40명이 넘는 아이들…. 같은 곳에서 각기 다른 재능을 지닌 아이들이 오직 한 가지만 배우고 있었어. ‘대학가는 법’.”(19쪽)
“한국의 학교들은 입시준비소가 되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교육을 위해 입시가 있는 게 아니라 입시를 위해 교육이 있는…. “경쟁에서 이겨야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라는 가르침이 횡행하고, 급훈으로 “대학 가서 미팅할래, 공장 가서 미싱할래?”라는 말이 버젓이 걸리는 학교. 그러고도 사람들은 “공교육의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따위의 소리를 하곤 합니다. 이미 ‘교육’은 죽어버리고 없는데,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된다는 그 ‘공교육’이란 건 대체 뭘 말하는지 모르겠네요.”(21쪽)
“선생님, 질문 있어요!
이거 왜 배워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없습니다. ---
교육에 대해서 토론하는 자리에 당사자인 학생들이 낄 수 없는 것이죠. 교육이 계몽인 한에서는 ‘어떻게 길러낼 것인가.’의 문제만이 이야기되지, 교육받는 주체들의 입장인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할 수 없게 됩니다.”(44쪽)
“이 사회에서 지식은 나중에 돈으로 바꾸기 전에 누가 더 많이 가지고 있는지를 비교하는 물건 같은 녀석일 뿐이에요. 말하자면 싸이월드 도토리? 물론 돈으로 바꾸기 전에 성적으로 바꿔서, 지식은 시험이 끝나자마자 안드로메다로 사라져 버리죠. 지식이 필요한 게 아니었으니까요. 지식은 다만 상품일 뿐이니까. 모든 사람이 다른 공부를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비교를 어떻게 하죠? 그래서 정한 거예요. 우리 이거랑 저거만 하자고. 그래서 쉽게 등수도 나누고 대학도 나누고 직장도 나누고 반도 나누고 대우도 나누고 하자고.
다시 말하면, 같은 것을 배운다는 것은 비교하고 줄세우기가 편하기 때문이라는 거예요.”(45쪽)
“그리고 교육은 인간의 권리, 행복에 초점을 맞춘 인간적 교육이어야 합니다. 한 쪽이 지식을 독점하고 그것을 다른 한 쪽에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과정이 아니라 민주적인 토론과 대화의 방식을 취하는 교육, 사람들의 그때그때의 컨디션, 욕망, 상태 등을 고려하여 유연하고 인간적인 방식으로 운영되는 교육 말입니다.”(85쪽)
<‘2부 미친학교를 혁명하라’에서>
“두발과 복장이 자유롭게 된다고 해서 누가 피해를 보나요? 설령 누군가(학교 앞 미용실? 교복 안 입은 학생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한 꼰대?)가 피해를 본다 해도 인권의 가치는 그런 가치보다 더 우선하지요.
또 이 청소년인권운동은 ‘학교를 살리는 운동’이기도 해요. 현재의 학교는 폭력적이고 권위적이며 국가주의적이고 전체주의적이죠. 즉 학교는 죽어있어요. 그리고 학교가 죽어있기에 그 속에서 살아가는 학생 역시 죽어가고 있고요. 따라서 학교를 좀 더 민주적으로, 좀 더 올바르게 만들어가는 것은 학생이 사는 길이며 결국 동시에 학교를 살리는 길이기도 해요.”(108쪽)
“학생간 폭력, 또는 ‘학교폭력’을 없애기 위한 방법으로 차라리 그냥 학교를 없애 버리는 게 어떠냐(사실 반 정도는 농담이 아니다)고 말할 정도로 그 해법은 쉽게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학생간 폭력이 수많은 사회적 모순들이 상호작용해서 나타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생간 폭력이 지극히 사회구조적 문제임을 인식할 때, 그리고 그런 사회구조적 문제들을 하나하나 오래 걸리더라도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을 때, ‘학교폭력’을 없애기 위해 감시카메라들을 학교에 설치하겠다고 날뛰는 것 이상의 더 좋은 대책이 나오리라 믿는다.”(133쪽)
“학교에서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청소년들은 일상적으로 소지품 검사 같은 사생활 침해를 당합니다. 직접 가방의 내용물을 확인하는 경우도 있고, 방에 다른 가족(보통 부모 등)이 마음대로 들어와서 일기장이나 다이어리, 수첩 등을 들춰보거나 하는 경우들도 적지 않습니다.(아예 자기 방이 없는 안습 상황도 많을 것입니다.) 학교에서나 가정에서나 청소년들의 사생활은 존중받지 못하고 있는 셈입니다. 청소년들을 바람직하게 교육, 양육하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의 삶 전반에 대해 알고 통제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요.
사생활의 자유, 나만의 공간과 나만의 영역을 가질 수 있는 권리는 아주 중요한 권리입니다. --- 청소년들의 사생활의 자유를 짓밟는 것을 중단해야 합니다. 우리는 당신들의 통제와 지배를 받아야 하는 존재가 아닙니다.”(144쪽)
“우리는 단순히 먹거리를 ‘먹여지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가 먹거리를 ‘먹는’ 존재이며, 그 먹거리에 대해 의견을 내고 민주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존재이다. 자꾸 ‘아이들의 건강권’을 들먹이며 청소년들에게 무엇을 먹이네 마네 어른들끼리 떠들지 말고, 청소년들과 함께 뭘 먹을지 말지, 그리고 어떤 먹거리를 어떻게 만들고 유통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실천하자.”(165쪽)
<‘3부 금지하는 것을 금지하라’에서>
“학교 안에서 학생들의 정치 활동들은 거의 대부분의 학교에서 철저히 억압받고 탄압당하고 있어. ‘질서’가 깨진다는 이유로. ‘교칙’이라는 이름으로. 넌 ‘학생이니까’ 라는 이유로. 다른 아이들을 ‘선동한다’는 이유로. 가장 기본적인 권리조차 침해당하고 있는 거야.
