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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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모리사와 아키오는 1969년 지바 현 출생. 와세다 대학 재학 중 잡지 편집에 참여했고 출판사와 편집 프로덕션을 거쳐 작가가 되었다. 2006년《라스트 사무라이 외눈의 챔피언 다케다 고조》로 제17회 미즈노 스포츠 라이터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소설, 에세이, 논픽션, 그림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악인이 등장하지 않는 설정,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유쾌한 필체로 풀어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작품 중 《쓰가루 백년 식당》 《당신에게》 《무지개 곶의 찻집》《나쓰미의 반딧불이》는 영화로도 사랑받았고, 《키리코의 약속》이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그 외 다른 저서로는 《바다를 품은 유리구슬》 《미코의 보물상자》 《여섯 잔의 칵테일》 《푸른 하늘 맥주》 《도쿄타워가 사라질 때까지》 등이 있다. blogs.yahoo.co.jp/osakana920
번역 이수미
역자 이수미는 일본 서적 40여 권을 우리말로 옮긴 12년 차 일본 문학 전문번역가다. 일본 외국어 전문학교 일한 통역번역과정을 수료하고 일본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번역을 시작했다. 지금은 한국에서 생활하며 1년에 한두 번은 번역한 소설의 배경이 된 지역을 둘러보러 일본에 방문한다. 번역가로서 지인에게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책만 번역하려 애쓰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여섯 잔의 칵테일》 《쓰가루 백년 식당》 《당신에게》 《무지개 곶의 찻집》 《나는 고양이 스토커》 《나쓰미의 반딧불이》 등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는 전자책 《번역가 이수미의 독자에게 말걸기》가 있다.
목차
- 1장_ 꽃잎 명함
2장_ 몰아치는 외로움
3장_ 혼자 보는 무지개
4장_ 쏴아쏴아 공원
5장_ 여섯 줄의 러브레터
6장_ 아카네색 페로
책 속으로
“선배는 어떻게 하세요?”
“마음이 아플 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야요이는 팔짱을 낀 채 비스듬히 오른쪽 위로 시선을 주었다. 쓸쓸한 추억 이야기라도 하는 듯한 목소리였다.
“아픔은 저항하는 한 줄곧 계속돼. 오히려 아픔의 근원을 받아들이는 순간부터 조금씩 치유되는 것 같아.”
나는 그 말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아픔의 근원을 받아들인다…….”
(p. 49~50, 〈1장_ 꽃잎 명함〉 중에서)
아카네가 예상치 못한 발언을 던지고 내 검정 우산을 펼쳤다. 비가 내리지 않는 하늘 아래에서 우산을 쓰고 몇 걸음 바닷가를 향해 천천히 걷다가, 휙 돌았다.
밋밋한 잿빛 풍경 속에 핀 자그마한 페코짱의 미소가 왜 그런지 시들어 보였다.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 몰아치는 외로움을 작은 우산 하나로 겨우겨우 견뎌 내고 있는 느낌?”
“…….”
“그런 느낌이 비슷한 것 같다고 내 멋대로 생각했어.”
아카네는 남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옷자락이 부드러운 바닷바람에 나풀거렸다. 공기는 축축하고 후텁지근한데 아카네의 모습은 왠지 추워 보였다.
(p. 115~116, 〈2장_ 몰아치는 외로움〉 중에서)
반짝반짝 안경이라…….
유치한 놀이 같기도 했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인생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그 사람에게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그 사람이 품은 감정이다. 아카네처럼 살 수만 있다면 행복도가 백 점 만점에 한없이 가까워질지도 모른다.
“자, 마시자. 이거 엄청 맛있어 보여.”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술을 따랐다.
“우리, 반짝반짝 안경을 위해 건배할까요?”
“그래. 자, 반짝반짝 안경을 위해, 건배.”
“건배.”
테이블 위에서 유리잔을 쨍 하고 부딪쳤다.
(p. 141~142, 〈2장_ 몰아치는 외로움〉 중에서)
“연결돼.”
“네?”
“생명은 말이야.”
아카네의 눈동자가 고추잠자리를 포착했다. 이 순간 아카네의 가슴속엔 분명 유지가 있을 것이다. 이 고추잠자리가 어쩌면 아카네 눈엔 유지로 보일지도 몰랐다.
내가 잠자코 있으니 아카네가 말을 이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내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가 만약 아기를 낳기 전에 죽었다면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겠지……. 극단적으로 말해서 아주 오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면, 예를 들어 신석기시대나 구석기시대나 원시시대였을 때, 혹은 바닷속 미생물이었을 때, 그 작은 생명 하나가 내 조상이라면……, 그 미생물이 살아남은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는 거잖아.”
아카네는 여기까지 말하고 다시 나를 보았다.
“정말 굉장하지? 태고의 바닷속 미생물에서 현대의 내게로 연결되는 영원한 생명의 사슬 속에서 단 하나의 생명이라도 이어지지 못하고 끊어졌다면 지금 나는 존재하지 않아.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 이 순간 내가 여기 살아 있는 것도 엄청난 기적이야.”
(p. 262~263, 〈4장_ 쏴아쏴아 공원〉 중에서)
“지금은……, 그 질문에 대답하고 싶지 않습니다.”
정직한 개미가 엉뚱한 곳에서 얼굴을 내밀었다.
그 개미는 나약하고, 무척 교활했다.
유지의 눈에 희미한 실망의 빛이 깃들었다. 당황해 변명하려던 찰나.
“많이 기다렸지?”
밝은 목소리가 실내에 울렸다. 아카네가 돌아왔다.
유지는 아카네 쪽을 보지 않고 여전히 내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목소리가 섬뜩할 정도로 다정했다.
“생명이란 곧 시간을 의미하거든. 어물어물하다가 끝나 버릴 수도 있어.”
창밖에서 섬광이 비치고 중저음의 천둥소리가 울렸다.
뇌성이 우리 쪽으로 가까워지고 있다.
(p. 302, 〈5장_ 여섯 줄의 러브레터〉 중에서)
출판사 서평
〈무지개 곶의 찻집〉 〈쓰가루 백년 식당〉 〈여섯 잔의 칵테일〉 〈나쓰미의 반딧불이〉
감성 작가 모리사와 아키오의 애틋한 연애소설
“내 인생을 사랑하기 위해 우리는 ‘반짝반짝 안경’을 껴야 해!”
“자기 인생을 사랑할 수 없어서 한탄스럽다면
스스로 인생을 사랑할 수 있도록 사는 수밖에 없다.
달리 뭘 할 수 있겠나?“
《반짝반짝 안경》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서 따뜻한 감동을 주는 베스트셀러 작가 모리사와 아키오의 최신작이다. 기적 같은 남녀의 만남이 가져오는 설렘, 삶에 주어지는 고된 일상을 묵묵히 극복해 나가는 젊은이들의 애잔함, 그리고 인생의 마침표를 찍는 순간에도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모두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연애 소설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네 명의 주인공 아케미, 아카네, 유지, 야요이는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그 마음을 표현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이루어질 수 없는 아픈 사랑을 하면서도 자신의 감정보다 상대의 입장을 먼저 배려하는 성숙한 사랑을 보여 준다.
이들이 고통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견뎌 낼 수 있었던 것은 “이 세상은 기적으로 이루어진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을 특별하다!”라고 여기며 긍정적인 눈으로 즉 ‘반짝반짝 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반짝반짝 안경》은 모리사와 아키오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착한 소설’이다. 선과 악의 대결 구도나 극적인 갈등을 그리지 않아도 지루할 틈 없이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상처를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이겨내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시원하게 정화되는 듯하다. 모리사와 아키오의 많은 작품이 영상화되었듯 이 작품 역시 영화화를 앞두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분들의 삶이 지금보다 조금이라도 더 반짝반짝하기를,
소원을 담아 쓴 러브스토리입니다.“
_작가 인터뷰 중에서
줄거리
어린 시절 친구들의 따돌림을 당한 뒤로 내성적인 성격을 갖게 된 아케미는 사랑하는 고양이 페로가 죽자 큰 상실감에 빠졌다. 그러다 그는 우연히 헌책방에서《죽음을 빛나게 하는 삶》이라는 책을 사게 되었고, 가장 인상 깊은 구절에 밑줄이 그어진 것을 보고 운명에 이끌리듯 책갈피에서 발견한 명함 주소로 메일을 보내 아카네를 만난다.
아카네를 보고 첫눈에 운명임을 느꼈지만 결코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는 없는 아케미, 시한부 선고를 받고 연인 아케미를 보내 주려는 유지, 짝사랑보다는 사랑이 하고 싶지만 거절만 당하는 야요이, 점점 죽음을 향해 가는 연인을 지켜보면서도 ‘행복’을 찾아내려는 아카네…….
《반짝반짝 안경》에 등장하는 네 명의 젊은이들은 엇갈린 사랑과 이별에 아파하며 살아간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살아가지만 가슴 깊은 곳에는 저마다의 상처를 끌어안고 괴로워하고 있다. 네 사람의 모습을 보면 가슴 깊은 곳에 묻고 살았던 우리의 상처를 꺼내보게 된다.
사람의 상처는 쉽게 치유되거나 극복되지 않지만 이 책은 자신의 상처에 갇혀 고통스러워하는 데서 멈추지 말고 타인에게 다가가 위로를 전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이 성장하는 방법이자 누군가에게 행복을 주는 힘이라고 말해 준다.《반짝반짝 안경》을 읽다보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따뜻함이 무엇인지를 다시금 되새기게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도 아카네처럼 ‘반짝반짝 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고 싶어진다.