학교 안에서의 정치는, 자발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게 중요해. 정치적인 모임이라든지 언론이라든지. 그렇기 때문에 언론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는 현재 학교 구조를 바꾸는 건 위에서 말한 학생회 문제만큼이나 중요하지.”(182쪽)
언론의 자유를 누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론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것도 중요해요. 가장 대표적이고 널리 알려진 언론매체인 신문과 TV?라디오 뉴스에서 청소년에 관련된 보도를 보거나 들은 적이 있나요? (혹시라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면 언젠가 인터넷으로 찾아보길 바래요.) 뭔가 이상하다 싶은 걸 느끼지 못했나요?
--- 저 위에 있는 것들은 신문기사의 제목들인데요. 공통점을 하나 찾을 수 있는데, 기사제목에 ‘무서운 10대’라는 말이 들어있다는 거예요. --- 그런데 저런 제목이 말하려는 것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 아니라 ‘10대’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라는 게 강하게 느껴져요.”(216쪽)
“청소년들이 가정?가족의 지원으로 생활을 보장받는 것은 결코 공짜도 아니고 친권자의 일방적인 희생도 아니다. 거기에는 경제적 지배의 성격이 있어서, 많은 경우에 이런 경제적 지원에는 대가가 따른다. 친권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할 것, 열심히 공부할 것, 친권자의 말을 잘 들을 것, 진로 결정시에 친권자의 의견을 중요하게 고려할 것 등이 대표적이다.”(233쪽)
“청소년인권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제가 ‘청소년보호주의’ 씨에게 결투를 신청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청보’ 씨가 청소년들의 인권에 별로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어서입니다. ‘청보’ 씨 당신은 “청소년들은 미성숙하다”라거나 “청소년은 미래의 주인”이라는 식의, 청소년들에 대한 현재의 차별과 인권제한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생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동시에 그런 차별과 인권제한에 기여하고 있기도 하죠. 또한 당신은 청소년들에게 특별한 ‘보호’를 제공한다는 명분으로, 청소년들의 경제적 문화적 권리를 제약하고 청소년들을 사회경제적 약자로 만들기도 합니다.”(249쪽)
<‘4부 우리를 위해서라고 말하지마!’에서>
“친권자들은 우리에게 권위를 내세우려고 한다. 강압적인 요구와 명령으로 “모든 것은 우리가 결정하는 것이야!”라고 말하고 있다. 순전히 친권자 마음대로 하는 것이다. 귀찮고 갈등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 아니면 우리를 그들만의 인형으로 만들려고? 하지만 앞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같은 인간이며, 또 다른 인간이다. 우리는 스스로 생각할 권리와 결정할 권리가 있다. 그것을 어떠한 이유였든 친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우리를 좌지우지 할 수 없다.”(270쪽)
“야한 영상물이나 만화책 등에 붙는 ‘19금’, ‘15금’, ‘12금’ 등의 딱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보자. --- 작품의 전체 맥락에 무관하게 성적인 장면 자체로 등급을 매기는 것은 우선 야한 것을 접하는 것 자체가 청소년들에게 해롭다는 이상한 인식을 그 바탕에 깔고 있다. 성은 더러운 것도 잘못된 것도 아니라고 입으론 맨날 말하지만, 실제로 규제하고 하는 것을 보면 별 다를 건 없다. 아니면 야한 게 ‘미성숙’할 때는 해롭고 ‘성숙’할 때는 안 해로운 거였나? 대체 무슨 근거로? 결국 ‘미성숙’한 청소년들은 야한 걸 하면 안 된다는 걸 미리 결론으로 정해놓고 영상이나 매체들을 규제하는 셈이다. --- 만약에 굳이 규제를 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그건 성 자체가 아니라 폭력이나 차별을 조장하는 내용의 매체물일 것이다. --- 한 마디로 ‘미성숙’을 이유로 청소년들의 성을 통제하고 규제해야 한다는 것은 폭력적 윤리관에 따른 편견이거나 고정관념일 뿐이다.”(285쪽)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에서 개최한 청소년 성소수자 인권토론회에서 한 현직 동성애자 교사가 “청소년 동성애자에 대한 편견을 일거에 해소할 대안이 있다!”며 한마디 했다고 한다. “청소년 동성애자, 서울대 진학률 이성애자보다 높아! 이런 기사 하나면 됩니다”하고 말이다. 슬픈 웃음이 눈물이 되어 흐른다.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정말 이중, 삼중, 셀 수 없는 억압의 굴레 속에서 허덕이고 있다.”(306쪽)
“우리는 페미니즘의 교육제도 비판을 수용, 발전시켜 교육의 내용에 대해 여러 비판을 제기할 수 있다. 육체노동에 가까운 직업을 폄하하고 지식노동에 가까운 직업을 칭송하는 불평등한 교육, 이성애적 일부일처제만이 유일하고 옳은 성적 취향임을 강요하는 교육, 다수자와 소수자를 분리시켜 자연스런 거리감을 생기게 하는 교육이 현재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은가? 또한 교육사회학의 갈등론자나 좌파들이 주장하듯이, 순응적 노동자를 만들어 내는 교육제도 외에도 그 노동자 안에서도 지적 차이, 성적 차이, 장애 유무, 인종을 분리시켜 그 학생이 앞으로 노동시장에서 차지할 위치에 순응하게 만들어 내는 효과가 있는 것 아닌지 질문할 수도 있다.”(313쪽)
기본정보
ISBN | 9788991402317 |
---|---|
발행(출시)일자 | 2009년 04월 06일 |
쪽수 | 331쪽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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