출간 의의 및 특징
아픔을 딛고 반짝반짝 성장하기까지
아케미는 어린 시절 두 가지 트라우마가 있었다.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한 것과 부모가 자신을 믿어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아케미는 마음을 꼭 닫고 외롭고 어둡게 살았다. 그런 그에게 아카네는 ‘행복 천재’로 보인다.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아카네는 늘 밝은 미소를 지니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아카네가 행복해 보이는 비결은 바로 ‘반짝반짝 안경’ 때문이다. 자신을 둘러싼 모든 존재와 관계가 특별하다는 생각, 이 세상은 기적으로 이루어졌다는 긍정적인 마음이 아카네에게는 ‘반짝반짝 안경’인 것이다. 이 책은 애틋한 러브 스토리이면서도 궁극적으로는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이 담겨 있다. 사랑의 아픔, 죽음의 고통을 겪으며 살아가지만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기 위해 ‘반짝반짝 안경’을 쓴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이다. 또 눈시울을 뜨겁게 자극하는 책 커버의 편지와 콜라병 메시지는 이 소설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정감 가는 인물, 생생한 대화체와 선명한 장소 묘사
《반짝반짝 안경》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 아케미, 아카네, 유지, 야요이는 물론이고 아케미의 회사 상사 게라상, 회사 입사 동기 오야마다, 누나 에이코, 나쓰 할머니, 아카네의 친구 마사에 등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이 따뜻하고 정이 가는 캐릭터이다. 각각의 인물이 모두 개성 넘치는 모습을 보면서 독자는 작가가 사람에 대해 어떤 시선을 가지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또 두꺼운 책을 훌쩍 읽을 수 있는 것은 인물 간의 대화가 생생하게 그려진 덕분이다. 덧붙여 이 소설의 주요 무대는 모리사와 아키오가 나고 자란 지역이다. 작가는 본인이 자주 가는 가게와 장소를 그대로 묘사했다. 실재하는 곳인 만큼 선명하고 구체적인 현장감을 느낄 수 있다.
곳곳에 등장하는 반가운 캐릭터와 장소
모리사와 아키오의 팬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전작과의 연결고리를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아케미가 헌책방에서 산 책을 모리사와 아키오의 전작《치유사 키리코의 약속》에 나오는 찻집 ‘쇼와도’에서 읽거나,《여섯 잔의 칵테일》에 나왔던 ‘스낵바 히바리’의 곤마마와 만년 대리 게라상이 《반짝반짝 안경》에도 등장한다. 또 이 책 아케미의 누나와 아카네가 만난 장소는 전작《무지개 곶의 찻집》에 나오는 바닷가 찻집이다. 손님을 찻집으로 안내하는 한쪽 다리가 없는 개 역시 이 책에 그대로 등장한다. 모리사와 아키오는 자신의 전 작품을 읽은 팬들에게 세심하고 즐거운 서비스를 제공한다.
책속으로 추가
아카네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가슴에 작은 바늘이 꽂힌 것처럼 괴로운 미소를 지으며 나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지금 누구의 가슴이 가장 아플까? 나일까, 아카네일까, 병상에 홀로 있는 유지일까.
그런 생각이 들었을 때,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위로조차 되지 못할 말을 내뱉었다.
“유지 씨도 잠시 나약한 생각이 들었나 봐요. 틀림없이 괜찮을 겁니다.”
얄팍한 내 대사를 내 귀로 들은 순간, 불현듯 어떤 사실을 깨닫고 멈칫 놀랐다.
(p. 321~322, 〈5장_ 여섯 줄의 러브레터〉 중에서)
“이거, 미지근해서 맛없어요.”
아카네가 눈에 눈물을 담은 채 큭 하고 웃었다.
“냉장고에 넣어 둘 걸 그랬나?”
“예. 나는 냉장고에 정확히 넣어 뒀거든요.”
“아하하. 맞아.”
아카네의 볼에 보조개가 쏙 들어갔다.
내가 언제까지나 바라보고 싶은 웃음.
“그럼, 사과하는 의미로 아케미 군의 요청에 따를게.”
핸들을 잡은 아카네가 파란 차를 지그재그로 움직여 무사히 차도로 진입했다.
니시후나바시의 익숙한 풍경이 앞에서 뒤로 흐른다.
조수석 차창 너머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태양이 서쪽으로 기울면서 점점 파인애플색으로 변해 가는 하늘은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고 그리 선명하지도 않고 구름마저 무표정해 쳐다보고 있자니 지루하기 짝이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마음을 다해 사랑해야 할 ‘평범한 저녁 하늘’임을 이제 알 것 같았다.
(p. 405~406, 〈6장_ 아카네색 페로〉 중에서)
기본정보
ISBN | 9788991310971 | ||
---|---|---|---|
발행(출시)일자 | 2016년 12월 20일 | ||
쪽수 | 416쪽 | ||
크기 |
137 * 196
* 34
mm
/ 584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명/저자명 | きらきら眼鏡/森澤明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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